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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1 23:50 1,377회 0건
** 늦어서 죄송해요. 이번 회는 전개상 내용이 엄청 산만합니다. 정리하려다가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냥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 - Ja"dore -





102. 혹시 지혜의 음모일까?




우리는 한동안 키스했다. 지혜는 내게 매달리면서 내게 온몸을 밀어붙여서 나를 소파에 쓰러트렸다. 지혜는 내 몸 위로 쓰러지듯 엎드려온다. 지혜는 아예 몸부림을 친다. 지혜의 가슴은 터질 것처럼 나를 누른다.

지혜의 얼굴은 불타는 것처럼 붉어져있다. 내 몸도 따라서 반응해온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서는 지혜가 너무 가엽고 애처롭다. 나는 지혜를 힘주어 안으며 지혜의 등을 토닥거리며 쓰다듬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당황스러운 것은 나에게도 점점 이성이 풀리면서 다급해온다는 것이다. 참고 있는다는 것이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내 손은 어느새 지혜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지혜가 내 손목을 잡는다. 나는 지혜를 불렀다.



"지혜야."
"하아. .. 오빠. .. 사랑해."

"아니, 얘가 갑자기 무슨 사랑 타령?"
"이러언. 아니, 그럼 내가 오빠를 사랑하지도 않는데 이런다고?"

"지혜야. 너 지금 엄청 귀여운 것은 맞거든.
그런데 이 판국에 좋아한다, 사랑한다 이러고 덤비면, 뜬금없다고 하거든.
내일 시험은 걱정도 안되니?"

"에이이. 오빠는 아직도 그런 걱정을 해?
오빠 눈에는 내가 요새도 옛날처럼 찌질해 보여?"

"내일 하루 괴물이 남아있으니까 하는 소리지."

"내일 시험은 내가 지금까지 시험 공부한 것 중에서 가장 완벽하게 해뒀어.
기절 초풍 하실 준비나 해두셔."

"그래. 잘했어. 나도 지혜가 영악스럽다는 것을 믿으니까.
착한 지혜. .. 이제 내려가서 자자."

“영악스럽다더니, 착하다는 것은 또 뭐야?
지금까지 참았는데 하룻밤 정도야 뭐.
오빠도 다음부터는 전화기 꼭 들고 나가."

"오케이."



우리는 툭툭 털고 일어났다. 순순히 일어나 주는 지혜가 엄청 고맙고 기특하다. 이러는 것은 혹시 두 걸음 전진을 위해서 한걸음 후퇴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지혜에게 내일 시험 부담이 큰 것일까?

지금 지혜 나이 때에는 이런 문제를 겪기도 하지만, 지혜가 유독 유난스러운 것은 아닐까? 지혜가 겪는 이 어려움이 만일 나 때문이라면, 차라리 내가 사라져버릴까? 나는 아이린과 이 문제로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아이린의 말에 의하면, 내가 없었다면 지혜가 더 나쁜 길로 빠질 수 있었던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다고 했다. 오히려 내가 있는 것이 지혜에게는 훨씬 다행이란다. 지금 내가 사라진다면 지혜에게는 일대 재앙일 것이라면서, 아이린은 날더러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를 말란다.



나는 지혜를 데리고 나가서 비상계단으로 걸어 내려갔다. 그런데 오늘은 전처럼 키스하느라고 오래 걸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혜가 자기 텔 안으로 들어가면서 내게 말했다.



"오빠, 이젠 나 일등급 짜리거든. 명심해. 히히."
"알았다고."

"어라? 오빠 지금 불만이야?"

"내가? 내가 무슨 왜 불만?
지혜가 너무 고맙고 예뻐 죽을 지경인데."

"하긴. .. 오빠가 쫌 그럴꺼다.
그런다고 그렇게 감동 먹을 일 까지는 아니거든. 하하"



지혜가 침대에 눕고, 나는 지혜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키스했다. 그리고 내 방에 올라와서 침대에 누웠다.

저 발랄한 시한폭탄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조만간에 자기가 결정적인 도발을 할 것을 이미 예고했다. 앞으로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지? 침대가 온통 바늘로 뒤덮인 바늘침대 같다. 오늘은 시험 끝나기 전날이기 때문인지,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넘어갔다. 그럼 당장 내일은? 또 이번 주말은?

도대체 앞으로 하루하루를 어떻게 넘겨야 하는가가 정말 큰 고민거리이다. 고민을 해도 답도 없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일까? 회사에서 회장이 되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닌데, 이제 그것은 안중에도 없다.



