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애는 일주일에 2회 정도 일하러 나갔다.
신입이라 차례도 자주 오지 않고 아직 일이 익숙하지 못해
자주 할 수가 없었다. 벌건 대낮에 대중 앞에서 속살 내놓고
춤추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매연이 풀풀 날리는 대로변에서
오가는 사람들 힐끔거리는 것은 견딜 수 있었다. 둘러서서 구경하는 것도 참을만했다.
하루 종일 한자리에서 몸을 흔든다는 것은 크나큰 노역이었다.
하루 일하고 오면 미애는 사흘은 기진맥진이었다. 그래도 돈이 궁해서
이벤트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사양하지 않고 뛰어 나간다.
내가 미애에게 형부 회사에 자리 하나 달라 하라고 권했다.
미애는 갇혀서 일하는 것이 더 고역이라고 답했다.
기계를 돌리던 경리를 보던 벽안에 갇혀 있는 것은 체질에 안 맞는다고 했다.
미애가 일하러 나가면 밤늦게 들어오니 나는 자유로와서 좋았다.
이모를 만나고 와도 말 안하면 모르고 잔소리도 안 들으니 좋다.
미애는 힘들게 일한 돈 알뜰히 모으고 있는지 생활비도 분담하지 않고
나를 위해서는 전혀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의 몸에 치장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열심히 일만 할 뿐이었다. 돈 없다고 끙끙 앓기만 했다.
월요일에 마트 개업식에 다녀오더니 오늘은 감자탕 집 개업식에 갔다.
오늘은 6시부터 8시까지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는 타임이라 좋다고 했다.
피크 시간이라 춤을 추지 않고 음식 먹는 손님들에게 소주병 들고 다니며
쪼그리고 앉아 술잔만 채우면 되니 몸은 한결 편하리라는 것이 미애의 기대치였다.
손님들도 즐거운 시간이다. 벌거벗은 이벤트걸이 술잔을 채워주면 서둘러 비우고 싶을 것이다.
미애가 감자탕 집 앞 작은 상자위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을 시간.
나는 강변도로 갓길에서 이모와 데이트를 했다. 우리는 육체부터 탐했다.
해도 저물지 않은 시간에 코란도 안에서 이모를 발가벗겨 놓고
내 몸을 포갰다. 타액을 서로의 몸에 흥건하게 바르고 삽입을 했다.
이모의 음란한 몸짓과 음탕한 신음은 나를 매료시켰고 코란도를 가득 채웠다.
이모의 울부짖는 듯 한 비명은 나를 더욱 흥분시키기에 족했다.
내가 구멍 깊숙이 정액을 쏟아 넣고서야 이모의 몸부림과 비명이 멈추었다.
우리는 삽입 한 채 한참이나 포개져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 만에 이모가 나를 안은 채 몸을 뒤집더니 내 입에 키스를 날리고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언제나처럼 내 사타구니에 내려앉았다.
입술로 혀로 똘똘이를 청소해 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이모는 나의 성기를 입으로 다시 세워 사까시를 하고 있었다.
또 하는 거야? 느끼는 순간, 나는 이모의 목구멍에 다시 정액을 쏘아 넣었다.
이모는 그제야 똘똘이를 입으로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내 몸을 기어 올라왔다.
다시 일자로 몸을 포갠 채 이모는 내 볼에 자기의 볼을 부비고 있었다.
볼을 비비다가 멈추는 가 싶었는데 이모는 내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주인님. 축하해 주셔요.”
“으응? 뭔데.”
“이모가 아기를 가졌어요. 주인님의 아이에요.”
“허걱!”
나는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내 입에서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무책임한 말이 튀어 나왔다.
“누가 그래? 이모 몸속의 아기가 내 씨라고. 어떻게 알아?”
“주인님 아이 맞아여. 이모는 행복해요.”
“이모! 정신 차려. 이모에게 씨 뿌린 남자가 열여섯 명이야. 왜? 나한테 뒤집어 씌워.”
“의사가 오늘로써 임신 80일 된대요.”
다시 한 번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호흡곤란을 느끼면서도 머리는
바쁘게 회전했다. 임신 80일이라. 내가 뿌린 씨가 잉태를 한 게 맞다.
80일 전이면 이모가 처음 열차 집에 찾아온 그날이었다.
미애가 사 준 침대위에서 이모가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던 그 밤이었다.
