마유연은 땅 바닥을 굴렀다가 다시 일어나는 승현을 보며 코 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렸다.
"흥! 약골주제에 나를 거부했던거야?"
마교 소공녀다운 거만함과 당당함이 서려 있는 한 마디 였지만
승현에게는 그저 상위층의 거만함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곧 분노로 이어졌다.
하지만 자신은 분별력이 없지 않았다. 충분히 지금의 상황은 안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자신의 기분을 밖으로 표출한다면 매장 당할 것임이 분명했다.
"크으윽...!! 여자아이 한테 까지 무시당하는 건가.."
승현은 자신의 무력함에 울화통이 터졌다. 자신은 강함을 원했지
약함을 원하지 않았다. 상류층이길 바랬고 하류층은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자신은 약자였고 마교 소공녀 마유연은 강자였다.
"뭐?! 여자애?! 나는 소공녀 마유연이야!! 소공녀님 이라 불러!!"
"......"
승현은 쓸쓸함과 씁쓸함에 검을 짚고 간신히 일어났다. 약간 통증이 일었으나
그런 통증은 가벼히 무시했다. 지금의 자신이 너무도 비참했기에 그런 통증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그저 분노라는 감정화 무력감이 온 몸을 지배했다.
갑자기 승현이 누가 보기에도 화난 표정을 지으며 뒤로 걸어가자
기분이 상한 마유연은 얼른 달려가 승현을 붙 잡았다.
"잠시만!!"
"무슨 일이시죠? 소 공 녀 님?"
누가봐도 좋지 않은 목소리 였지만 마유연은 상관하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
"사실 나는 심심해"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몰라서 물어? 이 바보야?"
"알면 물어 보겠습니까?"
승현이 하는 말마다 딱딱 말 대꾸를 하자 당황한 마유연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자신에게 이렇게 말 대꾸를 한 사람은 처음일 뿐더러 무엇보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 사람도 처음이었다.
"놀아줘"
"......"
승현은 갑자기 놀아달라는 소공녀의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
"응? 갑자기 놀아달라니..."
생각해보니 소공녀였다. 마교의 소공녀 이 지위가 뜻하는 바는 무척이나 많았다.
우선 마교 교주의 딸 절대권력자의 후계자 중 하나라는 것과 어느 누구도
다가가지 못할 위엄 박력 위압감 이런 느낌때문에 소공녀에게 놀아주는
또래는 결코 없을 것이었다. 기껏해야 호위들이 소공녀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잠시만.. 호.. 호위?"
생각해보니 소공녀의 호위가 암흑속에 녹아들어 자신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소공녀는 아직 어리고 무엇보다 마교 교주의 딸인만큼 호위가 엄중할 것임도
틀림이 없었다. 그게 떠오른 승현은 또 다시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나...나는 기척도 알아챌 수 없다.. 까딱했다가는 죽는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내 말이 말 같지 않은거야?!"
승현이 생각하는 동안 지루했는지 마유연은 짜증스런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 뭐하고 놀 겁니까?"
승현의 말에 마유연이 약간이나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심심한 찰나에
자신과 놀아준다니 무척이나 반가운 소리였다. 물론 뭐하고 놀 겁니까?
는 원한 대답이 아니지만 그래도 긍정문 이었다.
"글쎄....?"
생각해보니 마유연도 놀아본 적이 없는지라 당황스러웠다.
자신 또래의 아이들과 놀아본 적이 없으니 자신의 또래들이
무엇을 하고 노는지도 몰랐고 어울리는 방법도 몰랐다.
"음.. 마땅히 하실 놀이가 없으시다면 제가 재밌는 얘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마유연이 당황하는 것을 눈치챈 승현은 마유연에게 말했다.
"흥..!! 나는 절대로 놀 것이 없어서 승낙하는게 아니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귀엽게 생긴 용모의 교주의 딸인 만큼 귀여웠기에
승현도 자연스레 미소가 번지며 마유연에게 말했다.
어린 여자애에게 가장 흥미로운 내용의 동화는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만만한 얘기를 골르자면 신데렐라 였다.
어릴때 동화책으로 많이 읽었지만 신데렐라 만큼 내용이
잘 기억나는 내용은 없었다.
"자.. 얘기는 아주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승현은 자신이 아는 내용을 최대한 잘 추려 말했지만 군데군데
모르는 곳이 생길때는 대충 끼워 맞춰 내용을 전해주었다.
