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52부
갈치파의 사무실에 4명의 원화와 원예가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신나는 일이 있는지 얼굴 표정들이 밝다. 역시나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는 원예만이 얼굴을 볼 수 없어 어떤 표정인지 알 길이 없다.
“원예님........허강기와 이무석이 사법연수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요. 5년을 준비한 것이 이제야 결실을 맺게 되는 모양입니다.”
“그들이 끝까지 잘 해낼까요?”
“믿어야죠. 화랑들 중에서 가장 영득한 두 사람이니 끝까지 잘할 것으로 믿어요.”
“그치요. 그들이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검사가 되면..........그때는 강철파와 한판 할 수 있는 거죠. 정말 기대 되요.”
“서두르면 안돼요. 힘으로 강철파를 상대하려하면 힘들어요. 강철파는 이미 단순한 폭력조직의 차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그들이 벌리고 있는 사업은 모두 합법을 가장하고 있어요. 우리가 힘으로 하면 강철파의 행동대원들이나 잡을 수 있지 그들을 섬멸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허강기와 이무석에게 투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검찰이 되고 강철파를 철저하게 파해 쳐서 일거에 무너트려야죠.”
“말처럼 간단하지 않아요. 강철이 한달이면 로비자금으로 뿌리는 돈이 어마어마해요. 경찰, 검찰 심지어 정치권까지 강철파의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어요. 말단 검사 2명이 상대하기에는 주위에 포진하고 있는 강철파의 힘이 너무 막강해요.”
“저희도 로비자금으로 뿌리는 돈이 있지 않습니까?”
“강철파에 비하면 껌 값이죠. 확실한 약점을 잡기까지는 참아야 해요.........강철파와 성철파의 대결을 보아 알겠지만 조직 면에서도 강철파는 탄탄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어요. 특히나........조 수혼이 이끄는 천랑파라는 조직이 뒤에서 받치고 있으니 조직, 특히 무력 면에서도 막강한 힘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해요. 권력과 무력, 조직 어느 것 하나 부족한 점이 없어요.”
“천랑파요(?)”
“우리가 주시했던 인물이죠........사부님이 특히 신경 쓰는 사람입니다. 천랑파는 업주들의 인심을 얻고 있어요. 업주들이 천랑파에서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협조하는 것이 그 반증이죠.”
“그놈들은 왜 자신들이 직접 업소를 운영하지 않지요.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을 건데.”
“그게 무서운 점이죠. ‘천랑파는 업소만 관리해 준다.’라는 인식을 업주들에게 심어주고 있어요. 현재 돈 가진 업주들은 신촌이나 종로, 청량리로 몰려가고 있어요. 그곳이라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인식이 심어진 거죠........업주들은 업소에 아낌없이 투자하고.......그곳의 상권은 발달하고.......자연히 천랑파의 수입도 늘어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고 있어요.”
“천랑파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말씀은 이해가 가지 않아요.”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천랑파에 상납하는 돈이 있어요. 보호비는 아니지만 감사의 뜻으로 천랑파에 매달 전달하는 돈이 있어요. 청량리에서 시작된 일이라 천랑파가 관할하는 지역의 업주들이 관행처럼 하는 일이죠. 돈의 액수나 상납시기 등은 자유지만.........많은 돈이 천량파에 들어가고 있죠.”
“................”
“하여튼.........우리는 강철파와 천랑파를 갈려버리든지 아니면 둘 다 상대해야 해요.”
“원예님.........그 녀석, 남을 쉽게 배신할 놈이 아닙니다. 아마 우리가 상대한다면 둘 다 상대해야 할 것 입니다.”
“옆에서 가장 많이 지켜보신 란(蘭-수지)님의 말씀이니.........틀림없겠죠.”
“원예님 우리도 성철파와 손을 잡는 것이 어떻게 습니까?”
“글쎄요. 성민이 너무 잔인한 구석이 있어서.........일단은 기다려 보죠. 이무석과 허강기가 검사가 되고 강철파의 조사에 착수하면 그때 결정하죠.”
“예~ 하여튼 오늘은 갈치파가 잔치라도 해야겠네요.”
“그래요........이무석과 허강기가 사법연수원 졸업하면 그때 해요.”
일본에 건너간 성민은 아버지가 써준 편지를 들고 아마모토조 보스를 찾아갔다. 아마모토조의 보스는 성민이 전달한 편지를 읽어보고 반갑게 을 맞아주었다.
보스는 60대의 노인으로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르게 날카로운 예기와 은근히 풍기는 기도가 만만치 않는 노인 이였다. 두 사람은 일본의 전통적인 다다미방에 마주했다. 기모노 복장을 한 여인이 두 사람에게 차를 따라주고 있었다. 아마모토조의 보스로써는 성민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것 이였다. 일본의 아쿠자 중에서도 2번째로 큰 조직을 이끌고 있는 보스를 만나는 자체도 힘든 일이지만, 이렇게 보스와 독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가히 파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아마모조의 보스는 성민의 아버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래 성철동생의 아들이라고........음~ 아버님이 잘 지내고 계신가?”
노인이 이야기하자 차를 따라주던 여인이 노인의 말을 우리말로 변역해 주었다.
“병마에 시름하고 계십니다.”
성민의 말을 여인이 일본어로 이야기해 주자 노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이곳 일본에서도 동생의 소식은 듣고 있었어. 강철이란 젊은 놈에게 밀려 났다고..........동생 같은 사람이 남에게 뒤통수를 맞다니..........참 어의 없는 일이야. 쩝~ 나에게 도움이라도 청하지 못난 사람~~”
“아버님은 끝까지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조직을 일으켜 세우고 싶어 하셨습니다.”
“하긴.........자존심이 유난히 강하던 동생이니.........그래 자네는 무슨 일인가. 서찰에 보니 내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다고~~”
“돌리지 않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다시 성철파를 일으켜 세우고 싶습니다. 보스께서 우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도와 달라.........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나.”
“병력을 좀 지원해 주세요.”
“병력(?)...............힘들어 우리가 한국에 입국만 해도, 한국 매스컴에서 가만있지 않을 걸. 거기에 한국 검찰이나, 경찰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할 건 자명한 일이고.........자네도 알겠지만 우리의 중간보스만 되도 인터폴의 감시망 속에 있어. 일본에서야 상관없지만 한국에 들어가며 우리가 활동하기 힘들어.”
“방법이 없습니까?”
“굳이 방법을 찾는다면 신분세탁을 하고 들어갈 수 있겠지.........사실 한국에 그렇게 들어가 있는 놈들이 조금 있어.”
“예~ 한국에요?”
“별일은 아니야. 우리 전 보스님의 따님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있는데.......그분을 경호하기 위해 파견한 아이들이야.”