한참 자고 있는데 누구가가 키스하며 나를 깨운다. 눈을 떠보니까 아이린이다.



"누나. 벌써 아침이야?"
"나는 걱정돼서 잠을 설쳤는데 .."

"안그래도 위험할 뻔 했어."
"자기. 미안해."

"그러지 마. 누나가 왜 미안해?"
"아니야. 자기한테 엄청 미안하고, 고마워."



아이린은 나에게 키스하고 애들을 깨워야 한다며 내려갔다. 나도 서둘러서 도로로 내려갔다. 경식이가 먼저 내려오고, 지혜와 아이린도 뒤따라 나온다.



"오늘 시험 준비는 잘 했어?"
"형. 오늘은 수학이 있는데. .."

"내 예감에 너 이번 수학 진짜 잘나올 것 같아.
삼각함수 준비를 너무 꼼꼼하게 잘했거든."

"형. 고마워. 열심히 할께요. 헤헤."

"오빠, 나는?"
"지혜는 물리라며? 틀릴 수 없게 완벽하게 했잖아?"

"오빠는 진짜 말을 너무 예쁘게 한단 말이야. 하하."

"오늘 시험 끝나면 지혜는 놀러 갈꺼지?"
"에이. 일단 집에 와서 잠부터 자고, 놀러 가는 것은 저녁에."




조해수 엄마의 차가 내 옆으로 와서 서고, 문이 열린다. 조해수가 내렸다.



"해수도 준비 잘 했지?"

"에이. 나야 뭐. 지혜가 잘했지.
물리가 있어서 걱정이기는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어."

"해수야. 누구나 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거야.
그 이상은 무리거든요.
욕심 부리지 말고, 준비한 것 만큼만 자신을 갖고 하면 충분해."

"오빠 말빨 진짜 끝내주네. 하하."

"야. 조해수. 너 진짜 ...
오빠가 생각해서 말을 해주면, 이 모지리는 기껏 말을 해도 그 따위로 밖에 못하냐?"

“미안. 나는 오빠가 말을 잘한다고 ..”




애들이 차에 타고 차는 출발한다. 차가 골목을 빠져나갈 때가지 나는 차를 향하여 손을 흔들고 서있었다. 아이린이 나를 부른다.



"자기, 올라갈꺼지?"
"네."



우리는 같이 올라갔고, 아이린은 주방으로, 나는 욕실로 달렸다. 나는 서둘러서 씻고 나와서 옷을 입고 출근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이린이 나를 부른다.



"지금 이렇게 하고 출근하려고?"
"네. 쫌 늦은 것 같아."

"이리 와."



아이린은 나를 옷방으로 데리고 가서 이번에 새로 사왔다는 셔츠와 슈트로 갈아입으라고 했다.



"자기는 이제 알바생이 아니야.
오늘부터는 회장실에서 근무해야 할 지도 몰라요."

"에이. 아직 주주총회가 남았어요."

"내 말 들으세요.
이제부터는 자기가 회사를 대표해야하는 마스크라는 사실 몰라요?"

"그럼 내 사무실에 갖다 놓고 필요하면 입을께."

"저 고집 또 나온다. 그럼 차에 실어요."

"알았어요."






나는 아이린이 내주는 옷을 차에 싣고 출발해서, 최수희와 임영선을 차례로 태우고 회사에 도착했다. 최수희가 커피를 내려서 따르는데 송실장도 들어왔다.

커피타임이 시작되었다. 임영선은 디자인 팀이 어제 밤 늦게까지 회식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주은혜는 지금 단단히 화가 나있다고 했다.


"은혜 누나가 왜 화를 내?"
"김비서가 나타나기를 기대했었으니까 그렇지."

"못 간다고 말했거든."
"그래도 혹시나 했겠지.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은근 기다렸었는데. 하하."



최수희는 총무과에 가서 방효은과 이경숙을 데리고 왔다. 오늘의 가장 큰 안건은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문제이다. 우리가 한참 토론을 하고, 방효은과 이경숙은 기술적인 문제를 담당하기로 결론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송실장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가 당장 배송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거든요.
지금 우리에게는 그럴 여력이 없습니다."

"누나. 다른 마트들은 벌써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요.
이 업계에 있는 한, 우리도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본부에서 취급할 수도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각 매장에서 하려면, 점주들의 부담이 갑자기 너무 커지거든요."



이 때 주은혜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먼저 의류만 취급해서 그 성과를 보기로 해요.
잘 돼가면 점차 다른 상품으로 확대하도록 하면 어때요?
의류 배송은 택배를 이용하면 되니까 당장은 어려운 일도 아니거든요."

