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나의 소중한 여자들...
수정이가 뇌사 상태에서 깨어나 처음 한 말이 바로 강희 누나를 찾는 것이었다. 힘이 없는 눈동자와 연약한 손을 들어 올리며 한 첫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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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가 깨어나 내 옆에 있던 강희 누나를 더 이상은 볼 수 없었고 나의 육체로 강희 누나와 관계를 갖은 수정이 아빠는 누나의 치유 능력으로 거짓말처럼 폐암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건 지금도 학회에 보고되어 불가사의 같은 일로 기록되어 있다. 의학계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신이 도운 일이라며 혀를 둘렀다.
우리의 고통과 운명을 뒤로 한 채 미스테리 같은 일로 살아난 수정이 아빠는 며칠 후 퇴원을 했고 자신이 겪은 일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갔지만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다. 수정이와 강희 누나는 수정이 아빠가 돌아가던 그날 하염없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만 했고 나도 가슴으로 울어야만 했다.
지난 예전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다. 수정이는 자신의 아빠를 구해준 강희 누나를 위해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며 함께 하고 있다. 점점 말라만 가는 강희 누나에게 자신보다 날씬해지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질투를 하는 모습이 친 자매 이상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수정이가 밖으로 나와 우리에게 걸어온다.
“병원 일은 어때? 환자가 많아?”
“응, 아픈 사람들은 항상 많아.”
“요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이라 너도 조심해야겠네.”
“나야 항상 소독하니까, 너도 조심해.”
“응.”
강희 누나의 손을 잡고 의자에 앉아 대답을 하고 있었고 수정이는 나에게 물을 건네며 묻는다.
“그때... 언니와 마지막으로 얘기를 하고 나서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더니 이제는 언니 목소리가 그리워지네.”
“나도 그래.”
“너는 언제까지 언니를 봤어?”
“......”
내가 강희 누나의 영혼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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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분, 정신이 드세요?!”
“환자 분?”
“이 환자 다시 깨어났어!”
“네?!”
“고... 고마워... 언... 언니는?”
수정이가 깨어나고 내 옆에 있는 강희 누나를 볼 수 없었던 모양이다. 강희 누나는 자신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놀란 표정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수정이가 일어나다니... 하늘에 감사했고 수정에게 고마웠다.
“수정아...”
“언니... 언니는?”
“바보... 내 옆에 있잖아.”
내 말을 듣고 수정이의 눈동자가 움직이며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강희 누나의 모습을 찾지 못했고...
“나... 나 언니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정말?”
“응, 언니가 보고 싶어.”
“수... 수정아...”
수정이의 말에 감정이 복받쳤는지 누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며 수정이에게 누나가 있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표시해주었다. 그제야 수정이의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고 곧 입을 열었다.
“나... 정말 죽지 않고 살았나 봐. 언니가 전혀 보이지 않아.”
“흑흑흑... 수정아...”
강희 누나의 울음소리조차 나 혼자 듣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 다음날 아침이 되어 병원 복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물론 누나의 영혼과 말이다.
“수정이는 좋겠다.”
“누나도 곧 깨어나겠지.”
“나도 내 몸을 치유할 수는 있지 않을까?”
“누나가? 어떻게?”
“내가 그냥 가서 내 육체에 손을 대면 안 될까? 그럼 아픈 곳이 치유될 것 아니야.”
“그... 그렇지! 누나, 당장 가서 해볼까?”
“정말 될까?”
“어서, 가자!”
나와 누나는 서둘러 누나의 육체가 있는 곳으로 갔고 그 곳에서 누나는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을 하듯 손이 지나가고 누나는 조용히 나를 향해 말을 했다.
“안 돼.”
“왜?”
“내 몸은 잡히지가 않아.”
“불가능한 것이구나.”
“그냥, 이게 가능했다면 처음부터 쉽게 일어날 수 있었을 것을...”
“누나의 능력은 특별한 공식이 있으니까.”
“자위라도 해야 하나?”
“누나...”
“어머, 얘는... 그냥 해본 농담이야.”