“쩝~~~ 일단은 내가 자네를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의동생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지.”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자네 뜻은 잘 알았으니 일단 한국에 돌아가 있어.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으면 한국에 있는 아이들을 통해 자네에게 연락하겠네.........갈 때 자네 연락처를 남기고 가게.”
“알겠습니다.”
성민은 큰 기대를 가지고 일본에 와서 별 성과도 없이 돌아가는 것에 마음이 짭짭했다. 아마모토조의 보스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신분을 감추고 일본에 건너와 고생한 것이 얼마인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아쿠자........그것도 아마모토조의 보스를 만나기까지 3개월이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완벽한 거절이 아니니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비행기에 몸을 싫었다.
수혼은 호식과 커피숍에서 만나고 있었다. 전에 수혼이 부탁한 오교수 남편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는 호식의 연락을 받고 둘이 만난 것이다. 호식은 봉투 속에서 사진과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서류 몇 장을 꺼내 주었다.
사진 속에는 오교수의 남편과 젊은 여자가 차에서 키스하는 장면, 같이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 같이 식사하는 장면 등이 촬영되어 있었다.
서류를 보니 남자가 한 달 동안 무슨 일을 하고 다닌 건지에 대한 자세한 행적이 나열되어 있었다. 오교수의 남편은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인데.......이놈이 사업보다는 바람피우는데 정신이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여자와 같이 보내고 있고, 아예 여자에게 아파트를 사주고 그곳에서 살림을 차리고 있었다.
“웃기는 놈이야. 회사일은 뒷전이고 바람피우는데 정신없어. 그년이 사는 아파트에서는 둘이 부부사이로 알고 있더라고”
“이 여자 뭐하는 여자야.”
“그 웃기는 새끼가 코딱지만한 회사에 비서실을 만들어 두었더라고........그 새끼 비서로 있던 년인데........조사해 보니까 그냥 그런대로 사는 집안의 딸이고, 이 새끼 만나서 가출해서 살림 차린 년이야. 이년도 미칠 년이지.”
“참~~ 회사는 어때.”
“무슨~~ 조그마한 제조업체야. 실내장식용품을 만드는데 건설 회사나 인테리어 업체에 납품하는 모양이야. 요즘에 불경기라 장사가 돼?, 처음에는 제법 규모가 큰 회사였는데 지금은 20여명 정도로 위축되었고 그나마 요즘 장사가 안돼서 종업원을 감축한다는 소문이 무성한 회사야.”
“회사가 그 모양인데 바람만 피워~~”
“그러니까 웃기는 새끼라고 하지~”
“쩝~~ 황당하네........이 테이프는 뭐야.”
“그것들이 가끔 들어가는 모델에 몰래카메라 설치해서 찍은 거야.......십팔년~ 좆나 야하대 남자새끼가 뽕 갈만도 해.”
“참 이거~~~ 적당히 겁만 주려 했는데..........상황이 심각하네.”
“어떻게 할까? 이년 잡아다가 외국에 팔아버릴까? 내가 아는 새끼 중에 일본으로 계집 장사하는 놈 있어. 그 새끼에게 맞기면 좋다고 팔아버릴걸~”
“그건 좀 심하고.........일단 이년부터 잡아와~ ”
“그래서.........아이들 시켜서 돌려 버릴까?”
“우리가 양아치야~ 독방에 쳐 넣고 몇 일간 먹을 것만 넣죠. 절대 건드리는지 말고.”
“얼마 동안이나~”
“한 한달, 그럼 미쳐버리겠지.........한 일주일 정도가 적당하겠군. 그리고 이 새끼도 잡아다가 옆방에 쳐 너. 둘이 따로따로 잡아다 서로 모르게 해~~ 알았지.”
“무슨 생각이야.”
“이 새끼 개털로 만들어 버리게, 독방에 쳐 넣고 회사고 아파트고 이 새끼 소유의 재산은 모두 권리양도증 받아서 서명 받아.”
“그게 갈취 아냐~ 불법이라고”
“부인 앞으로 넘기는데 무슨 상관이야.”
“천랑도 지독하다. 이 새끼 완전 개털로 만들어서 부인 앞에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리게. 하긴~~~ 이런 놈은 혼 좀 나야해.”
“일단 잡아와~”
수혼은 호식에게 지시하고 테이블에 있던 자료들을 정리해서 봉투에 담았다.
수혼은 이 자료들을 오교수에게 보여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오교수도 이미 남편의 외도에 대해 알고 있지만 직접 이런 자료를 본다면 충격이 받을 것이다. 핸드폰을 꺼냈다가 오교수에게 연락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체육관 앞에 지나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체육관 건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다 막 돌아서는 길이였다. 수혼은 학교가 끝나고 호식을 만나, 늦은 시간에 집에 온 것이다. 막 돌아서던 지나는 수혼을 보고 깜짝 놀란다. 수혼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곳까지 왔으면 연락이라도 하지........그냥 가려고.”
“아냐~ 지나가는 길이야. 수혼씨 늦었네.”
“잠시 볼 일이 있어서. 밥은 먹었니.”
“그냥 빨리 올라가 자매들이 기다리겠다.”
“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같이 올라가자.”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니까. 나~~ 갈게”
수혼의 옆을 지나치려는 지나의 손을 잡았다. 지나는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에게 손을 잡히니 짜릿한 느낌이 스친다.
“올라가자. 자매들도 지나 좋아해.”
“저.......저기”
“화낸다. 바보같이~~ 자 올라가자.”
수혼은 지나와 함께 체육관으로 올라갔다. 지나는 수혼에게 반항하지 못하고 그의 손에 이끌려 계단을 올라간다.
문이 열리고 지나와 수혼이 같이 있는 것을 미나가 보고 놀라더니 곧 미소를 짓고 둘 사람을 반갑게 받아준다.
“들어오세요. 오늘은 지나씨와 데이트라도 즐기다 오신 거예요.”
“아~ 아니 예요. 우연히 집 앞에서 만난 거예요.”
“집 앞에서(?).........그럼 들어와서 기다리시지 않고.......자~~안으로 들어오세요.”
집안에 들어선 지나.........처음이다. 수혼이 이곳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수혼의 집을 방문한 것이다. 우선 현관을 열고 들어서며 받은 느낌은 넓다는 것이다. 체육관만한 넓은 곳을 통째로 가정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현관에서부터 길게 복도가 있고, 양쪽에 문이 있었다. 복도가 끝나니 넓은 거실이 나타나고 거실 벽 쪽으로 두개의 문이 있었다. 넓은 공간은 한쪽은 거실, 한쪽은 부엌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집은 여러 가지 아기자기한 장식품과 멋스런 가구들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호식과 자매의 아버지가 특별히 이름난 인테리어 업자를 선정해 공사를 해서, 집은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거기에 두 자매가 집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해 집안은 신혼집의 분위기가 물신 풍긴다.
