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은 곧 끝났고 곧 옆으로 굽어진 통로가 나타났다. 그 어둑한 그 밀로를 이현성은 더듬더듬 걸어갔다. 만일 향기의 유혹이 없었다면 그 어둡고 음습한 통로를 들어갈 엄두도 못 내었을 것이다.
백여 보쯤 갔을까?
‘이…이럴 수가!’
이현성은 두 눈을 휘둥그래 뜨며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그의 앞에 실로 상상도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거대한 지하공동(地下空洞)-!
사방 일 마장, 높이 백여 장쯤 되는 지하광장이 이현성의 눈앞에 벌려 있었다.
그 지하광장의 중앙, 집채만한 짐승의 뼈가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일종의 도마뱀같은 형상의 짐승뼈인데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무려 이십여 장에 달했다. 또한 가장 높은 가슴부위의 흉골은 굵기가 한아름이고 높이는 사오 장이나 되었다.
‘공룡(恐龍)화석이다! 이건 티라노사우루스인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현성의 눈이 반짝 이채를 발했다.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수없이 접한 적 있는 공룡의 뼈였다. 게다가 거의 아무런 손상없이 똑바로 서 있다는 것만 해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완벽한 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인가 뭔가 하는 곳에도 없을 거야!’
이현성은 경외감을 금치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 때 예의 그윽한 향기가 다시 이현성의 코끝을 간질렀다.
‘저기다! 저 가슴 사이에서 나는 향기다!’
이현성은 눈을 번뜩이며 공룡의 가슴 부위로 걸어 들어갔다.
마치 또 하나의 동굴 같은 공룡의 흉골, 그 가운데에 높직한 흙더미같은 것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 흙더미 꼭대기에는 하나의 기이한 풀이 자라고 있었다. 잎사귀는 전혀 없고 두툼한 가지만 하나 나 있는 형상의 풀…, 어찌 보면 지초(芝草)나 버섯의 일종같고, 또 어찌 보면 살아 있는 동물같기도 했다. 전체의 색깔은 새빨간 색인데 은은히 황금빛 광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예의 향기는 바로 그 괴이한 지초에서 풍겨 나오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그 지초는 무르익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설마 이건 말로만 듣던 영약! 일반인이 먹으면 무병장수(無病長壽). 무림인이 먹으면 절정고수!’
하지만 이현성은 그것이 먹어도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잠시 주저했다. 과연 뭔가 이상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데다 자신이 알고 있는 계양산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어쩌면 자신이 말로만 듣고 꿈에만 그리던 무림에 떨어진 지도 몰랐다. 떨어진 김에 총각딱지도 반쯤 떼고…. 하여튼 이 개연성없는 상황에 영약 따위가 뚝 떨어진 다고해도 말이 안 될 것은 없지만 영약이란 놈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원래가 독이 있는 것들이 울긋불긋 색깔이 예쁘다고 하지 않았던가. 또한 설사 진짜 영약이라 하더라도 잘못 먹었다가 골로 가면 어쩌란 말인가.
‘시… 시체(屍體)! 또냐!’
주저하던 이현성의 눈이 갑자기 부릅떠졌다. 그의 시야로 흙더미 옆에 누워 있는 한 구의 시체가 들어온 때문이다. 시체는 아주 오래전에 죽은 듯 앙상한 해골이 되어 있었다.
해골이 걸치고 있는 옷은 다 삭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으나 이현성의 눈에도 무림인의 복장으로 보였다. 게다가 그 시체의 옆에는 유치찬란하게도 은은한 홍광(紅光)을 흘리는 보홀(寶笏)이 하나 놓여 있었다.
이현성은 호기심이 생겨 그 보홀을 집어들려 허리를 숙였다. 이현성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보홀의 광채에 비친 바닥에 무언가 글씨같은 것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현성은 보홀의 보광을 빌어 바닥에 새겨진 글을 읽어보았다.
<하늘이 끝내 노부 열화지존(熱火至尊)을 버리는 도다! 천고영약(千古靈藥)을 눈앞에 두고도 죽어야만 하다니…! 죽는 것쯤은 두렵지 않다. 다만 악적 자부천존(紫府天尊)의 간악한 마각을 세상에 폭로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글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글은 실로 놀라운 무림비사를 담고 있었지만…….
이현성은 읽을 수 없었다.
“에 이건 天… 에 老父…에 熱火至 에 존인가?… 에 그리고‧ ‧ ‧ 이게 어. 이 글자는 千古靈藥 인가?”
열화지존(熱火至尊)!
만일 무림인이 그 이름을 접했다면 대경실색했을 것이다. 열화지존은 지금으로부터 칠백년(七百年)전에 살았던 인물이었고 지금까지 이름이 전해지는 초고수중 한명인만큼 열화지존이란 이름은 대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글에는 열화지존이 여기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자질구레하게 나오고 있었지만 이현성은 어차피 읽지도 못하니 그런데 관심 없었다. 단지 ‘千古靈藥’이라는 네 글자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우후훗. 상황으로 보아 저걸 말하는 거겠지.’
이현성은 배고픈 것도 잊고 공룡 뼈에서 자라고 있는 풀을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당연히 이현성은 알 리가 없지만 그것은 만년용정혈지(萬年龍精血芝)라고 하는 것으로 공룡의 쓸개를 영양분으로 자라는 것이었다. 만일 완전히 숙성된 용정혈지를 복용하면 무적의 내공과 영원히 늙지 않는 불로불사의 몸이 되는 말 그대로 이 세상에 절‧대‧로‧ 있을 리 없는 영약이었다.
본래 용정혈지는 인간과 별 인연이 없는 물건으로 완전히 숙성된 뒤 한 시진 후면 그대로 녹아 산화되기 때문이다. 그 안에 때맞춰 용정혈지를 취할 자가 있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현성이 한동안 뿌듯한 모습으로 용정혈지를 바라보는 동안 장내는 짙은 향기에 휩싸였다.
“저…저런!”
이현성은 갑작스런 변화에 깜짝 놀랐다. 농익을 대로 농익은 용정혈지가 머리부분부터 흐물흐물 녹아내리지 않는가? 드디어 그 천고영물이 만 년의 생명을 마치고 산화되려는 것이다!
“안 돼!”
고 삼(高三), 남들 놀 때 같이 놀고 남들 공부할 때 혼자 읽었던 무협지가 몇 권이던가. 그도 용정혈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무엇인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이현성은 아까운 마음에 앞 뒤 안 가리고 득달같이 공룡의 쓸개더미 위로 뛰어올라갔다. 그리고는 입을 한껏 벌려 용정혈지의 머리부분을 덥썩 베어 물었다. 순간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그윽한 향기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용정혈지는 마치 눈이 녹듯이 녹아 이현성의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갔다. 정신을 아득하게 하는 황홀한 감미(甘味)-! 이현성의 솜털 하나하나까지 용정혈지의 황홀한 맛에 취해 온몸의 터럭이 남김없이 모두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이현성은 용정혈지를 뿌리 채 뽑아 그것에 묻은 흙을 털어낼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남김없이 입 안에 틀어넣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던데.’
