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작품은 쉬메일 혹은 트랜스젠더 혹은 양성에 대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주의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
["저기, 저기 누나 있잖아. 나 있잖아." 진우가 두 손을 팔딱 거리며 말했다. 어린 애들 특유의 부산함을 떨며 선미의 허리를 두드린다.
"응, 진우야. 왜?" 설거지를 하던 선미는 접시를 내려 놓고 진우를 돌아 봤다. "뭐가 궁금해?"
"응응, 나 이 담에 크면....백밤 자고 나면 있잖아." 진우가 말을 살짝 끈다. "시현이 형이랑 결혼해도 돼?"
선미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 졌다. 아이들도 느끼는 게 있는 걸까.
"진우야, 결혼은 남자랑 여자랑 하는 거야. 시현이 형은 형이니까 결혼 못해." 선미는 진우의 앞머리를 쓸어넘겨 줬다. 하루종일 뛰놀아서 머리카락이 잔뜩 헝클어져 있다. 진우의 표정이 당장 시무룩 해진다.
"피, 근데 시현이 형은 예쁘단 말야." 문득 생각난 것처럼 덧 붙인다. "그리고 시현이 형은 오줌도 앉아서 싼단 말이야. 그래도 남자 애야?"
- 5살 땐가, 6살 땐가. 선미 누나를 잡고 물었던 가물가물한 기억 - ]
처음 시설에 왔을 때부터 유별나게 피부가 하얀 색이었다.
갓난 아기였던 시현이는 시설 앞에 버려진 채 발견 됐었다. 시현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도 선미였다. 출생 신고도 되어있지 않던 시현이는 시설에서 출생 신고를 했다. 자그마한 고추가 달려 있었기에 당연히 남자 아이로 신고 했다.
조금 커서도 어릴 적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피부는 여전히 새하얗고, 입술은 더 붉게 도드라 졌다. 붉은 와인색의 머리카락까지 더해져서 영락 없는 외국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워낙 예뻐서 보는 사람마다 인형 같다고 했다. 흔히 어린 아이를 보면 던지는 인사치레는 아니었다. 선미가 봐도 시현이는 인형 같았다. 아장 아장 걷는 모습이 살아있는 인형 그 자체였다.
그런 외모 때문일까. 원장선생님은 시현이에게 더욱 엄격했다. 치마, 레이스 달린 옷, 귀 아래로 넘어가는 긴 머리, 머리핀 등 모든 건 철저하게 금지됐다. 여자 아이처럼 말하는 것도 안됐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당연히 금지였다. 종교적 색깔이 강한 보육원에서는 그런 부분에대해 매우 엄격했다. 평소에는 자상한 원장선생님이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시현이는 어릴 적에 한 번도 치마를 입어보지 못했다. 혼란스러워 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큰 문제 없이 자랐다.
착해서라기보다는 무서워서 였다.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시설로 보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버려져 본 아이들은 버림받는 것을 더욱 두려워 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부터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등교 준비를 하던 시현이가 쪼르르 달려왔다.
"누나...나 여기가 이상해." 선미는 손을 뻗어 그곳을 짚어 봤다. 가슴에서 확연하게 몽우리가 느껴졌다.
그즈음 시현이의 외모는 눈에 띄게 여성스러워 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여자 아이들이 겪는 걸 그대로 겪었다. 가슴이 발달하고, 엉덩이가 발달했다. 전체적인 선이 한층 더 가느다랗게 변해서 남학생 교복을 입고 있어도 여자 아이로 오해 받기 일쑤였다. 짧게 자른 머리로도 변화하는 외모를 감출 수 없었다. 남학교에 진학한 시현이는 브래지어를 찰 수 없었다. 가슴을 천이나 붕대로 둘둘 말고 티셔츠를 2,3겹으로 껴입었다.
어릴 적부터 꾹꾹 눌러오던 정체성의 혼란이 거세게 시현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엄한 교육 속에서도 언제나 본인을 여자라고 느꼈다. 남들보다 더 아래에 자그맣게 위치한 고추 때문에 서서 소변을 보는게 불편했기에 언제나 앉아서 소변을 봤지만 한번도 이상하다거나 부끄럽다고 느끼지 못했다. 만화나 책을 봐도 언제나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건 여자 캐릭터였다. 딱히 어떤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뿐이었다.