이모의 괴성에 이웃집 여인들이 수군거리고 옆집 아낙이 기웃거린 그 때였다.
“이모. 나는 무서워. 믿을 수 없어. 이제 어떡해?”
“주인님은 걱정 마세요. 축하만 해주시면 되요. 이모가 낳아서 잘 키울게요.”
“이모 남편이 알면 어떡해? 가만히 있겠어?”
“소희 아빠도 알아요. 자기의 씨인 줄 알고 무척 좋아해요. 소희 동생 생겼다고.”
“그래서 뭐랬어. 아니다. 민호 새끼다 했어?”
“암말 안했죠. 모르는 것이 약이에요. 일을 만들 필요는 없지요.”
나는 한 숨을 놓았다. 그러니까 이모 몸속의 아이는 내가 뿌린 씨인데
소희 아빠가 더 좋아한다. 당연히 자기의 새끼라고. 내가 휩쓸릴 일은 없었다.
나는 이모의 배를 만져 보았다. 불룩하다. 배안에서 무엇이 움직인다.
“이모. 녀석이 움직이는데. 아빠 손길 닿는다고 좋아 하는데.”
“아니에요. 주인님. 아직은 손으로 못 느껴요. 15주는 넘어야.”
“아들이야? 딸이야? 몰라?”
“아들이래요.”
은근히 마음이 두둥실 떴다. 내가 아이를 만들었다?
이모 몸속에 내 아이가 자라고 있다. 이모와 내가 아이로 인해 묶였다.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낳아도 키울 수 없는 아들인데도 좋았다.
富者가 아니고 父子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모의 배에 귀를 대고 신경을 곧추세웠다.
이모의 숨 쉬는 소리만 들렸다. 그런데 아이가 나쁜 아빠라고 발길질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모의 배에 귀를 대고 속삭였다.
“미안해. 아가야. 아빠가 몹쓸 짓을 했네. 무럭무럭 자라서 튼튼하게 태어나라.”
“주인님. 좋으세요? 무서우세요?”
“축하해 이모. 그리고 고마워. 우리 아기 잘 키워 줄 거지?”
“그럼요. 내가 엄만데. 똑똑하고 튼튼하게 키워야죠.”
“이모만 믿어. 나중에 아이 크면 말해줘. 아빠가 너무 철이 없었다고.”
“아이는 이모에게 맡기고 주인님 마음에만 담아 두세요.”
“무 슨 말?”
“이 아이는 우리 둘이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해요. 둘만 아는 비밀이에요.”
“응. 그렇구나. 미안해. 이모를 힘들게 하네.”
“그냥 멀리서 지켜만 보세요. 얼마나 잘 크는지.”
“그래. 그럴게. 고마워 이모. 부탁해 이모. 미안해 이모.”
나는 말도 횡설수설 했지만 마음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모는 손으로 내 귓밥은 어루만졌다. 솜사탕 같은 감촉을 새기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만든 녀석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할 운명의 장난.
이모 남편을 아빠라 부르며 자라게 될 내 아들. 만감이 교차했다.
내 아들이 운명처럼 이모 남편의 대를 이으며 그 집안의 가풍을
세우며 살아가야 하는 앞으로의 역사에 가슴이 매였다.
내가 저지른 현실에 내가 방관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모 남편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운명. 내가 내 새끼를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이모와 나와 아이가 한꺼번에 불행에 빠질 것이다. 소희도 이모 남편도
결코 행복할 순 없으리라. 이모 말대로 아이는 엄마에게 맡겨두고
나는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도리밖에 없었다. 기회가 되면 마음으로는 응원할 수 있겠지.
어쨌거나 내가 아이를 만들었다는 신비로운 사실.
그 녀석이 또 하나의 인생사를 써 내려 갈 것이다.
사회에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운명이기를 빌고 또 빌었다.
언젠가 내가 성공하고 소희아빠가 쫄딱 망하면 아이에게
사실을 밝히고 내가 책임지고 싶었다.
내 아이를 가진 이모도 이제 엄마의 원수에서 풀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내 아이의 운명을 손에 거머쥔 여인이 아니던가? 이모의 운명이
아이의 평생을 가름할 것이다. 이모가 행복해야 한다.
나는 이모의 젖통을 양손으로 감아쥐고 젖꼭지를 빨았다.