지나는 집안을 대충만 보았지만 참 아름다운 집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근데.........아름다운 집을 보면서 가슴이 쓰린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곳에서 쌍둥이 자매와 수혼이 살고 있다. 이 아름다운 집에서 말이다............
미희는 음식을 만들고 있다가 수혼과 지나가 같이 들어서자 반갑게 인사를 한다.
“지나씨가 집까지 찾아오고.........어서 오세요.”
“배고파........지나도 아직 식사 전이고.”
“잠시만 기다리면 돼요. 미리 연락이라도 했으면 맛있는 걸로 준비했죠. 미나야 너도 도와죠.”
“알았어.”
미희와 미나는 부엌으로 들어가 같이 음식준비를 했다. 부엌살림은 그녀들의 키를 감안하여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지나는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배도 고프다. 그런데.......음식이 넘어가지 않는다. 세 사람이 다정하게 식사하는 모습..........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자신은 왜 이곳에 있을까?
수혼은 지나를 살펴본다. 그녀의 젓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식탁만 바라보고 있었다. 수혼은 반찬을 들어 그녀의 그릇에 넣어 준다.
“많이 먹어.”
“응~~”
지나는 억지로 밥을 먹는다. 그와 친구로 만나기로 하고 가끔 커피숍이나 공원에서 만났다. 둘이 만나면 특별히 하는 일없이 공원을 산책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헤어진다. 그가 의식적으로 자매들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강철에 대한 이야기나 학과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지나도 그에게 친구들 이야기나 수혼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만 했다. 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 존재하는 듯 했다.
지나는 억지로 밥을 먹고 수혼의 집을 나온다. 차라도 한잔하며 놀다가라는 자매를 뿌리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의 집에 더 있음............눈물이 날 것 같았다. 수혼은 지나를 바라다 준다며 자신의 옆에서 걷고 있었다. 이 사람..........자신이 사랑사람. 그가 옆에 있음에도 마음이 춥다.
택시 안............백미러로 그가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보인다. 또 그와........이렇게 헤어져 혼자가 된다. 지나는 멍하니 택시의 유리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혼자가 된 자신의 초라한 모습........
수혼은 그녀가 타고 터난 택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택시는 곧 자신의 시아에서 살아졌다. 그녀.......그녀가 말없이 떠났다. 가슴한구석이 아련하게 쓰려온다. 그때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아주었다. 옆을 보니 미희가 있었다. 작고 아름다운 여인..............
“그분 사랑하죠..........그럼 잡으세요. 당신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제 가슴도 아파요.”
미희의 한 마디.......그녀들에게 미안하다. 수혼은 미희의 잡은 손을 꼭 잡아주었다. 미희, 미나를 위해서도......................................지나는 잊어야 한다.
수혼은 수업이 끝나고 청량리로 향하고 있었다. 호식에게 지시한지 오늘로써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호식은 오교수의 남편과 내연의 여자를 청량리에 구금했다고 했다. 지금은 쓰지 않는 미희, 미나 자매가 지내고 있던 업소를 약간 개조해서 그곳에 두 사람을 각자 구금한 것이다.
수혼이 588에 도착하자 몇몇 업소주인들이 수혼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청량리 일대를 장악한 천랑파는 어둠의 천사가 관리할 때 보다 장사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어둠의 천사가 관리했을 때는 강철파나 성철파의 끝없는 공격을 받았지만 천랑파가 관리하고부터는 청량리를 건드리는 놈이 없었다.
수혼은 업주들에게 눈인사만하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업소에 도착하자 노파, 지금은 수혼의 장모가 된 여인이 수혼을 반갑게 맞이한다. 수혼도 장모에게 인사를 했다.
“안에서 영감하고 호식이가 기다리고 있네..........얘들은 잘 지내고 있지.”
“예~ 잘 있습니다. 요즘은 책도 읽고, 쇼핑도 하고 사회생활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어요.”
“그래~..........그래야지. 미나년은 아직도 자네에게 그러나.”
“아닙니다. 요즘은 미희처럼 정답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치~ 그년이 곁으로만 쌀쌀맞지 속은 따뜻한 년이야........하이구~ 주책은 어서 들어가 보게”
“예~ 집에 자주오세요. 자매들도 장모님 보고 싶어 합니다.”
“잘 살고 있음 된 거지........그래 한번 찾아가 보겠네.”
수혼이 안으로 들어서니 호식과 지금은 장인이 된 유상길이 수혼을 맞이한다. 이 두 사람이야 말로 천랑파를 실제적으로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다. 수혼은 이들이 있기에 조직의 일을 잊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한명은 천랑파의 무술교관이면서 청량리를 관리하는 유상길........한명은 수혼의 오른팔이며 신촌과 종로를 관리하는 김호식이다.
“왔나.........얼굴보기 힘드네.”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죄송합니다.”
“허허허~ 무슨 소리. 자네가 천랑파의 주인 아닌가. 인사드려야 할 사람은 나지.”
“장인어른이 그리 말씀하시면 더 송구스럽죠..........요즘은 별다른 일 없죠.”
“청량리, 종로, 신촌 모두 조용해. 그리고 아이들 실력도 향상되었네. 요즘은 천랑파에 들어오겠다는 놈들이 많아서 귀찮을 지경이야.”
“지금 현재 인원이 얼마나 됩니까?”
“처음 천랑파 21명에 우리 어둠의 천사 12명(2명은 월아문 소속 여인)으로 시작한 것이, 구역이 늘어나고 일손이 부족해 아이들을 받기 시작해서 지금은 60명이 넘어. 그것도 실력 없는 놈들은 걸려내고 한가락씩 하는 놈들만 받아서 그러지 비조직원까지 합치면 200여명이 넘지”
“그........그렇게 많아요.”
“천랑은.......60명은 정예 병력을 말씀하신거야. 200명은 예비조직원숫자고, 지금이라도 천랑이 명령하면 아무리 못해도 천명은 집합할 거야. 천랑은 이미 밤의 세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라고. 밤의 세계에 있는 놈들은 천랑의 얼굴은 몰라도 천랑이란 이름은 모두 알고 있을 정도야.”
“으~~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 너지~~ 네가 소문냈지.”
“아냐~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허허허~ 호식이 말이 맞네. 그냥 입에서 입으로 전해 진거네. 강철파나 성철파에 속한 놈들도 자네의 존재를 아는데 소문이 안 나면 이상하지. 자자~ 이야기는 그만하고, 저 안에 있는 녀석들은 어떻게 처리할 건가? 자네 말대로 구금만하고 있는데.......”
“저들의 상태는 어때요.”
“둘 다 미치기 일보직전이야. 여자는 반쯤 미쳤고, 남자 놈은 자포자기 상태야.”
