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잠시 쉬어가는 막간극------1
[ 시작하기에 앞서서..........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무림의 역사에서 무림맹이 존재한 기간은 사실 그렇게 길지가 않았다. 그것이 내부이든 외부이든 무림이 뒤흔들릴 정도의 위험이 닥쳤을 때, 무림맹이 세워지곤 했지만, 위험이 사라진 이후에는 바로바로 해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오백여년 전, 다시 만들어진 이유로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바로 해체되지 않고, 조직과 틀을 유지한 체, 지금까지 내려져 오게 되었다. 뭐, 그 힘까지 이어져 내려온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무림이 뒤흔들릴 정도의 위험이 닥쳤을 때면 어김없이 구성되어지곤 한 것이 무림맹이었지만, 위험이 끝나면 또한 어김없이 해체되곤 했던 것 또한 무림맹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백여년 전에 만들어진 이후로 해체되지 않고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긴 했지만, 무림에 환란이 닥치지 않은 이상은 무림맹은 그저 있으나 마나한 조직에 지나지 않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20여년전, 혈교지겁이네 혈교대란이네 하면서 불리던 대혈겁 이후, 무림맹은 또다시 있으나 마나한 처량한 조직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무림은 대혈겁 이후, 유사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더한 태평성대.........
“ ........의 시기지. 암! 그렇구 말구. 현경을 넘어서 생사경을 바라보고 있다는 일황에, 현경을 바라보고 있는 삼제, 그 삼제와 비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왕에, 그에 준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선칠기까지!
그 뿐인가?! 대혈겁 이후, 정심정진한 구파일방의 힘은 그 어느때보다도 막강한 상태이며, 팔대세가를 비롯한 군소방파들의 힘 또한 구파일방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막강한 힘을 갖추고 있는 상태! 사파 또한 마찬가지!! 사왕중 녹림왕이 맹주로 있는 녹림십팔채는 전국의 산을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수룡왕이 맹주로 있는 장강이십팔채 또한 강과 바다의 지배자!! 그야말로 무림의 황금시대라 할만한 시기이지. 암! 그렇구 말구! “
...........................
“ 응?! 아, 미안, 미안. 듣다보니 흥이 나서 나도 모르게 그만 끼어들고 말았넹. 미안, 미안. 나 입다물고 있을테니깐 계속해, 계속해. ”
...............................
암튼, 무림은 지금 황금시대라 불려도 부족할 정도로 태평시대를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태풍전의 고요일지도 몰랐다. 실제로, 요 몇 년 새에 수상쩍은 무리들의 움직임이 몇 번 포착돼, 무림맹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십 여년 전부터 어쩌다 생기던 정파와 사파와의 다툼이 요 근래 들어 급격히 잦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무림맹에서 수상쩍은 무리들을 발견하고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정체가 무엇이며, 본거지는 어디인지 밝혀낸 것이 하나도 없었고, 또한 그들로 인하여 이렇다 할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무림맹 내에서조차도 슬슬 회의론이 나돌고 있었다.
“ 하긴, 무림맹 입장에서나 수상쩍은 무리지, 그들은 무림하곤 전혀 관계없을지도 모르니깐 말이야. 그렇다고 딱히 이렇다 할 사건도 없었고. 괜시리 그들을 찾는다고 하면서 인력 낭비하지, 자금 낭비하지.... 하느니, 그 인원과 자금으로 다른 일을 하는 게 훨 낫지. 뭐, 정파와 사파의 다툼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구. 안그래?! ”
....................
“ 그렇잖아. 정파와 사파가 다툰 게 뭐 하루 이틀 새인가..... 만나기만 하면 서로 못잡아 먹어서 으르렁대는 게 정파와 사파인데, 안.......그래? ”
..............하아.......!
“ 하하..... 미안, 미안. 내가 또....... 하하..... 정말 미안........ ”
......... 암튼, 분명한 것은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는 당금의 무림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암.....
“ 암운의 그림자!! 거 아주 좋은 표현이로군, 그래. 음. 좋아. 맘에 들었어. ”
...........
“ ... 헛! 이런이런.... 내가 또..... 저기, 있잖아........ 미안, 미안. ”
....................
“하하.....정말 미안하다니깐........ ”
...............................
“ ......에이, 삐졌수? 응?! ”
................... 안삐졌어!
“ 에이, 삐졌구만. 뭘 그런걸 가지구 삐지구 그러슈?! ”
안삐졌다니깐!!!
“ 윽! 귀청이야! 알았수, 알았수! 안삐졌다고 할테니깐 걍 넘어가기루 합시다! ”
넘어가긴 뭘 넘어가!! 안삐졌다니깐!!!
“ ....... ”
귀 막고 있지마! 왜 귀를 막는 건데!!!
“ 윽...! 알았수, 알았수! 내가 잘못했소! ”
..... 진즉에 그럴 것이지. 암튼 나 얼렁 글 올려야 하니깐 방해하지마! 한번만 더 방해했다간 기냥....!!!
“ 아, 알았수! 근데, 말이유. 작가양반도 넘한다고 생각지 않수?! ”
....... 내가 뭘?!
“ 아니.... 날 OOOO 역으로 등장시켜준다고 불러놓고는,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었잖수? ”
....... (뜨끔! )
" 더군다나 날, oooo 으로 설정해 놓구는 가만이 있으라니! 이게 바로 고문이 아니고 뭐겠수?! “
......... 으.... 그거야....난, 걍 후다닥 글 올리고 담 편에 널 등장시킬라구 그랬징..... 하하하.....
“ 하! 그러셨수?! ”
........ 알았어, 미안! 사과할께.
“...... 정말이유?! ”
응. 정말.
“ 그렇담, 날 이렇게 등장시키는 건 어떻수? ”
하하....... 어떻게....?!
“ 이래뵈도 내 역할이 OOOOO 잖수! 그러니깐, 음.....! 아! 뭐, 작가들이 악당역을 등장시킬 때 가장 많이 쓰는, 가장 흔한 방법이긴 하지만, 군소방파부터 계집아이와 꼬맹이들은 싸그리 죽여버리고, 개와 닭과 소는 싸그리 구워버리는 거! 이거 어떻수? ”
..........(이거, 내가 사람을 잘못 고른 거 아닐까?! ㅡㅡ;; )
저기, 개와 닭과 소는 왜 굽는 건뎅?