뜬금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갑자기 아득한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설…마……. 잘 못 먹은 건가…. 젠장.”
이현성은 깜짝놀라 정신을 차리려 애썼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그대로 지진룡의 쓸개더미 위에 너부러졌다. 그리고는 요란하게 코를 골며 죽음같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잠이 든 이현성의 몸에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푸스스스!
이현성의 전신 팔만사천 모공에서 스멀스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푸르스름한 그 연기는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현성의 전신 혈맥(血脈)과 심맥(心脈)에 쌓여 있던 노폐물이 타면서 생기는 연기였다. 용정혈지의 지고한 약효는 이현성의 전신을 깨끗이 정화(淨化)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래 인간은 모체(母體)에서 생성될 때만 해도 몸속에 노폐물이 전혀 없고 온몸의 혈도가 타통되어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이름하여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상태이며 원영지체(元瓔之體)의 몸인 것이다. 그 때는 기맥이 막힘이 없고 영혼이 자연과 막힘없이 교통한다. 그러던 것이 화식(火食)을 하며 몸안에 노폐물이 쌓이고, 오독(五毒)에 노출되면서 자연과의 연결이 끊겨진다. 그 폐해는 실로 엄청나 갖가지 질병이 생기고 노화가 촉진되어 천수(天壽)를 누리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후천적으로 자신의 몸을 다시 천인합일, 원영지체로 되돌리는 방법은 있다. 영약으로 벌모세수(伐毛洗髓)하는 것과 내공을 연마하여 임독이맥(任督二脈)을 타통시키는 것 등이 그 방책이다. 하지만 영약은 인연이 닿아야 얻을 수 있고, 내공의 힘으로 임독이맥을 타통시키는 것은 실로 하늘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오죽했으면 이를 일컬어 생사현관(生死玄關)이니 천지교태(天地交胎)니 했겠는가? 헌데 지금 이현성의 몸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 다름 아닌 벌모세수(伐毛洗髓), 환골탈태(換骨奪胎)의 현상인 것이다. 이제 그는 영원히 늙지도 않고 오독(五毒)에 침해받지 않으며, 전신의 경맥이 막힘이 없어 어떤 무공이라도 일사천리로 익힐 수 있는 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가히 천고기연(千古奇緣)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내막을 모르는 이현성은 그저 죽음같이 깊은 꿈속을 헤매고 있을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크아아악!”
꿈결같이 들리는 처절한 비명소리에 이현성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엇! 이럴 수가…’
정신을 차린 이현성은 깜짝 놀랐다. 어둠 속에서도 주변의 모습을 확연하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안경을 쓸 정도로 별로 좋지 않았던 시력이 멀찍이 바닥 위를 기어가는 지네의 발가락 하나하나가 선명히 보일 정도로 변해 있었다. 변한 것은 그뿐이 아니었다. 그의 몸은 마치 깃털인 양 가뿐하게 변해 있었다. 발을 구르면 하늘 끝까지라도 날아오를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자신의 키도 조금은 커진 것 같았고 피부도 부드러워 진 것 같았다. 게다가 그가 몸에 걸친 옷은 금방이라도 삭아 떨어질 것처럼 너덜너덜 하게 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이십 평생을 공해에 찌든 세상에서 유독약품으로 표백한 나물, 유통기한 지난 삼각 김밥, 생선찌꺼기로 만든 어묵, 염색한 고춧가루, 납 꽃게 따위를 먹고 살았으니 몸에 쌓인 독기가 오죽하겠는가.
‘내 몸이 이렇게 변하다니…! 영약의 효능 덕분일까?’
이현성은 예전보다 근육질이 된 듯한 자신의 몸을 살펴보며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 이현성이 발걸음을 옮기자 그의 발치에 있던 쓸개더미가 힘없이 부서져 내렸다. 그것은 용정혈지에 모든 자양분을 빼앗겨 푸석푸석해져 있는 상태였다. 부서져 내리는 쓸개더미에서 내려서던 이현성은 쓸개더미 속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이현성은 호기심에 쓸개더미를 파헤쳐 보았다. 이내 그는 은은한 핏빛을 띤 기이한 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롱한 광채를 발하는 보석조각들…! 그것은 바로 공룡의 쓸개가 만들어낸 일종의 담석(膽石)이었다.
이현성이 시험삼아 그것으로 돌바닥을 그어보니 단단한 청석의 돌바닥이 두부처럼 힘없이 베어졌다. 만일 그것으로 암기를 만든다면 철벽을 종이처럼 뚫는 무서운 암기(暗器)가 될 것이다.
‘나이스. 이거 돈 되겠다!’
이현성은 염두를 굴리며 그 돌 조각들을 모았다. 헌데 이현성이 한창 그것들을 긁어모을 때였다.
“크아아악!”
“케에에엑!”
어디선가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동굴의 깊은 안쪽에서 들리는 것이었다.
‘대체 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냐.’
하도 많이 놀랐더니 이제 더 놀랄 것도 없었지만 이현성은 그래도 흠칫 일어섰다. 자세히 귀를 기울여 보니 비명소리뿐만 아니라 요란한 폭음과 금속성이 연이어 들리기까지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가보자!’
이현성은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비명소리가 들린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현성의 앞쪽에서 돌연 한줄기 빛이 나타났다. 이현성은 급히 빛줄기가 번져나오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 빛줄기는 석벽의 갈라진 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현성은 석벽의 틈바귀에 눈을 갖다 대고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헉…!’
석벽의 안쪽을 들여다보던 이현성은 그만 얼굴이 벌개져 버렸다.
갈라진 석벽의 안쪽은 한 칸의 석실이었다. 장방형인 그 석실의 사면 벽에는 여러 개의 등이 걸려 대낮같이 환했다. 석벽의 틈으로 흘러나온 빛들은 바로 그 궁등들에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 환한 궁등 아래에는 하나의 넓직한 침대가 놓여 있었으며 침대 위에는 지금 한 명 반라(半裸)의 여인이 반듯이 누워 있었다. 깊이 잠들었는지 눈을 꼭 감고 있는 그 여인은 삼십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여인이었다. 그러나 실제 그 여인의 나이는 이미 마흔에 가까웠다. 그윽한 기품과 고아한 품성이 배어 있는 얼굴과 온화한 표정은 자애로운 자모관음(慈母觀音)을 연상케 했다.