“서류는 다 받았어요.”
“호식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두 받았더라고”
“어떻게 했어. 순순히 써줄 놈이 아니잖아.”
“킥킥킥~~ 한 놈 같이 들어가서 반쯤 죽었지. 우린 연기로 했는데 반지에 오줌을 질질 싸면서 겁을 먹고는 서류 확인도 안하고 서명하던데.........나중에 내용을 알려주니 죽으려고 하더군.”
“직접 때린 건 아니지.”
“당연하지........같이 들어간 녀석이 연극하던 놈이라 연기가 죽이더라고, 죽는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는데 나도 녀석이 죽는 줄 알았어. 보고 있는 녀석이야 오죽했겠어.”
“한번 들어가 보자.”
수혼은 먼저 남자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문이 열리고 수염이나 머리칼이 지저분하고 옷도 대충 걸친 40대 남자가 있었다. 수혼이 들어서도 남자는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바라본다. 수혼은 남자를 보고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정숙을 위한 길이지만........한 남자를 너무 망가트리는 것은 아닌지..........남자는 수혼을 보고 뒤에 문이 열려있자 수혼에게 달려왔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전 아무잘못도 없어요. 제가 가진 것도 다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제발 목숨만........예~”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하면 체면이고 나발이고 살기위해 발버둥친다.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노인들의 말이 3대 거짓말에 속한다. 태어나서 거짓말 한번도 안했다는 말이 최대의 거짓말이고, 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이 두 번째 거짓말이다.
“누가 죽인다고 했어요.”
“그........그럼 살려주시는 겁니까?”
“아저씨가 몇 가지 약속만하면 보내드리죠.”
“말씀만 하세요. 무슨 약속이라도 하겠습니다.”
“일단 몇 가지 말씀드리죠. 아저씨의 전 재산은 부인명의로 넘어갔어요. 또한 회사경영권도 부인 앞으로 넘어갔죠. 아저씨가 우리가 할일에 대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면........하세요. 그럼 우리는 아저씨를 간통으로 고소하겠습니다.........아~ 물론 그전에 한번쯤은 우리 얼굴을 다시 보게 되겠죠. 그런 일이 발생하면 슬픈 일이 벌어져요. 제 부하들은 저처럼 자비롭지 않거든요.”
“부인(?).........마누라..............마누라가 시킨 일이요.”
“부인께서 특별히 부탁한 일이죠. 앞으로 부인께 잘하고 사세요. 만일 다시 한번 부인 눈에 눈물 보이게 하면..............그때는 구금이 아니라 한강고기밥이 될 수도 있어요.”
“헉~~..........알겠습니다.”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가세요.”
남자는 수혼이 길을 비켜주자 밖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때 문 앞에 호식이 나타나 남자의 어깨의 잡는다.
“아저씨..........운 좋네, 다음에는 웃는 얼굴로 만나~”
남자는 호식의 징그러운 웃음을 보자 몸을 부들부들 떤다. 호식이 얼마나 심하게 했으면 호식의 말만 들어도 겁을 집어먹는다. 호식이 놓아주자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그냥 보내도 괜찮아. 경찰에 알리기라도 하면 우리가 곤란한데”
“자기도 약점이 있으니 경찰에 알리지는 못할 거야.”
“하긴~~ ...................여자는 어떻게 할 거야.”
“가족에게 연락해서 끌고 가라고 해~”
“저~~ 근데........약간 곤란한 문제가 생겼는데........”
“무슨 일~”
“두철이 놈이..........그놈이 여자를 덮친 모양이야.”
“뭐~ 차두철이.........내가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글쎄~~ 그년이 두철이를 유혹한 모양이야. 두철이가 그년을 감시하고 있었는데.......야밤에 먹을 것 주다가 그만~~........문제는 두철이 놈이 여자에게 빠진 거야.”
“기가 막히네. 여자가 그렇게 매력적이야. 허참~~”
“남자새끼가 빠질 만도 해. 천랑도 사진 봤지.”
“휴~~ 두철이 보고 책임지라고 해~ 여자 집에 대려다 주고 정식으로 인사하고 사귀라고 해”
“정말~ 그래도 돼~”
“지가 저지른 일이니 끝까지 책임져야지.”
“알았어. 두철이 녀석 입 찢어지겠네.”
수혼은 정숙을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녀의 남편은 어제 집에 폐인이 되어서 돌아왔다. 그는 정숙에게 무조건 빌고 또 빌었다. 정숙은 수혼이 남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남편의 태도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정숙은 당장 수혼에게 전화를 했고, 오늘 학교 밖에서 둘이 마주한 것이다.
“어떻게 한거야. 남편이 너무 틀려졌어.”
“집에 돌아간 모양이죠. 어때요.”
“이상해~, 내말이라면 벌벌 떨어.........용서해 달라느니, 앞으로 당신만 바라보고, 당신만 사랑한다느니 평소에 하지도 않던 말만하고 다른 사람 같아.”
“쩝~ 좀 심하게 했나. 하여튼 이제 다시는 바람은 피지 못하겠죠. 자~ 이거 받으세요.”
수혼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정숙에게 주었다. 서류를 받아든 정숙은 하나하나 확인하다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남편의 전 재산이 자신 명의로 이전된 서류 들이다.
“남편 앞으로는 이제 한 푼도 없습니다. 회사 경영권도 누님 앞으로 넘어갔죠.”
“허~ 그 사람이 순순히 도장 찍었단 말이야?”
“좀 과격한 방법을 사용했죠......................앞으로 남편에게 잘해 주세요.”
“내가?.............하여튼 고마워. 근데 회사를 내가 어떻게 경영해.”
“일단 제가 인테리어업자를 소개해 드릴게요. 제가 관리하는 업소를 인테리어하는 업체들인데 제가 소개하면 그 회사 물건을 팔아주겠죠........일단은 누님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경영하게 하다가 적당할 때 남편 분에게 돌려주세요.”
“동생이 관리해주면..........동생은 공부해야지.”
“아는 사람 없어요.”
“동생에게 부탁해야지~”
“그래요~ 제가 도와줄 일 있으면 말씀하세요.”
“아니야~ 고마워.........참 여자는(?)”
“딴 놈하고 붙었어요.”
“뭐~ 할 말이 없군. 동생한테 신세만 지고........앞으로 내가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 알았지.”
“예~”
비도 오고 마음도 울적하고........
주인공 수혼 놈은 말도 안 듣고........지 멋대로 개강하더니 오교수 찾아가서 사건이나 만들고.......글을 쓰다보면 주인공이 멋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요코는 다음 편에 등장하겠네요.
- 붉은미르 -
갈치파의 사무실에 4명의 원화와 원예가 한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신나는 일이 있는지 얼굴 표정들이 밝다. 역시나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는 원예만이 얼굴을 볼 수 없어 어떤 표정인지 알 길이 없다.