머지않아 우리 아들이 물고 빨 이모의 젖꼭지였다.
이모의 젖꼭지를 빨며 날 닮은 아들을 상상했다. 젖 빠는 아기를 상상했다.
나는 내 아이를 가진 이모가 너무 예뻐서, 내 새끼를 밴 이모가 너무 사랑스러워
이마부터 발가락 끝까지 타액을 흥건히 묻혀주고 음부를 속속들이 핥아 주었다.
“이모. 보고 싶다.”
“주인님. 오늘은 남편이 외식을 하자고 해여. 담에 뵈면 안 될까여?”
그 날 이후, 내 아이를 뱃속에서 키우는 이모는 나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내가 부르면 군말 없이 달려 왔는데 매번 남편 핑계를 대면서 만남을 거부했다.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내 공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고
용돈도 풍부하게 통장으로 넣어주고 있었다.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수요일 날 암캐 짓 하려도 안 오고 만남은 기피했지만 문자는 절대 씹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면 항상 남편 핑계로 만남을 거절했다. 외식을 한다. 영화 보러 가야한다.
야구장 예매를 해 놓았다. 이번 주말엔 온천에 스케줄이 잡혀 있다.
우리 아이에겐 행복한 소식이지만 이모를 못 보는 나는 미칠 것 같았다.
남편과 함께 한다는 시간들이 질투심으로 활활 타 올랐다.
신경은 곧추섰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 이모와 남편의 관계를 깨고 싶지는 않았다.
둘 사이를 갈라놓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뱃속의 아이가 마음으로 말렸다.
미애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 왔다. 이모의 변화가 미애에게도 느껴졌나 보다.
“이번 주엔 사장님이 안 오시네.”
“…………”
“요즘은 이모 만나러 안 나가? 갈라섰어?”
“…………”
미애의 물음에 답할 말이 없었다. 나는 대답을 못 했다.
급기야 나는 이모를 찾아가기로 했다. 쇼핑몰 근처에 숨어 있었다.
진열장의 아주머니와 홍이와 디자이너 정이 퇴근하는 것을 지켜보고
쇼핑몰 현관으로 다가갔다. 이모가 문을 열고 나왔다.
예고도 없이 나타난 나를 보고 이모는 순간 당황하더니 손을 내밀었다.
나는 엉겁결에 이모와 악수를 나누었다. 악수를 하며 이모가 인사하듯 말했다.
“남편이 와 있어요. 침착하세요. 주인님.”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모가 또 말했다.
“주인님은 우리 쇼핑몰 피팅 모델이에요. 그렇게 행동 하세요.”
“왜 나를 피해? 이유가 뭐야? 아이 때문이야?”
이모는 손을 내밀어 앞으로 걸어가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제가 무사해야 아기도 무사해요. 남편의 비위를 맞추어야죠. 주인님.”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공터를 가로 질렀다. 걸으면서 이모가 말했다.
“아이가 생기니까 남편이 무척 기뻐해요. 아들이라고. 대를 잇는다고.
소희가 삐칠 정도로 퇴근하기 바쁘게 집에 들어와 내 배에 귀를 대고 살아요.
아들 낳아주는 나를 위해서 스폰서 해주던 여대생들도 다 정리 했어요.
매일 쇼핑몰에 날 데리러 와서 공원에도 가고 극장에도 데려가고 외식도 하자해요.
주인님. 보고 싶지만 남편이 극성이라서 틈을 낼 수가 없어요. 죄송해요.“
“그럼, 우리 이제 못 만나는 거야?”
“시간을 만들어 볼게요. 지금 내가 남편을 피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요.
당길 때 끌려가 주는 거예요. 부부 생활은 줄 당기기에요. 주인님.”
“남편이 좋아? 언제는 싫다면서.”
“이모가 가정을 잘 꾸려야 우리 아기도 행복해져요. 아기를 위해서예요.”
어느새 우리는 공터 끝까지 와 있었다. 공터 끝에 주차해 있던 중형 세단의
창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깐깐해 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여보. 우리 쇼핑몰 모델 민호에요. 민호야. 인사 해. 회장님이셔.”
“안녕 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이모의 남편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 집사람을 도와줘서 고마워요. 훌륭한 청년이네.”
이모 남편은 나에게 말하고 이모를 쳐다봤다. 매너 있는 남자였다.
사업가다웠다. 사회에서 행세께나 하는 양반이 차에서 내려 나를 반겨준다.
