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목연연(?) 함연연(?) (3)
하지만……….
“ 용서하시오, 연매. 내 연형을 직접 찾아가 당신과 혼인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또 다시 당신을 잃어버리게 될까봐 두려워서 차마 그러지 못하고 그냥 서찰만 전하였더랬소. 만약…… 내가 직접 찾아갔더라면….. 그랬더라면…….. “
“……………. “
‘ 아아……..! ‘
함연연은 가만히 함연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20여 년동안 한결같이 변함없는 마음으로 자신만을 사랑해 준 사람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준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이 사람만큼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이 있었던가?!
함연연의 마음은 심란해졌다. 마치, 무언가의 중간에 끼여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거 같았다.
“ 오늘 해시(밤9-11시)에 무명 계곡 초입에서 연형을 만나기로 하였소. “
무명 계곡은 성수 산장이 자리한 성수 계곡의 반대편에 있는 계곡이었다.
“ …..!! 그래서요? “
“ 가서….. 연형을 만나보시오. 난…. 당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당신의 결정을 존중해 주겠소. “
“ ………… !! “
함연의 말은 함연연에겐 조금은 충격이었다.
“ 날… 붙잡지 않으실 건가요? “
날 사랑한다 하지 않으셨었던가요? 붙잡지는 못할 망정 어찌하여 저를 보내려 하시는 건가요? 당신의 사랑이 거기까지 였나요? 제가 흔들리지 않게 절 붙잡아 주셔야 하잖아요! 줄로 꽁꽁 묶어서라도 제가 못가게 절 붙잡아 놓아야 하잖아요!!
“ 난…… 당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핑계로 당신을 붙들고야 말았소. 좀 더 당신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어야 했었는데…… 내 욕심으로 인하여 당신에게 선택할 기회도 주지 못하고 당신을 구속해 버린 것이 가끔은 마음에 걸렸었다오. “
여자에게 있어서 그 만큼 첫 사랑은 소중했다. 더군다나, 함연은 옆에서 둘의 사랑을 직접 지켜 본 장본인이기도 했다. 친우가, 그녀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깨끗이 그녀를 단념하고 중이 되고자 절까지 찾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파혼 소식을 접하자마자, 함연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함연에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함연은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헤멨다. 천신만고끝에 그녀를 발견했을 때, 그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때, 함연은 그녀가 말리지 않았었다면, ‘군자검’ 이란 칭호를 버리고 잔인한 살귀가 되었을 뻔 했다.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 그녀를 산장으로 데려온 후 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를 찾았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주는 척 하면서 이제 그만 자신에게 와 달라고 은근슬쩍 떼를 쓰기도 하고, 온갖 감언이설로 유혹했다.
그녀와 혼인했을 땐, 세상을 다 갖은 듯 기쁘기 그지 없었지만, 가끔씩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질때마다 함연은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 좀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좀 더 그녀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었어야 했었던 것을….. ‘
함연은 그 같은 후회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그늘이 지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설혹, 그녀가 떠나간다 하더라도……..
“ ………… !! “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 함연연은 차마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려버렸다.
“ ……. 후회하실 거예요. “
“ 후회라면….. 벌써 하고 있다오. 하지만, 난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소. 내 욕심으로 인하여 당신을 다시 구속하고 싶지는 않소. 당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당신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오. 그러니, 이번에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후회없는 선택을 하시오. “
“ 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
뭔가가 속에서 북받쳐 올라 한 마디 쏘아붙이려던 함연연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었지만, 함연의 어깨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꽈악~! 주먹 쥔 두 손에서는 얼마나 세게 쥐었느지, 핏물이 조금씩 세어 나오고 있었다.
“…….. 반드시 후회하실 거예요. “
그 모습에 왠지 눈물이 나와, 함연연은 그 말만 하고는 서재를 나와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돌아온 함연연은 경대에 앉아 동경을 바라보았다. 동경 속에는 완연한 성숙미를 자랑하면서 묘하게도 색정을 풍기는 여인이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 넌… 어떻게, 할래, 아연아?(중국에서는 보통 이름 끝자 앞에 ‘아’ 자를 붙여서 이름을 부릅니다. 이를 테면, 이름이 연연이나 외 자로 호일 경우 ‘아연’ 이나 ‘아호’ 이런 식으로 칭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정이나 혹은 아주아주 절친한 친구 사이만 부를 수 있는 칭호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 많이 바뀌긴 하였지만, 아직도 쓰이고 있습니다. ) “
해시가 점점 다가옴에 따라 함연연은 옛 정인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이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스럽고, 괜시리 짜증이 나고 누군가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뇌리에선 옛 정인과 남편이 번갈아 가며 떠올라 마음을 더욱 심란하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 하지만……… ‘
환자를 돌보는 ‘진료원’ 에서 해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환자들에겐 이제 그만 진료원을 닫으니, 내일 다시 오라는 신호였고, 하루 종일 환자를 돌보던 의원과 의녀들에겐 하루 일과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 만나고 싶어….. ‘
이기적이라 해도 좋았다. 뭐라 욕해도 상관없었다. 떠나든, 남던지 간에 어차피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 속 깊이 진 응어리가 평생 풀리지 않을 거 같았다.