“진짜?”
“그만! 민망하게...”
“흐흐흐.”
누나와 대화를 하다보면 요즘 대담해 졌다는 생각이 든다. 야한 농담과 몸짓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누나가 왜 이렇게 좋은지... 자신의 육체를 치유할 수 없다는 사실에 상심하기는커녕 나의 눈치를 보며 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여신이었다. 우리는 다시 깨어난 수정이를 만나기 위해 그녀의 병실로 향했다.
“다시 깨어난 기분이 어때?”
“훗... 언니는...? 같이 있어?”
“응, 지금 내 옆에 있어.”
“그렇구나...”
“언니와 함께 깨어났어야 했는데... 나 먼저 이렇게 깨어나서 정말 미안하네.”
“......”
“언니에게 말 좀 전해줘, 내가 미안해하고 있다고.”
“야, 네가 하는 말은 지금 누나가 모두 다 듣고 있거든. 그냥 네가 말해.”
“그래, 수정아! 나는 항상 주오 옆에 있으니 걱정하지 마!”
수정이의 말을 들은 강희 누나가 말을 했지만 그런 말조차 수정이는 들을 수 없었다. 씁쓸했지만 누나도 곧 일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정상적인 모습으로 대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언니에게 지은 죄... 내가 언니 깨어날 때까지 지킬 거야. 은혜를 입었으니 보답해야지.”
“응, 누나 곁에 나와 함께 있어줘.”
“알겠어.”
그렇게 우리의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병실 밖에서 간호사가 헐래 벌떡 달려오며 나를 찾았다.
“최강희 환자 보호자 분!”
“네?”
“빨리 응급실로 와주세요, 환자가...”
“누나가요?”
“어서요, 급해요!”
간호사의 말에 내 옆에 있는 누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나, 몸은 어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저러지?”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일단 어서 가보자.”
“응.”
나와 누나는 누나의 육체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응급실은 언제와도 전쟁터와 같다는 생각을 갖는다. 누나의 육체 앞에 도착하자 많은 의료진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누나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었다.
“호흡은?!”
“아직입니다!”
“둘, 셋!”
“맥박도 체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쇼크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안 돼!”
누나의 상태가 매우 심각해 보였다. 이정도의 상태면 영혼 상태의 누나가 분명 느끼고 있었을 것인데 내 옆에 누나는 매우 평온한 상태였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누나에게 내가 물었다.
“누나...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응, 나는 그냥 평소와 같은데...”
“호흡도 없고 맥박도 없다는데... 어떻게 된거지?”
“모르겠어,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의 상태는 지금 매우 정상이라는 것이야.”
“......”
내 옆에 있는 누나의 상태는 정상이란다. 하지만 육체는 이미 숨도 쉬지 않는 상태다. 이 코마 상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젠장, 제발... 심장이 다시 뛰어야 하는데...”
“선생님... 맥박도 제로(zero)입니다.”
“......”
“보호자는?”
“뒤에 계십니다.”
누나의 심장을 압박하던 의사가 나를 향해 돌아서며 무거운 표정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보호자님... 죄... 죄송합니다. 30분 전부터 심장이 뛰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네?”
“환자가... 사망하셨습니다.”
“!”
뭐라고? 누나가? 누나가 사망했다고? 의사의 말에 내 옆을 처다 보았다. 누나의 영혼은 놀란 상태로 그런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죽었다면 누나의 영혼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분명 누나의 모습이 내 옆에 있다. 혼란스럽고 복잡했다.
“누... 누나!”
“나... 나... 나 죽은 거야?”
“아니야, 아니라고...”
의사의 말을 믿을 수 없어 내가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기 위해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압박을 하려고 하는 순간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말리기 위해 달려든다. 그 짧은 순간... 내 손이 누나의 가슴에 닿는 순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 따뜻한 누나의 체온과 숨소리... 그리고 다시 뛸 것 같다는 심장의 미동까지.
“선... 선생님,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려 보세요!”