청중이 재미 없어 한다면 승현도 얘기를 관뒀겠지만 즐거워 하는
마유연의 모습에 승현도 신이 나서인지 더욱 더 열을 올려 얘기했다.
"그래서 신데렐라는 왕자와 어떻게 獰?"
"예?"
"결혼한 것 까지는 알겠는데 그 뒤의 일은?"
"......"
아주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다 크면 알게 됩니다."
"지금 얘기 해줘"
"......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는 끝 맺음이 있잖습니까?"
"흐응... 좋아 재밌었으니 봐줄게"
"누가 누굴 봐줘?"
자신 보다 네 살은 어려보이는 또래 여자애에게 저런 소리를 들으니
괜히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은 승현은 이제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
"이제 대원들이 일어날 시간이고 저 또한 맞춰서 가야합니다."
승현의 말에 마유연의 표정에서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깃들었다.
"조금만 더 얘기해주다 가면 안돼?"
"안됩니다. 소공녀님도 아실텐데요 저희 교의 규율은 엄격하다는걸"
승현의 말에 풀이 죽은 표정을 짓는 마유연이었다.
마교 소공녀가 저런 표정을 짓는 다니 또 괜히 웃음이 나왔다.
"쿠쿡..."
"왜 웃어!"
"아닙니다. 소공녀님도 영락없는 귀여운 여자아이 시군요"
승현의 말에 마유연이 얼굴을 붉혔다.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처음인 마유연이었다.
"그...그...그래? 고...고맙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게 자신이 마유연을 놀리고 있는 것만 같아
신이나는 승현이었다. 그렇게 마유연을 뒤로하고 가려는데..
"잠깐만! 나 내일 이 시간에 또 올거야! 그때 또 나와 있어야해?"
"흐음......."
"빨리 말해 시간 없다고 했잖아!"
"알겠습니다. 그때 다시 나오지요"
마유연은 자신이 먼저 말했다는게 부끄러운지 고개를 홱 돌리며 걸어나갔다.
"큭... 마교 소공녀라더니.. 철부지 여자아이 로구나"
자신도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마유연이 하는 행동을 보아하니
자신이 무척이나 어른처럼 느껴지는 승현이었다.
"그나저나.. 또 비마 부대주 홍화님 에게 갈굼 당할 것을 생각하니..
한 숨이 나오는군.. 언제쯤이야 나를 가만히 놔둘까..?"
예전 그 대련 이후부터 꾸준히 승현을 괴롭히는 홍화는 툭하면
훈련시간에 승현을 골탕먹이곤 했다. 괜히 짐에 더욱 무거운
물건을 넣는 가 하면 다른 사람들이 쉬고 있을때 괜히 자신을
끌어내어 대련을 하든가.. (사실 대련을 빙자한 폭행이다)
또는 밥을 먹을 때 와서는 밥을 못 먹게 한다는 둥..
"정말 최악이야.. 조금 예쁘긴 하지만"
홍화는 조금이 아니라 매우 예쁘고 색기가 가득한 여자였지만
승현에게는 그저 성질 드러운 여자에 불과했다.
그리고 어김 없이 모두 훈련장에 집합했을때 가장 늦게 온
승현을 불러내어 비마대원들 앞에서 개 망신을 주는 홍화였다.
게다가 고성 비마대주란 자의 표정도 항상 나를 볼때면 얼굴을 찌푸리며
골칠 덩어리 보듯 쳐다보았다. 그런 시선이 항상 기분이 나빠서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승현에게 무슨 힘이 있으랴..
"또 늦은거냐 33호?! 이번에는 가만히 넘어가지 않겠다!!"
홍화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승현을 구박하자 비마대원들
사이에서도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감정이 없어져야 하는
집단이었지만 저런 장면에는 비 웃음을 아니 줄 수야 없었다.
"에휴.... 나중에 두고보자..."
두고보자는 사람 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는 걸 승현은 알고나 있을까?
김승현은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비마대의 부대주
홍화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제대로 안 넘어갈 모양인 것 같은데.."
"33호!! 벌써 몇 번째지? 우리 명교의 규율이 우스운 것이냐?"
"죄송합니다 부대주님."
"할 말은 그것 밖에 없는 거냐 33호?"
"......"