"인터넷에서 쇼핑몰들이 하나 둘이 아니고, 성공하기는 어렵다던데 .."

"우리는 판매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홍보가 더 큰 목적이라니까."

"은혜 누나. 일단 시작하기로 해요.
실패는 저지르지 맙시다.
어디서 실패가 일어날 수 있는가를 꼭 미리 체크해야 해요."

"오케이."



이렇게 해서 웹사이트 문제는 우선 당장은 임영선과 주은혜의 손으로 넘어갔다. 주은혜는 방효은과 이경숙에게 싹쓸이 사건도 넘겼다. 인터넷에서 직거래를 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이다. 임영선은 내 방 옆으로 방효은과 이경숙이 일할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전산실에서는 인트라넷과 인터넷의 전용 컴퓨터와 웹서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의 전체 매출 증가는 평균 40%까지 뛰었다. 이것은 오로지 PB상품과 의류상품이 효자 노릇을 한 때문이다. 그렇지만 의류 상품을 판매한 곳은 10군데 정도이다. 결론은 PB상품이 주인공이었다. 의류 상품이 아직 그다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PB 상품을 더 확대하기로 하고, 이 문제는 최수희의 손을 거쳐서 한상무의 손으로 넘어갔다.



"은혜누나. 결론이 이렇게 나오면, 의류 상품 판매를 더 확대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우리가 위험 부담을 낮추느라고 매장을 조금밖에 열지 않았거든요.
처음부터 너무 크게 벌이는 것보다는 이렇게 조심하는 방법이 맞아요."

"그럼 다음에도 이런 결과 밖에 더 나올까요?"

"분명히 좋아져요. 벌써부터 필이 팍팍 오거든. 하하.
중저가 상품은 성공했다고 보니까, 이제 약간 고가로 가볼까 하는데 .."

"글쎄. .. 나라마트에서 고가가 과연 가능할까?"

"우리가 고가라고 말해도, 명품도 아니거든요.
중저가보다 약간 비싼 가격이라는 뜻이야.
지역을 따로 선정해서, 관리 잘 하면 돼요.
이번 주말에 떠뜨려 봅시다."



주은혜가 고집스럽게 나온다. 우리가 많은 양의 상품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임영선은 주은혜의 말에 무조건 찬성한다.



송실장은 나를 회장실로 데리고 갔다.




"오늘 사모님께서 김 비서님께 지분양도를 하실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김비서님은 30% 가까운 주를 확보하시고, 최대 주주가 되실 것입니다."

"누나. 이렇게 되면 내가 너무 깊이 개입하게 되는 것 아닌가요?"

"회사 내에서는 누나라고 부르시면 안됩니다.
나와 한상무님이 있으니까 김비서님은 회장 직무 수행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할 말 없게 만드시네."

"뭐가 할 말이 없다는 말씀이세요?
아까 하시는 것 보니까 엄청 잘 하시면서 .."

"누나. 그럼 다음부터는 못한다?"

"회사에서는 나한테 애교 부리지 말고, 누나라고 부르지 말랬지?"




그 때 임영선의 엄마 남하영 여사가 아이린과 같이 들어오고, 우리는 하던 이야기를 멈추었다. 송실장은 그녀들과 주식 양도에 관한 일을 시작했다.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점심 시간이 되어 송실장과 임영선이 일식집으로 점심 먹으러 가자고 했다. 거기에는 아이린과 사모님이 이미 도착해서 주문을 해두었다고 한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음식은 바로 나왔다.



식사하면서 사모님이 내게 말했다.



"김비서님. 부담이 크시죠?"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렇습니다.
회장님 계실 때는 회장님께서 든든한 백그라운드 역할을 해주셨는데.."

"그래요. 이제 나는 김비서님만 믿어요.
회장님 살아 계실 때 중국에 매장 50개를 오픈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거든요.
거기까지는 안되더라도 국내에서만이라도 어깨를 펼 수 있도록 .."

"사모님. 저도 힘 닿는데 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제 곧 지혜가 돌아올 시간이다. 아이린은 아직 그 자리에 남아있고, 나는 집에 가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송실장과 아이린이 따라서 일어섰지만 나는 그냥 앉아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린은 따라 나왔다.



"윤미진한테 전화 받았어. 어제 얘기한 대로 다 했대."
"누나. 미안해. 나는 지금 그리로 쏟을 정신이 없네."