선미는 밤마다 원장선생님과 격론을 벌였다.
"남자 아이잖아, 남자 아이!"
원장선생님이 소리를 높였다. 시현이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시설 내에서의 역할 변화를 요구했지만, 안 될 일이었다. 남자 아이다. 남자의 성기를 가진 남자 아이. 신앙심 깊은 원장 선생님으로서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평생 남자 아이 인 것이다. 성별이란 건 기호식품처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 시현이를 보세요. 쟤가 어딜 봐서 남자 아이에요!?"
어릴 적부터 시현이를 돌봐온 선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숨 죽여 울고 퉁퉁 부은 눈으로 학교를 가는 시현이가 너무 안쓰러웠다. 어떻게든 가슴을 감추기 위해 붕대를 둘둘 말아 감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 불안감 때문인지 하도 입술을 심하게 물어뜯어 피가 날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동생들에게는 태연한 척 하려는 대견한 모습이 더욱 가슴을 후벼팠다. 차라리 아프면 아프다고 말이나 하지.
격론은 별 다른 성과없이 늘 제자리 걸음이었다.
시현이가 2학년으로 올라가고 나서 사건이 터졌다.
"누나, 누나!" 초등학교 4학년인 남동생이 급하게 선미를 찾았다. 학교 다녀와서 마당에서 놀던 아이였다. 진우보다 어렸던 그 아이는 지금은 친부모가 데려 갔다.
"응? 왜? 무슨 일이야?" 목소리가 워낙 다급했기에 선미는 청소하던 빗자루를 내려놓고 마루로 뛰어나왔다.
"세상에, 시현아!!!"
엉망진창인 몰골이었다. 하얀 얼굴에는 손으로 닦아낸 듯한 피가 얼룩져 있었다. 코피가 터지고, 입술이 찢어졌다. 헝클어진 머리는 어디서 굴렀는지 먼지가 뽀얗다.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감싼 블라우스는 단추가 다 뜯겨 나갔다. 깔끔한 걸 좋아하는 시현이의 취향에 맞게 항상 하얗고 빳빳하던 교복 블라우스는 여기저기 거뭇거뭇한 얼룩들이 묻어 있다. 언뜻 봐도 운동화 발자국 같았다.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들은 다 어디갔는지 검정티 하나 뿐이었다. 평소에는 늘 2,3겹으로 두껍게 티를 입고 다녔다. 허리 언저리로 풀려나온 붕대가 빼꼼히 보였다. 따뜻한 봄 날이었지만 시현이는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누..나...."
선미의 목소리가 들리자 긴장이 풀렸는지 그대로 자갈 깔린 마당에 쓰러져 버렸다.
"...아니, 애들이 같이 생활하다 보면 싸울 수도 있는 그런 것이고...."
"애들 싸움이요? 애들 싸움이라고요!!"
선미는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 몸을 일으켰다. 곁에 있던 원장선생님이 가까스로 팔을 잡아 말렸다. 무책임한 교장의 말이 증오스러웠다.
학교에서는 단순 폭력 사건으로 넘기려는 눈치였다. 시현이를 때렸다는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과 했다. 3학년 학생 3명이었다. 계집애 같이 하고 다니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는 둥 하는 핑계였다.
"계집애 같다고?"
매일 눈물을 흘리며 붕대를 감는 시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계집애 같이 하고 다니기는 커녕, 최대한 여성성을 감추려고 노력하던 시현이었다. 감출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을 뿐이다. 한창 성에 관심이 많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시현이가 어떤 모습이었을까. 속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선미는 절대로 그냥 넘길 생각이 없었다. 단순 폭행이 아니었다. 명백한 성추행, 아니 성폭행이었다. 가슴을 만져보자며 블라우스 단추를 뜯고 강제로 티셔츠를 벗겼다. 둘둘 말아놓은 붕대를 벗기려고 했지만 시현이가 격렬하게 반항했다고 했다. 반항하는 시현이를 마구 짓밟았다.
학교를 나오며 온갖 방법을 생각했다. 청와대 신문고? 인권 위원회? 학교폭력 상담소? 경찰? 가능한한 가장 큰 벌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며칠 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사건을 끝내고 말았다.