승현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경험상 이런때는
변명보다는 무조건 잘못을 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지 오래였었고
이 곳은 변명보다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세계였다.
"좋아. 33호 네 놈도 잘못을 아는 것 같고 반성하는 듯 하니까
벌은 내리지 않겠다. 허나!! 잘못했다는 의미로 대련을 시킬 것이다."
"....?"
승현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틀림없이 벌을 받을 줄 알았건만 대련이라니?
"무슨 대련입니까? 부대주님"
"너도 알다시피 너희들에게 붙여진 번호는 실력순으로 붙여진 것이다.
알고 있겠지? 그리고 대주님 께서는 너의 실력이 잘못 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계시다. 알고 있느냐? 너는 이 비마대에서 최저라고 말이다."
홍화의 직설적인 말에 승현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신이 다른 세계에서 왔으니 무공을 알리가 없었고
최근에 배운 무공도 간신히 피 눈물 나는 연습으로
소화해 냈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승현은 그간 수련을
바탕으로 겨우겨우 이 몸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
"그래서 33호 너를 1호와 대련 시킬것이다."
홍화의 말의 비마대원 중 1호로 보이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
포권을 취하며 무릎을 꿇었다.
"존명! 저는 언제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33호 대련을 하지 않는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 다만...
대련을 하지 않는다면 비마대에서 나가게 될 것이다."
"..!!!"
홍화의 말에 승현은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며칠 전 대련때도
죽을 고생을 다했건만 그 보다 더 강한 상대인 1호와 상대해야
한다니.. 너무나 억울할 지경이었다. 물론 늦은건 잘못이지만
그 동안 수련때문에 피로가 쌓여있어 늦잠을 잤기에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이 곳의 규율은 목숨보다도 강력한 것이었다.
"대련을 한다고 하면 비마대에 남을 수 있는 겁니까?"
승현은 자포자기 식으로 홍화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승현이 바란대로가 아니었다.
"아니다. 그렇다면 너를 이 자리에서 죽일 것이다."
비마 부대주 홍화는 냉정하게 승현에게 말했고 승현은
엄청난 갈등을 해야했다. 자신의 목숨을 부진하여 명교를
자진해서 하야할 것인가 목숨을 걸고 대련을 해 이겨서
비마대에 남을 것인가를 말이다.
"나...나는... 명교에서 나간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나를 받아 줄 사람은 없다.. 내가 명교출신 임을 안다면 어떤 정파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나 스스로 혼자 한다는 것은 더더욱 무리다.
어쩔 수 없다.. 나는 저 자와 대련을 해야 하는 거겠지."
편하게 마음가짐을 먹자 승현은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오히려
더욱더.. 의욕이 샘 솟는 것을 느꼈다. 사실 자신의 몸이 익숙해졌고
뼈를 깎는 수련은 고작 일주일 정도였지만 시험해 보고 싶었다.
"어떡할 것이냐? 얼른 대답해라!"
"대련을 하겠습니다. 부대주님 제 실력을 입증하여 보이겠습니다."
승현은 눈을 딱 감고 대답했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일 뿐이었다.
"1호와 33호! 서로에게 예의를 차리고 대련을 시작하라"
홍화의 말에 승현과 1호는 마주보며 포권을 취한 후 발검 자세를 취했다.
"내가 연습한 것 중... 하나.. 하나.. 지금부터 펼쳐보이겠다."
승현의 생각이 끝나자 마자 1호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다.
"크윽!!
챙!!
엄청난 속도였다. 겨우겨우 막아냈지만 수련이 없었다면
한 방에 나가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호오..? 33호? 그간 성취가 있었나 보지? 1호의 발도술을 막아내다니"
"내가 무엇보다도 연습한게 발도술인데 .."
승현은 기분이 상하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발도술을 발휘할 틈도 없이
상대의 발도술을 허용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타앗!!"
어쨌든 지금이 기회였다. 발도술을 막아낸 이상 이번에 공격하는 쪽은
자신이었고 상대방은 방어를 해야할 타이밍이었다.
승현은 자신의 검을 밑으로 내려 그었다.
1호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였지만 그것은 승현의 착각이었다.
오히려 자신의 검을 흘려내 듯이 막아내며 자신의 품으로
들어와 찌르기를 하고 있는 1호 였다.
"크으윽!!!"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팔은 저 멀리 튕겨나갔고
1호가 들어오는 속도는 승현에게는 빛과 같은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이..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어.. 내가 죽는다면 남는게 뭐지..?"