내가 의사에게 말했고 의사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제발 한 번만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려보라며 소리를 질렀고 나를 잡고 있는 사람들의 손을 뿌리치며 내가 압박을 가했다.
“우리 교수님이 그러셨다고요! 의사는...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보호자 분...”
“훅훅훅...!!”
수업시간에 그리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날따라 왠지 그 말 한마디가 생각이 났다. 아직 정식 의사는 아니지만 수정이와 강희 누나와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고 환자가 어떻게 살았으며 어떤 삶을 살던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살리고 봐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피어났다. 나의 압박에 멈춰 있던 기계에서 들려오는 단음이 파장음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삐... 삐... 삐... 삐삐삐... 삐삐삐...”
그리고 간호사 한 명이 소리를 지른다.
“이럴 수가... 선생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뭐라고?! 보호자 분, 잠시만 뒤로 물러서 주세요.”
“헉헉...”
“삐삐삐... 삐삐삐... 삐삐삐...”
“됐어, 심장이 다시 뛴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람들에게 떠밀려 누나의 육체 옆으로 넘어진 채 심장이 다시 뛰는 기계의 파장을 내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나에게 누나가 말을 한다.
“다시 뛰기 시작했어! 내 심장이...”
“누나는 아직 죽지 않았어!”
“심장이 뜨거워... 그리고 너에게 고마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반복되는 기계음처럼 마지막 ‘사랑해’라는 말이 내 귀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누나를 살리기 위해 달려드는 의료진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닥에 넘어져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누나의 영혼을 쳐다보았다.
“누나! 응?”
누나가 서 있던 자리를 처다 보았지만 그녀는 없었다. 반대쪽을 쳐다보고... 주변을 찾아보아도 누나의 모습은 없었다. 누나의 영혼을 찾기 위해 미친놈처럼 응급실 안을 이잡듯이 뒤졌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뛰쳐나와 목청 높여 누나의 이름을 불렀다.
“강희 누나, 누나! 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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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가 누나를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고 끝이었다. 지금은 비록 침대에서만 누워 있는 누나의 모습이지만... 아직 죽지 않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언니가 만일 깨어난다면... 나 눈물도 안 나올 것 같아.”
“왜?”
“음... 억울해서?”
“억울? 뭐가?”
나의 질문에 수정이가 팔짱을 끼며 혼자 피씩하고 웃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엷은 미소가 머금어 졌다.
“언니보다 먼저 깨어나 30년을 이 병원에서만 쳐 박혀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
“뭐? 하하하!”
“웃자고 한 얘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너... 대박이다, 크크크.”
“솔직히 억울할 것 같지 않아? 내 청춘을 여기서 보냈어.”
“크크크... 그래, 그래. 네가 정말 고생했지. 다음에 누나 일어나면 한 대 쥐어박아.”
“그래야 할까봐. 호호호.”
“하하하!”
잡고 있던 강희 누나의 손을 살포기 놓고 나를 향해 서 있는 수정이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었다.
“어머, 왜 이래?”
“고마워서, 우리 누나... 이렇게 지켜주고.”
“예의상 하는 말이지?”
“아니, 진심인데.”
“그럼... 서비스 한 번 해줄래?”
“서비스?”
“너, 저번에 여기 왔다가 6개월 만에 오는 거거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거미줄 생기겠어.”
“그래? 그럼 내가 그 거미줄 제거해 줘야겠네? 누나 회진은 언제와?”
“아직 멀었지, 한 두 시간 후?”
“그럼... 문 잠그고 와.”
“콜!”
수정이는 병실 문을 잠그고 나에게 걸어오며 입고 있던 바지의 단추를 푸르며 지퍼를 내렸다. 나는 그런 수정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입고 있는 양복 외투를 벗어던지고 넥타이를 풀며 수정이를 안고 찐한 키스를 해주었다. 수정이의 손은 내 양복 바지 벨트 사이로 들어와 나의 물건을 잡으며 내 입에 자신의 혀를 밀어 넣는다.
“쭙쭙... 나 정말...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어.”