“ 거야, 힘쓰느라 수고했으니, 수하들한테 먹여야 할 거 아뇨?! ”
....... ㅡㅡ;;
“ 왜?! 맘에 안드슈? 그럼, 이 방법은 어떻수?! ”
.........( 부담스런 시선으로 보지마라.... 하아.....)
알았어. 들어줄테니깐 말해 봐.
“ 하하! 역시, 맘에 드는 작가양반이라니깐. 그러니깐 말이유. 왜, 이번에 하남 숭산 소림사에서 무림영웅대회인가 뭔가 열리잖수? 구구절에.... 그때, 첩자들을 보내서 우물이란 우물엔 전부 다 독을 풀어버리는 거유. 물론, 음식과 술 등에다가도 말이유. 그리고, 정파와 사파나부랭이들이 독에 걸려 시름하고 있을 때, 불화살로 화공을 가한 후에, 싸그리 몰살시키는 거유! 어떻수?! 기막힌 방법이지 않수?! ”
.......( ㅡㅡ;;; 대책 없는 놈일세. 아무래도 잘못고른 듯 한데, 이제와서 물릴 수도 없궁... 아놔.... )
“ 아님, 이 방법은 어떻수?! 이것도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인데.... 요즘 정파와 사파 나부랭이들이 자주 다투고 있잖수?! 그걸 이용해서 서로 이간질을 시키는 거유. 그래서 정파와 사파 나부랭이들이 실컷 싸우게 만든 후, 지쳤을 때쯤 해서 등장해서 양쪽 다 싸그리 전멸시켜 버리는 거유. 캬아~! 정말 기막힌 방법이지 않수?! ”
,,,,,,,,,,, (하아... 그래, 정말 기막힌 방법이다. 아놔.... 이걸 어쩐다...... )
“ 것도 아님 그냥 OOOO에 맞게 힘으로 싸그리 전멸시켜 버릴까나....아니야. 이러면 손실이 너무 크단 말야. 음... 어떻게 할까나.......이보슈, 작가양반! 뭐, 좋은 방법 없수? ”
...... ( ㅡㅡ;; )
저기... 그냥 조용히 등장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님... 아! 그게 낫겠다. 무림영웅대회에서 OOOO 대표로 등장해서 정파든 사파든 다 물리치고, 니가 우승을 차지하는 거야! 그래, 그게 가장 좋겠다!
“ 그건, 내가 싫수!! ”
......(윽....! )
왜?!
“ 그건, 내가 힘써야 하잖수?! 수하들 많은데, 미쳤다고 내가 힘을 쓰겠수?! 기냥 OOOO 답게, 군소방파부터 시작해서 노인네들은 물론 꼬맹이와 계집들까지 싸그리 몰살시켜 버리구 말라우. 그게 가장 낫겠수. 생각해 보니, 독 쓰는 건 골치아프고, 화공은 귀찮구.... 그냥 그렇게 할라우. 그렇게 알구, 날 그렇게 등장시켜 주소! ”
.........( 아! 진짜, 대책없는 넘일세. 골라도 어찌 이런 놈을 골라가지고설랑은....)
저기.... 그러지 말고... 그냥 내 말대로 하면 안될까? 응?!
“ 싫수다. 이래뵈도 내가 명색이 OOOO 인데, 체면이란 게 있잖수! 그냥, 내가 말한 대로 등장시켜 주소! ”
..... 진짜 싫어?
“ 그렇수. ”
진짜루?
“ 진짜루! ”
꼭 그렇게 등장해야겠어?
“ 끄덕끄덕! ”
.......만약 내가 싫다면.....?!
“ 나 갈라우. 붙잡지 마슈! ”
아, 알았어, 알았어. 등장시켜 줄께!
.........(하아...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
대신, 시기와 방법은 내가 결정한다. 어키?
“ 알았수. 그럼, 난 그렇게 알구 볼일이나 보러 가겠수. ”
.......( 휴우....! )
“ ........가 아니구. 방법은 내가.......... ”
.........응?! 뭐라구?! 안들려~~!!
“ ...대로 해.... 주..... ”
응?! 뭐라구?! 내가 알아서 하라구?! 응! 알았더!
( 휴.... 이걸로 일단 마무리 됐궁....... )
.........암튼, 그래서.....에........... 음......... 아...........
바로 갑니다..................(하아.......!)
“ 아악~~!! 망할 글쟁이 양반 같으니라구!! 악~~!! 젠장 ! 젠장~~~!! 내가 왜 OOOO 역을 수락했을까. 아악~~!! ”
후원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고함소리에, 함백은 창백한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의원을 향해 물었다.
“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
“ 저기, 그것이........ ”
잠시 주저하던 의원이 품에서 뭔가를 꺼내 함백에게 건네주었다.
“ ...........!!! ”
굳은 표정으로 의원이 건네준 것을 잠시 바라보던 함백은 그것을 품에 넣고는 다시 의원에게 물었다.
“ 그래, 증상이 뭔가? ”
“ 저, 그것이.... 신의께서 직접 오시지 않는 이상 결코 말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
의원은 무척이나 송구스런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 무리도 아니겠군. ’
버럭버럭 고함을 질러대는 그가 진짜로 ‘그곳’에서 왔다면, 눈앞의 의원이 저러한 표정을 짓는 것은 당연할 지로 모른다.
“ 괜찮네. 내가 가볼테니, 걱정하지 말게나. ”
“ 예, 어르신. ”
대답은 했지만, 의원은 그래도 안심이 안됐는지, 멀어져가는 함백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안채로 달려갔다.
“악~~!! 악! 악! 아~~~~~~악~~~~~~~!!!! 헥.....! 헥....! ”
가만히 검지로 귀를 막고 있다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다 숨이 막히는지, 헥헥대는 상전에게, 그는 귀를 막고 있던 손가락을 빼내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이제 화가 다 풀리셨는지요? ”
그 소리에, 상전이 고래를 홱~! 쳐들고 사나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는 얼른 다시 양손 검지로 귀를 틀어막아버렸다.