“원예님........허강기와 이무석이 사법연수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요. 5년을 준비한 것이 이제야 결실을 맺게 되는 모양입니다.”
“그들이 끝까지 잘 해낼까요?”
“믿어야죠. 화랑들 중에서 가장 영득한 두 사람이니 끝까지 잘할 것으로 믿어요.”
“그치요. 그들이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검사가 되면..........그때는 강철파와 한판 할 수 있는 거죠. 정말 기대 되요.”
“서두르면 안돼요. 힘으로 강철파를 상대하려하면 힘들어요. 강철파는 이미 단순한 폭력조직의 차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그들이 벌리고 있는 사업은 모두 합법을 가장하고 있어요. 우리가 힘으로 하면 강철파의 행동대원들이나 잡을 수 있지 그들을 섬멸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허강기와 이무석에게 투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이 검찰이 되고 강철파를 철저하게 파해 쳐서 일거에 무너트려야죠.”
“말처럼 간단하지 않아요. 강철이 한달이면 로비자금으로 뿌리는 돈이 어마어마해요. 경찰, 검찰 심지어 정치권까지 강철파의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어요. 말단 검사 2명이 상대하기에는 주위에 포진하고 있는 강철파의 힘이 너무 막강해요.”
“저희도 로비자금으로 뿌리는 돈이 있지 않습니까?”
“강철파에 비하면 껌 값이죠. 확실한 약점을 잡기까지는 참아야 해요.........강철파와 성철파의 대결을 보아 알겠지만 조직 면에서도 강철파는 탄탄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어요. 특히나........조 수혼이 이끄는 천랑파라는 조직이 뒤에서 받치고 있으니 조직, 특히 무력 면에서도 막강한 힘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해요. 권력과 무력, 조직 어느 것 하나 부족한 점이 없어요.”
“천랑파요(?)”
“우리가 주시했던 인물이죠........사부님이 특히 신경 쓰는 사람입니다. 천랑파는 업주들의 인심을 얻고 있어요. 업주들이 천랑파에서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협조하는 것이 그 반증이죠.”
“그놈들은 왜 자신들이 직접 업소를 운영하지 않지요.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을 건데.”
“그게 무서운 점이죠. ‘천랑파는 업소만 관리해 준다.’라는 인식을 업주들에게 심어주고 있어요. 현재 돈 가진 업주들은 신촌이나 종로, 청량리로 몰려가고 있어요. 그곳이라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인식이 심어진 거죠........업주들은 업소에 아낌없이 투자하고.......그곳의 상권은 발달하고.......자연히 천랑파의 수입도 늘어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고 있어요.”
“천랑파의 수입이 늘어난다는 말씀은 이해가 가지 않아요.”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천랑파에 상납하는 돈이 있어요. 보호비는 아니지만 감사의 뜻으로 천랑파에 매달 전달하는 돈이 있어요. 청량리에서 시작된 일이라 천랑파가 관할하는 지역의 업주들이 관행처럼 하는 일이죠. 돈의 액수나 상납시기 등은 자유지만.........많은 돈이 천량파에 들어가고 있죠.”
“................”
“하여튼.........우리는 강철파와 천랑파를 갈려버리든지 아니면 둘 다 상대해야 해요.”
“원예님.........그 녀석, 남을 쉽게 배신할 놈이 아닙니다. 아마 우리가 상대한다면 둘 다 상대해야 할 것 입니다.”
“옆에서 가장 많이 지켜보신 란(蘭-수지)님의 말씀이니.........틀림없겠죠.”
“원예님 우리도 성철파와 손을 잡는 것이 어떻게 습니까?”
“글쎄요. 성민이 너무 잔인한 구석이 있어서.........일단은 기다려 보죠. 이무석과 허강기가 검사가 되고 강철파의 조사에 착수하면 그때 결정하죠.”
“예~ 하여튼 오늘은 갈치파가 잔치라도 해야겠네요.”
“그래요........이무석과 허강기가 사법연수원 졸업하면 그때 해요.”
일본에 건너간 성민은 아버지가 써준 편지를 들고 아마모토조 보스를 찾아갔다. 아마모토조의 보스는 성민이 전달한 편지를 읽어보고 반갑게 을 맞아주었다.
보스는 60대의 노인으로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르게 날카로운 예기와 은근히 풍기는 기도가 만만치 않는 노인 이였다. 두 사람은 일본의 전통적인 다다미방에 마주했다. 기모노 복장을 한 여인이 두 사람에게 차를 따라주고 있었다. 아마모토조의 보스로써는 성민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것 이였다. 일본의 아쿠자 중에서도 2번째로 큰 조직을 이끌고 있는 보스를 만나는 자체도 힘든 일이지만, 이렇게 보스와 독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가히 파격이라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아마모조의 보스는 성민의 아버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그래 성철동생의 아들이라고........음~ 아버님이 잘 지내고 계신가?”
노인이 이야기하자 차를 따라주던 여인이 노인의 말을 우리말로 변역해 주었다.
“병마에 시름하고 계십니다.”
성민의 말을 여인이 일본어로 이야기해 주자 노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이곳 일본에서도 동생의 소식은 듣고 있었어. 강철이란 젊은 놈에게 밀려 났다고..........동생 같은 사람이 남에게 뒤통수를 맞다니..........참 어의 없는 일이야. 쩝~ 나에게 도움이라도 청하지 못난 사람~~”
“아버님은 끝까지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조직을 일으켜 세우고 싶어 하셨습니다.”
“하긴.........자존심이 유난히 강하던 동생이니.........그래 자네는 무슨 일인가. 서찰에 보니 내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다고~~”
“돌리지 않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다시 성철파를 일으켜 세우고 싶습니다. 보스께서 우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도와 달라.........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나.”
“병력을 좀 지원해 주세요.”
“병력(?)...............힘들어 우리가 한국에 입국만 해도, 한국 매스컴에서 가만있지 않을 걸. 거기에 한국 검찰이나, 경찰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할 건 자명한 일이고.........자네도 알겠지만 우리의 중간보스만 되도 인터폴의 감시망 속에 있어. 일본에서야 상관없지만 한국에 들어가며 우리가 활동하기 힘들어.”
“방법이 없습니까?”
“굳이 방법을 찾는다면 신분세탁을 하고 들어갈 수 있겠지.........사실 한국에 그렇게 들어가 있는 놈들이 조금 있어.”
“예~ 한국에요?”
“별일은 아니야. 우리 전 보스님의 따님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있는데.......그분을 경호하기 위해 파견한 아이들이야.”
