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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정(慾 情) - 5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1 23:56 1,168회 0건
난 지연에게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까 하는 생각에 약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김유미는 내 기분을 풀어 주려는 듯 살짝 미소를 띠며 내게 술을 따라 주고 있었다.

어차피 석진이 녀석에게 전화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려야 할 터 난 김유미가 따라준 술을 원 샷 한 후에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결혼하기 전에... 내가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을 때라고 말해야겠지. 좀 자세히 이야기하면 이십 대 후반 무렵에 난... 내 욕정을 해결하기 위해 두 여자에게 실수를 했어. 물론 내가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여자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다 책임지라고 하는 건 아니니까... 결론적으로 그렇다는 거야. 안했어야 했는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잖아.”

“어떤 실수를 했다는 거예요? 여자가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그랬다는 건가요?”

“음... 첫 번째 실수는 여고생이었는데 그 일로 인해 그 애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은 못 해봤어. 큰 상처가 될 일은 분명하지만... 아주 극복 못 할 일도 아니었으니까... 세월이 지나면서 잊어주기를 바랬지.”

“그 일이 도대체 뭐예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게... 누구한테 이야기 하는 거 처음인데...”

난 여고생 현주와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천천히 김유미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할 지 궁금해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다.

“놀랍네요. 석훈씨 말이 사실이라면 마지막 순간에 그 애의 옷까지 다 벗겨 놓고 그 걸 보면서도 참았다는 거군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그 애의 몸을 가지고 싶어서 밤에 몰래 담을 넘은 거 아닌가요?”

“니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 애의 처녀성을 건드리지 않은 건 사실이야. 그 애의 몸을 만지면서 사정은 했지만... 그 일이 있고 나서 나도 한참을 내가 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굳이 이유를 대자면 나라는 놈... 누군가에게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하는 걸 광적으로 싫어해. 다른 사람들도 그런 걸 싫어하겠지만 훨씬 더 심한 것 같아. 마지막 순간에 그 애를 책임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거겠지. 처음 본 여고생 집의 담장을 넘은 사이인데 다음 날 아침에 이왕 이렇게 됐으니 책임진다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욕정에 눈이 뒤집혀 그 밤에 찾아가서 칼로 위협을 할 때까지만 해도 그걸 잘 몰랐어. 그렇게 가슴이 탐스러운 아이라면 누가 건드려도 건드렸을 거라고 나 자신을 합리화 했었고... 그런데... 숫처녀였으니... 차마 못 했어. 그 애가 받는 충격이 몇 배 더 심할 테니...“

“그 이후로 그 애를 다시 본 적 없나요?”

“한 번 보기는 했었지. 그 날 이후 열흘 쯤 지나 잠깐... 표정이 어두워 보였어.”

“또 다른 실수는 뭐죠?”

난 김유미에게 미정이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천천히 이야기 했고 이야기가 끝나자 김유미가 물었다.

“그래서 경찰을 그만두었다는 거예요? 복직하지 않고?”

“응. 의도 한 건 아니지만 미정이가 죽은 가장 큰 원인은 내가 제공한 것이었으니까... 제복을 입고 있으면 평생 자책감에 시달릴 것 같았고 그런 감정들을 가지고 계속 그 생활을 하는 게 두렵고 싫었어.”

시간이 꽤 흘러 밤 열 시를 넘어서고 있었는데 김유미는 내 이야기가 흥미로운지 벽에 걸린 시계나 핸드폰에 눈길 한 번도 주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 일과 요즘 석훈씨를 힘들 게 만드는 일과 상관이 있는 거죠? 그래서 예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이 여자. 끝을 파볼 생각을 하고 있었나? 은근히 날 부추기고 있었다. 무언가를 털어 놓도록...

“응? 그 건...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더 이상 없을 줄 알았어. 그런데... 널 처음 보았을 때... 다시 피가 끓었어. 가슴이 뛰었고... 우리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아무리 좋게 미화해도 그 건 ...”

“그래도... 지금 그 일이 석훈씨를 죄책감에 빠지게 만들만큼 괴롭힐 일은 없잖아요. 당사자인 내 인생이 그 일로 인해 별다르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으니... 시간도 꽤 흘렀고... 제 생각엔 아마...”