“ 풀려?! 뭐가?! OOOOOOO 가 OOOOOOOO 됐는데, 너같으면 풀리겠냐?! 풀리겠어?! 앙?! 귀 막지마!! 당장 손 빼!! ”
추상같은 불호령이지만, 그에게는 일상다반사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명령에 거슬렸다간 두고두고 귀찮게 굴 게 뻔하기에, 명령은 고이 따르는 게, 나중을 위해서도 좋다. 귀를 막고 있던 손가락을 빼면서,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래도, 여긴 성수산장입니다. 주인을 생각해서 조금은 조용히 하시는 게....... ”
“ 흥! 이 정도면 얌전히 있는 거잖아! 생각 같아서는 신의만 남기고 다 쓸어버리고 싶구만. ”
자신의 상전이라면 분명, 그러고도 남는다.
“ 그래도......... ”
좀 더 자중해 달라고 말하려는데, 문이 열리면서 함백이 들어왔다.
‘ 호오....! 이 노인이 성수신의이자 의선 함백이로군. ’
마치, 신선 같은 청아한 용모의 함백의 모습에, 그는 속으로 내심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상전도 함백의 모습에 조금은 감탄했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안으로 들어선 함백은 내심 감탄했다.
방안에는 20대 중반과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두 명의 사내가 있었는데, 둘 다 용모가 시원시원하고 훤칠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은연중 풍겨오는 기세가 결코 예사롭지가 않았다.
“ 환자는 자네로군. ”
그는 흠칫 놀랐다. 들오자마자 잠시 보더니, 환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밝혀내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상전을 서슴없이 ‘자네’ 라 불렀기 때문이었다. 그는 슬그머니 자신의 상전을 살폈다. 여차해서 말리거나, 도망가기 위해서였다.
‘ 어라.....? ’
하지만, 왠일인지 자존심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자신의 상전은 화내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은 듯 미소까지 띠며 입을 열기까지 했다.
“ 하하하~! 과연.....! 모두에게 공평한 신의로군. ”
그는 자신의 상전이 혹시 ‘그 병’ 때문에, 머리가 살짝 맛이 간 게 아닌가 싶었다.
“ 그래, 무슨 병인지 알아보겠소? 고칠 수는 있겠소? ”
‘ 얼씨구?! 반 존대까지? ’
‘그분들’ 외엔 평생 존대라곤 해본 적이 없는 상전이 반존대까지 하다니..! 그는 이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져 들었다.
“ 괜히 신의라 불리는 게 아닐세. 그깟 ‘발!기!부!전! 이야 침 한방과 약 하나면 충분하다네. ”
‘빠직~! ’
왠지, 은근히 약올리는 듯 강조까지 하면서 말하는 듯 해, 오히려 그가 더 화가 났지만, 자신의 상전은 고칠 수 있다는 말에, 화는커녕 싱글벙글 웃기에 바빴다.
“ 감사하오. 감사하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
“ 딴 건 필요 없고... 그저, 다 나을때까지만 조용히 지내주게나. 그거면 충분하다네. ”
“ 역시, 신의. 알겠소, 알겠소. 내 다 나을때까지 쥐죽은 듯 조용히 지내리다. ”
아양까지 떠는 자신의 상전을 보며, 그는 내심 슬퍼졌다.
‘ 아....! 머리가 맛이 가더니, 저렇게 변해버리는 구나. ’
함백이 나가자, 그는 조용히 자신의 상전을 불렀다.
“ 공자님. ”
“ 응? 왜? ”
“ 저어... 머리는 괜찮으신지요....?! ”
“ .......... ”
‘ 퍼억~! ’
“ 윽...! ”
다행이 머리는 정상이었나 보다.
“ 흥! 남자에게 발기부전이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니가 아직 겪어보질 못해서 그런거야! ”
“ 그래도, 명색이 OOOO 이신데, 정파 나부랭이인 신의한테 너무 굽신굽신하실 것 까지야.... ”
“ 그럼, 너두 한 번 발기부전에 걸려볼래? 응?! ”
‘ 헉뜨! ’
그것만은 그도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싫었다.
“ 아닙니다. 방금 무슨 일 있었나요? ”
“ .... 흥! ”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어투로 넘어가자, 상전이 아니꼬운 듯 바라보았지만, 그는 딴 데를 보며 딴청을 피웠다. 이렇게 하면 흐지부지 넘어가버리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를 보던 상전이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다시 누군가를 욕하기 시작했다. 목소리를 낮춰서....
“ 암튼, 이 넘의 작가양반! 두고 봐! 오늘 일 가지고 두고두고 울궈먹을 테니깐. 그나저나..... ”
어떻게 울궈먹을지 고민하는 상전을 보며, 내심 속으로 한숨을 내쉬던 그는 난데없이 전서구가 눈앞에 펑~!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 뭐, 뭐야 이거?! ”
“ 뭐긴! 전서구지, 전서구. ”
“ ..........!! ”
더군다나, 그 전서구가 말까지 한다. 입이 떡~! 벌어지도록 놀란 그를 향해 전서구가 다그치기 시작했다.
“ 아, 뭐해?! 전서구 첨 봐?! 부리 아파! 빨랑 이 전서나 받기나 해! ”
다그치는 소리에 움찔한 그는 자기도 모르게 전서구 말대로 손을 뻗어서 전서구가 물고 있던 전서를 받아들었다.
“ 촌놈하고는... 암튼, 내 이래서 이런 촌구석까지 전서를 배달하고 싶지 않았다니깐. 에혀.. 내 신세도 참...”
촌놈이랜다.
“ 저, 저..,,, 공자님! 공자님!! ”
왠지, 억울하고 슬퍼져서 그는 자신의 상전을 부르며,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자신의 상전은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며 방안을 오가고 있었다.
“ 우워어~~억! ”
답답한 마음에, 괴성을 내며, 가슴을 탁 쳐보았지만, 전서구가 꼴깝떤다는 눈빛으로 째려보기만 했다.