함연연은 엷게 화장을 하고, 정갈하면서도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머리를 곱게 틀어 올려 옥잠을 꽂았다. 방을 나서며 남편이 있는 서재쪽을 바라 보았다. 불은 켜져 있지 않았지만, 달빛에 의해 어렴풋한 남편의 윤곽은 확인할 수 있었다.
‘ ….. 후회하실 거예요. ‘
일각에 거친 경공술을 펼쳐 함연연은 무명 계곡의 근처에 당도한 함연연은 공력을 거두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 아………! ‘
멀리 있던 입구가 점점 가까워져 옴에 따라 함연연은 드디어, 옛 정인을 만난다는 기대감과흥분으로 인하여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몸조차 가늘게 떨려왔고, 보지까지 살짝 젖어왔다.
‘ 어떻게 변했을까?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그 동안… 잘 지냈을까…..? ‘
이런저런 말이 떠올랐지만, 무슨 말부터 해야할 지 여전히 떠오르지 않았다.
“ 아………… !!
함연연은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3장 앞에 그가 있었다. 자신의 인기척을 느꼈는지뒷짐지고 서 있던 그가 돌아보았다.
모습은 변함없었다. 아니, 중후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젊은 날,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습 그대로 간직한 체, 오히려 더 멋있어졌다.
“ ……………. !! “
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함연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두근거리는 가슴도 평소대로였고, 흥분으로 인해 떨렸던 몸도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이상하게시리 마음조차, 10년 묵은 체증이 가신 것처럼 홀가분해지고 시원해졌다.
‘ 왜 그런 걸까….? ‘
좀 전까지만 해도 곧 옛 정인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인해, 그렇게 두근거리던 가슴이었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보지까지 살짝 젖었을 정도였었는데……
함연연은 가만히 자신의 옛 정인, 연충소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자신의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는 너무나 멋있게 변해 있었다. 비록 40대의 중년인이었지만, 서찰에 적혔었던 것대로 탈명십삼검을 대성해서 그런지, 얼굴은 삼심대 초반으로 매우 젊어 보였다. 잘 차려 입고 이마에 영웅건을 두른 채, 저자에 나간다면, 그를 보고 가슴이 설레일 처녀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함연연의 마음은 여전히 차분하기만 했다. 멋지게 변한 그의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는 했지만, 그게 다였다. 함연이 너무 바빠 서재에서 밤을 새울 적이면, 묻어 두었던 옛 정인의 얼굴과 함께, 그와 함께 나누었던 뜨거운 성교가 떠올라, 눈물을 흘리며 밤잠을 설친 적도 있었는데….. 그런데……….
‘ 아…..! ‘
순간, 함연연은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한 때, 너무나 뜨겁게 불타 올라, 님이 아니면 죽을 것만 같았던 첫 사랑이 이제는 진정 소중한 추억이 되어, 마음 한 켠에서 고이 잠들었음을 깨달았다. 진정으로 사랑하였었기에, 원망도 해보고 미워도 해보았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추억으로 변해버렸다.
한 때,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이 멋진 남자를 사랑한 적도 있었지만, 더 이상은 아니었다. 지금은 그저 멋있게 생긴 남편의 친구일 뿐이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 함연연은 갑자기 함연이 보고 싶어졌다. 너무나도 보고 싶어서 눈물까지 다 나올 거 같았다.
‘ 아아….. 이 얼마나 어리석은 여자란 말인가….! ‘
여태껏 자신의 곁에 진실한 사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모르다가 이제야 그것을 깨닫다니…….함연연은 끝내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분량이 짧아서 지송합니다.
스토리만 대충 구성해 놓았다 뿐이지, 써 놓은게 없어서
대충 어느 정도 분량이 됐다 싶음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음엔 좀 더 긴 분량으로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 :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분량이 넘 짧더군요. ㅡㅡ;; ㅋ
하지만……….