“쩝~~~ 일단은 내가 자네를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의동생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지.”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자네 뜻은 잘 알았으니 일단 한국에 돌아가 있어.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으면 한국에 있는 아이들을 통해 자네에게 연락하겠네.........갈 때 자네 연락처를 남기고 가게.”
“알겠습니다.”
성민은 큰 기대를 가지고 일본에 와서 별 성과도 없이 돌아가는 것에 마음이 짭짭했다. 아마모토조의 보스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서 신분을 감추고 일본에 건너와 고생한 것이 얼마인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아쿠자........그것도 아마모토조의 보스를 만나기까지 3개월이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던가?
그나마 완벽한 거절이 아니니 조금의 기대를 가지고 비행기에 몸을 싫었다.
수혼은 호식과 커피숍에서 만나고 있었다. 전에 수혼이 부탁한 오교수 남편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는 호식의 연락을 받고 둘이 만난 것이다. 호식은 봉투 속에서 사진과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서류 몇 장을 꺼내 주었다.
사진 속에는 오교수의 남편과 젊은 여자가 차에서 키스하는 장면, 같이 호텔로 들어가는 장면, 같이 식사하는 장면 등이 촬영되어 있었다.
서류를 보니 남자가 한 달 동안 무슨 일을 하고 다닌 건지에 대한 자세한 행적이 나열되어 있었다. 오교수의 남편은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인데.......이놈이 사업보다는 바람피우는데 정신이 없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여자와 같이 보내고 있고, 아예 여자에게 아파트를 사주고 그곳에서 살림을 차리고 있었다.
“웃기는 놈이야. 회사일은 뒷전이고 바람피우는데 정신없어. 그년이 사는 아파트에서는 둘이 부부사이로 알고 있더라고”
“이 여자 뭐하는 여자야.”
“그 웃기는 새끼가 코딱지만한 회사에 비서실을 만들어 두었더라고........그 새끼 비서로 있던 년인데........조사해 보니까 그냥 그런대로 사는 집안의 딸이고, 이 새끼 만나서 가출해서 살림 차린 년이야. 이년도 미칠 년이지.”
“참~~ 회사는 어때.”
“무슨~~ 조그마한 제조업체야. 실내장식용품을 만드는데 건설 회사나 인테리어 업체에 납품하는 모양이야. 요즘에 불경기라 장사가 돼?, 처음에는 제법 규모가 큰 회사였는데 지금은 20여명 정도로 위축되었고 그나마 요즘 장사가 안돼서 종업원을 감축한다는 소문이 무성한 회사야.”
“회사가 그 모양인데 바람만 피워~~”
“그러니까 웃기는 새끼라고 하지~”
“쩝~~ 황당하네........이 테이프는 뭐야.”
“그것들이 가끔 들어가는 모델에 몰래카메라 설치해서 찍은 거야.......십팔년~ 좆나 야하대 남자새끼가 뽕 갈만도 해.”
“참 이거~~~ 적당히 겁만 주려 했는데..........상황이 심각하네.”
“어떻게 할까? 이년 잡아다가 외국에 팔아버릴까? 내가 아는 새끼 중에 일본으로 계집 장사하는 놈 있어. 그 새끼에게 맞기면 좋다고 팔아버릴걸~”
“그건 좀 심하고.........일단 이년부터 잡아와~ ”
“그래서.........아이들 시켜서 돌려 버릴까?”
“우리가 양아치야~ 독방에 쳐 넣고 몇 일간 먹을 것만 넣죠. 절대 건드리는지 말고.”
“얼마 동안이나~”
“한 한달, 그럼 미쳐버리겠지.........한 일주일 정도가 적당하겠군. 그리고 이 새끼도 잡아다가 옆방에 쳐 너. 둘이 따로따로 잡아다 서로 모르게 해~~ 알았지.”
“무슨 생각이야.”
“이 새끼 개털로 만들어 버리게, 독방에 쳐 넣고 회사고 아파트고 이 새끼 소유의 재산은 모두 권리양도증 받아서 서명 받아.”
“그게 갈취 아냐~ 불법이라고”
“부인 앞으로 넘기는데 무슨 상관이야.”
“천랑도 지독하다. 이 새끼 완전 개털로 만들어서 부인 앞에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리게. 하긴~~~ 이런 놈은 혼 좀 나야해.”
“일단 잡아와~”
수혼은 호식에게 지시하고 테이블에 있던 자료들을 정리해서 봉투에 담았다.
수혼은 이 자료들을 오교수에게 보여 주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오교수도 이미 남편의 외도에 대해 알고 있지만 직접 이런 자료를 본다면 충격이 받을 것이다. 핸드폰을 꺼냈다가 오교수에게 연락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체육관 앞에 지나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체육관 건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다 막 돌아서는 길이였다. 수혼은 학교가 끝나고 호식을 만나, 늦은 시간에 집에 온 것이다. 막 돌아서던 지나는 수혼을 보고 깜짝 놀란다. 수혼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곳까지 왔으면 연락이라도 하지........그냥 가려고.”
“아냐~ 지나가는 길이야. 수혼씨 늦었네.”
“잠시 볼 일이 있어서. 밥은 먹었니.”
“그냥 빨리 올라가 자매들이 기다리겠다.”
“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같이 올라가자.”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니까. 나~~ 갈게”
수혼의 옆을 지나치려는 지나의 손을 잡았다. 지나는 심장이 쿵쾅거린다. 그에게 손을 잡히니 짜릿한 느낌이 스친다.
“올라가자. 자매들도 지나 좋아해.”
“저.......저기”
“화낸다. 바보같이~~ 자 올라가자.”
수혼은 지나와 함께 체육관으로 올라갔다. 지나는 수혼에게 반항하지 못하고 그의 손에 이끌려 계단을 올라간다.
문이 열리고 지나와 수혼이 같이 있는 것을 미나가 보고 놀라더니 곧 미소를 짓고 둘 사람을 반갑게 받아준다.
“들어오세요. 오늘은 지나씨와 데이트라도 즐기다 오신 거예요.”
“아~ 아니 예요. 우연히 집 앞에서 만난 거예요.”
“집 앞에서(?).........그럼 들어와서 기다리시지 않고.......자~~안으로 들어오세요.”
집안에 들어선 지나.........처음이다. 수혼이 이곳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수혼의 집을 방문한 것이다. 우선 현관을 열고 들어서며 받은 느낌은 넓다는 것이다. 체육관만한 넓은 곳을 통째로 가정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현관에서부터 길게 복도가 있고, 양쪽에 문이 있었다. 복도가 끝나니 넓은 거실이 나타나고 거실 벽 쪽으로 두개의 문이 있었다. 넓은 공간은 한쪽은 거실, 한쪽은 부엌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집은 여러 가지 아기자기한 장식품과 멋스런 가구들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호식과 자매의 아버지가 특별히 이름난 인테리어 업자를 선정해 공사를 해서, 집은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거기에 두 자매가 집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해 집안은 신혼집의 분위기가 물신 풍긴다.