여전히 백설같이 희고 매끄러운 윤기를 간직한 피부의 소유자인 그녀의 몸에 걸쳐진 것이라고는 그저 한 겹 매미날개같이 얇은 나삼(裸衫)뿐이었다. 그 때문에 여인의 난숙한 육체의 신비가 고스란히 들여다보였다. 그것은 오히려 완전히 벗고 있는 것보다도 한층 더 고혹함을 풍겼다. 살짝 벌어진 나삼 저고리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붕긋한 젖가슴은 이미 수유(授乳)를 경험한 탓인지 처녀의 그것 같은 팽팽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커다란 크기와 중량감, 그리고 넉넉해 보이는 형태는 절로 어머니의 젖가슴을 연상시켰다.
“…!”
이현성은 숨이 막힘을 느꼈다.
‘봐선 안 돼! 아무리 치마만 두르면 좋아하는 군바리라도, 절조가 없다!’
이현성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여인에게서 시선을 떼었다.
하지만 시선을 떼었음에도 여인의 몸매가 여전히 눈 앞에 아른거리며 야릇한 충동이 몸 속 깊은 곳에서 일었다.
‘젠장 아까 그 미친 아줌마 때문이야. 거의 막판까지 가서 빼는 바람에. 욕구불만만 높아졌잖아!’
이현성은 아쉬움에 몸을 떨었다.
그는 본래 자신을 괴롭히는 누나들의 등살에 연상이라면 질색을 해 왔다. 자기보다 한 살만 나이가 많아도 껄끄러움을 느꼈는데 지금의 그는 자꾸만 이상한 방면으로 상상이 가는 것이다. 그것은 그 자신의 생각대로 칠색화모에게서 도발적인 자극을 경험한 탓이었다.
이현성이 그렇게 성적(性的)인 혼란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였다. 돌연 그 석실 한 쪽의 석문이 옆으로 열리며 누군가 실내로 들어섰다. 이현성은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
들어선 자는 아주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었다. 깡마른 체구에 눈두덩이가 움푹 들어가 음침하고 사악한 인상을 풍겼다. 그 자는 음험한 웃음을 흘리며 침상으로 다가갔다.
“흐흐! 다정관음(多情觀音)! 네년은 곧 나 색혼야차(色魂夜叉)의 것이 될 것이다”
음침한 인상의 중년사내, 색혼야차는 히죽거리며 여인의 저고리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제멋대로 여인의 젖가슴을 주물러 대기 시작했다.
‘저…저 개자식!’
이현성은 미부의 탐스런 젖가슴이 색혼야차의 음탕한 손길에 유린당하는 것을 보며 치솟는 분노를 느꼈다.
“머지않아 네년의 남편이 이리로 들이닥칠 것이다! 흐흐! 하지만 그놈이 얻게 될 것은 허수아비가 된 네년의 육체와 처절한 배신감뿐일 것이다!”
색혼야차는 혼자서 주절대며 쉴새없이 손을 움직였다. 그 자의 손길은 젖가슴에서 떠나 불룩한 배를 쓰다듬더니 이윽고 미부의 하체로 슬금슬금 이동했다.
“흐흐…!”
여인의 다리 사이 어둑한 계곡으로 손을 밀어 넣으며 색혼야차는 황홀한 표정이 되었다. 그 자는 손가락을 능란하게 움직이며 여인의 몸속 깊이로 침입했다. 그 자의 손가락이 미묘한 움직임을 보이며 드나들고, 그와 함께 야릇한 소리가 이현성의 귓전에도 생생하게 들렸다.
헌데 목석같이 누워 있던 여체에 기이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바로 그 때였다. 미부의 풍만한 둔부가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키더니 어느 순간부터 꼭 붙었던 허벅지가 천천히 좌우로 벌어지지를 않는가?
그와 함께 잠든 여인의 숨결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이 더 없이 예민해 진 이현성의 귓전에 또렷이 들렸다. 여인의 숨결이 점점 더 거칠어져 가고, 그녀의 풍요로운 하체는 미묘한 율동으로 뒤틀렸다.
“흐으! 도저히 못 참겠군! 능가놈이 도착하기 전에 이 계집을 한 번 즐겨봐야 직성이 풀리겠다!”
색혼야차는 헐떡이며 급히 자신의 하의를 까 내렸다. 불끈 튀어나오는 흉측한 양물. 그 자의 흉물은 보통의 그것보다도 특별히 장대하고 또 흉측했다. 핏줄이 툭툭 불거져 휘감긴 그 모습은 흡사 징그러운 뱀의 형상이었다. 하의를 벗어 내린 그 자는 이어 미부의 치맛자락을 훌렁 걷어 올렸다. 그 때문에 그나마 속이 내비치는 나삼에 가려져 있던 중년미부의 하체가 궁등의 불빛 아래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도 희고 흐드러진 허벅지로 인해 그녀의 중심부에 자리한 수림지대는 한층 더 검게 보였다.
‘저… 씨바 새끼!’
이현성은 눈깔이 뒤집혔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하더라도, 이현성이 가장 싫어하고 재수없어 하는 것이 바로 강간이었다. 남자망신 시키는 저런 종자들은 전부 고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었다. 그의 엄중한 분노는 자신도 모르게 날카로운 기운을 색혼야차를 향해 발산시켰다.
“흐흐흐흐!”
어느 덧 미부의 다리를 벌리고 자신의 일부를 여체의 중심부로 압박해가던 색혼야차는 등골을 엄습하는 오싹함에 흠칫 놀랐다. 기이한 살기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 것을 느낀 때문이다. 그는 급히 미부의 몸에서 떨어지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웬놈이냐!”
뜨겁게 달아올랐던 실내의 열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색혼야차의 안광이 줄기 줄기 살기를 내 뿜었다. 깜짝 놀란 이현성은 순간 심장이 오그라드는 듯 하는 느낌이었다. 역시 무림고수라 숨소리도 죽이고 있는 자신의 기척을 발견해 냈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용형혈지의 효과 때문에 생긴 암중의 잠력을 발산한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한 것이다.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예요?”
돌연 한 소리 앙칼진 여인의 교갈이 실내의 긴장을 깨었다. 이현성의 시야에 석실의 문간에서 옆구리에 손을 올린 채 성난 표정으로 우뚝 서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미친 아줌마!’
이현성의 눈이 부릅떠졌다. 나타난 여인은 바로 이현성의 동정을 앗아갈 뻔했던(반쯤은 뺏어간-_-) 요부(妖婦) 칠색화모였던 것이다.
‘미친 아줌마와 한통속이라면 색혼야차라는 저자도 사대흉신(四大凶神)의 한 명이 아닐까?’
이현성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실내를 주시했다.
“하하! 막내. 너였구나. 무얼 화를 내고 그러냐? 이 계집은 어차피 우형의 노리개가 되기로 되어 있지를 않는가?”
긴장한 채 살기를 발산하던 색혼야차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여체에서 멀어졌다. 그 자의 몸 아래에 깔릴 뻔 했던 미부의 모습이 유린당하던 자세 그대로 환한 불빛에 드러났다.
“흥! 하여간 셋째 오라버니의 토색질은 못 말린다니까요!”