원장선생님은 피멍이 들도록 진우를 때렸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시퍼런 피멍이 들었다.
"어디서! 어디서 그런 걸 배웠어. 엉? 누가 그런 걸..!!" 회초리가 쉼 없이 진우를 때렸다. 진우는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서럽게 울었다. 하지만 잘못했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선미와 원장선생님이 시현이네 학교를 방문하고 온 다음 날이었다. 진우가 하교하는 가해학생의 머리를 각목으로 내려친 것은. 골목길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다가 달려가 머리를 후려쳤다. 여러 명을 상대할 순 없었기에, 한 녀석만 죽어라 팼다. 뜯어말리는 그 놈 친구들에게 각목을 휘두르며 계속해서 그 놈을 쳤다. 머리에 피가 나고서도 한참을 때렸다.
"그러려고 따라간다고 그랬던거야?" 선미가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
어쩐지 기어코 기어코 우겨서 따라오는 게 이상했다. 원장선생님과 선미가 시현이 학교를 방문하던 날 진우는 박박 우겨서 따라왔다. 하도 고집을 피워서 아무 짓도 않고 조용히 있겠다는 약속을 받고 따라왔다. 진우는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냥 중학교가 신기하다며 운동장을 구경했다. 역시 어린 애라고 생각했었다.
"응, 그 놈이 시현이 형을 때렸으니까." 코 먹은 소리로 진우가 말했다. 겨우 초등학교 6학년, 13살이었다.
머리가 찢어져서 몇 바늘을 꿰맸다고 했다. 병원 치료비만 주고 끝냈다. 선미는 가해 학생들이 했던 행동을 트집 잡았다. 학교 측에서도 큰 스캔들로 번지는 걸 바라지 않았기에 조용히 사건을 마무리 했다.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시현이는 자퇴서를 냈다. 사건 이후로 한동안은 방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다.
선미는 원장선생님에게 강력하게 주장해서 허락을 받아냈다. 시현이는 보육원에서 "누나"가 됐다.
"누나, 왜 시현이 형은 형이었는데 누나가 된 거야?" 어린 동생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응, 시현이 형은 어른이 되서 여자가 됐거든. 그래서 이제 누나가 된거야." 선미가 조용히 머리를 빗어넘겨주며 말했다. 말도 안되는 설명이었지만, 아직 어린 동생들은 순순히 그 말에 따랐다. 누나든, 형이든 별로 차이는 없었다. 가끔씩 실수는 했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 바뀌는건 그저 호칭 뿐이었다.
진우만 빼고.
진우는 김본좌에 핸드폰을 들여다 봤다.
"구라 치지마라. 구라치다 걸리면 손모가지 날아가는 거 못 배웠냐."
"아, 새끼. 속고만 살았냐? 진짜다. 존나 이쁘지?" 김본좌가 킥킥 거리며 웃는다.
"난 이런거 보면 존나 소름 돋더라. 왠지 기분 나쁘지 않냐?" 빠삭이가 김본좌의 핸드폰을 툭 치며 말했다.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어처피 바지 벗길 일은 없잖아?" 김본좌가 말했다.
"븅신새끼. 나중에 클럽가서 꼬신 여자가 고추라고 생각해봐라. 아으으..닭살 돋는다." 빠삭이가 오버스럽게 몸을 떤다.
핸드폰 속에는 어떤 여자 사진이 있었다. 아이라인을 짙게 그리고, 스모키 화장을 한 여자는 45도 각도에서 이쪽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셔츠 아래로 가슴골이 살짝 보이고 있다. 누가 봐도 괜찮다-고 생각할 외모였다. 하지만 김본좌는 이 여자가 여장남자라고 했다. 가끔 가는 유머사이트에 이런 사진이 올라온다고 했다.
"하아...씨발. 보지였으면 내가 존나 쑤셔줄텐데." 김본좌가 말했다. "야야, 븅신아. 이런 사진 보면서 딸치는 거 아니다." 빠삭이가 맥심을 앞으로 툭 던진다. "차라리 이거나 봐라."
"븅신...이 형님은 이런 소프트로는 꼴리지도 않으신다." 김본좌가 페이지를 넘기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진우는 생각에 잠겼다. 핸드폰 속의 여자가 보였다. 이쁜 줄은 모르겠다.