“ 어이, 촌놈! 전서 확실히 전했으니깐 난 이만 간다. 잘 있어라, 촌놈아! ”
그러더니, 끝까지 촌놈이라 욕하면서 나타날 때 그랬던 것처럼, 펑~!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 꺼이....! 꺼이.......! ”
너무나 억울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는 전서를 상전에게 건네주었지만, 상전은 그의 분함과 눈물에는 관심이 없는지, 왠 전서인가 하는 궁금한 얼굴로 전서만 읽기 시작했다.
[ 안녕, 나 작가여. 생각해 보니, 아직 못다한 말이 있어서 이렇게 전서구를 보냈다. 아! 전서구가 약간 건방지니깐 그 점 양해 좀 해줘. 아마, 속에서 열불이 날 정도일거여. ]
그 대목에서 상전 즉, 공자라 불린 이가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수하를 슬그머니 보더니, 모른 척 하고는 다시 전서를 읽기 시작했다.
[ 생각해 보니, 니 말이 맞어. 널 OOOO 으로 해줬는데, 정파나 사파 나부랭이들처럼 무림영웅대회에 출전해서 우승하라니.... 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방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방법은 어때? 지금 있는 곳이 성수산장이지? 치료 방법이든 뭐든 꼬투리를 잡는 거야. 그래서, 그걸 빌미로 성수산장 내에 있는 환자들과 의원들을 천천히 말려죽이는 거야. 물론, 신의와 그 가족들은 인질로 잡구 말이야. 아! 삼선까지 와 있으니깐 기왕이면 삼선까지 처리하든가, 아님 삼선을 세뇌시켜서 부려먹어도 좋구 말야. 세뇌시키는 거야 니가 대충 알아서 하구. 기왕이면 신의까지 세뇌시켜서 비약도 만들고, 신의를 이용해서 정파와 사파 나부랭이들한티 독이든 뭐든 먹여서 부려 먹는 거야. 그럼, 손도 안대고 코 푼 격이 되잖아. 어때? 기막힌 방법이지? 더군다나, 신의의 며느리와 손녀가 절색이라니깐, 남편이나 신의를 인질로 잡구 눈앞에서 강간하는 거야. 그것도 조금은 식상하니깐, 남편은 딸을, 신의는 며느리를 강간하게 하는 거야. 어때?! 기막힌 방법이지 않아?! 금, 그렇게 알구 담부턴 널 이렇게 등장시킬께. 기대해도 좋아. ]
편지를 다 읽고 난 공자는 왠지 두려워졌다.
‘ 이거이거 이넘의 작가 양반, 알고 보니 나보다도 더 사악한 넘이었잖아!!!! ’
공자는 조용히 자신의 수하를 불렀다.
“ 책사야! ”
“ 네. 꺼이...공자님... 꺼이..... ”
수하는 아직도 전서구한테 당한 게 분한 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아무래도 잘못 걸린 거 같다. 우리 계약서 파기하구 튀자. ”
“ 안돼요.... 꺼이..... ”
“ 왜?! ”
“ 이미 선금을 받았거든요. 꺼이, 꺼이....... ”
“ 돌려주면 돼잖아! ”
“ 것두 안돼요. ”
“ 왜?! ”
“ 출연료 받았다고 좋아하면서 진창 술마시는 데 써버렸었잖아욤! ”
“ 아....! 그랬었지, 참! ”
공자는 막막해졌다. 튀자니, 이미 늦었고, 그렇다고 출연하자니, 자신은 저정도로 막가고 싶지 않았다. 뭐, 작가양반이 일러준 거나, 자신이 생각한 거나 오십보백보요, 거기서 거기였지만, 그래도, 오십보 차이는 꽤나 크다! ....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 음... 어쩌지? ”
“ 꺼이.... 별 수 있나요... 꺼이... 기냥 출연하는 수밖에.... 꺼이..... ”
“ 아따, 그만 울고! ”
“ 넵! ”
“ 음... 그래도 이건 아니야. 음........! ”
한참을 고민하던 공자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 흐흐흐! 작가양반! 미안하지만, 당신 생각대로는 안될 거야! 아니, 오히려 당신 생각과 반대로 행동해 주고 말겠어! 두고 보라구! ”
“ 근데요, 공자님. ”
눈물을 그친 수하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 우리 소개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
“ 누구한테?! ”
수하가 슬그머니 당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 이분한테욤. ”
“ 음....... ”
잠시 고민하던 공자가 당신을 보며 말했다.
“ 음........ 우리는............에, 저는..... 나는......... ”
공자가 말을 질질 끌자, 수하가 다가와 슬그머니 다그친다.
“ 공자님~~! ”
“ 가만 있어봐, 좀..! 나도 자기 소개하는 건 첨이란 말야! 원래, 이런 건 작가가 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걸 왜 내가 하는 거냐구!!! ”
“ 별 수 없잖아욤. 이상한 작가양반한테 걸린 우리가 잘못이지,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ㅠ.ㅠ 얼렁 소개나 하구 후다닥 들갑시다. ㅠ.ㅠ ”
“ 그래, 그러자. 나두 쪽팔려서 더 이상 못있겠다. 잠시 쉬고 담 편부터나 등장하자. 흐흠. 흠! ”
다시 공자가 목소리를 가다듬으려는 듯 헛기침을 몇 번 하고선, 당신을 바라보더니.......
“ ................... ”
에, 당신을 바라보더니...........
“ ..................... ”
에, 그러니깐........... 당신을 바라보더니............
“ 담 편에 만나용~~~~~~~~~~!!!(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
“ 저기요, 공자님?! 그건 좀........ ”
“ 시꺼~! 얼렁 퇴장이나 해~~!! ”
................................????????????????
p.s : 늦어져서 지송함당.
그리고, 또 지송함당....
글이 자꾸 늦어질 듯.... ㅠ.ㅠ
[ 시작하기에 앞서서..........
야설은 야설일 뿐! 현실과 혼동하지 마십시오!!