아이의 아빠가 나라는 것을 아는 것인가? 그래서 잘 해 주는 것인가?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손을 맞잡고 인사를 받았지만 무엇을 감사하는지 나도 몰랐다.
이모를 서로 쑤시려고 경쟁하는 관계다. 내 아들을 키워 줄 사람이다.
이모의 남편은 내 얼굴을 알아보았다. 쇼핑몰을 자주 들여다보는 모양이었다.
“전에는 많이 봤는데 요즘은 안 보이던데 다른 데 가셨나요?”
“요즘은 못 다한 공부 한데요. 수능 준비 땜에 모델을 당분간 못한다고.”
이모가 내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이모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우리 전어 먹으러 가는데 같이 가십시다. 타세요.”
이모 남편은 나의 팔을 잡고 차를 가리켰다. 아이만 아니면.
이모가 나의 암캐가 아니라면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라 갔을지도 모른다.
“아닙니다. 약속이 있어서.”
내가 사양하며 말끝을 흐렸다.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이모가 재차 권했다.
“같이 가. 민호야. 회장님 한 턱 쏘신데.”
나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사양했다. 긴 시간 같이 있다가 이모라는 말이나
주인님이라는 말이라도 튀어 나오면 사태가 심각해 질 것이다.
사단이 나면 무엇보다 우리 아들의 운명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모와 남편의 행복한 모습을 질투심 감추고 지켜보기 힘들 것이다.
나는 팔을 잡아끄는 이모 남편에게 극구 사양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모 남편은 다음에 꼭 한 번 초대 하겠노라고 말하며 이모를 세단에 태우고 떠났다.
나는 왠지 우울했다. 이모는 왜 같이 가자고 권했을까?
남편의 의견을 존중한 것일까? 나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까?
아니면 쇼핑몰 사장 지희로서 모델 밥 한 끼 사주겠다는 의미였을까?
어쨌든 혼자 걷는 걸음은 쓸쓸했다. 이모도 아들도 소희아빠에게 다 뺏긴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이모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내가 이모를 사랑하고 있었나? 질투심이 온 몸을 휘감았다.
신입이라 차례도 자주 오지 않고 아직 일이 익숙하지 못해
자주 할 수가 없었다. 벌건 대낮에 대중 앞에서 속살 내놓고
춤추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매연이 풀풀 날리는 대로변에서
오가는 사람들 힐끔거리는 것은 견딜 수 있었다. 둘러서서 구경하는 것도 참을만했다.
하루 종일 한자리에서 몸을 흔든다는 것은 크나큰 노역이었다.
하루 일하고 오면 미애는 사흘은 기진맥진이었다. 그래도 돈이 궁해서
이벤트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사양하지 않고 뛰어 나간다.
내가 미애에게 형부 회사에 자리 하나 달라 하라고 권했다.
미애는 갇혀서 일하는 것이 더 고역이라고 답했다.
기계를 돌리던 경리를 보던 벽안에 갇혀 있는 것은 체질에 안 맞는다고 했다.
미애가 일하러 나가면 밤늦게 들어오니 나는 자유로와서 좋았다.
이모를 만나고 와도 말 안하면 모르고 잔소리도 안 들으니 좋다.
미애는 힘들게 일한 돈 알뜰히 모으고 있는지 생활비도 분담하지 않고
나를 위해서는 전혀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의 몸에 치장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열심히 일만 할 뿐이었다. 돈 없다고 끙끙 앓기만 했다.
월요일에 마트 개업식에 다녀오더니 오늘은 감자탕 집 개업식에 갔다.
오늘은 6시부터 8시까지는 손님들에게 술을 따라주는 타임이라 좋다고 했다.
피크 시간이라 춤을 추지 않고 음식 먹는 손님들에게 소주병 들고 다니며
쪼그리고 앉아 술잔만 채우면 되니 몸은 한결 편하리라는 것이 미애의 기대치였다.
손님들도 즐거운 시간이다. 벌거벗은 이벤트걸이 술잔을 채워주면 서둘러 비우고 싶을 것이다.
미애가 감자탕 집 앞 작은 상자위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을 시간.
나는 강변도로 갓길에서 이모와 데이트를 했다. 우리는 육체부터 탐했다.