칠색화모는 요염하게 눈을 흘기며 실내로 들어섰다. 그런 그녀의 옆구리에는 혈흔(血痕)이 나 있었다. 아마도 뇌정천왕 능천휘의 검기에 당한 흔적인 듯했다.
“천려일실(千慮一失)이라고 했어요! 행여 우리의 계책이 탄로날 짓을 해서는 안 돼요!”
칠색화모는 침상으로 다가가 걷혀 올라간 중년미부의 치마를 제대로 갈무리해 주었다. 그리고는 색혼야차에게 요사하게 눈을 흘겼다.
“여자가 필요했다고 미리 말하면 소매가 기꺼이 수청을 들 테니 일이 끝날 때까지는 딴 생각 마세요!”
“그…그런 소리 말게! 내가 아무리 계집없이는 하루도 못 사는 풍류남아지만 사매만큼은 절대 사양이네!”
색혼야차가 질겁을 하며 손을 내저었다.
“호호! 왜요? 소매가 저 계집 다정관음(多情觀音) 뇌온려(雷溫麗)만 못한 게 무언가요?”
“그…그럴 리가 있나? 나는 다만 사매의 흡정쇄양대법(吸精碎陽大法)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것뿐이야!”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색혼야차의 얼굴은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칠색화모의 흡정마법을 극히 경계하고 있는 듯했다.
“호호! 해본 소리예요. 아무러면 소매가 오라버니를…!”
-꽈르릉!
칠색화모가 까르르 웃는 순간 멀지 않은 곳에서 요란한 폭음이 터졌다.
그러자 칠색화모와 색혼야차의 안색이 일변했다.
“첫째 오라버니가 지키던 수라마관(修羅魔關)도 벌써 붕괴되었어요!”
“으음! 능가놈의 성취가 이정도였다니…!”
두 탕남탕녀의 얼굴이 공포로 물들었다.
“서둘러 색혼제령대법(索魂除靈大法)을 완성시키세요! 능가가 곧 여기까지 들이닥칠 거예요!”
“알았네!”
칠색화모의 재촉에 색혼야차는 서둘러 미부, 다정관음 뇌온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얼굴 위에 오른손을 활짝 펼친 채 무어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스스스!
이내 사이(邪異)한 기운이 실내를 물들였다. 그러다가 문득 굳게 감겼던 다정관음 뇌온려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
그녀는 초점없는 눈으로 자신에게 사술대법(邪術大法)을 시전하고 있는 색혼야차를 올려다 보았다.
“흐흐흐! 들어라! 본좌는 네 영혼의 주인이니…!”
색혼야차는 그런 그녀에게 한 자루 비수를 쥐어주며 무어라 속삭였다. 뒤로 가면서 목소리가 점점 더 낮아져서 청년 이현성의 귀에는 무슨 말인지 들리지를 않았다.
‘씨바 이번엔 마인드 컨트롤이냐. 가지가지 하는 구나.’
이에 뇌온려라는 그 중년미부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뒤 다시 사르르 눈을 감았다.
-콰콰쾅!
“크아아악!”
“케에에엑!”
색혼야차가 뇌온려에게 무언가 술책을 부리는 사이에도 폭음과 비명은 연이어졌으며 그 소리는 급격히 다가들었다.
“되었다! 이젠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수고하셨어요 셋째 오라버니! 자 어서 피해요!”
색혼야차가 땀을 뻘뻘 흘리자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칠색화모는 급히 한쪽 벽으로 달려갔다.
그그그긍!
그녀가 석벽의 어딘가를 건드리자 거짓말같이 하나의 암문이 생겼다.
두 남녀는 즉시 그 암문으로 뛰어들었고, 뒤이어 그 암문은 형체도 없이 감추어졌다.
그 직후,
-콰콰쾅! 우두둑!
요란한 폭음과 함께 석실의 정문이 폭발하듯 부서졌다. 이어 자욱한 먼지를 뚫고 한 명의 거한이 성큼 들어섰다.
‘아저씨!’
이현성은 눈을 부릅떴다.
석문을 박살내고 들어선 거한은 바로 뇌정천왕(雷霆天王) 능천휘(凌天輝)였던 것이다.
그는 이곳까지 오느라 악전고투를 치룬 듯 온몸이 상처투성이었다. 그러나 심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빛은 벼락같은 섬광을 흘려내고 있었다.
“온려(溫麗)!”
석실로 들어선 뇌정천왕 능천휘는 침상의 중년미부를 발견하자 다급히 외치며 달려들었다.
-다정관음(多情觀音) 뇌온려(雷溫麗)-!
그녀야말로 능천휘의 사랑하는 아내였던 것이다!
‘뭔가 함정이 있어!’
이현성은 다급히 능천휘에게 경고를 보내려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한걸음 늦고 말았다.
“안심하시오 온려! 내가 왔소!”
아내를 발견한 능천휘는 기쁜 마음에 덥썩 아내 뇌온려를 안아들었다. 바로 그 순간,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있던 뇌온려의 눈이 번쩍 떠졌고,그녀의 오른손이 그대로 남편의 가슴을 찔러 버렸다. 그런 그녀의 손에는 색혼야차가 쥐어준 짧고 예리한 비수가 쥐켜져 있었다.
실로 뜻밖의 기습! 사랑하는 아내를 발견한 기쁨에 방심하고 있던 능천휘는 그대로 비수에 가슴이 꿰뚫리고 말았다.
“…!”
능천휘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망연자실하여 아내를 내려다 보았다.
“죽엇!”
뇌온려는 앙칼지게 외치며 남편 가슴에 꽂혔던 비수를 다시 뽑아 재차 찌르려 했다.
순간 능천휘의 손이 한차례 움직였다.
“악!”
무형지력에 혈도가 찍힌 뇌온려는 애처로운 비명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
“크흑!”
거의 동시에 능천휘도 가슴을 부여안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 그의 가슴에서는 선혈이 분수처럼 치솟는데 그 피 색깔이 거무죽죽하고 심한 악취가 풍겼다. 그의 가슴을 찌른 비수에는 지독한 극독이 묻혀져 있었던 것이다.
능천휘가 아내의 암습에 치명적인 부상을 주저앉은 직후,
“크하하! 꼴 좋구나 능가놈아!”
“호호! 네 마누라에게 칼침을 맞은 기분이 어떠냐?”
-콰콰쾅! 퍼펑!
사방에서 요란한 폭음과 득의에 찬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사방의 벽을 박살내며 삼남일녀(三男一女)가 실내로 날아들었다.
칠색화모와 색혼야차, 그리고 흉신악살같은 인상의 두 명 사내가 그들이었다.
“사…대흉신(四大凶神)!”
삼남일녀를 본 능천휘의 안색이 분노와 절망으로 이지러졌다.
-사대흉신(四大凶神)!
그 자들이야말로 다정관음 뇌온려를 납치하여 뇌정천왕 능천휘를 이곳 북망으로 유인한 장본인들이었다.