만약,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접한 이후로 자신이 뭔가 달라졌다 싶으신 분은
잠시 야설이나 기타 등등을 멀리하시고, 운동으로 좀 더 정신을 가다듬으신 후에
다시 찾아 주십시오. ]
무림의 역사에서 무림맹이 존재한 기간은 사실 그렇게 길지가 않았다. 그것이 내부이든 외부이든 무림이 뒤흔들릴 정도의 위험이 닥쳤을 때, 무림맹이 세워지곤 했지만, 위험이 사라진 이후에는 바로바로 해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오백여년 전, 다시 만들어진 이유로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바로 해체되지 않고, 조직과 틀을 유지한 체, 지금까지 내려져 오게 되었다. 뭐, 그 힘까지 이어져 내려온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무림이 뒤흔들릴 정도의 위험이 닥쳤을 때면 어김없이 구성되어지곤 한 것이 무림맹이었지만, 위험이 끝나면 또한 어김없이 해체되곤 했던 것 또한 무림맹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백여년 전에 만들어진 이후로 해체되지 않고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긴 했지만, 무림에 환란이 닥치지 않은 이상은 무림맹은 그저 있으나 마나한 조직에 지나지 않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20여년전, 혈교지겁이네 혈교대란이네 하면서 불리던 대혈겁 이후, 무림맹은 또다시 있으나 마나한 처량한 조직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무림은 대혈겁 이후, 유사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더한 태평성대.........
“ ........의 시기지. 암! 그렇구 말구. 현경을 넘어서 생사경을 바라보고 있다는 일황에, 현경을 바라보고 있는 삼제, 그 삼제와 비등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왕에, 그에 준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선칠기까지!
그 뿐인가?! 대혈겁 이후, 정심정진한 구파일방의 힘은 그 어느때보다도 막강한 상태이며, 팔대세가를 비롯한 군소방파들의 힘 또한 구파일방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막강한 힘을 갖추고 있는 상태! 사파 또한 마찬가지!! 사왕중 녹림왕이 맹주로 있는 녹림십팔채는 전국의 산을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수룡왕이 맹주로 있는 장강이십팔채 또한 강과 바다의 지배자!! 그야말로 무림의 황금시대라 할만한 시기이지. 암! 그렇구 말구! “
...........................
“ 응?! 아, 미안, 미안. 듣다보니 흥이 나서 나도 모르게 그만 끼어들고 말았넹. 미안, 미안. 나 입다물고 있을테니깐 계속해, 계속해. ”
...............................
암튼, 무림은 지금 황금시대라 불려도 부족할 정도로 태평시대를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태풍전의 고요일지도 몰랐다. 실제로, 요 몇 년 새에 수상쩍은 무리들의 움직임이 몇 번 포착돼, 무림맹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십 여년 전부터 어쩌다 생기던 정파와 사파와의 다툼이 요 근래 들어 급격히 잦아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무림맹에서 수상쩍은 무리들을 발견하고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정체가 무엇이며, 본거지는 어디인지 밝혀낸 것이 하나도 없었고, 또한 그들로 인하여 이렇다 할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무림맹 내에서조차도 슬슬 회의론이 나돌고 있었다.
“ 하긴, 무림맹 입장에서나 수상쩍은 무리지, 그들은 무림하곤 전혀 관계없을지도 모르니깐 말이야. 그렇다고 딱히 이렇다 할 사건도 없었고. 괜시리 그들을 찾는다고 하면서 인력 낭비하지, 자금 낭비하지.... 하느니, 그 인원과 자금으로 다른 일을 하는 게 훨 낫지. 뭐, 정파와 사파의 다툼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구. 안그래?! ”
....................
“ 그렇잖아. 정파와 사파가 다툰 게 뭐 하루 이틀 새인가..... 만나기만 하면 서로 못잡아 먹어서 으르렁대는 게 정파와 사파인데, 안.......그래? ”
..............하아.......!
“ 하하..... 미안, 미안. 내가 또....... 하하..... 정말 미안........ ”
......... 암튼, 분명한 것은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는 당금의 무림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암.....
“ 암운의 그림자!! 거 아주 좋은 표현이로군, 그래. 음. 좋아. 맘에 들었어. ”
...........
“ ... 헛! 이런이런.... 내가 또..... 저기, 있잖아........ 미안, 미안. ”
....................
“하하.....정말 미안하다니깐........ ”
...............................
“ ......에이, 삐졌수? 응?! ”
................... 안삐졌어!
“ 에이, 삐졌구만. 뭘 그런걸 가지구 삐지구 그러슈?! ”
안삐졌다니깐!!!
“ 윽! 귀청이야! 알았수, 알았수! 안삐졌다고 할테니깐 걍 넘어가기루 합시다! ”
넘어가긴 뭘 넘어가!! 안삐졌다니깐!!!
“ ....... ”
귀 막고 있지마! 왜 귀를 막는 건데!!!
“ 윽...! 알았수, 알았수! 내가 잘못했소! ”
..... 진즉에 그럴 것이지. 암튼 나 얼렁 글 올려야 하니깐 방해하지마! 한번만 더 방해했다간 기냥....!!!
“ 아, 알았수! 근데, 말이유. 작가양반도 넘한다고 생각지 않수?! ”
....... 내가 뭘?!
“ 아니.... 날 OOOO 역으로 등장시켜준다고 불러놓고는,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체, 자기 할 일만 하고 있었잖수? ”
....... (뜨끔! )
" 더군다나 날, oooo 으로 설정해 놓구는 가만이 있으라니! 이게 바로 고문이 아니고 뭐겠수?! “
......... 으.... 그거야....난, 걍 후다닥 글 올리고 담 편에 널 등장시킬라구 그랬징..... 하하하.....
“ 하! 그러셨수?! ”
........ 알았어, 미안! 사과할께.
“...... 정말이유?! ”
응. 정말.
“ 그렇담, 날 이렇게 등장시키는 건 어떻수? ”
하하....... 어떻게....?!