김유미가 내 말을 중간에 잘랐다. 그게 무슨 문제가 될 게 있느냐는 식으로... 그녀는 내게 다른 어떤 스토리를 듣는 걸 기대하는 것 같았다. 더 이상 화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던 나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 겉보기엔 그렇지 않지만 나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예민해. 니가 별다른 상처가 없는 것 같아 다행스럽긴 해도 지금도 가끔 10여년 전 미정이 일을 겪고 나서 달라졌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또 다시 그런 일을 했다는 사실이 날 괴롭혀. 그게 잘 안되는 것도 그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결벽증 같은 거예요? 실수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릴 순 없나요?”

“실수?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놈이 같은 비슷한 실수를 또 한 셈이잖아. 그렇게 쉽게 잊혀지긴 힘들겠지.”

“그럼 오늘 낮부터 술을 마신 이유가 설마 저 때문이라는 거예요?”

“아니.. 그냥 그런 감정들이 아침부터 눈이 많이 내리니까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어. 니 생각도 났고... 그래도 너와 이야기를 나누며 지금은 한결 나아진 것 같은데... 일어날까?”

그 때 내 핸드폰이 울려서 확인해 보니 석진이 전화였다. 난 김유미에게 양해를 구하는 표정을 보인 후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고 다짜고짜 녀석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 좀 알아봤어?”

“그게... 자세한 건 말해주지 않는데 병원에 있는 것 같아요. 그 분이 연수 받는 곳에 팀장이라는 사람과 통화가 됐거든요.”

“병원?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고?”

“몰라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기는 했다는데... 본인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거부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 팀장이라는 사람도 자세한 건 모르는 것 같기도 했어요.”

“혼수상태? 어쩌다 그런 일이 생긴 건 지도 말 안 해줘? 사고인지 지병인지도 모른단 말이야?”

“이야기 들은 걸로 해석해보면 사고인 것 같아요. 펜실베니아 북쪽에 있는 엘리게니 산맥 Table Mountain 봉우리 라는 곳 근처에서 조난을 당했는데 신고를 한 건 본인이 아니라 산을 내려오던 다른 등산객들이었어요. 황지연씨가 눈 덮인 설산을 오르면서 별다른 장비도 없이 등반 코스가 아닌 곳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이상하게 여긴 남자 두 명이 따라갔었는데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나 봐요.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근처 RESCUE TEAM에 신고를 했고 황지연씨가 남긴 발자국 주변을 세 시간 넘게 수색을 한 끝에 골짝기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 있는 걸 찾았대요.
꼬박 이틀을 혼수상태로 누워 있다 깨어나기는 했는데 왜 그 곳에 혼자 갔는지... 자살인지 조난인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나봐요. 그러다보니 리처드슨이라는 그 팀장도 한국에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 지 고심하고 있던 차에 제가 전화를 했고 혹시 황지연씨와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지 물어보더군요. 적당히 둘러 대고 끊었어요.“

난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내게 쓴 편지 내용을 보자면 지연은 작심을 하고 산에 오른 듯 했다. 미국으로 떠난 후부터 지금까지 지연의 우울증은 점점 더 상태가 안 좋아지다가 모든 걸 놔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안 좋은 감정들이 가슴에 쌓여가는 데 풀어 내지 못한다면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

“어느 병원인지 물어봤어?”

“아니... 그건 못 물어봤어요? 알아야 되나요?”

“음... 좀 알아봐줘. 녀석이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겠다고 미국으로 가겠다고 할 수도 있으니...”

석진이와 통화를 끝낸 후 김유미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녀와 함께 횟집을 나왔다. 김유미의 집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고 난 말없이 그녀와 함께 눈길을 걸었다.

횟집에서 김유미가 보여준 태도로 감안해보면 적당한 핑계를 대고 모텔로 들어가는 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았지만 지연의 일로 마음이 심란했다. 김유미는 나와 만나기 전에 늦게까지 같이 있는 건 힘들다고 한 이야기는 잊어버린 듯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발 아래에 시선을 둔 채 종종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전화 받고 들어와서부터 한 마디도 안하고 있는 거 알아요?“

사거리에 있는 불이 꺼진 빵집 앞 인도에서 김유미가 멈춰서며 정적을 깨고 내게 물었다.

“그랬나? 몰랐어. 길이 미끄러워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걷다보니...”

“아까 내가 친구같이 느껴진다고 했죠? 남자한테 그런 말 들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괜히 기분도 이상하고...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요. 호호호.”