"야, 얘는 나중에 고추 뗀대?"
"아니라던데. 그냥 가끔씩 취미로 하는거래.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존나 여장하고 사진 찍어서 올리는거지." 듣고 있던 빠삭이가 오바이트를 하는 동작을 취한다. "우웩...존나 토 나와."
"뭐야, 그냥 븅신이네." 진우가 툭 던지 듯 내뱉었다. 잠깐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던 건 취소다.
엉덩이에 피멍이 든 날 밤, 시현이가 조용히 진우를 찾아 왔다.
원장선생님이 자매결연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셔서 방이 비어있었기에, 진우는 혼자 원장선생님 방에 엎드려 있었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똑바로 누울 수도, 앉을 수도 없었다.
"많이 아프지..." 시현이가 손에 연고를 짜서 진우의 엉덩이에 발랐다. 여전히 하얀 얼굴이지만 왼쪽 눈이 살짝 멍들고, 왼쪽 아랫입술도 터져서 딱지가 앉아 있다.
"괜찮아. 이 정도쯤은." 진우가 괜히 씩씩하게 대답했다. 선미누나 앞에서는 엉엉 울었지만, 시현이 앞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고마워...진우야...고마워....흐흑" 시현이는 나지막히 숨 죽여 말했다. 얼굴을 가리고 우는 시현이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그로부터, 며칠 뒤였던가. 선미누나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시현이는 이제부터 형이 아니라 누나라고 했다. 이상할 건 없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시현이가 형이라는게 더 이상했다.
하지만 진우는 시현이를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다. 물론, 형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선미누나는 보기 드물게 화를 냈다. 시현이는 크게 섭섭해 했다. 한동안은 시현이랑 말도 안했다. 선미누나는 진우를 붙잡고 타이르기도 하고, 이해시키기도 하고, 화도 냈다. 하지만 진우는 절대로 누나라거나 형이라거나 하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거의 3개월 가까이 냉랭한 분위기가 유지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선미누나도 시현이도 모두 포기했다. 진우는 시현이를 "시현아" "너" "야"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시현이를 졸졸 따라다니던 진우였기에 그런 호칭은 충격이었다. 나이 차이는 겨우 2살이었지만, 바쁜 선미를 대신해서 시현이가 진우를 돌보는 일이 많았다. 많은 아이들이 오고 떠나는 보육원에서도 시현이와 진우 사이에는 아무도 온 적이 없었고, 자라는 내내 시현이는 진우를 친동생처럼 돌봤다. 호칭은 형이었지만, 어떤 누나보다도 더 꼼꼼하게 돌봤다.
그 시기에 시현이는 선미 앞에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진우의 태도가 너무 섭섭했다. 가장 먼저 불러주길 바랐던 사람이었다. 가장 친했고, 가장 애정을 많이 쏟았던 동생이기에, 누나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진우가 너무 미웠다.
"울지마, 응? 아직 어려서 그래. 좀 더 크면 이해할거야." 선미가 시현이를 토닥이며 말했다.
"저게 언제적 노랜데 아직도 저런 걸 틀어. 못 쓰겠네, 여기." 김본좌가 콜라를 따며 말했다. 편의점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야, 저 노래 어떤 것 같냐?" 진우가 물었다.
"뭐가 어때. 존나 오글거리지. 오글오글" 김본좌와 빠삭이가 손가락을 오징어마냥 꿈틀거린다.
"그거 말고 븅신아, 가사가 어떠냐고. 너희도 저럴 것 같냐?"
"어...그런가. 야, 근데 그러면 존나 화내지 않겠냐? 빠삭이가 김본좌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여자면 씨발 존나 팬다. 어디 꼬꼬마 쉐키가..." 김본좌가 콜라를 홀짝 거리며 대답했다.
"그런가. 나는 저게 맞는 것 같은데.." 진우가 중얼거렸다.
편의점 스피커에서는 철 지난 유행곡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이승기가 부른 "너는 내 내여자라니까" 라는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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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퍽퍽" 씬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찔걱 찔걱 푸슛 푸슛 같은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 글입니다.
처음으로 목표했던 추천수 10을 넘겨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쁘네요. 고맙습니다.