지나는 집안을 대충만 보았지만 참 아름다운 집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근데.........아름다운 집을 보면서 가슴이 쓰린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이곳에서 쌍둥이 자매와 수혼이 살고 있다. 이 아름다운 집에서 말이다............
미희는 음식을 만들고 있다가 수혼과 지나가 같이 들어서자 반갑게 인사를 한다.
“지나씨가 집까지 찾아오고.........어서 오세요.”
“배고파........지나도 아직 식사 전이고.”
“잠시만 기다리면 돼요. 미리 연락이라도 했으면 맛있는 걸로 준비했죠. 미나야 너도 도와죠.”
“알았어.”
미희와 미나는 부엌으로 들어가 같이 음식준비를 했다. 부엌살림은 그녀들의 키를 감안하여 특별히 제작한 것이다.
지나는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음식이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배도 고프다. 그런데.......음식이 넘어가지 않는다. 세 사람이 다정하게 식사하는 모습..........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자신은 왜 이곳에 있을까?
수혼은 지나를 살펴본다. 그녀의 젓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식탁만 바라보고 있었다. 수혼은 반찬을 들어 그녀의 그릇에 넣어 준다.
“많이 먹어.”
“응~~”
지나는 억지로 밥을 먹는다. 그와 친구로 만나기로 하고 가끔 커피숍이나 공원에서 만났다. 둘이 만나면 특별히 하는 일없이 공원을 산책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헤어진다. 그가 의식적으로 자매들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강철에 대한 이야기나 학과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지나도 그에게 친구들 이야기나 수혼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만 했다. 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 존재하는 듯 했다.
지나는 억지로 밥을 먹고 수혼의 집을 나온다. 차라도 한잔하며 놀다가라는 자매를 뿌리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의 집에 더 있음............눈물이 날 것 같았다. 수혼은 지나를 바라다 준다며 자신의 옆에서 걷고 있었다. 이 사람..........자신이 사랑사람. 그가 옆에 있음에도 마음이 춥다.
택시 안............백미러로 그가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보인다. 또 그와........이렇게 헤어져 혼자가 된다. 지나는 멍하니 택시의 유리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 초라한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다시 혼자가 된 자신의 초라한 모습........
수혼은 그녀가 타고 터난 택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택시는 곧 자신의 시아에서 살아졌다. 그녀.......그녀가 말없이 떠났다. 가슴한구석이 아련하게 쓰려온다. 그때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아주었다. 옆을 보니 미희가 있었다. 작고 아름다운 여인..............
“그분 사랑하죠..........그럼 잡으세요. 당신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제 가슴도 아파요.”
미희의 한 마디.......그녀들에게 미안하다. 수혼은 미희의 잡은 손을 꼭 잡아주었다. 미희, 미나를 위해서도......................................지나는 잊어야 한다.
수혼은 수업이 끝나고 청량리로 향하고 있었다. 호식에게 지시한지 오늘로써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호식은 오교수의 남편과 내연의 여자를 청량리에 구금했다고 했다. 지금은 쓰지 않는 미희, 미나 자매가 지내고 있던 업소를 약간 개조해서 그곳에 두 사람을 각자 구금한 것이다.
수혼이 588에 도착하자 몇몇 업소주인들이 수혼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청량리 일대를 장악한 천랑파는 어둠의 천사가 관리할 때 보다 장사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어둠의 천사가 관리했을 때는 강철파나 성철파의 끝없는 공격을 받았지만 천랑파가 관리하고부터는 청량리를 건드리는 놈이 없었다.
수혼은 업주들에게 눈인사만하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업소에 도착하자 노파, 지금은 수혼의 장모가 된 여인이 수혼을 반갑게 맞이한다. 수혼도 장모에게 인사를 했다.
“안에서 영감하고 호식이가 기다리고 있네..........얘들은 잘 지내고 있지.”
“예~ 잘 있습니다. 요즘은 책도 읽고, 쇼핑도 하고 사회생활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어요.”
“그래~..........그래야지. 미나년은 아직도 자네에게 그러나.”
“아닙니다. 요즘은 미희처럼 정답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치~ 그년이 곁으로만 쌀쌀맞지 속은 따뜻한 년이야........하이구~ 주책은 어서 들어가 보게”
“예~ 집에 자주오세요. 자매들도 장모님 보고 싶어 합니다.”
“잘 살고 있음 된 거지........그래 한번 찾아가 보겠네.”
수혼이 안으로 들어서니 호식과 지금은 장인이 된 유상길이 수혼을 맞이한다. 이 두 사람이야 말로 천랑파를 실제적으로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다. 수혼은 이들이 있기에 조직의 일을 잊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한명은 천랑파의 무술교관이면서 청량리를 관리하는 유상길........한명은 수혼의 오른팔이며 신촌과 종로를 관리하는 김호식이다.
“왔나.........얼굴보기 힘드네.”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죄송합니다.”
“허허허~ 무슨 소리. 자네가 천랑파의 주인 아닌가. 인사드려야 할 사람은 나지.”
“장인어른이 그리 말씀하시면 더 송구스럽죠..........요즘은 별다른 일 없죠.”
“청량리, 종로, 신촌 모두 조용해. 그리고 아이들 실력도 향상되었네. 요즘은 천랑파에 들어오겠다는 놈들이 많아서 귀찮을 지경이야.”
“지금 현재 인원이 얼마나 됩니까?”
“처음 천랑파 21명에 우리 어둠의 천사 12명(2명은 월아문 소속 여인)으로 시작한 것이, 구역이 늘어나고 일손이 부족해 아이들을 받기 시작해서 지금은 60명이 넘어. 그것도 실력 없는 놈들은 걸려내고 한가락씩 하는 놈들만 받아서 그러지 비조직원까지 합치면 200여명이 넘지”
“그........그렇게 많아요.”
“천랑은.......60명은 정예 병력을 말씀하신거야. 200명은 예비조직원숫자고, 지금이라도 천랑이 명령하면 아무리 못해도 천명은 집합할 거야. 천랑은 이미 밤의 세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라고. 밤의 세계에 있는 놈들은 천랑의 얼굴은 몰라도 천랑이란 이름은 모두 알고 있을 정도야.”
“으~~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 너지~~ 네가 소문냈지.”
“아냐~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허허허~ 호식이 말이 맞네. 그냥 입에서 입으로 전해 진거네. 강철파나 성철파에 속한 놈들도 자네의 존재를 아는데 소문이 안 나면 이상하지. 자자~ 이야기는 그만하고, 저 안에 있는 녀석들은 어떻게 처리할 건가? 자네 말대로 구금만하고 있는데.......”
“저들의 상태는 어때요.”