"자기야. 나도 정말 미안하다고.
조금만 더 있다가 갈께. 나중에 집에서 보자."





나는 주차장으로 걸어가서 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혜에게서 이미 카톡이 와있다.



"물리도 100점 ㅋㅋ"



도대체 왜 단 한 개도 틀리지 않을까? 1등급은 4%에서 자르고, 지혜네 학교 이과생은 2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위 8명만 1등급일 것이다. 왜 꼭 거기에 드는 거지? 문제가 저 정도로 쉽게 출제 됐다면, 단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일텐데.


그런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한 개 틀리기를 바라다니.
나도 참 한심하고 어이없다.



나는 내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내 침대에서는 지혜와 조해수가 체육복차림으로 자고 있다. 나는 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얘네들의 표정은 시험이 다 끝났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너무 순진하고 평화롭다. 지혜가 마치 내 딸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조해수에게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나는 경식이에게 전화를 했는데, 경식이도 이미 자기 텔에 와있다고 했다.



"형. 나 오늘 역사 100점."
"경식이도 줄줄이 대박 터뜨리네."

"대박은 무슨 대박이야? 국영수가 조용한데."

"경식아. 너도 알잖아.
그것은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이지.
어쨌든 100점은 무조건 대박이야."

"알았으니까, 형. 나 빨리 도서관에 보내줘요."




나는 그 길로 경식이를 태워서 도서관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윤기숙을 만났다. 윤기숙도 핼쓱하고 또 마른 것도 같다.



"시험 언제 끝나?"
"다음 주까지야."

"밥은 제대로 먹니?"
"그럼. 오히려 시험 때면 잘 먹고, 잘 자거든. 하하."

"저기, 저 기둥 옆에 앉아있는 남자애 있지?"
"저 안경 낀 저 머시마?"

"그래. 쟤가 바로 서지혜 동생이거든."
"어머, 그래? 귀엽게 생긴 것 같네."

"쟤 시험 공부 한다고 해서 데려다 놨는데, .."
"지혜 동생이면 지금 고1 인가?"

"그래. 저거 혹시 꾸벅꾸벅 졸면 좀 깨워."
"알았어. 하하."

"흑심 품지 말고."
"무슨 소리야? 완전 영계구만. 날이면 날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하하"




윤기숙은 도서관 열람실로 들어가고, 나는 집으로 출발했다. 아이린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 지금 어디야?"
"경식이 도서관에 데려다주고 오느라고요."

"집에 가보니까, 애들 둘이 정신 없이 자고 있어서, 나는 지혜 텔로 왔어."
"알았어. 나도 그리로 갈께."




나도 지혜의 오피스텔로 올라갔다. 아이린은 윤미진과 같이 있었다.




"자기가 애들한테 침대를 뺏겼으니 어떻게 하지?"

"누나도. 참. 지금 날더러 대낮에 잠이나 자라고?"

"내 말은 그게 아니라. .."
"그런데 애들은 자기 침대 놔두고 왜 태현씨 침대에서 자는 거지? 이해를 못하겠네."

"너도 생각을 좀 해라.
거기가 편안하고 아늑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아무리 그래도 다 큰 여자애들이 왜 남자 침대에서 자?"
"네 딸이 네 침대로 안가니까 질투하니?"

"아니, 그게 아니라 .."



조해수의 엄마는 나에게 계약서를 전해주었다. 지금 2층에는 인테리어 설계사들이 와 있으며, 공사가 앞으로 열흘 정도는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린은 귀가 번쩍 뜨이는 한마디를 했다.



"주말에 애들 데리고 쇼핑 대대적으로 해야 해."
"주말에? 왜?"

"이 모지리. 월요일날 애들 수학여행 가는 것 몰라?"
"아. 맞다. 그런데 애들은 안가겠다던데?"

"해수가? 아니, 걔는 왜 수학여행을 안가?"

"몰라. 지혜도 안가겠다고 했대.
차라리 도서관 다니면서 공부나 하겠대."


"안돼. 보내야 해."
"일본 간다니까 여권도 만들어야 하고, 신청도 해야 하고 .."


"시간 충분하니까, 서두르면 돼.
일생에 한번 여고 졸업하는데, 도대체 수학여행을 왜 안가?"



아침에 지혜는 조해수한테 모지리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린이 윤미진한테 모지리라고 한다.
그럼 거기는 모지리 모녀인가?


조해수 엄마는 알 리가 없지만, 아이린과 나는 눈치챘다.

이것은 분명 지혜의 음모가 틀림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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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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