여기서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도.. 친한 사람도 자신이 지켜야할 대상도
없는 이 곳에서 삶의 의미가 없었다. 이렇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하... 그래.. 이런 곳에서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가느니 죽는 것도 나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배를 향해 찌르기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죽는구나 생각했을 때 승현은 갑자기 자신의 다리가 가벼워 짐을 느꼈다.
"뭐...뭐지? 갑자기 이런 가벼움은..?"
배에서 부터 간지러운 느낌이 들더니 다리를 향해 기운이 쏘아 내려져 가고 있었다.
"조..좋아 이런 가벼움이라면!"
승현은 서둘러 뒤로 물러섰다. 아니.. 뒤로 날아갔다.
1호의 검은 승현의 옷 자락만을 베었고 1호는 놀라운 눈으로
승현을 바라보았다. 분명 즉사했음이 옳아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놀라운 경신술로 자신의 찌르기를 피한 것이 아닌가?
홍화는 홍화 나름대로 기절초풍 할 듯이 놀라고 있었다.
"저..저건... 대..대체 무슨 경공법 이지..? 저런 빠르기라니
그건 그렇고 저 녀석이 내공도 운용할 줄 알았단 말인가?"
승현도 갑자기 자신의 몸이 가벼워 진 것에 대해 의문이 일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1호와의 대련에 집중해야만 했다.
"좋아 다시 간다.!!"
그저 몸이 시키는 대로 따랐던 승현이었는데 이런 가벼움이라니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몸의 명령이 느껴졌다.
승현은 그저 몸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갑자기 승현의 몸이 활처럼 휘더니 무서운 속도로 1호를 향해 날아왔다.
"저..저건 궁신탄영?!!"
궁신탄영은 고급 경공술로 평범한 무림인은 꿈도 꾸지 못할 경공이었고
어느 정도 일류급 고수는 되야만 사용이 가능한 경신법이었다.
1호 또한 당황했다. 애송이로 보이던 33호가 갑작스레 자신의 공격을
피하는 귀신 같은 보법을 쓰더니 이번엔 궁신탄영을 이용한 공격이란 말인가?
생각할 새도 없이 승현은 눈 깜짝할 새에 1호의 앞에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챙!!!
"크으윽!!!"
승현의 가벼워 보이던 검에서 갑자기 이런 힘이 솟구치다니 의문이 이는 1호였다.
자신의 손목에 이는 충격은 가벼이 볼 힘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도를
자신의 얇은 검으로 막아낸 듯한 충격이었다.
1호는 우선 뒤로 빠진 다음 승현에게 다시 허리를 가로로 크게 베어왔다.
하지만 승현은 다리를 뒤로 굽혀 간단하게 피한 다음에 바로 반격을 가했다.
"크아악!!"
큰 공격에는 빈 틈이 생기는 법 1호는 자신의 허리가 베이는 와중에도 승현을
베려고 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손목을 승현이 잡아버리면서 자신이 베던 힘을
이용한 관성으로 자신을 잡아끌었다.
당연히 그 1호는 볼썽 사납게 앞으로 넘어졌다.
1호는 당장 일어나려고 앞으로 몸을 뒤집었지만
자신의 목 앞에 위치한 칼날을 보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
장내의 사람들이 숨죽인 표정으로 1호와 33호를 쳐다보았다.
홍화또한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으며 33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말도 안돼.. 어찌 저 놈이 궁신탄영과 저런 보법이 가능 하단 말이냐..
저런 녀석에게 내공이 뭐가 있다고 궁신탄영이 가능 하단 말인거지?"
홍화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되뇌였지만 어쨌든 저 녀석은
이 대련에서 이겼고 비마대에 남을 수가 있었다.
승현이 홍화의 곁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저 33호 대련 상대인 1호를 꺾고 승리했습니다."
"......"
홍화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33호 구석구석을 쳐다보았지만
내공을 사용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좋아 33호 너의 실력을 증명해 보였어. 너는 충분히 자격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정진하지 않으면 안돼 알겠나? 그리고 끝나고
나좀 보도록 해 알았어? 이번 수련이 끝나면 나를 따라와라"
홍화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다시 비마대의 수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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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장면은..... 언제나올지 미지수입니다..
"흥! 약골주제에 나를 거부했던거야?"