해도 저물지 않은 시간에 코란도 안에서 이모를 발가벗겨 놓고
내 몸을 포갰다. 타액을 서로의 몸에 흥건하게 바르고 삽입을 했다.
이모의 음란한 몸짓과 음탕한 신음은 나를 매료시켰고 코란도를 가득 채웠다.
이모의 울부짖는 듯 한 비명은 나를 더욱 흥분시키기에 족했다.
내가 구멍 깊숙이 정액을 쏟아 넣고서야 이모의 몸부림과 비명이 멈추었다.
우리는 삽입 한 채 한참이나 포개져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 만에 이모가 나를 안은 채 몸을 뒤집더니 내 입에 키스를 날리고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언제나처럼 내 사타구니에 내려앉았다.
입술로 혀로 똘똘이를 청소해 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다.
이모는 나의 성기를 입으로 다시 세워 사까시를 하고 있었다.
또 하는 거야? 느끼는 순간, 나는 이모의 목구멍에 다시 정액을 쏘아 넣었다.
이모는 그제야 똘똘이를 입으로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내 몸을 기어 올라왔다.
다시 일자로 몸을 포갠 채 이모는 내 볼에 자기의 볼을 부비고 있었다.
볼을 비비다가 멈추는 가 싶었는데 이모는 내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주인님. 축하해 주셔요.”
“으응? 뭔데.”
“이모가 아기를 가졌어요. 주인님의 아이에요.”
“허걱!”
나는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내 입에서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무책임한 말이 튀어 나왔다.
“누가 그래? 이모 몸속의 아기가 내 씨라고. 어떻게 알아?”
“주인님 아이 맞아여. 이모는 행복해요.”
“이모! 정신 차려. 이모에게 씨 뿌린 남자가 열여섯 명이야. 왜? 나한테 뒤집어 씌워.”
“의사가 오늘로써 임신 80일 된대요.”
다시 한 번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호흡곤란을 느끼면서도 머리는
바쁘게 회전했다. 임신 80일이라. 내가 뿌린 씨가 잉태를 한 게 맞다.
80일 전이면 이모가 처음 열차 집에 찾아온 그날이었다.
미애가 사 준 침대위에서 이모가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던 그 밤이었다.
이모의 괴성에 이웃집 여인들이 수군거리고 옆집 아낙이 기웃거린 그 때였다.
“이모. 나는 무서워. 믿을 수 없어. 이제 어떡해?”
“주인님은 걱정 마세요. 축하만 해주시면 되요. 이모가 낳아서 잘 키울게요.”
“이모 남편이 알면 어떡해? 가만히 있겠어?”
“소희 아빠도 알아요. 자기의 씨인 줄 알고 무척 좋아해요. 소희 동생 생겼다고.”
“그래서 뭐랬어. 아니다. 민호 새끼다 했어?”
“암말 안했죠. 모르는 것이 약이에요. 일을 만들 필요는 없지요.”
나는 한 숨을 놓았다. 그러니까 이모 몸속의 아이는 내가 뿌린 씨인데
소희 아빠가 더 좋아한다. 당연히 자기의 새끼라고. 내가 휩쓸릴 일은 없었다.
나는 이모의 배를 만져 보았다. 불룩하다. 배안에서 무엇이 움직인다.
“이모. 녀석이 움직이는데. 아빠 손길 닿는다고 좋아 하는데.”
“아니에요. 주인님. 아직은 손으로 못 느껴요. 15주는 넘어야.”
“아들이야? 딸이야? 몰라?”
“아들이래요.”
은근히 마음이 두둥실 떴다. 내가 아이를 만들었다?
이모 몸속에 내 아이가 자라고 있다. 이모와 내가 아이로 인해 묶였다.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낳아도 키울 수 없는 아들인데도 좋았다.
富者가 아니고 父子가 되는 것이다. 나는 이모의 배에 귀를 대고 신경을 곧추세웠다.
이모의 숨 쉬는 소리만 들렸다. 그런데 아이가 나쁜 아빠라고 발길질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모의 배에 귀를 대고 속삭였다.
“미안해. 아가야. 아빠가 몹쓸 짓을 했네. 무럭무럭 자라서 튼튼하게 태어나라.”
“주인님. 좋으세요? 무서우세요?”
“축하해 이모. 그리고 고마워. 우리 아기 잘 키워 줄 거지?”
“그럼요. 내가 엄만데. 똑똑하고 튼튼하게 키워야죠.”