“흐흐! 네놈이 감히 쥐꼬리만한 재주를 믿고 설친 댓가다 능천휘!”
“크크! 위대한 마교(魔敎)에 거스르는 자 모두 네놈 꼴이 될 것이다!”
“호호! 유감이로군요. 소첩은 능대협의 몸 아래에서 허리가 부러지게 요분질을 쳐보는 것이 꿈이었거늘…! 이제 독중지독(毒中之毒)에 한 줌 독수로 녹아 버리실 운명이라니요!”
“크크! 네놈의 마누라는 어르신네께서 마음껏 즐겨줄 테니 마누라 걱정일랑 말고 뒈져라!”
네 명의 악적들은 각기 한마디씩 내뱉으며 다가섰다. 능천휘가 이미 한 쪽 발을 저 세상에 들여놓은 신세라는 듯한 태도였다.
헌데 바로 그 자들이 득의할 때였다.
“뇌정…십방멸(雷霆十方滅)!”
바닥에 주저앉아 헐떡이던 능천휘가 돌연 하늘이 무너져라 폭갈을 터뜨렸다. 다음 순간 능천휘의 장검에서 강렬한 섬광(閃光)이 폭발하여 실내를 휩쓸었다.
“헉! 뇌정구식(雷霆九式)!”
“위…위험하다!”
“아…아직도 내공이 살아 있다니…!”
섬광의 폭발속에서 경악에 찬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거야.’
이현성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장내를 들여다 보았다. 이윽고 장내를 휩쓸었던 섬광의 폭발이 잦아들고 실내의 상황이 드러났다.
장내에는 이미 사대흉신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만 그 자들이 서 있던 곳에는 흥건한 핏물만이 고여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능천휘가 태산같이 우둑 서 있었다. 그는 격렬한 검기의 폭출을 견디다 못해 두동강이 난 애검(愛劍)을 치켜든 채 두 눈을 나한(羅漢)이나 신장(神將)처럼 부릅뜨고 서 있었다.
‘칼에 찔리고도 무사하단 말야?’
이현성이 건재한 능천휘의 모습에 의아해 할 때, 갑자기 능천휘는 한사발이나 됨직한 피분수를 토하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크아아악!”
바닥에 고꾸라진 능천휘는 처절한 비명을 토하며 마구 가슴을 쥐어뜯었다. 그러자 끔찍하게도 그의 가슴 피부는 마구 찢기고 녹아드는 것이 아닌가? 지독한 독기가 그의 살갗을 녹여 버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능천휘는 자신의 부인이 휘두른 비수에 묻은 지독한 극독 때문에 이미 시체나 다름없는 몸이었다. 그런 몸으로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하여 검식을 펼친 것이고 이에 놀란 사대흉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 버린 것이다.
“크흐흑! 이대로…죽어서는 안 된다!”
능천휘는 처절하게 외치며 엉금엉금 아내에게로 기어갔다. 거의 벌거벗다시피한 민망한 처림인 아내의 모습에서 그는 이미 그녀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차리고 있었다.
‘내가 이대로 죽으며 온려는 사대흉신에게 갖은 능욕을 당하다가 끝내는 처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내 손으로 저세상에 데려가야만 한다!’
능천휘는 이를 악물고 장검을 쳐들어 아내를 내리찍으려 했다. 바로 그 때였다.
“안 되요. 아저씨!”
돌연 어디선가 다급한 청년의 외침이 들려왔다. 능천휘가 흠칫놀란 순간, 갑자기 석실의 천정 한 모퉁이가 그대로 허물어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삽시에 천정 한모퉁이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렸고, 그 틈으로 한 명 헌앙한 용모의 청년이 껑충 뛰어내렸다.
“자…자네는…!”
청년을 발견한 능천휘는 경악과 불신의 신음성을 토해 내었다. 청년은 물론 이현성이었다. 원래 이현성은 능천휘가 쓰러지자 너무나 안타까운 나머지 석벽의 틈바귀를 움켜쥐었었다.
그 순간 이현성은 놀라운 사실을 경험했다. 자신의 손아귀에서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 청강석(靑鋼石)이 두부처럼 으깨진다는 사실이 그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용정혈지(龍精血芝)의 효용 덕분이었다. 용정혈지는 그의 전신을 금강석같이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전보다 일천 배 강한 힘을 주었던 것이다. 이현성은 이에 양 손으로 석벽의 틈바귀를 뜯어 버리고 장내로 뛰어든 것이다.
그가 만일 장법을 알기라도 했으며 손바닥 한 번 후려치는 것으로 석실의 천정을 무너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아저씨! 힘 내세요. 내가 도와 드릴께요!”
“안 되네! 내몸을 만지지 말게!”
이현성이 부축하려하자 능천휘는 급히 만류했다.
“나는… 독중지독(毒中之毒)이라는, 해독약이 없는 극독에 중독되었네! 이제 대라신선이 와도 나를 구하진 못하네!”
능천휘는 간신히 침상에 기대앉으며 처연하게 말했다. 말하는 사이에도 그의 가슴은 줄줄 녹아내려 허연 늑골(肋骨)이 드러나 보였다.
“아저씨…!”
이현성은 그저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몇가지…부탁할 것이 있네. 들어주겠나?”
가슴이 통채로 녹아내리고 있음에도 능천휘는 침착한 표정으로 이현성을 바라보았다.
“예! 제 힘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습니다!”
이현성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첫 번째 부탁은 오늘 이후로 자네가 저것들의 주인이 되어달라는 것이네!”
능천휘는 힘겹게 한 쪽 옆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능천휘의 반동강난 애검과 두툼한 가죽주머니가 하나 떨어져 있었다. 가죽주머니는 능천휘가 고통에 몸부림칠 때 그의 품에서 떨어진 것이었다.
“내게는… 아들이 없네! 벽운(碧雲)이란 이름의 딸아이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여자는 문호(門戶)를 이을 수 없는 것이 본문의 전통이라네. 그래서 자네에게 우리 뇌정검호각(雷霆劍豪閣)의 후사(後事)를 부탁하는 것이네!”
“최…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역시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되는 거구나!’
이현성은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그는 숨어있던 곳에서 튀어나오면서부터 내심 이런 상황을 연상하고 있었다.
“고마우이! 지금 이 순간부터 자네가 뇌정검호각의 제 십팔대 각주(閣主)이네!”
능천휘는 비로소 안심했다는 표정이 되어 미소를 지었다.
“두 번째 부탁은 안사람과 딸을 부탁한다는 것이네!”
“당…당연히 돌봐드려야지요!”
‘역시! 그 말이 안 나오나 했다.’
이현성은 혈도가 찍혀 쓰러진 다정관음 뇌온려를 흘낏 돌아보며 말했다. 혈도가 찍힌 뇌온려는 방자한 자태로 아무렇게나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 바람에 한 겹의 매미날개같은 나삼자락이 벌어져 흐드러진 하체가 고스란히 드러나 보였다.