김유미가 조금 들떠 있었다. 횟집에서 내가 잠깐 밖에 나갔다 온 사이에 시간을 벌기 위해 가족들과 통화를 했을 지도 모르고 그녀의 남편은 타지에 직장이 있으니 그런 면에서 김유미의 귀가 시간은 다른 유부녀들에 비해 자유스러울 것이다.

자살을 하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는 지연의 모습을 떠올리자니 가슴 한 구석이 아렸다. 그리고 잠시 후엔 갑자기 김유미를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이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건 마왕의 여자인 김유미를 취하는 것일지 모른다. 지연은 한때 마왕을 떠나 내게로 왔지만 떠났다. 그래서 지워보려 했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아 괴롭던 차에 그녀의 편지가 왔고 적어도 난 그녀가 날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한편으로 아프고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웠다. 그리고 지연은 살아 있다. 지연이 자살 기도를 하기 전에 날 생각하며 편지를 썼고 지구 반대편에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 날 움직이게 만드는 걸까? 난 김유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골목 안 쪽에 불이 켜져 있는 모텔이 보였고 난 김유미의 손을 잡고 그 쪽 방향으로 걸어갔다.

“왜요? 어디로 가는 거예요?”

불과 20여 미터 앞에 모텔의 입구가 있었다. 그 곳까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잡아끌던 난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서 김유미에게 말했다.

“아까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간 거 갔다고 했지? 나 그 말을 들을 때 갑자기 그게 섰어. 몇 개월 만인지 몰라. 너와 오피스텔에서 섹스를 한 이후로는 제대로 선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

“정말이요? 그 게 언젠데... 아직까지 한 번도...”

난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유미의 손을 잡고 모텔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고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는 동안 그녀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는 동안 우리 사이에 있던 어색한 정적은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사라졌고 그녀와 난 보통의 다른 연인들처럼 키스를 하며 하나씩 옷을 벗었다.

날씨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던 김유미의 굴곡진 몸매가 눈에 들어오자 흥분한 나는 그녀의 브래지어를 벗기고 가슴을 어루만졌다. 김유미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신음소리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하아.. 하.. 하아아..“

지연이 떠난 후에 이렇게 흥분한 적이 없었는데 내 물건은 하늘을 찌를 듯 고개를 쳐 들었고 자신의 분홍색 팬티 위를 딱딱한 무언가가 자극하자 김유미의 눈동자가 커졌다. 그녀는 내 말을 그대로 믿고 있었을까?

진실이 무엇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 걸 믿는 척 한 것이든 믿었던 것이든 이 순간에 그녀와 나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다소 거칠게 김유미의 팬티를 끌어 내린 후에 까맣고 숱이 많은 그녀의 치모 주변을 손으로 살짝 움켜쥐었다.

어떻게 보면 약간이라도 부담스러울 수 있었던 지난 두 번의 정사와는 달리 김유미는 자연스럽게 그녀 자신을 내게 열어주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내게 안겨오는 그녀의 몸짓은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게 했ㅅ고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상상했던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다.

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핥았고 움켜쥐었으며 동시에 핑크빛 구멍을 온 힘을 다해 드나들며 그 황홀한 압박감을 즐기고 있었다. 눈을 살짝 감고 미간을 약간 찌푸린 채로 토해내는 김유미의 신음소리는 잠들어 있던 내 안의 남성을 깨웠고 난 그녀의 배 위에서 울부짖었다.

“나... 너무 좋아... 고마워... 이런 기분 정말 오랜만이야... 허억.. 하... 하아..”

“아.. 하아.. 아악... 아... 아아앙... ”

정사가 끝난 후에도 난 꽤 오랫동안 그녀를 안고 어루만지고 있었다. 여인은 서로 알몸을 부비고 있을 때 가장 친근하게 느껴진다. 커다란 엉덩이를 어루만지면서 누르면 터질 것 같은 가슴의 감촉이 내 알몸으로 전해지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작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게 날 괴롭혔던 상념들마저...

난 잠시 후 몇 개월 동안 쌓여 있던 울적한 감정을 다시 한 번 김유미의 몸 위에서 토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새벽녁 내 곁에 잠들어있는 김유미를 바라보다 어쩌면 이대로 지연과의 관계가 끝난다면 그 자리를 김유미가 채워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연에게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 그녀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김유미와 모텔을 나오며 그녀에게 물었다.

“요즘 동생은 뭐 해? 아직 여수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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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너무 어수선해서 통 글을 쓸 수가 없었는데...
그러다 문득 이 소설부터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늦은 업데이트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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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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