“둘 다 미치기 일보직전이야. 여자는 반쯤 미쳤고, 남자 놈은 자포자기 상태야.”
“서류는 다 받았어요.”
“호식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두 받았더라고”
“어떻게 했어. 순순히 써줄 놈이 아니잖아.”
“킥킥킥~~ 한 놈 같이 들어가서 반쯤 죽었지. 우린 연기로 했는데 반지에 오줌을 질질 싸면서 겁을 먹고는 서류 확인도 안하고 서명하던데.........나중에 내용을 알려주니 죽으려고 하더군.”
“직접 때린 건 아니지.”
“당연하지........같이 들어간 녀석이 연극하던 놈이라 연기가 죽이더라고, 죽는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는데 나도 녀석이 죽는 줄 알았어. 보고 있는 녀석이야 오죽했겠어.”
“한번 들어가 보자.”
수혼은 먼저 남자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문이 열리고 수염이나 머리칼이 지저분하고 옷도 대충 걸친 40대 남자가 있었다. 수혼이 들어서도 남자는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바라본다. 수혼은 남자를 보고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정숙을 위한 길이지만........한 남자를 너무 망가트리는 것은 아닌지..........남자는 수혼을 보고 뒤에 문이 열려있자 수혼에게 달려왔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전 아무잘못도 없어요. 제가 가진 것도 다 가져가지 않았습니까? 제발 목숨만........예~”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하면 체면이고 나발이고 살기위해 발버둥친다.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노인들의 말이 3대 거짓말에 속한다. 태어나서 거짓말 한번도 안했다는 말이 최대의 거짓말이고, 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이 두 번째 거짓말이다.
“누가 죽인다고 했어요.”
“그........그럼 살려주시는 겁니까?”
“아저씨가 몇 가지 약속만하면 보내드리죠.”
“말씀만 하세요. 무슨 약속이라도 하겠습니다.”
“일단 몇 가지 말씀드리죠. 아저씨의 전 재산은 부인명의로 넘어갔어요. 또한 회사경영권도 부인 앞으로 넘어갔죠. 아저씨가 우리가 할일에 대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면........하세요. 그럼 우리는 아저씨를 간통으로 고소하겠습니다.........아~ 물론 그전에 한번쯤은 우리 얼굴을 다시 보게 되겠죠. 그런 일이 발생하면 슬픈 일이 벌어져요. 제 부하들은 저처럼 자비롭지 않거든요.”
“부인(?).........마누라..............마누라가 시킨 일이요.”
“부인께서 특별히 부탁한 일이죠. 앞으로 부인께 잘하고 사세요. 만일 다시 한번 부인 눈에 눈물 보이게 하면..............그때는 구금이 아니라 한강고기밥이 될 수도 있어요.”
“헉~~..........알겠습니다.”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가세요.”
남자는 수혼이 길을 비켜주자 밖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때 문 앞에 호식이 나타나 남자의 어깨의 잡는다.
“아저씨..........운 좋네, 다음에는 웃는 얼굴로 만나~”
남자는 호식의 징그러운 웃음을 보자 몸을 부들부들 떤다. 호식이 얼마나 심하게 했으면 호식의 말만 들어도 겁을 집어먹는다. 호식이 놓아주자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그냥 보내도 괜찮아. 경찰에 알리기라도 하면 우리가 곤란한데”
“자기도 약점이 있으니 경찰에 알리지는 못할 거야.”
“하긴~~ ...................여자는 어떻게 할 거야.”
“가족에게 연락해서 끌고 가라고 해~”
“저~~ 근데........약간 곤란한 문제가 생겼는데........”
“무슨 일~”
“두철이 놈이..........그놈이 여자를 덮친 모양이야.”
“뭐~ 차두철이.........내가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글쎄~~ 그년이 두철이를 유혹한 모양이야. 두철이가 그년을 감시하고 있었는데.......야밤에 먹을 것 주다가 그만~~........문제는 두철이 놈이 여자에게 빠진 거야.”
“기가 막히네. 여자가 그렇게 매력적이야. 허참~~”
“남자새끼가 빠질 만도 해. 천랑도 사진 봤지.”
“휴~~ 두철이 보고 책임지라고 해~ 여자 집에 대려다 주고 정식으로 인사하고 사귀라고 해”
“정말~ 그래도 돼~”
“지가 저지른 일이니 끝까지 책임져야지.”
“알았어. 두철이 녀석 입 찢어지겠네.”
수혼은 정숙을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녀의 남편은 어제 집에 폐인이 되어서 돌아왔다. 그는 정숙에게 무조건 빌고 또 빌었다. 정숙은 수혼이 남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남편의 태도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정숙은 당장 수혼에게 전화를 했고, 오늘 학교 밖에서 둘이 마주한 것이다.
“어떻게 한거야. 남편이 너무 틀려졌어.”
“집에 돌아간 모양이죠. 어때요.”
“이상해~, 내말이라면 벌벌 떨어.........용서해 달라느니, 앞으로 당신만 바라보고, 당신만 사랑한다느니 평소에 하지도 않던 말만하고 다른 사람 같아.”
“쩝~ 좀 심하게 했나. 하여튼 이제 다시는 바람은 피지 못하겠죠. 자~ 이거 받으세요.”
수혼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정숙에게 주었다. 서류를 받아든 정숙은 하나하나 확인하다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남편의 전 재산이 자신 명의로 이전된 서류 들이다.
“남편 앞으로는 이제 한 푼도 없습니다. 회사 경영권도 누님 앞으로 넘어갔죠.”
“허~ 그 사람이 순순히 도장 찍었단 말이야?”
“좀 과격한 방법을 사용했죠......................앞으로 남편에게 잘해 주세요.”
“내가?.............하여튼 고마워. 근데 회사를 내가 어떻게 경영해.”
“일단 제가 인테리어업자를 소개해 드릴게요. 제가 관리하는 업소를 인테리어하는 업체들인데 제가 소개하면 그 회사 물건을 팔아주겠죠........일단은 누님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경영하게 하다가 적당할 때 남편 분에게 돌려주세요.”
“동생이 관리해주면..........동생은 공부해야지.”
“아는 사람 없어요.”
“동생에게 부탁해야지~”
“그래요~ 제가 도와줄 일 있으면 말씀하세요.”
“아니야~ 고마워.........참 여자는(?)”
“딴 놈하고 붙었어요.”
“뭐~ 할 말이 없군. 동생한테 신세만 지고........앞으로 내가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 알았지.”
“예~”
비도 오고 마음도 울적하고........
주인공 수혼 놈은 말도 안 듣고........지 멋대로 개강하더니 오교수 찾아가서 사건이나 만들고.......글을 쓰다보면 주인공이 멋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요코는 다음 편에 등장하겠네요.
- 붉은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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