뇌온려를 돌아보던 이현성은 본의 아니게 희디흰 그녀의 하체 중심부의 짙은 음영을 보게 되었고, 다음 순간 질겁하며 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 것을 눈치 챈 능천휘의 눈가엔 노기가 어렸으나 이현성의 귓전으로는 담담히 능천휘의 말이 이어졌다.
“단순히 보살펴 달라는 게 아니네. 내 딸아이는 그리 밉상이 아니니… 가능하면 그 아이를 자네 여자로 만들어주게!”
“예?”
그 말에 이현성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놀라는 이현성을 보며 능천휘는 허허로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허허! 생면부지인 타인보다는 그래도 사위가 문호를 잇기를 바라는 게 내 마지막 욕심이네만… 결정은 자네가 하게!”
“그…그게…!”
이현성은 일시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더듬거렸다. 아무리 예상했던 상황이라고는 해도 반은 장난이었기에 이렇게 완벽한 예상대로 진행되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알겠다고 덥썩 받아들이는 것은 생명이 다 꺼져가는 능천휘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실상 능천휘의 본심은 그게 아니었다. 칠색화모와의 일로 보아 이현성이 사대흉신과 관계가 없는 자 임은 분명하나 심성이 올바른 이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특이한 복장과 말투도 이현성이 알려지지 않은 사파의 인물이 아닌가 의심하게 했다. 게다가 분명 몇시진 전만해도 무공을 익히지 않은 듯 했던 그의 몸에서는 막대한 잠력이 느껴지고, 시기적절한 등장도 그의 의심을 더욱 커지게 했다.
그러나 지금 뇌온려의 상태로는 이 상황을 탈출할 수도 없는데다가 설사 이현성이 구해낸다 하더라도 그에게 능욕을 당할 우려도 있어 보였다. 능천휘는 그에 대한 안전장치로서 사위가 되라고 한 것이었다. 뇌정검호각은 천하무쌍의 문파라 가능하다면 자신의 딸을 얻어 후계자가 되고자 할 터이니 반드시 뇌온려를 구해낼 터이고 또한 감히 장모가 될 사람을 겁탈할 리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만약 이현성이 심성이 좋지 못한 자라면 본래부터 고집이 있던 딸이 자신의 말 한마디만으로 그를 인정할 리도 없고, 뇌정검호각의 장로들 역시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천하의 대협으로 살아오며 일생 남을 속인 적 없다고 자부하는 그였지만, 이런 상황에 처해 자신은 죽음을 앞두고 있고 사랑하는 아내의 안위까지 위험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짜낸 계책이었다.
그 속도 모르는 이현성이 속으로 희희낙락하고 있을 때 능천휘는 눈을 감으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이제… 그만 집사람을 데리고 여길 떠나게나! 사대흉신은 나의 허장성세에 놀라 달아났으나… 곧 의심을 품고 되돌아올 것이네!”
능천휘의 말소리는 급격히 잦아들었다. 그리고 그 직후 능천휘의 육신은 시커먼 독수(毒水)로 화해 급격히 녹아내렸다. 마치 눈이 봄볕에 녹아내리듯이…!
이현성은 이내 능천휘가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순간 이현성은 정신을 번뜩 차렸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가 막힌 상황이라 마치 영화 속에라도 들어온 듯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현실이었던 것이다. 처음엔 미친 사람인 줄 알았던 아저씨지만 알고 보면 세상에 이름을 날리던 거성이었고 이것은 가상의 죽음이 아닌 실재하는 죽음이었다. 그렇게 한 사람의 생명이 덧없이 사라지는 모습에 이희성은 그제야 자신이 했던 생각들을 후회했다.
‘아저씨. 어떻게 또 본래 세계로 돌아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전까지는 약속을 지키도록 노력할게요. 내가 아저씨 딸이랑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 아가씨가 큰 손해를 보게 되겠지만……, 편히 잠드세요….’
더 이상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바보처럼 굴 수는 없었기에 이현성은 해골로 화해가는 능천휘의 유체에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는 서둘러 능천휘의 유품(遺品)들을 수습했다.
이어 기절한 뇌온려의 교구를 들쳐 없었다. 걸치나 마나한 얇은 나삼만을 걸친 탓에 뇌온려의 탄력있는 육체의 감촉이 고스란히 이현성의 등에 전해졌다. 또한 두 손으로 끌어안은 흐드러진 허벅지의 감촉은 너무도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하지만 뇌정천왕 능천휘의 처참한 최후를 목도하고 정신을 차린 이현성에게 그런 감흥을 느낄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석실을 한차례 둘러본 뒤 서둘러 밖으로 달려 나갔다.
이현성이 사라진 지 얼마후,
“우라질! 속았다!”
“바득! 죽은 공명(孔明)에게 산 중달(仲達)이 속은 격이 아닌가?”
텅빈 석실로 질풍같이 날아들어 분통을 터뜨리는 사인(四人)이 있었다. 그들은 물론 사대흉신(四大凶神)이란 악적들이었다.
“뇌가 계집이 사라졌다!”
“아직 멀리는 못 갔을 것이다! 쫓아가자!”
-화라락! 스스스!
실내를 한 바퀴 돌아본 사대흉신은 살기 가득한 노성을 터뜨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시 적막을 찾은 실내에는 검붉은 핏물 속에 아직 다 녹아내리지 못한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의 유골이 뒹굴고 있을 뿐이었다.
-쏴아아아!
북망산은 여전히 폭우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헉헉!”
쏟아지는 폭우 속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날 듯이 북망산을 뛰어내려가는 청년이 있었다.
청년의 등에는 인사불성이 된 여인이 축 늘어진 채 업혀 있었다.
그들은 물론 이현성과 다정관음 뇌온려였다. 업고 있는 사람이나 업힌 사람이나 비에 흠뻑 젖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특히 얇은 나삼 하나만을 걸친 뇌온려는 나삼이 물에 젖어 투명해지고 살갗에 찰싹 달라붙어 차라리 입지 않은 것만 못한 꼴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현성은 그 같은 일에 쓸 신경이 없었다.
‘가능한 멀리 달아나야만 해! 그 자들이 곧 쫓아올지 몰라!’
그는 금방이라도 누가 등뒤에서 목덜미를 낚아채는 듯한 기분이 들어 필사적으로 산 아래를 향해 치달려 내려갔다. 비가 그치지 않는 것도 다행이었다. 자신이 지나온 흔적이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현성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는 한 번 도약할 때마다 이삼 장씩을 건너뛰고 있었다. 작은 언덕이나 무덤은 한달음에 건너뛰고 있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이미 십여 리 이상을 달렸음에도 전혀 지치지 않고 있었다. 한 사람을 업고 있는 상태임에도…!
그리고 지치기는커녕 오히려 달리면 달릴수록 힘이 나는 이현성이었다.