“ 이래뵈도 내 역할이 OOOOO 잖수! 그러니깐, 음.....! 아! 뭐, 작가들이 악당역을 등장시킬 때 가장 많이 쓰는, 가장 흔한 방법이긴 하지만, 군소방파부터 계집아이와 꼬맹이들은 싸그리 죽여버리고, 개와 닭과 소는 싸그리 구워버리는 거! 이거 어떻수? ”
..........(이거, 내가 사람을 잘못 고른 거 아닐까?! ㅡㅡ;; )
저기, 개와 닭과 소는 왜 굽는 건뎅?
“ 거야, 힘쓰느라 수고했으니, 수하들한테 먹여야 할 거 아뇨?! ”
....... ㅡㅡ;;
“ 왜?! 맘에 안드슈? 그럼, 이 방법은 어떻수?! ”
.........( 부담스런 시선으로 보지마라.... 하아.....)
알았어. 들어줄테니깐 말해 봐.
“ 하하! 역시, 맘에 드는 작가양반이라니깐. 그러니깐 말이유. 왜, 이번에 하남 숭산 소림사에서 무림영웅대회인가 뭔가 열리잖수? 구구절에.... 그때, 첩자들을 보내서 우물이란 우물엔 전부 다 독을 풀어버리는 거유. 물론, 음식과 술 등에다가도 말이유. 그리고, 정파와 사파나부랭이들이 독에 걸려 시름하고 있을 때, 불화살로 화공을 가한 후에, 싸그리 몰살시키는 거유! 어떻수?! 기막힌 방법이지 않수?! ”
.......( ㅡㅡ;;; 대책 없는 놈일세. 아무래도 잘못고른 듯 한데, 이제와서 물릴 수도 없궁... 아놔.... )
“ 아님, 이 방법은 어떻수?! 이것도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인데.... 요즘 정파와 사파 나부랭이들이 자주 다투고 있잖수?! 그걸 이용해서 서로 이간질을 시키는 거유. 그래서 정파와 사파 나부랭이들이 실컷 싸우게 만든 후, 지쳤을 때쯤 해서 등장해서 양쪽 다 싸그리 전멸시켜 버리는 거유. 캬아~! 정말 기막힌 방법이지 않수?! ”
,,,,,,,,,,, (하아... 그래, 정말 기막힌 방법이다. 아놔.... 이걸 어쩐다...... )
“ 것도 아님 그냥 OOOO에 맞게 힘으로 싸그리 전멸시켜 버릴까나....아니야. 이러면 손실이 너무 크단 말야. 음... 어떻게 할까나.......이보슈, 작가양반! 뭐, 좋은 방법 없수? ”
...... ( ㅡㅡ;; )
저기... 그냥 조용히 등장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님... 아! 그게 낫겠다. 무림영웅대회에서 OOOO 대표로 등장해서 정파든 사파든 다 물리치고, 니가 우승을 차지하는 거야! 그래, 그게 가장 좋겠다!
“ 그건, 내가 싫수!! ”
......(윽....! )
왜?!
“ 그건, 내가 힘써야 하잖수?! 수하들 많은데, 미쳤다고 내가 힘을 쓰겠수?! 기냥 OOOO 답게, 군소방파부터 시작해서 노인네들은 물론 꼬맹이와 계집들까지 싸그리 몰살시켜 버리구 말라우. 그게 가장 낫겠수. 생각해 보니, 독 쓰는 건 골치아프고, 화공은 귀찮구.... 그냥 그렇게 할라우. 그렇게 알구, 날 그렇게 등장시켜 주소! ”
.........( 아! 진짜, 대책없는 넘일세. 골라도 어찌 이런 놈을 골라가지고설랑은....)
저기.... 그러지 말고... 그냥 내 말대로 하면 안될까? 응?!
“ 싫수다. 이래뵈도 내가 명색이 OOOO 인데, 체면이란 게 있잖수! 그냥, 내가 말한 대로 등장시켜 주소! ”
..... 진짜 싫어?
“ 그렇수. ”
진짜루?
“ 진짜루! ”
꼭 그렇게 등장해야겠어?
“ 끄덕끄덕! ”
.......만약 내가 싫다면.....?!
“ 나 갈라우. 붙잡지 마슈! ”
아, 알았어, 알았어. 등장시켜 줄께!
.........(하아...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
대신, 시기와 방법은 내가 결정한다. 어키?
“ 알았수. 그럼, 난 그렇게 알구 볼일이나 보러 가겠수. ”
.......( 휴우....! )
“ ........가 아니구. 방법은 내가.......... ”
.........응?! 뭐라구?! 안들려~~!!
“ ...대로 해.... 주..... ”
응?! 뭐라구?! 내가 알아서 하라구?! 응! 알았더!
( 휴.... 이걸로 일단 마무리 됐궁....... )
.........암튼, 그래서.....에........... 음......... 아...........
바로 갑니다..................(하아.......!)
“ 아악~~!! 망할 글쟁이 양반 같으니라구!! 악~~!! 젠장 ! 젠장~~~!! 내가 왜 OOOO 역을 수락했을까. 아악~~!! ”
후원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고함소리에, 함백은 창백한 얼굴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의원을 향해 물었다.
“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
“ 저기, 그것이........ ”
잠시 주저하던 의원이 품에서 뭔가를 꺼내 함백에게 건네주었다.
“ ...........!!! ”
굳은 표정으로 의원이 건네준 것을 잠시 바라보던 함백은 그것을 품에 넣고는 다시 의원에게 물었다.
“ 그래, 증상이 뭔가? ”
“ 저, 그것이.... 신의께서 직접 오시지 않는 이상 결코 말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
의원은 무척이나 송구스런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 무리도 아니겠군. ’
버럭버럭 고함을 질러대는 그가 진짜로 ‘그곳’에서 왔다면, 눈앞의 의원이 저러한 표정을 짓는 것은 당연할 지로 모른다.
“ 괜찮네. 내가 가볼테니, 걱정하지 말게나. ”
“ 예, 어르신. ”
대답은 했지만, 의원은 그래도 안심이 안됐는지, 멀어져가는 함백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안채로 달려갔다.