“영혼일 때보다 더 야해졌네, 우리 수정이.”
“언니가 깨어나기 전까지 만이야. 언니와 약속했어.”
“좋아, 신나게 해볼까?”
“얼마든지... 아...”
침대에 누워 있는 누나의 병실에 나와 수정이는 뜨거운 신음 소리와 박음질로 서로의 욕망을 채워주고 있었다. 수정이를 벽에 붙이고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발목까지 끌어 내린 뒤 통통한 엉덩이 사이로 나의 물건을 삽입을 한 뒤 최대한 즐기며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주오... 사랑해... 아아...”
“나도... 사랑해.”
우리가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이는 동안, 침대에 누워 있던 누나의 손가락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나와 수정이는 이를 모른 채 서로의 몸을 갈망하고 있었다. 내가 이 여자들을 만난 것은 예전 강희 누나가 수정이에게 했던 말처럼 늪에 빠진 것 같다. 내 평생 동안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이고 앞으로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여자들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이라는 늪에 빠진 사람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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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올려드릴까 생각하다 질질끄는 것 같아 오늘 올려드립니다. 그동안 늪에 빠진 여인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한 작품 끝이네요~^^
* 카페주소 : cafe.soraFLOW.info/remembermehome
수정이가 뇌사 상태에서 깨어나 처음 한 말이 바로 강희 누나를 찾는 것이었다. 힘이 없는 눈동자와 연약한 손을 들어 올리며 한 첫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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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가 깨어나 내 옆에 있던 강희 누나를 더 이상은 볼 수 없었고 나의 육체로 강희 누나와 관계를 갖은 수정이 아빠는 누나의 치유 능력으로 거짓말처럼 폐암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건 지금도 학회에 보고되어 불가사의 같은 일로 기록되어 있다. 의학계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신이 도운 일이라며 혀를 둘렀다.
우리의 고통과 운명을 뒤로 한 채 미스테리 같은 일로 살아난 수정이 아빠는 며칠 후 퇴원을 했고 자신이 겪은 일을 가슴에 새긴 채 살아갔지만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말았다. 수정이와 강희 누나는 수정이 아빠가 돌아가던 그날 하염없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만 했고 나도 가슴으로 울어야만 했다.
지난 예전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지는 기분이다. 수정이는 자신의 아빠를 구해준 강희 누나를 위해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며 함께 하고 있다. 점점 말라만 가는 강희 누나에게 자신보다 날씬해지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질투를 하는 모습이 친 자매 이상이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수정이가 밖으로 나와 우리에게 걸어온다.
“병원 일은 어때? 환자가 많아?”
“응, 아픈 사람들은 항상 많아.”
“요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이라 너도 조심해야겠네.”
“나야 항상 소독하니까, 너도 조심해.”
“응.”
강희 누나의 손을 잡고 의자에 앉아 대답을 하고 있었고 수정이는 나에게 물을 건네며 묻는다.
“그때... 언니와 마지막으로 얘기를 하고 나서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더니 이제는 언니 목소리가 그리워지네.”
“나도 그래.”
“너는 언제까지 언니를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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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희 누나의 영혼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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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분, 정신이 드세요?!”
“환자 분?”
“이 환자 다시 깨어났어!”
“네?!”
“고... 고마워... 언... 언니는?”
수정이가 깨어나고 내 옆에 있는 강희 누나를 볼 수 없었던 모양이다. 강희 누나는 자신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놀란 표정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수정이가 일어나다니... 하늘에 감사했고 수정에게 고마웠다.
“수정아...”
“언니... 언니는?”
“바보... 내 옆에 있잖아.”
내 말을 듣고 수정이의 눈동자가 움직이며 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강희 누나의 모습을 찾지 못했고...
“나... 나 언니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정말?”
“응, 언니가 보고 싶어.”
“수... 수정아...”
수정이의 말에 감정이 복받쳤는지 누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을 지켜보며 수정이에게 누나가 있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표시해주었다. 그제야 수정이의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고 곧 입을 열었다.