물론 그것은 공룡총에서 복용한 용정혈지(龍精血芝)의 약효 덕분이었다. 용정혈지를 복용하여 탈태환골한 이현성은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는 힘을 지니게 된 것이다.
물론 이현성 자신은 그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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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성은 잠에서 깨어났다. 어느새 날이 개었는지 싱그러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다.
평상시와 같은 아침. 아니 전혀 다른 아침이었다. 그는 차원이동을 해버린 것이다. 이현성은 어젯밤에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떠올렸다. 길을 잃어버리고서부터 칠색화모에게 반쯤 동정을 잃고, 뇌정천왕을 만나고, 사대흉신을 피하기 위해 죽을힘으로 달린 그는 지금 오래된 사당에 들어와 있었다. 제물을 올리는 신단(神壇)엔 먼지가 잔뜩 껴있고 정면 벽에는 빛바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새벽녘에 이곳에 도착한 그는 뇌온려를 누이고 낡은 거적 한장을 찾아 덮어준 뒤 맨바닥에 눕자마자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이현성은 약간 배가 고픈 것을 제외하고는 조금의 피곤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것도 역시 용정혈지의 약효 덕분이었다.
‘이제 어떡해야하지.’
무심결에 한숨을 쉬었을 때 이현성은 자신의 일부가 촉촉해진 느낌을 받았다.
‘헛...이 감촉은 설마!’
그는 깜짝 놀라 고개를 숙여 자신의 하체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앞에서 매끄러운 머릿결이 아래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다정관음 뇌온려 였다!
“아줌마!”
이현성이 놀라 부르짖자 그의 육봉을 혀로 핥고 있던 그녀가 대답했다.
“일어나셨군요. 상공.”
“이.. 이 건.”
이미 거대한 불기둥은 뇌온려의 입에서 흐른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현성은 당황해 말을 잇지 못했다.
“소첩은 참을 수가 없어서.”
그녀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것을 숨기려는 듯 길게 내민 혀로 뿌리부터 귀두까지 단번에 핥아 올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극에 이현성의 허리가 부르르 떨렸다.
"아주머니! 왜 그러세요?"
쾌감을 애써 견디며 그녀를 때어내려 하는 이현성을 뇌온려는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는 지금 욕정으로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이현성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지금 뇌온려는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상태였다. 색혼야차가 시술한 색혼제령대법(索魂制靈大法)의 후유증에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는 충격이 뒤섞여 그녀를 퇴행시킨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혼란에서 깨어나 처음 본 이현성을 그녀의 남편인 능천휘이자 자신에게 걸린 술법의 주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이현성을 보니, 본래 칠색화모에 의해 찢어진데다가 탈태환골을 하면서 내뿜은 독기로 삭아 내린 의복을 뚫고 그의 육봉이 굳건하게 서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색혼제령대법으로 인해 욕정이 기이하게 강해진 뇌온려는 탈태환골을 한 덕분에 거대한 철기둥처럼 우람해져 있는 이현성의 육봉을 보고는 흥분을 참지 못해 평소 진짜 남편에게는 한번도 해준 적 없는 봉사를 이현성에게 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능천휘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저승에서도 통곡했을 것이다.
"상공. 그러시면 너무 부끄럽잖아요. 아침부터 이렇게 성난 양물을 들어내셔서 소첩을 달아오르게 하시고선‥‥‥"
뇌온려는 달콤하게 웃으면서 귀두를 입에 담고, 살짝살짝 혀로 핥으면서, 뿌리부터 손으로 부드럽게 움켜잡고 광을 내듯이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아...”
그리고는 조용히 그녀의 작고 요염한 입술을 열어 천천히 이현성의 육봉을 입에 물고 삼키기 시작했다. 혀와 입천장으로 귀두 끝이 압박당하며 이현성 물건은 새빨간 입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 너무 커.’
뇌온려는 입안을 가득 채운 뜨거운 열기에 자신의 몽롱한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리는 것 같았다.
“으윽.”
생애에 두 번째로 느끼게 되는 따뜻하고 촉촉한 물체에 둘러싸인 느낌에 이현성은 무심결에 신음소리를 냈다.
뇌온려는 혀로 말기도하고 앞뒤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귀두를 자극하며 소리가 날정도로 힘껏 빨아주었다. 이현성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뇌온려의 입안에 대량의 정액을 방출했다. 목구멍 속에서 생애 처음으로 남성의 정액을 받은 뇌온려는 그럼에도 당당하게 이현성의 정액을 꿀꺽꿀꺽 정성들여 마셨다. 그것이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현성의 눈에 뇌온려의 인후(咽喉)가 꿀꺽꿀꺽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내 정액을 마시고 있어.’
태어나서 두 번째로 겪게 되는 구강봉사에 이현성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바래는 것 같았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
“아 아, 상공..”
뇌온려는 요도 끝에 남은 정액마저도 남기지 않고 전부 빨아마셨다. 윤기가 흐르는 붉은 입술과 아직도 발기한 상태인 이현성의 육봉 끝에 타액과 정액이 가는 실처럼 연결되며 빛났다.
“···아···아아··”
“상공, 처음이에요. 이런 기분….”
뇌온려는 끈적거리는 입술을 빨면서 젖은 눈으로 일어섰다.
‘도대체, 이 아줌마는 왜 이렇게 되버린 거지.’
동요하는 이현성을 재촉하듯 그녀는 옷을 한 꺼풀씩 벗기 시작했다. 이제 마흔이 넘은 나이였지만 정심한 내공으로 인해 그녀의 육체는 전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유방엔 아직 탄력이 남아 있었고, 꼿꼿이 곤두선 분홍빛 유두는 분홍빛이었다.
“도대체…, 어째서”
이현성의 멍한 목소리에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치마를 내렸다. 그런 그녀의 치마 속에는 그곳에 있어야 할 소중한 부분을 가리는 천이 존재하지 않았다. 검은 수풀아래에는 분홍빛 습지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 상공… 저는”
뇌온려는 바닥에 옷가지를 깔고 다소곳이 자리했다. 그녀는 기대 섞인 눈으로 이현성의 양물을 바라봤지만 그녀의 무의식 속에 자리한 마지막 벽 때문인지 직접 이현성에게 요구하는 말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현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계속 참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는 푸석거리는 옷가지를 벗어 팽개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뇌운려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뇌운려의 다리를 벌리고 끌어안았다.
“아아, 상공”
뇌온려는 부드럽게 신음하며 자신에게 파고드는 이현성을 보듬어 안았다. 상큼한 육괴가 두 사람의 가슴사이에서 이지러졌다.
이현성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양물을 뇌온려의 균열에 끼우려 노력했다. 그러나 경험도 없고 급하기만 한 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대한 육봉을 꼿꼿이 세운 채 자신의 벌려진 다리 사이에 자리한 사내가 자신의 남편이 아니란 것도 알지 못한 채 그녀의 몸과 마음은 이미 그 사내에게 활짝 열려 있었다.