“악~~!! 악! 악! 아~~~~~~악~~~~~~~!!!! 헥.....! 헥....! ”
가만히 검지로 귀를 막고 있다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다 숨이 막히는지, 헥헥대는 상전에게, 그는 귀를 막고 있던 손가락을 빼내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이제 화가 다 풀리셨는지요? ”
그 소리에, 상전이 고래를 홱~! 쳐들고 사나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는 얼른 다시 양손 검지로 귀를 틀어막아버렸다.
“ 풀려?! 뭐가?! OOOOOOO 가 OOOOOOOO 됐는데, 너같으면 풀리겠냐?! 풀리겠어?! 앙?! 귀 막지마!! 당장 손 빼!! ”
추상같은 불호령이지만, 그에게는 일상다반사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명령에 거슬렸다간 두고두고 귀찮게 굴 게 뻔하기에, 명령은 고이 따르는 게, 나중을 위해서도 좋다. 귀를 막고 있던 손가락을 빼면서,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래도, 여긴 성수산장입니다. 주인을 생각해서 조금은 조용히 하시는 게....... ”
“ 흥! 이 정도면 얌전히 있는 거잖아! 생각 같아서는 신의만 남기고 다 쓸어버리고 싶구만. ”
자신의 상전이라면 분명, 그러고도 남는다.
“ 그래도......... ”
좀 더 자중해 달라고 말하려는데, 문이 열리면서 함백이 들어왔다.
‘ 호오....! 이 노인이 성수신의이자 의선 함백이로군. ’
마치, 신선 같은 청아한 용모의 함백의 모습에, 그는 속으로 내심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상전도 함백의 모습에 조금은 감탄했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안으로 들어선 함백은 내심 감탄했다.
방안에는 20대 중반과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두 명의 사내가 있었는데, 둘 다 용모가 시원시원하고 훤칠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은연중 풍겨오는 기세가 결코 예사롭지가 않았다.
“ 환자는 자네로군. ”
그는 흠칫 놀랐다. 들오자마자 잠시 보더니, 환자가 누구인지 단번에 밝혀내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상전을 서슴없이 ‘자네’ 라 불렀기 때문이었다. 그는 슬그머니 자신의 상전을 살폈다. 여차해서 말리거나, 도망가기 위해서였다.
‘ 어라.....? ’
하지만, 왠일인지 자존심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자신의 상전은 화내거나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분이 좋은 듯 미소까지 띠며 입을 열기까지 했다.
“ 하하하~! 과연.....! 모두에게 공평한 신의로군. ”
그는 자신의 상전이 혹시 ‘그 병’ 때문에, 머리가 살짝 맛이 간 게 아닌가 싶었다.
“ 그래, 무슨 병인지 알아보겠소? 고칠 수는 있겠소? ”
‘ 얼씨구?! 반 존대까지? ’
‘그분들’ 외엔 평생 존대라곤 해본 적이 없는 상전이 반존대까지 하다니..! 그는 이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져 들었다.
“ 괜히 신의라 불리는 게 아닐세. 그깟 ‘발!기!부!전! 이야 침 한방과 약 하나면 충분하다네. ”
‘빠직~! ’
왠지, 은근히 약올리는 듯 강조까지 하면서 말하는 듯 해, 오히려 그가 더 화가 났지만, 자신의 상전은 고칠 수 있다는 말에, 화는커녕 싱글벙글 웃기에 바빴다.
“ 감사하오. 감사하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
“ 딴 건 필요 없고... 그저, 다 나을때까지만 조용히 지내주게나. 그거면 충분하다네. ”
“ 역시, 신의. 알겠소, 알겠소. 내 다 나을때까지 쥐죽은 듯 조용히 지내리다. ”
아양까지 떠는 자신의 상전을 보며, 그는 내심 슬퍼졌다.
‘ 아....! 머리가 맛이 가더니, 저렇게 변해버리는 구나. ’
함백이 나가자, 그는 조용히 자신의 상전을 불렀다.
“ 공자님. ”
“ 응? 왜? ”
“ 저어... 머리는 괜찮으신지요....?! ”
“ .......... ”
‘ 퍼억~! ’
“ 윽...! ”
다행이 머리는 정상이었나 보다.
“ 흥! 남자에게 발기부전이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니가 아직 겪어보질 못해서 그런거야! ”
“ 그래도, 명색이 OOOO 이신데, 정파 나부랭이인 신의한테 너무 굽신굽신하실 것 까지야.... ”
“ 그럼, 너두 한 번 발기부전에 걸려볼래? 응?! ”
‘ 헉뜨! ’
그것만은 그도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싫었다.
“ 아닙니다. 방금 무슨 일 있었나요? ”
“ .... 흥! ”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어투로 넘어가자, 상전이 아니꼬운 듯 바라보았지만, 그는 딴 데를 보며 딴청을 피웠다. 이렇게 하면 흐지부지 넘어가버리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를 보던 상전이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다시 누군가를 욕하기 시작했다. 목소리를 낮춰서....
“ 암튼, 이 넘의 작가양반! 두고 봐! 오늘 일 가지고 두고두고 울궈먹을 테니깐. 그나저나..... ”
어떻게 울궈먹을지 고민하는 상전을 보며, 내심 속으로 한숨을 내쉬던 그는 난데없이 전서구가 눈앞에 펑~!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 뭐, 뭐야 이거?! ”
“ 뭐긴! 전서구지, 전서구. ”
“ ..........!! ”
더군다나, 그 전서구가 말까지 한다. 입이 떡~! 벌어지도록 놀란 그를 향해 전서구가 다그치기 시작했다.
“ 아, 뭐해?! 전서구 첨 봐?! 부리 아파! 빨랑 이 전서나 받기나 해! ”
다그치는 소리에 움찔한 그는 자기도 모르게 전서구 말대로 손을 뻗어서 전서구가 물고 있던 전서를 받아들었다.
“ 촌놈하고는... 암튼, 내 이래서 이런 촌구석까지 전서를 배달하고 싶지 않았다니깐. 에혀.. 내 신세도 참...”
촌놈이랜다.
“ 저, 저..,,, 공자님! 공자님!! ”
왠지, 억울하고 슬퍼져서 그는 자신의 상전을 부르며,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자신의 상전은 듣지 못했는지 여전히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며 방안을 오가고 있었다.