마교 소공녀다운 거만함과 당당함이 서려 있는 한 마디 였지만
승현에게는 그저 상위층의 거만함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곧 분노로 이어졌다.
하지만 자신은 분별력이 없지 않았다. 충분히 지금의 상황은 안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자신의 기분을 밖으로 표출한다면 매장 당할 것임이 분명했다.
"크으윽...!! 여자아이 한테 까지 무시당하는 건가.."
승현은 자신의 무력함에 울화통이 터졌다. 자신은 강함을 원했지
약함을 원하지 않았다. 상류층이길 바랬고 하류층은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자신은 약자였고 마교 소공녀 마유연은 강자였다.
"뭐?! 여자애?! 나는 소공녀 마유연이야!! 소공녀님 이라 불러!!"
"......"
승현은 쓸쓸함과 씁쓸함에 검을 짚고 간신히 일어났다. 약간 통증이 일었으나
그런 통증은 가벼히 무시했다. 지금의 자신이 너무도 비참했기에 그런 통증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그저 분노라는 감정화 무력감이 온 몸을 지배했다.
갑자기 승현이 누가 보기에도 화난 표정을 지으며 뒤로 걸어가자
기분이 상한 마유연은 얼른 달려가 승현을 붙 잡았다.
"잠시만!!"
"무슨 일이시죠? 소 공 녀 님?"
누가봐도 좋지 않은 목소리 였지만 마유연은 상관하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
"사실 나는 심심해"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몰라서 물어? 이 바보야?"
"알면 물어 보겠습니까?"
승현이 하는 말마다 딱딱 말 대꾸를 하자 당황한 마유연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자신에게 이렇게 말 대꾸를 한 사람은 처음일 뿐더러 무엇보다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 사람도 처음이었다.
"놀아줘"
"......"
승현은 갑자기 놀아달라는 소공녀의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
"응? 갑자기 놀아달라니..."
생각해보니 소공녀였다. 마교의 소공녀 이 지위가 뜻하는 바는 무척이나 많았다.
우선 마교 교주의 딸 절대권력자의 후계자 중 하나라는 것과 어느 누구도
다가가지 못할 위엄 박력 위압감 이런 느낌때문에 소공녀에게 놀아주는
또래는 결코 없을 것이었다. 기껏해야 호위들이 소공녀와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잠시만.. 호.. 호위?"
생각해보니 소공녀의 호위가 암흑속에 녹아들어 자신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소공녀는 아직 어리고 무엇보다 마교 교주의 딸인만큼 호위가 엄중할 것임도
틀림이 없었다. 그게 떠오른 승현은 또 다시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나...나는 기척도 알아챌 수 없다.. 까딱했다가는 죽는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거야! 내 말이 말 같지 않은거야?!"
승현이 생각하는 동안 지루했는지 마유연은 짜증스런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 뭐하고 놀 겁니까?"
승현의 말에 마유연이 약간이나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심심한 찰나에
자신과 놀아준다니 무척이나 반가운 소리였다. 물론 뭐하고 놀 겁니까?
는 원한 대답이 아니지만 그래도 긍정문 이었다.
"글쎄....?"
생각해보니 마유연도 놀아본 적이 없는지라 당황스러웠다.
자신 또래의 아이들과 놀아본 적이 없으니 자신의 또래들이
무엇을 하고 노는지도 몰랐고 어울리는 방법도 몰랐다.
"음.. 마땅히 하실 놀이가 없으시다면 제가 재밌는 얘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마유연이 당황하는 것을 눈치챈 승현은 마유연에게 말했다.
"흥..!! 나는 절대로 놀 것이 없어서 승낙하는게 아니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귀엽게 생긴 용모의 교주의 딸인 만큼 귀여웠기에
승현도 자연스레 미소가 번지며 마유연에게 말했다.
어린 여자애에게 가장 흥미로운 내용의 동화는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만만한 얘기를 골르자면 신데렐라 였다.
어릴때 동화책으로 많이 읽었지만 신데렐라 만큼 내용이
잘 기억나는 내용은 없었다.
"자.. 얘기는 아주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승현은 자신이 아는 내용을 최대한 잘 추려 말했지만 군데군데
모르는 곳이 생길때는 대충 끼워 맞춰 내용을 전해주었다.