“이모만 믿어. 나중에 아이 크면 말해줘. 아빠가 너무 철이 없었다고.”
“아이는 이모에게 맡기고 주인님 마음에만 담아 두세요.”
“무 슨 말?”
“이 아이는 우리 둘이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해요. 둘만 아는 비밀이에요.”
“응. 그렇구나. 미안해. 이모를 힘들게 하네.”
“그냥 멀리서 지켜만 보세요. 얼마나 잘 크는지.”
“그래. 그럴게. 고마워 이모. 부탁해 이모. 미안해 이모.”
나는 말도 횡설수설 했지만 마음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모는 손으로 내 귓밥은 어루만졌다. 솜사탕 같은 감촉을 새기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만든 녀석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할 운명의 장난.
이모 남편을 아빠라 부르며 자라게 될 내 아들. 만감이 교차했다.
내 아들이 운명처럼 이모 남편의 대를 이으며 그 집안의 가풍을
세우며 살아가야 하는 앞으로의 역사에 가슴이 매였다.
내가 저지른 현실에 내가 방관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모 남편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운명. 내가 내 새끼를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이모와 나와 아이가 한꺼번에 불행에 빠질 것이다. 소희도 이모 남편도
결코 행복할 순 없으리라. 이모 말대로 아이는 엄마에게 맡겨두고
나는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도리밖에 없었다. 기회가 되면 마음으로는 응원할 수 있겠지.
어쨌거나 내가 아이를 만들었다는 신비로운 사실.
그 녀석이 또 하나의 인생사를 써 내려 갈 것이다.
사회에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운명이기를 빌고 또 빌었다.
언젠가 내가 성공하고 소희아빠가 쫄딱 망하면 아이에게
사실을 밝히고 내가 책임지고 싶었다.
내 아이를 가진 이모도 이제 엄마의 원수에서 풀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내 아이의 운명을 손에 거머쥔 여인이 아니던가? 이모의 운명이
아이의 평생을 가름할 것이다. 이모가 행복해야 한다.
나는 이모의 젖통을 양손으로 감아쥐고 젖꼭지를 빨았다.
머지않아 우리 아들이 물고 빨 이모의 젖꼭지였다.
이모의 젖꼭지를 빨며 날 닮은 아들을 상상했다. 젖 빠는 아기를 상상했다.
나는 내 아이를 가진 이모가 너무 예뻐서, 내 새끼를 밴 이모가 너무 사랑스러워
이마부터 발가락 끝까지 타액을 흥건히 묻혀주고 음부를 속속들이 핥아 주었다.
“이모. 보고 싶다.”
“주인님. 오늘은 남편이 외식을 하자고 해여. 담에 뵈면 안 될까여?”
그 날 이후, 내 아이를 뱃속에서 키우는 이모는 나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내가 부르면 군말 없이 달려 왔는데 매번 남편 핑계를 대면서 만남을 거부했다.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내 공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고
용돈도 풍부하게 통장으로 넣어주고 있었다.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수요일 날 암캐 짓 하려도 안 오고 만남은 기피했지만 문자는 절대 씹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면 항상 남편 핑계로 만남을 거절했다. 외식을 한다. 영화 보러 가야한다.
야구장 예매를 해 놓았다. 이번 주말엔 온천에 스케줄이 잡혀 있다.
우리 아이에겐 행복한 소식이지만 이모를 못 보는 나는 미칠 것 같았다.
남편과 함께 한다는 시간들이 질투심으로 활활 타 올랐다.
신경은 곧추섰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 이모와 남편의 관계를 깨고 싶지는 않았다.
둘 사이를 갈라놓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뱃속의 아이가 마음으로 말렸다.
미애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 왔다. 이모의 변화가 미애에게도 느껴졌나 보다.
“이번 주엔 사장님이 안 오시네.”
“…………”
“요즘은 이모 만나러 안 나가? 갈라섰어?”
“…………”
미애의 물음에 답할 말이 없었다. 나는 대답을 못 했다.
급기야 나는 이모를 찾아가기로 했다. 쇼핑몰 근처에 숨어 있었다.
진열장의 아주머니와 홍이와 디자이너 정이 퇴근하는 것을 지켜보고
쇼핑몰 현관으로 다가갔다. 이모가 문을 열고 나왔다.