“나... 정말 죽지 않고 살았나 봐. 언니가 전혀 보이지 않아.”
“흑흑흑... 수정아...”
강희 누나의 울음소리조차 나 혼자 듣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 다음날 아침이 되어 병원 복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물론 누나의 영혼과 말이다.
“수정이는 좋겠다.”
“누나도 곧 깨어나겠지.”
“나도 내 몸을 치유할 수는 있지 않을까?”
“누나가? 어떻게?”
“내가 그냥 가서 내 육체에 손을 대면 안 될까? 그럼 아픈 곳이 치유될 것 아니야.”
“그... 그렇지! 누나, 당장 가서 해볼까?”
“정말 될까?”
“어서, 가자!”
나와 누나는 서둘러 누나의 육체가 있는 곳으로 갔고 그 곳에서 누나는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을 하듯 손이 지나가고 누나는 조용히 나를 향해 말을 했다.
“안 돼.”
“왜?”
“내 몸은 잡히지가 않아.”
“불가능한 것이구나.”
“그냥, 이게 가능했다면 처음부터 쉽게 일어날 수 있었을 것을...”
“누나의 능력은 특별한 공식이 있으니까.”
“자위라도 해야 하나?”
“누나...”
“어머, 얘는... 그냥 해본 농담이야.”
“진짜?”
“그만! 민망하게...”
“흐흐흐.”
누나와 대화를 하다보면 요즘 대담해 졌다는 생각이 든다. 야한 농담과 몸짓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누나가 왜 이렇게 좋은지... 자신의 육체를 치유할 수 없다는 사실에 상심하기는커녕 나의 눈치를 보며 더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여신이었다. 우리는 다시 깨어난 수정이를 만나기 위해 그녀의 병실로 향했다.
“다시 깨어난 기분이 어때?”
“훗... 언니는...? 같이 있어?”
“응, 지금 내 옆에 있어.”
“그렇구나...”
“언니와 함께 깨어났어야 했는데... 나 먼저 이렇게 깨어나서 정말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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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에게 말 좀 전해줘, 내가 미안해하고 있다고.”
“야, 네가 하는 말은 지금 누나가 모두 다 듣고 있거든. 그냥 네가 말해.”
“그래, 수정아! 나는 항상 주오 옆에 있으니 걱정하지 마!”
수정이의 말을 들은 강희 누나가 말을 했지만 그런 말조차 수정이는 들을 수 없었다. 씁쓸했지만 누나도 곧 일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정상적인 모습으로 대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언니에게 지은 죄... 내가 언니 깨어날 때까지 지킬 거야. 은혜를 입었으니 보답해야지.”
“응, 누나 곁에 나와 함께 있어줘.”
“알겠어.”
그렇게 우리의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병실 밖에서 간호사가 헐래 벌떡 달려오며 나를 찾았다.
“최강희 환자 보호자 분!”
“네?”
“빨리 응급실로 와주세요, 환자가...”
“누나가요?”
“어서요, 급해요!”
간호사의 말에 내 옆에 있는 누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나, 몸은 어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저러지?”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일단 어서 가보자.”
“응.”
나와 누나는 누나의 육체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응급실은 언제와도 전쟁터와 같다는 생각을 갖는다. 누나의 육체 앞에 도착하자 많은 의료진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누나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진행하고 있었다.
“호흡은?!”
“아직입니다!”
“둘, 셋!”
“맥박도 체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쇼크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안 돼!”
누나의 상태가 매우 심각해 보였다. 이정도의 상태면 영혼 상태의 누나가 분명 느끼고 있었을 것인데 내 옆에 누나는 매우 평온한 상태였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누나에게 내가 물었다.
“누나...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응, 나는 그냥 평소와 같은데...”
“호흡도 없고 맥박도 없다는데... 어떻게 된거지?”
“모르겠어,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의 상태는 지금 매우 정상이라는 것이야.”
“......”
내 옆에 있는 누나의 상태는 정상이란다. 하지만 육체는 이미 숨도 쉬지 않는 상태다. 이 코마 상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젠장, 제발... 심장이 다시 뛰어야 하는데...”