청중이 재미 없어 한다면 승현도 얘기를 관뒀겠지만 즐거워 하는
마유연의 모습에 승현도 신이 나서인지 더욱 더 열을 올려 얘기했다.
"그래서 신데렐라는 왕자와 어떻게 獰?"
"예?"
"결혼한 것 까지는 알겠는데 그 뒤의 일은?"
"......"
아주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었다.
"다 크면 알게 됩니다."
"지금 얘기 해줘"
"......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는 끝 맺음이 있잖습니까?"
"흐응... 좋아 재밌었으니 봐줄게"
"누가 누굴 봐줘?"
자신 보다 네 살은 어려보이는 또래 여자애에게 저런 소리를 들으니
괜히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은 승현은 이제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가?"
"이제 대원들이 일어날 시간이고 저 또한 맞춰서 가야합니다."
승현의 말에 마유연의 표정에서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깃들었다.
"조금만 더 얘기해주다 가면 안돼?"
"안됩니다. 소공녀님도 아실텐데요 저희 교의 규율은 엄격하다는걸"
승현의 말에 풀이 죽은 표정을 짓는 마유연이었다.
마교 소공녀가 저런 표정을 짓는 다니 또 괜히 웃음이 나왔다.
"쿠쿡..."
"왜 웃어!"
"아닙니다. 소공녀님도 영락없는 귀여운 여자아이 시군요"
승현의 말에 마유연이 얼굴을 붉혔다.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처음인 마유연이었다.
"그...그...그래? 고...고맙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게 자신이 마유연을 놀리고 있는 것만 같아
신이나는 승현이었다. 그렇게 마유연을 뒤로하고 가려는데..
"잠깐만! 나 내일 이 시간에 또 올거야! 그때 또 나와 있어야해?"
"흐음......."
"빨리 말해 시간 없다고 했잖아!"
"알겠습니다. 그때 다시 나오지요"
마유연은 자신이 먼저 말했다는게 부끄러운지 고개를 홱 돌리며 걸어나갔다.
"큭... 마교 소공녀라더니.. 철부지 여자아이 로구나"
자신도 나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마유연이 하는 행동을 보아하니
자신이 무척이나 어른처럼 느껴지는 승현이었다.
"그나저나.. 또 비마 부대주 홍화님 에게 갈굼 당할 것을 생각하니..
한 숨이 나오는군.. 언제쯤이야 나를 가만히 놔둘까..?"
예전 그 대련 이후부터 꾸준히 승현을 괴롭히는 홍화는 툭하면
훈련시간에 승현을 골탕먹이곤 했다. 괜히 짐에 더욱 무거운
물건을 넣는 가 하면 다른 사람들이 쉬고 있을때 괜히 자신을
끌어내어 대련을 하든가.. (사실 대련을 빙자한 폭행이다)
또는 밥을 먹을 때 와서는 밥을 못 먹게 한다는 둥..
"정말 최악이야.. 조금 예쁘긴 하지만"
홍화는 조금이 아니라 매우 예쁘고 색기가 가득한 여자였지만
승현에게는 그저 성질 드러운 여자에 불과했다.
그리고 어김 없이 모두 훈련장에 집합했을때 가장 늦게 온
승현을 불러내어 비마대원들 앞에서 개 망신을 주는 홍화였다.
게다가 고성 비마대주란 자의 표정도 항상 나를 볼때면 얼굴을 찌푸리며
골칠 덩어리 보듯 쳐다보았다. 그런 시선이 항상 기분이 나빠서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승현에게 무슨 힘이 있으랴..
"또 늦은거냐 33호?! 이번에는 가만히 넘어가지 않겠다!!"
홍화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승현을 구박하자 비마대원들
사이에서도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감정이 없어져야 하는
집단이었지만 저런 장면에는 비 웃음을 아니 줄 수야 없었다.
"에휴.... 나중에 두고보자..."
두고보자는 사람 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는 걸 승현은 알고나 있을까?
김승현은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비마대의 부대주
홍화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제대로 안 넘어갈 모양인 것 같은데.."
"33호!! 벌써 몇 번째지? 우리 명교의 규율이 우스운 것이냐?"
"죄송합니다 부대주님."
"할 말은 그것 밖에 없는 거냐 33호?"
"......"
승현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경험상 이런때는
변명보다는 무조건 잘못을 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지 오래였었고
이 곳은 변명보다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세계였다.