["저기, 저기 누나 있잖아. 나 있잖아." 진우가 두 손을 팔딱 거리며 말했다. 어린 애들 특유의 부산함을 떨며 선미의 허리를 두드린다.
"응, 진우야. 왜?" 설거지를 하던 선미는 접시를 내려 놓고 진우를 돌아 봤다. "뭐가 궁금해?"
"응응, 나 이 담에 크면....백밤 자고 나면 있잖아." 진우가 말을 살짝 끈다. "시현이 형이랑 결혼해도 돼?"
선미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 졌다. 아이들도 느끼는 게 있는 걸까.
"진우야, 결혼은 남자랑 여자랑 하는 거야. 시현이 형은 형이니까 결혼 못해." 선미는 진우의 앞머리를 쓸어넘겨 줬다. 하루종일 뛰놀아서 머리카락이 잔뜩 헝클어져 있다. 진우의 표정이 당장 시무룩 해진다.
"피, 근데 시현이 형은 예쁘단 말야." 문득 생각난 것처럼 덧 붙인다. "그리고 시현이 형은 오줌도 앉아서 싼단 말이야. 그래도 남자 애야?"
- 5살 땐가, 6살 땐가. 선미 누나를 잡고 물었던 가물가물한 기억 - ]
처음 시설에 왔을 때부터 유별나게 피부가 하얀 색이었다.
갓난 아기였던 시현이는 시설 앞에 버려진 채 발견 됐었다. 시현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도 선미였다. 출생 신고도 되어있지 않던 시현이는 시설에서 출생 신고를 했다. 자그마한 고추가 달려 있었기에 당연히 남자 아이로 신고 했다.
조금 커서도 어릴 적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피부는 여전히 새하얗고, 입술은 더 붉게 도드라 졌다. 붉은 와인색의 머리카락까지 더해져서 영락 없는 외국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워낙 예뻐서 보는 사람마다 인형 같다고 했다. 흔히 어린 아이를 보면 던지는 인사치레는 아니었다. 선미가 봐도 시현이는 인형 같았다. 아장 아장 걷는 모습이 살아있는 인형 그 자체였다.
그런 외모 때문일까. 원장선생님은 시현이에게 더욱 엄격했다. 치마, 레이스 달린 옷, 귀 아래로 넘어가는 긴 머리, 머리핀 등 모든 건 철저하게 금지됐다. 여자 아이처럼 말하는 것도 안됐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당연히 금지였다. 종교적 색깔이 강한 보육원에서는 그런 부분에대해 매우 엄격했다. 평소에는 자상한 원장선생님이었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시현이는 어릴 적에 한 번도 치마를 입어보지 못했다. 혼란스러워 하긴 했지만 그런대로 큰 문제 없이 자랐다.
착해서라기보다는 무서워서 였다.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시설로 보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버려져 본 아이들은 버림받는 것을 더욱 두려워 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부터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등교 준비를 하던 시현이가 쪼르르 달려왔다.
"누나...나 여기가 이상해." 선미는 손을 뻗어 그곳을 짚어 봤다. 가슴에서 확연하게 몽우리가 느껴졌다.
그즈음 시현이의 외모는 눈에 띄게 여성스러워 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여자 아이들이 겪는 걸 그대로 겪었다. 가슴이 발달하고, 엉덩이가 발달했다. 전체적인 선이 한층 더 가느다랗게 변해서 남학생 교복을 입고 있어도 여자 아이로 오해 받기 일쑤였다. 짧게 자른 머리로도 변화하는 외모를 감출 수 없었다. 남학교에 진학한 시현이는 브래지어를 찰 수 없었다. 가슴을 천이나 붕대로 둘둘 말고 티셔츠를 2,3겹으로 껴입었다.
어릴 적부터 꾹꾹 눌러오던 정체성의 혼란이 거세게 시현이를 흔들기 시작했다. 엄한 교육 속에서도 언제나 본인을 여자라고 느꼈다. 남들보다 더 아래에 자그맣게 위치한 고추 때문에 서서 소변을 보는게 불편했기에 언제나 앉아서 소변을 봤지만 한번도 이상하다거나 부끄럽다고 느끼지 못했다. 만화나 책을 봐도 언제나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건 여자 캐릭터였다. 딱히 어떤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뿐이었다.