이현성은 다시 침착하게 붉게 달아오른 육봉을 손으로 잡고 그녀의 소중한 곳으로 이끌었다.
“아앙···아 아 아”
이현성은 자신의 귀두에 닿은 도톰한 꽃잎이 촉촉하게 젖은 채 열기로 가득한 걸 느꼈다. 그의 단단하게 발기된 거대한 육봉은 음액으로 흠뻑 젖어 미끌거리는 도톰한 두장의 연분홍 꽃잎을 양 옆으로 가르고 침입하기 시작했다.
"아...하악..아.....너무 커...아아흑.... 천천히.. 흐윽...아아아"
뇌온려는 자신의 몸 안으로 사내가 들어옴에 따라 장대한 육봉의 크기에 아픔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기묘한 충족감이 느껴짐에 따라 설렘과 기대가 교차했다. 조금씩 이현성의 묵직한 육봉이 그녀의 질척하게 흠뻑 젖어있는 주름진 질속으로 힘있게 들어서자 뇌온려의 입술은 이현성의 장대한 육봉에 의해 벌려지고 있는 질처럼 크게 벌어지며 그사이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하아악.......아...부드럽게... 하으....하아앙......."
이현성은 뇌온려의 몸속 깊이 들어갈수록 묘한 뻑뻑함과 함께 육봉을 감싸고 압박해오는 뜨겁고 미끈덩한 속살들을 느낄수 있었다. 뇌온려의 교태어린 소리를 들으면서 이현성은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서 육봉을 뿌리 끝까지 단번에 찔러 넣었다.
“아하앙!!”
“흐아!!”
이현성은 방금 전에 방출했음에도 다시 사정할 것 같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다. 축축한 주름들이 움찔움찔 그를 단단히 감싸면서 정말 말할 수 없는 자극에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좀 더, 좀 더’
욕망에 사로잡힌 이현성은 침을 흘리면서 연상의 미녀의 명기에 대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아, 아, 흐흐흑아아아아아앙….”
몸이 흔들릴 때마다 뇌온려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나왔다. 그것은 뇌온려에게 있어서도 경험한 적이 없는 쾌락이었다.
“아아아…아아앙…아악…”
이현성의 육봉은 애액으로 흠뻑 젖은 균열 속을 마구 찔렀다.
“상공 좀 더, 좀 더, 아아, 좋아, 좋아요,”
뇌온려의 질벽이 양물을 녹일 듯이 단단히 조여 왔다. 이현성은 황홀한 느낌에 신음 소리도 낼 수 없었다. 이현성은 미녀의 허리를 안고 짐승처럼 쉬지않고 움직였다.
“어어, 아앙 , 소, 소첩은… …흐흐흑아아아아아앙”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신음하는 뇌온려의 길고 하얀 목덜미와 뺨에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더욱 고혹적으로 보였다. 그녀의 반쯤 열린 도톰한 입술에서는 강열한 쾌락으로 타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분홍색 혀가 뭔가를 갈구하듯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한층 더 이현성의 마음을 욕망으로 물들였다. 이현성은 허리를 격렬하게 움직이면서 흔들리는 뇌운려의 머리를 안아 그녀의 빛나는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아, 아웁, 하압”
뇌온려는 자신의 입안을 찔러오는 이현성의 혀를 받아들이며 그가 흘러 넣어주는 타액을 꿀물처럼 빨아 들여 자신의 타액과 섞었다. 그 와중에도 두 사람은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음모의 마찰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느꼈다. 이현성은 허리를 격렬하게 움직이다가 육봉을 귀두까지 빼내었다가 뿌리까지 힘껏 집어넣었다. 질벽이 육봉을 쥐어짜듯 수축하며 두 사람의 육체가 합쳐진 부분에 진한 음액이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었다. 두 사람의 눈동자는 욕정에 미쳐 있었다.
“아, 아, 아, 좋아요, 아…응응, 좀 더”
이현성은 양손으로 뇌온려의 커다란 가슴과 달콤한 유실을 유린했다. 풍만하면서도 처지지 않은 젖가슴은 이현성의 손에 다 들어갈 수 없어서 손가락 사이로 쑥 삐져나왔다. 이현성은 그녀의 가슴을 마음껏 주무르며 한층 더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여 뇌온려의 균열을 마구 찔렀다. 이현성은 참을 수 없는 쾌감이 허리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아앗!!!!!! 미칠 것 같아요, 상공”
뇌온려도 참을 수 없는지 이현성의 등을 끌어안고 손톱자국을 남겼다. 두 사람의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질척이는 소리를 내며 서로 부딪치는 허리는 더욱 격렬함을 더해갔고 뇌온려의 교성이 사당을 가득 채웠다.
"아음…하아…아아아아…하아…하아…여보…하으윽윽…아하앙…상공…더 더……하악…"
만난 지 불과 하루. 겨우 이름만을 알 뿐인 아름다운 여인이 이현성에게 모든 것을 주고 있었다. 점액이 질퍽이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이현성이 허리를 움직이는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육봉이 질과 자궁을 밀어 올리자 뇌온려는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동시에 이현성의 육봉에서도 뜨거운 용암이 솟구치려 하고 있었다..
이현성은 젖가슴에서 손을 떼고 상체를 일으켜 잘록한 허리를 붙잡고 당겨 조임 좋은 그녀의 비좁은 동굴 깊숙이 육봉을 밀어부치며 마지막 질주를 시작했다.
이현성의 하체 움직임이 점점 격렬해지면서 뇌온려도 그의 행위에 맞추어 자신도 필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면서 극치의 쾌감 속에 교성을 내질렀다.
"아하악… 여보… 더 더… 아흑흑… 하아악…사랑해요…하으윽…나…죽을 것 같아…하악…"
뇌온려가 먼저 절정에 도달했는지 교혹적인 신음을 내지르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며 엉덩이에 온몸의 힘을 집중시켜 사랑하는 이의 육봉을 한꺼번에 꽉 조였고, 이현성도 더욱 빡빡하게 옥죄어드는 속살을 견디지 못하고 절정에 이르렀다.
"아흐윽! 아…상공… 싸요. 하아아아악…!! 소첩의 몸속에 싸줘요…하으흑!"
사정의 순간 뇌온려의 질속에서 더욱 부풀어오른 이현성의 육봉은 폭발하듯 세차게 뜨거운 정액들을 그녀의 자궁 깊숙한 곳에 듬뿍 내뿜었다. 그와 동시에 뇌온려의 온몸도 크게 경련하며 더 한층 강하게 부들부들 떨고 있는 이현성의 육봉을 조였다. 그녀는 머리속을 몽롱하게 만드는 쾌감속에서 이현성의 뜨거운 씨앗을 받아들였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자신의 음부 깊숙한 곳에 가득 뿜어진 이현성의 정액이 흘러나와 허벅지를 뜨뜻하게 적시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오래도록 자신의 남편(?)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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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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