"좋아. 33호 네 놈도 잘못을 아는 것 같고 반성하는 듯 하니까
벌은 내리지 않겠다. 허나!! 잘못했다는 의미로 대련을 시킬 것이다."
"....?"
승현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틀림없이 벌을 받을 줄 알았건만 대련이라니?
"무슨 대련입니까? 부대주님"
"너도 알다시피 너희들에게 붙여진 번호는 실력순으로 붙여진 것이다.
알고 있겠지? 그리고 대주님 께서는 너의 실력이 잘못 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계시다. 알고 있느냐? 너는 이 비마대에서 최저라고 말이다."
홍화의 직설적인 말에 승현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신이 다른 세계에서 왔으니 무공을 알리가 없었고
최근에 배운 무공도 간신히 피 눈물 나는 연습으로
소화해 냈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승현은 그간 수련을
바탕으로 겨우겨우 이 몸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
"그래서 33호 너를 1호와 대련 시킬것이다."
홍화의 말의 비마대원 중 1호로 보이는 사람이 앞으로 나와
포권을 취하며 무릎을 꿇었다.
"존명! 저는 언제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33호 대련을 하지 않는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 다만...
대련을 하지 않는다면 비마대에서 나가게 될 것이다."
"..!!!"
홍화의 말에 승현은 절망적인 기분이었다. 며칠 전 대련때도
죽을 고생을 다했건만 그 보다 더 강한 상대인 1호와 상대해야
한다니.. 너무나 억울할 지경이었다. 물론 늦은건 잘못이지만
그 동안 수련때문에 피로가 쌓여있어 늦잠을 잤기에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이 곳의 규율은 목숨보다도 강력한 것이었다.
"대련을 한다고 하면 비마대에 남을 수 있는 겁니까?"
승현은 자포자기 식으로 홍화에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은 승현이 바란대로가 아니었다.
"아니다. 그렇다면 너를 이 자리에서 죽일 것이다."
비마 부대주 홍화는 냉정하게 승현에게 말했고 승현은
엄청난 갈등을 해야했다. 자신의 목숨을 부진하여 명교를
자진해서 하야할 것인가 목숨을 걸고 대련을 해 이겨서
비마대에 남을 것인가를 말이다.
"나...나는... 명교에서 나간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나를 받아 줄 사람은 없다.. 내가 명교출신 임을 안다면 어떤 정파도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나 스스로 혼자 한다는 것은 더더욱 무리다.
어쩔 수 없다.. 나는 저 자와 대련을 해야 하는 거겠지."
편하게 마음가짐을 먹자 승현은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오히려
더욱더.. 의욕이 샘 솟는 것을 느꼈다. 사실 자신의 몸이 익숙해졌고
뼈를 깎는 수련은 고작 일주일 정도였지만 시험해 보고 싶었다.
"어떡할 것이냐? 얼른 대답해라!"
"대련을 하겠습니다. 부대주님 제 실력을 입증하여 보이겠습니다."
승현은 눈을 딱 감고 대답했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보일 뿐이었다.
"1호와 33호! 서로에게 예의를 차리고 대련을 시작하라"
홍화의 말에 승현과 1호는 마주보며 포권을 취한 후 발검 자세를 취했다.
"내가 연습한 것 중... 하나.. 하나.. 지금부터 펼쳐보이겠다."
승현의 생각이 끝나자 마자 1호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다.
"크윽!!
챙!!
엄청난 속도였다. 겨우겨우 막아냈지만 수련이 없었다면
한 방에 나가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호오..? 33호? 그간 성취가 있었나 보지? 1호의 발도술을 막아내다니"
"내가 무엇보다도 연습한게 발도술인데 .."
승현은 기분이 상하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발도술을 발휘할 틈도 없이
상대의 발도술을 허용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타앗!!"
어쨌든 지금이 기회였다. 발도술을 막아낸 이상 이번에 공격하는 쪽은
자신이었고 상대방은 방어를 해야할 타이밍이었다.
승현은 자신의 검을 밑으로 내려 그었다.
1호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였지만 그것은 승현의 착각이었다.
오히려 자신의 검을 흘려내 듯이 막아내며 자신의 품으로
들어와 찌르기를 하고 있는 1호 였다.
"크으윽!!!"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팔은 저 멀리 튕겨나갔고
1호가 들어오는 속도는 승현에게는 빛과 같은 속도가 아닐 수 없었다.