예고도 없이 나타난 나를 보고 이모는 순간 당황하더니 손을 내밀었다.
나는 엉겁결에 이모와 악수를 나누었다. 악수를 하며 이모가 인사하듯 말했다.
“남편이 와 있어요. 침착하세요. 주인님.”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모가 또 말했다.
“주인님은 우리 쇼핑몰 피팅 모델이에요. 그렇게 행동 하세요.”
“왜 나를 피해? 이유가 뭐야? 아이 때문이야?”
이모는 손을 내밀어 앞으로 걸어가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제가 무사해야 아기도 무사해요. 남편의 비위를 맞추어야죠. 주인님.”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공터를 가로 질렀다. 걸으면서 이모가 말했다.
“아이가 생기니까 남편이 무척 기뻐해요. 아들이라고. 대를 잇는다고.
소희가 삐칠 정도로 퇴근하기 바쁘게 집에 들어와 내 배에 귀를 대고 살아요.
아들 낳아주는 나를 위해서 스폰서 해주던 여대생들도 다 정리 했어요.
매일 쇼핑몰에 날 데리러 와서 공원에도 가고 극장에도 데려가고 외식도 하자해요.
주인님. 보고 싶지만 남편이 극성이라서 틈을 낼 수가 없어요. 죄송해요.“
“그럼, 우리 이제 못 만나는 거야?”
“시간을 만들어 볼게요. 지금 내가 남편을 피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요.
당길 때 끌려가 주는 거예요. 부부 생활은 줄 당기기에요. 주인님.”
“남편이 좋아? 언제는 싫다면서.”
“이모가 가정을 잘 꾸려야 우리 아기도 행복해져요. 아기를 위해서예요.”
어느새 우리는 공터 끝까지 와 있었다. 공터 끝에 주차해 있던 중형 세단의
창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깐깐해 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여보. 우리 쇼핑몰 모델 민호에요. 민호야. 인사 해. 회장님이셔.”
“안녕 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이모의 남편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리 집사람을 도와줘서 고마워요. 훌륭한 청년이네.”
이모 남편은 나에게 말하고 이모를 쳐다봤다. 매너 있는 남자였다.
사업가다웠다. 사회에서 행세께나 하는 양반이 차에서 내려 나를 반겨준다.
아이의 아빠가 나라는 것을 아는 것인가? 그래서 잘 해 주는 것인가?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손을 맞잡고 인사를 받았지만 무엇을 감사하는지 나도 몰랐다.
이모를 서로 쑤시려고 경쟁하는 관계다. 내 아들을 키워 줄 사람이다.
이모의 남편은 내 얼굴을 알아보았다. 쇼핑몰을 자주 들여다보는 모양이었다.
“전에는 많이 봤는데 요즘은 안 보이던데 다른 데 가셨나요?”
“요즘은 못 다한 공부 한데요. 수능 준비 땜에 모델을 당분간 못한다고.”
이모가 내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이모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우리 전어 먹으러 가는데 같이 가십시다. 타세요.”
이모 남편은 나의 팔을 잡고 차를 가리켰다. 아이만 아니면.
이모가 나의 암캐가 아니라면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라 갔을지도 모른다.
“아닙니다. 약속이 있어서.”
내가 사양하며 말끝을 흐렸다.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이모가 재차 권했다.
“같이 가. 민호야. 회장님 한 턱 쏘신데.”
나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사양했다. 긴 시간 같이 있다가 이모라는 말이나
주인님이라는 말이라도 튀어 나오면 사태가 심각해 질 것이다.
사단이 나면 무엇보다 우리 아들의 운명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모와 남편의 행복한 모습을 질투심 감추고 지켜보기 힘들 것이다.
나는 팔을 잡아끄는 이모 남편에게 극구 사양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이모 남편은 다음에 꼭 한 번 초대 하겠노라고 말하며 이모를 세단에 태우고 떠났다.
나는 왠지 우울했다. 이모는 왜 같이 가자고 권했을까?
남편의 의견을 존중한 것일까? 나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까?
아니면 쇼핑몰 사장 지희로서 모델 밥 한 끼 사주겠다는 의미였을까?
어쨌든 혼자 걷는 걸음은 쓸쓸했다. 이모도 아들도 소희아빠에게 다 뺏긴 기분이 들었다.
이제는 이모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내가 이모를 사랑하고 있었나? 질투심이 온 몸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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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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