“ 용서하시오, 연매. 내 연형을 직접 찾아가 당신과 혼인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또 다시 당신을 잃어버리게 될까봐 두려워서 차마 그러지 못하고 그냥 서찰만 전하였더랬소. 만약…… 내가 직접 찾아갔더라면….. 그랬더라면…….. “
“……………. “
‘ 아아……..! ‘
함연연은 가만히 함연을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20여 년동안 한결같이 변함없는 마음으로 자신만을 사랑해 준 사람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준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이 사람만큼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이 있었던가?!
함연연의 마음은 심란해졌다. 마치, 무언가의 중간에 끼여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거 같았다.
“ 오늘 해시(밤9-11시)에 무명 계곡 초입에서 연형을 만나기로 하였소. “
무명 계곡은 성수 산장이 자리한 성수 계곡의 반대편에 있는 계곡이었다.
“ …..!! 그래서요? “
“ 가서….. 연형을 만나보시오. 난…. 당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당신의 결정을 존중해 주겠소. “
“ ………… !! “
함연의 말은 함연연에겐 조금은 충격이었다.
“ 날… 붙잡지 않으실 건가요? “
날 사랑한다 하지 않으셨었던가요? 붙잡지는 못할 망정 어찌하여 저를 보내려 하시는 건가요? 당신의 사랑이 거기까지 였나요? 제가 흔들리지 않게 절 붙잡아 주셔야 하잖아요! 줄로 꽁꽁 묶어서라도 제가 못가게 절 붙잡아 놓아야 하잖아요!!
“ 난…… 당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핑계로 당신을 붙들고야 말았소. 좀 더 당신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어야 했었는데…… 내 욕심으로 인하여 당신에게 선택할 기회도 주지 못하고 당신을 구속해 버린 것이 가끔은 마음에 걸렸었다오. “
여자에게 있어서 그 만큼 첫 사랑은 소중했다. 더군다나, 함연은 옆에서 둘의 사랑을 직접 지켜 본 장본인이기도 했다. 친우가, 그녀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깨끗이 그녀를 단념하고 중이 되고자 절까지 찾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파혼 소식을 접하자마자, 함연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함연에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함연은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헤멨다. 천신만고끝에 그녀를 발견했을 때, 그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때, 함연은 그녀가 말리지 않았었다면, ‘군자검’ 이란 칭호를 버리고 잔인한 살귀가 되었을 뻔 했다.
간신히 이성을 되찾고, 그녀를 산장으로 데려온 후 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를 찾았다. 그리고, 그녀를 위해주는 척 하면서 이제 그만 자신에게 와 달라고 은근슬쩍 떼를 쓰기도 하고, 온갖 감언이설로 유혹했다.
그녀와 혼인했을 땐, 세상을 다 갖은 듯 기쁘기 그지 없었지만, 가끔씩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질때마다 함연은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 좀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좀 더 그녀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었어야 했었던 것을….. ‘
함연은 그 같은 후회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그늘이 지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설혹, 그녀가 떠나간다 하더라도……..
“ ………… !! “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 함연연은 차마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려버렸다.
“ ……. 후회하실 거예요. “
“ 후회라면….. 벌써 하고 있다오. 하지만, 난 당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소. 내 욕심으로 인하여 당신을 다시 구속하고 싶지는 않소. 당신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당신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오. 그러니, 이번에는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후회없는 선택을 하시오. “
“ 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
뭔가가 속에서 북받쳐 올라 한 마디 쏘아붙이려던 함연연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었지만, 함연의 어깨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고, 꽈악~! 주먹 쥔 두 손에서는 얼마나 세게 쥐었느지, 핏물이 조금씩 세어 나오고 있었다.
“…….. 반드시 후회하실 거예요. “
그 모습에 왠지 눈물이 나와, 함연연은 그 말만 하고는 서재를 나와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돌아온 함연연은 경대에 앉아 동경을 바라보았다. 동경 속에는 완연한 성숙미를 자랑하면서 묘하게도 색정을 풍기는 여인이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 넌… 어떻게, 할래, 아연아?(중국에서는 보통 이름 끝자 앞에 ‘아’ 자를 붙여서 이름을 부릅니다. 이를 테면, 이름이 연연이나 외 자로 호일 경우 ‘아연’ 이나 ‘아호’ 이런 식으로 칭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정이나 혹은 아주아주 절친한 친구 사이만 부를 수 있는 칭호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 많이 바뀌긴 하였지만, 아직도 쓰이고 있습니다. ) “
해시가 점점 다가옴에 따라 함연연은 옛 정인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이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스럽고, 괜시리 짜증이 나고 누군가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뇌리에선 옛 정인과 남편이 번갈아 가며 떠올라 마음을 더욱 심란하고 복잡하게 만들었다.