선미는 밤마다 원장선생님과 격론을 벌였다.
"남자 아이잖아, 남자 아이!"
원장선생님이 소리를 높였다. 시현이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시설 내에서의 역할 변화를 요구했지만, 안 될 일이었다. 남자 아이다. 남자의 성기를 가진 남자 아이. 신앙심 깊은 원장 선생님으로서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평생 남자 아이 인 것이다. 성별이란 건 기호식품처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 시현이를 보세요. 쟤가 어딜 봐서 남자 아이에요!?"
어릴 적부터 시현이를 돌봐온 선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숨 죽여 울고 퉁퉁 부은 눈으로 학교를 가는 시현이가 너무 안쓰러웠다. 어떻게든 가슴을 감추기 위해 붕대를 둘둘 말아 감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 불안감 때문인지 하도 입술을 심하게 물어뜯어 피가 날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동생들에게는 태연한 척 하려는 대견한 모습이 더욱 가슴을 후벼팠다. 차라리 아프면 아프다고 말이나 하지.
격론은 별 다른 성과없이 늘 제자리 걸음이었다.
시현이가 2학년으로 올라가고 나서 사건이 터졌다.
"누나, 누나!" 초등학교 4학년인 남동생이 급하게 선미를 찾았다. 학교 다녀와서 마당에서 놀던 아이였다. 진우보다 어렸던 그 아이는 지금은 친부모가 데려 갔다.
"응? 왜? 무슨 일이야?" 목소리가 워낙 다급했기에 선미는 청소하던 빗자루를 내려놓고 마루로 뛰어나왔다.
"세상에, 시현아!!!"
엉망진창인 몰골이었다. 하얀 얼굴에는 손으로 닦아낸 듯한 피가 얼룩져 있었다. 코피가 터지고, 입술이 찢어졌다. 헝클어진 머리는 어디서 굴렀는지 먼지가 뽀얗다.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감싼 블라우스는 단추가 다 뜯겨 나갔다. 깔끔한 걸 좋아하는 시현이의 취향에 맞게 항상 하얗고 빳빳하던 교복 블라우스는 여기저기 거뭇거뭇한 얼룩들이 묻어 있다. 언뜻 봐도 운동화 발자국 같았다.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들은 다 어디갔는지 검정티 하나 뿐이었다. 평소에는 늘 2,3겹으로 두껍게 티를 입고 다녔다. 허리 언저리로 풀려나온 붕대가 빼꼼히 보였다. 따뜻한 봄 날이었지만 시현이는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었다.
"...누..나...."
선미의 목소리가 들리자 긴장이 풀렸는지 그대로 자갈 깔린 마당에 쓰러져 버렸다.
"...아니, 애들이 같이 생활하다 보면 싸울 수도 있는 그런 것이고...."
"애들 싸움이요? 애들 싸움이라고요!!"
선미는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 몸을 일으켰다. 곁에 있던 원장선생님이 가까스로 팔을 잡아 말렸다. 무책임한 교장의 말이 증오스러웠다.
학교에서는 단순 폭력 사건으로 넘기려는 눈치였다. 시현이를 때렸다는 녀석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과 했다. 3학년 학생 3명이었다. 계집애 같이 하고 다니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는 둥 하는 핑계였다.
"계집애 같다고?"
매일 눈물을 흘리며 붕대를 감는 시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계집애 같이 하고 다니기는 커녕, 최대한 여성성을 감추려고 노력하던 시현이었다. 감출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을 뿐이다. 한창 성에 관심이 많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시현이가 어떤 모습이었을까. 속이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선미는 절대로 그냥 넘길 생각이 없었다. 단순 폭행이 아니었다. 명백한 성추행, 아니 성폭행이었다. 가슴을 만져보자며 블라우스 단추를 뜯고 강제로 티셔츠를 벗겼다. 둘둘 말아놓은 붕대를 벗기려고 했지만 시현이가 격렬하게 반항했다고 했다. 반항하는 시현이를 마구 짓밟았다.
학교를 나오며 온갖 방법을 생각했다. 청와대 신문고? 인권 위원회? 학교폭력 상담소? 경찰? 가능한한 가장 큰 벌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며칠 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사건을 끝내고 말았다.
원장선생님은 피멍이 들도록 진우를 때렸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시퍼런 피멍이 들었다.