“ 우워어~~억! ”
답답한 마음에, 괴성을 내며, 가슴을 탁 쳐보았지만, 전서구가 꼴깝떤다는 눈빛으로 째려보기만 했다.
“ 어이, 촌놈! 전서 확실히 전했으니깐 난 이만 간다. 잘 있어라, 촌놈아! ”
그러더니, 끝까지 촌놈이라 욕하면서 나타날 때 그랬던 것처럼, 펑~!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 꺼이....! 꺼이.......! ”
너무나 억울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는 전서를 상전에게 건네주었지만, 상전은 그의 분함과 눈물에는 관심이 없는지, 왠 전서인가 하는 궁금한 얼굴로 전서만 읽기 시작했다.
[ 안녕, 나 작가여. 생각해 보니, 아직 못다한 말이 있어서 이렇게 전서구를 보냈다. 아! 전서구가 약간 건방지니깐 그 점 양해 좀 해줘. 아마, 속에서 열불이 날 정도일거여. ]
그 대목에서 상전 즉, 공자라 불린 이가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수하를 슬그머니 보더니, 모른 척 하고는 다시 전서를 읽기 시작했다.
[ 생각해 보니, 니 말이 맞어. 널 OOOO 으로 해줬는데, 정파나 사파 나부랭이들처럼 무림영웅대회에 출전해서 우승하라니.... 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방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방법은 어때? 지금 있는 곳이 성수산장이지? 치료 방법이든 뭐든 꼬투리를 잡는 거야. 그래서, 그걸 빌미로 성수산장 내에 있는 환자들과 의원들을 천천히 말려죽이는 거야. 물론, 신의와 그 가족들은 인질로 잡구 말이야. 아! 삼선까지 와 있으니깐 기왕이면 삼선까지 처리하든가, 아님 삼선을 세뇌시켜서 부려먹어도 좋구 말야. 세뇌시키는 거야 니가 대충 알아서 하구. 기왕이면 신의까지 세뇌시켜서 비약도 만들고, 신의를 이용해서 정파와 사파 나부랭이들한티 독이든 뭐든 먹여서 부려 먹는 거야. 그럼, 손도 안대고 코 푼 격이 되잖아. 어때? 기막힌 방법이지? 더군다나, 신의의 며느리와 손녀가 절색이라니깐, 남편이나 신의를 인질로 잡구 눈앞에서 강간하는 거야. 그것도 조금은 식상하니깐, 남편은 딸을, 신의는 며느리를 강간하게 하는 거야. 어때?! 기막힌 방법이지 않아?! 금, 그렇게 알구 담부턴 널 이렇게 등장시킬께. 기대해도 좋아. ]
편지를 다 읽고 난 공자는 왠지 두려워졌다.
‘ 이거이거 이넘의 작가 양반, 알고 보니 나보다도 더 사악한 넘이었잖아!!!! ’
공자는 조용히 자신의 수하를 불렀다.
“ 책사야! ”
“ 네. 꺼이...공자님... 꺼이..... ”
수하는 아직도 전서구한테 당한 게 분한 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아무래도 잘못 걸린 거 같다. 우리 계약서 파기하구 튀자. ”
“ 안돼요.... 꺼이..... ”
“ 왜?! ”
“ 이미 선금을 받았거든요. 꺼이, 꺼이....... ”
“ 돌려주면 돼잖아! ”
“ 것두 안돼요. ”
“ 왜?! ”
“ 출연료 받았다고 좋아하면서 진창 술마시는 데 써버렸었잖아욤! ”
“ 아....! 그랬었지, 참! ”
공자는 막막해졌다. 튀자니, 이미 늦었고, 그렇다고 출연하자니, 자신은 저정도로 막가고 싶지 않았다. 뭐, 작가양반이 일러준 거나, 자신이 생각한 거나 오십보백보요, 거기서 거기였지만, 그래도, 오십보 차이는 꽤나 크다! ....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 음... 어쩌지? ”
“ 꺼이.... 별 수 있나요... 꺼이... 기냥 출연하는 수밖에.... 꺼이..... ”
“ 아따, 그만 울고! ”
“ 넵! ”
“ 음... 그래도 이건 아니야. 음........! ”
한참을 고민하던 공자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 흐흐흐! 작가양반! 미안하지만, 당신 생각대로는 안될 거야! 아니, 오히려 당신 생각과 반대로 행동해 주고 말겠어! 두고 보라구! ”
“ 근데요, 공자님. ”
눈물을 그친 수하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 우리 소개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
“ 누구한테?! ”
수하가 슬그머니 당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 이분한테욤. ”
“ 음....... ”
잠시 고민하던 공자가 당신을 보며 말했다.
“ 음........ 우리는............에, 저는..... 나는......... ”
공자가 말을 질질 끌자, 수하가 다가와 슬그머니 다그친다.
“ 공자님~~! ”
“ 가만 있어봐, 좀..! 나도 자기 소개하는 건 첨이란 말야! 원래, 이런 건 작가가 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걸 왜 내가 하는 거냐구!!! ”
“ 별 수 없잖아욤. 이상한 작가양반한테 걸린 우리가 잘못이지,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ㅠ.ㅠ 얼렁 소개나 하구 후다닥 들갑시다. ㅠ.ㅠ ”
“ 그래, 그러자. 나두 쪽팔려서 더 이상 못있겠다. 잠시 쉬고 담 편부터나 등장하자. 흐흠. 흠! ”
다시 공자가 목소리를 가다듬으려는 듯 헛기침을 몇 번 하고선, 당신을 바라보더니.......
“ ................... ”
에, 당신을 바라보더니...........
“ ..................... ”
에, 그러니깐........... 당신을 바라보더니............
“ 담 편에 만나용~~~~~~~~~~!!!(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
“ 저기요, 공자님?! 그건 좀........ ”
“ 시꺼~! 얼렁 퇴장이나 해~~!! ”
................................????????????????
p.s : 늦어져서 지송함당.
그리고, 또 지송함당....
글이 자꾸 늦어질 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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