"이..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어.. 내가 죽는다면 남는게 뭐지..?"
여기서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도.. 친한 사람도 자신이 지켜야할 대상도
없는 이 곳에서 삶의 의미가 없었다. 이렇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하... 그래.. 이런 곳에서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가느니 죽는 것도 나을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배를 향해 찌르기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죽는구나 생각했을 때 승현은 갑자기 자신의 다리가 가벼워 짐을 느꼈다.
"뭐...뭐지? 갑자기 이런 가벼움은..?"
배에서 부터 간지러운 느낌이 들더니 다리를 향해 기운이 쏘아 내려져 가고 있었다.
"조..좋아 이런 가벼움이라면!"
승현은 서둘러 뒤로 물러섰다. 아니.. 뒤로 날아갔다.
1호의 검은 승현의 옷 자락만을 베었고 1호는 놀라운 눈으로
승현을 바라보았다. 분명 즉사했음이 옳아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놀라운 경신술로 자신의 찌르기를 피한 것이 아닌가?
홍화는 홍화 나름대로 기절초풍 할 듯이 놀라고 있었다.
"저..저건... 대..대체 무슨 경공법 이지..? 저런 빠르기라니
그건 그렇고 저 녀석이 내공도 운용할 줄 알았단 말인가?"
승현도 갑자기 자신의 몸이 가벼워 진 것에 대해 의문이 일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1호와의 대련에 집중해야만 했다.
"좋아 다시 간다.!!"
그저 몸이 시키는 대로 따랐던 승현이었는데 이런 가벼움이라니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몸의 명령이 느껴졌다.
승현은 그저 몸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갑자기 승현의 몸이 활처럼 휘더니 무서운 속도로 1호를 향해 날아왔다.
"저..저건 궁신탄영?!!"
궁신탄영은 고급 경공술로 평범한 무림인은 꿈도 꾸지 못할 경공이었고
어느 정도 일류급 고수는 되야만 사용이 가능한 경신법이었다.
1호 또한 당황했다. 애송이로 보이던 33호가 갑작스레 자신의 공격을
피하는 귀신 같은 보법을 쓰더니 이번엔 궁신탄영을 이용한 공격이란 말인가?
생각할 새도 없이 승현은 눈 깜짝할 새에 1호의 앞에 다가와 검을 휘둘렀다.
챙!!!
"크으윽!!!"
승현의 가벼워 보이던 검에서 갑자기 이런 힘이 솟구치다니 의문이 이는 1호였다.
자신의 손목에 이는 충격은 가벼이 볼 힘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도를
자신의 얇은 검으로 막아낸 듯한 충격이었다.
1호는 우선 뒤로 빠진 다음 승현에게 다시 허리를 가로로 크게 베어왔다.
하지만 승현은 다리를 뒤로 굽혀 간단하게 피한 다음에 바로 반격을 가했다.
"크아악!!"
큰 공격에는 빈 틈이 생기는 법 1호는 자신의 허리가 베이는 와중에도 승현을
베려고 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손목을 승현이 잡아버리면서 자신이 베던 힘을
이용한 관성으로 자신을 잡아끌었다.
당연히 그 1호는 볼썽 사납게 앞으로 넘어졌다.
1호는 당장 일어나려고 앞으로 몸을 뒤집었지만
자신의 목 앞에 위치한 칼날을 보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
장내의 사람들이 숨죽인 표정으로 1호와 33호를 쳐다보았다.
홍화또한 경악에 가까운 표정을 지으며 33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말도 안돼.. 어찌 저 놈이 궁신탄영과 저런 보법이 가능 하단 말이냐..
저런 녀석에게 내공이 뭐가 있다고 궁신탄영이 가능 하단 말인거지?"
홍화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되뇌였지만 어쨌든 저 녀석은
이 대련에서 이겼고 비마대에 남을 수가 있었다.
승현이 홍화의 곁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저 33호 대련 상대인 1호를 꺾고 승리했습니다."
"......"
홍화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33호 구석구석을 쳐다보았지만
내공을 사용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좋아 33호 너의 실력을 증명해 보였어. 너는 충분히 자격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정진하지 않으면 안돼 알겠나? 그리고 끝나고
나좀 보도록 해 알았어? 이번 수련이 끝나면 나를 따라와라"
홍화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다시 비마대의 수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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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장면은..... 언제나올지 미지수입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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