"어디서! 어디서 그런 걸 배웠어. 엉? 누가 그런 걸..!!" 회초리가 쉼 없이 진우를 때렸다. 진우는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서럽게 울었다. 하지만 잘못했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선미와 원장선생님이 시현이네 학교를 방문하고 온 다음 날이었다. 진우가 하교하는 가해학생의 머리를 각목으로 내려친 것은. 골목길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다가 달려가 머리를 후려쳤다. 여러 명을 상대할 순 없었기에, 한 녀석만 죽어라 팼다. 뜯어말리는 그 놈 친구들에게 각목을 휘두르며 계속해서 그 놈을 쳤다. 머리에 피가 나고서도 한참을 때렸다.
"그러려고 따라간다고 그랬던거야?" 선미가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
어쩐지 기어코 기어코 우겨서 따라오는 게 이상했다. 원장선생님과 선미가 시현이 학교를 방문하던 날 진우는 박박 우겨서 따라왔다. 하도 고집을 피워서 아무 짓도 않고 조용히 있겠다는 약속을 받고 따라왔다. 진우는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냥 중학교가 신기하다며 운동장을 구경했다. 역시 어린 애라고 생각했었다.
"응, 그 놈이 시현이 형을 때렸으니까." 코 먹은 소리로 진우가 말했다. 겨우 초등학교 6학년, 13살이었다.
머리가 찢어져서 몇 바늘을 꿰맸다고 했다. 병원 치료비만 주고 끝냈다. 선미는 가해 학생들이 했던 행동을 트집 잡았다. 학교 측에서도 큰 스캔들로 번지는 걸 바라지 않았기에 조용히 사건을 마무리 했다.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던 시현이는 자퇴서를 냈다. 사건 이후로 한동안은 방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다.
선미는 원장선생님에게 강력하게 주장해서 허락을 받아냈다. 시현이는 보육원에서 "누나"가 됐다.
"누나, 왜 시현이 형은 형이었는데 누나가 된 거야?" 어린 동생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응, 시현이 형은 어른이 되서 여자가 됐거든. 그래서 이제 누나가 된거야." 선미가 조용히 머리를 빗어넘겨주며 말했다. 말도 안되는 설명이었지만, 아직 어린 동생들은 순순히 그 말에 따랐다. 누나든, 형이든 별로 차이는 없었다. 가끔씩 실수는 했지만, 별 문제가 없었다. 바뀌는건 그저 호칭 뿐이었다.
진우만 빼고.
진우는 김본좌에 핸드폰을 들여다 봤다.
"구라 치지마라. 구라치다 걸리면 손모가지 날아가는 거 못 배웠냐."
"아, 새끼. 속고만 살았냐? 진짜다. 존나 이쁘지?" 김본좌가 킥킥 거리며 웃는다.
"난 이런거 보면 존나 소름 돋더라. 왠지 기분 나쁘지 않냐?" 빠삭이가 김본좌의 핸드폰을 툭 치며 말했다.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어처피 바지 벗길 일은 없잖아?" 김본좌가 말했다.
"븅신새끼. 나중에 클럽가서 꼬신 여자가 고추라고 생각해봐라. 아으으..닭살 돋는다." 빠삭이가 오버스럽게 몸을 떤다.
핸드폰 속에는 어떤 여자 사진이 있었다. 아이라인을 짙게 그리고, 스모키 화장을 한 여자는 45도 각도에서 이쪽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셔츠 아래로 가슴골이 살짝 보이고 있다. 누가 봐도 괜찮다-고 생각할 외모였다. 하지만 김본좌는 이 여자가 여장남자라고 했다. 가끔 가는 유머사이트에 이런 사진이 올라온다고 했다.
"하아...씨발. 보지였으면 내가 존나 쑤셔줄텐데." 김본좌가 말했다. "야야, 븅신아. 이런 사진 보면서 딸치는 거 아니다." 빠삭이가 맥심을 앞으로 툭 던진다. "차라리 이거나 봐라."
"븅신...이 형님은 이런 소프트로는 꼴리지도 않으신다." 김본좌가 페이지를 넘기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진우는 생각에 잠겼다. 핸드폰 속의 여자가 보였다. 이쁜 줄은 모르겠다.