‘ 하지만……… ‘
환자를 돌보는 ‘진료원’ 에서 해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왔다. 환자들에겐 이제 그만 진료원을 닫으니, 내일 다시 오라는 신호였고, 하루 종일 환자를 돌보던 의원과 의녀들에겐 하루 일과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 만나고 싶어….. ‘
이기적이라 해도 좋았다. 뭐라 욕해도 상관없었다. 떠나든, 남던지 간에 어차피 한 번은 꼭 만나야 할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 속 깊이 진 응어리가 평생 풀리지 않을 거 같았다.
함연연은 엷게 화장을 하고, 정갈하면서도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머리를 곱게 틀어 올려 옥잠을 꽂았다. 방을 나서며 남편이 있는 서재쪽을 바라 보았다. 불은 켜져 있지 않았지만, 달빛에 의해 어렴풋한 남편의 윤곽은 확인할 수 있었다.
‘ ….. 후회하실 거예요. ‘
일각에 거친 경공술을 펼쳐 함연연은 무명 계곡의 근처에 당도한 함연연은 공력을 거두고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 아………! ‘
멀리 있던 입구가 점점 가까워져 옴에 따라 함연연은 드디어, 옛 정인을 만난다는 기대감과흥분으로 인하여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몸조차 가늘게 떨려왔고, 보지까지 살짝 젖어왔다.
‘ 어떻게 변했을까?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그 동안… 잘 지냈을까…..? ‘
이런저런 말이 떠올랐지만, 무슨 말부터 해야할 지 여전히 떠오르지 않았다.
“ 아………… !!
함연연은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3장 앞에 그가 있었다. 자신의 인기척을 느꼈는지뒷짐지고 서 있던 그가 돌아보았다.
모습은 변함없었다. 아니, 중후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이, 젊은 날,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습 그대로 간직한 체, 오히려 더 멋있어졌다.
“ ……………. !! “
하지만,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함연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두근거리는 가슴도 평소대로였고, 흥분으로 인해 떨렸던 몸도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이상하게시리 마음조차, 10년 묵은 체증이 가신 것처럼 홀가분해지고 시원해졌다.
‘ 왜 그런 걸까….? ‘
좀 전까지만 해도 곧 옛 정인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인해, 그렇게 두근거리던 가슴이었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보지까지 살짝 젖었을 정도였었는데……
함연연은 가만히 자신의 옛 정인, 연충소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자신의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는 너무나 멋있게 변해 있었다. 비록 40대의 중년인이었지만, 서찰에 적혔었던 것대로 탈명십삼검을 대성해서 그런지, 얼굴은 삼심대 초반으로 매우 젊어 보였다. 잘 차려 입고 이마에 영웅건을 두른 채, 저자에 나간다면, 그를 보고 가슴이 설레일 처녀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함연연의 마음은 여전히 차분하기만 했다. 멋지게 변한 그의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는 했지만, 그게 다였다. 함연이 너무 바빠 서재에서 밤을 새울 적이면, 묻어 두었던 옛 정인의 얼굴과 함께, 그와 함께 나누었던 뜨거운 성교가 떠올라, 눈물을 흘리며 밤잠을 설친 적도 있었는데….. 그런데……….
‘ 아…..! ‘
순간, 함연연은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소중한 추억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한 때, 너무나 뜨겁게 불타 올라, 님이 아니면 죽을 것만 같았던 첫 사랑이 이제는 진정 소중한 추억이 되어, 마음 한 켠에서 고이 잠들었음을 깨달았다. 진정으로 사랑하였었기에, 원망도 해보고 미워도 해보았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추억으로 변해버렸다.
한 때,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이 멋진 남자를 사랑한 적도 있었지만, 더 이상은 아니었다. 지금은 그저 멋있게 생긴 남편의 친구일 뿐이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 함연연은 갑자기 함연이 보고 싶어졌다. 너무나도 보고 싶어서 눈물까지 다 나올 거 같았다.
‘ 아아….. 이 얼마나 어리석은 여자란 말인가….! ‘
여태껏 자신의 곁에 진실한 사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내 모르다가 이제야 그것을 깨닫다니…….함연연은 끝내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번에도 분량이 짧아서 지송합니다.
스토리만 대충 구성해 놓았다 뿐이지, 써 놓은게 없어서
대충 어느 정도 분량이 됐다 싶음 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음엔 좀 더 긴 분량으로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 :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분량이 넘 짧더군요. ㅡㅡ;;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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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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