"야, 얘는 나중에 고추 뗀대?"
"아니라던데. 그냥 가끔씩 취미로 하는거래.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존나 여장하고 사진 찍어서 올리는거지." 듣고 있던 빠삭이가 오바이트를 하는 동작을 취한다. "우웩...존나 토 나와."
"뭐야, 그냥 븅신이네." 진우가 툭 던지 듯 내뱉었다. 잠깐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던 건 취소다.
엉덩이에 피멍이 든 날 밤, 시현이가 조용히 진우를 찾아 왔다.
원장선생님이 자매결연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셔서 방이 비어있었기에, 진우는 혼자 원장선생님 방에 엎드려 있었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똑바로 누울 수도, 앉을 수도 없었다.
"많이 아프지..." 시현이가 손에 연고를 짜서 진우의 엉덩이에 발랐다. 여전히 하얀 얼굴이지만 왼쪽 눈이 살짝 멍들고, 왼쪽 아랫입술도 터져서 딱지가 앉아 있다.
"괜찮아. 이 정도쯤은." 진우가 괜히 씩씩하게 대답했다. 선미누나 앞에서는 엉엉 울었지만, 시현이 앞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고마워...진우야...고마워....흐흑" 시현이는 나지막히 숨 죽여 말했다. 얼굴을 가리고 우는 시현이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그로부터, 며칠 뒤였던가. 선미누나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시현이는 이제부터 형이 아니라 누나라고 했다. 이상할 건 없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시현이가 형이라는게 더 이상했다.
하지만 진우는 시현이를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다. 물론, 형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선미누나는 보기 드물게 화를 냈다. 시현이는 크게 섭섭해 했다. 한동안은 시현이랑 말도 안했다. 선미누나는 진우를 붙잡고 타이르기도 하고, 이해시키기도 하고, 화도 냈다. 하지만 진우는 절대로 누나라거나 형이라거나 하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거의 3개월 가까이 냉랭한 분위기가 유지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선미누나도 시현이도 모두 포기했다. 진우는 시현이를 "시현아" "너" "야"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릴 적부터 시현이를 졸졸 따라다니던 진우였기에 그런 호칭은 충격이었다. 나이 차이는 겨우 2살이었지만, 바쁜 선미를 대신해서 시현이가 진우를 돌보는 일이 많았다. 많은 아이들이 오고 떠나는 보육원에서도 시현이와 진우 사이에는 아무도 온 적이 없었고, 자라는 내내 시현이는 진우를 친동생처럼 돌봤다. 호칭은 형이었지만, 어떤 누나보다도 더 꼼꼼하게 돌봤다.
그 시기에 시현이는 선미 앞에서 많이 울었던 것 같다. 진우의 태도가 너무 섭섭했다. 가장 먼저 불러주길 바랐던 사람이었다. 가장 친했고, 가장 애정을 많이 쏟았던 동생이기에, 누나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진우가 너무 미웠다.
"울지마, 응? 아직 어려서 그래. 좀 더 크면 이해할거야." 선미가 시현이를 토닥이며 말했다.
"저게 언제적 노랜데 아직도 저런 걸 틀어. 못 쓰겠네, 여기." 김본좌가 콜라를 따며 말했다. 편의점 스피커에서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야, 저 노래 어떤 것 같냐?" 진우가 물었다.
"뭐가 어때. 존나 오글거리지. 오글오글" 김본좌와 빠삭이가 손가락을 오징어마냥 꿈틀거린다.
"그거 말고 븅신아, 가사가 어떠냐고. 너희도 저럴 것 같냐?"
"어...그런가. 야, 근데 그러면 존나 화내지 않겠냐? 빠삭이가 김본좌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여자면 씨발 존나 팬다. 어디 꼬꼬마 쉐키가..." 김본좌가 콜라를 홀짝 거리며 대답했다.
"그런가. 나는 저게 맞는 것 같은데.." 진우가 중얼거렸다.
편의점 스피커에서는 철 지난 유행곡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이승기가 부른 "너는 내 내여자라니까" 라는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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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퍽퍽" 씬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찔걱 찔걱 푸슛 푸슛 같은 부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 글입니다.
처음으로 목표했던 추천수 10을 넘겨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쁘네요. 고맙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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