“선생님... 맥박도 제로(zero)입니다.”
“......”
“보호자는?”
“뒤에 계십니다.”
누나의 심장을 압박하던 의사가 나를 향해 돌아서며 무거운 표정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보호자님... 죄... 죄송합니다. 30분 전부터 심장이 뛰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네?”
“환자가... 사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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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누나가? 누나가 사망했다고? 의사의 말에 내 옆을 처다 보았다. 누나의 영혼은 놀란 상태로 그런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죽었다면 누나의 영혼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분명 누나의 모습이 내 옆에 있다. 혼란스럽고 복잡했다.
“누... 누나!”
“나... 나... 나 죽은 거야?”
“아니야, 아니라고...”
의사의 말을 믿을 수 없어 내가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기 위해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압박을 하려고 하는 순간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말리기 위해 달려든다. 그 짧은 순간... 내 손이 누나의 가슴에 닿는 순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 따뜻한 누나의 체온과 숨소리... 그리고 다시 뛸 것 같다는 심장의 미동까지.
“선... 선생님,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려 보세요!”
내가 의사에게 말했고 의사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제발 한 번만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려보라며 소리를 질렀고 나를 잡고 있는 사람들의 손을 뿌리치며 내가 압박을 가했다.
“우리 교수님이 그러셨다고요! 의사는...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보호자 분...”
“훅훅훅...!!”
수업시간에 그리 열정적으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날따라 왠지 그 말 한마디가 생각이 났다. 아직 정식 의사는 아니지만 수정이와 강희 누나와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고 환자가 어떻게 살았으며 어떤 삶을 살던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살리고 봐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피어났다. 나의 압박에 멈춰 있던 기계에서 들려오는 단음이 파장음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삐... 삐... 삐... 삐삐삐... 삐삐삐...”
그리고 간호사 한 명이 소리를 지른다.
“이럴 수가... 선생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뭐라고?! 보호자 분, 잠시만 뒤로 물러서 주세요.”
“헉헉...”
“삐삐삐... 삐삐삐... 삐삐삐...”
“됐어, 심장이 다시 뛴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사람들에게 떠밀려 누나의 육체 옆으로 넘어진 채 심장이 다시 뛰는 기계의 파장을 내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나에게 누나가 말을 한다.
“다시 뛰기 시작했어! 내 심장이...”
“누나는 아직 죽지 않았어!”
“심장이 뜨거워... 그리고 너에게 고마워,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반복되는 기계음처럼 마지막 ‘사랑해’라는 말이 내 귀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누나를 살리기 위해 달려드는 의료진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닥에 넘어져 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누나의 영혼을 쳐다보았다.
“누나! 응?”
누나가 서 있던 자리를 처다 보았지만 그녀는 없었다. 반대쪽을 쳐다보고... 주변을 찾아보아도 누나의 모습은 없었다. 누나의 영혼을 찾기 위해 미친놈처럼 응급실 안을 이잡듯이 뒤졌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뛰쳐나와 목청 높여 누나의 이름을 불렀다.
“강희 누나, 누나! 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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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가 누나를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고 끝이었다. 지금은 비록 침대에서만 누워 있는 누나의 모습이지만... 아직 죽지 않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언니가 만일 깨어난다면... 나 눈물도 안 나올 것 같아.”
“왜?”
“음... 억울해서?”
“억울? 뭐가?”
나의 질문에 수정이가 팔짱을 끼며 혼자 피씩하고 웃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나도 덩달아 엷은 미소가 머금어 졌다.
“언니보다 먼저 깨어나 30년을 이 병원에서만 쳐 박혀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
“뭐? 하하하!”
“웃자고 한 얘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너... 대박이다, 크크크.”
“솔직히 억울할 것 같지 않아? 내 청춘을 여기서 보냈어.”
“크크크... 그래, 그래. 네가 정말 고생했지. 다음에 누나 일어나면 한 대 쥐어박아.”
“그래야 할까봐. 호호호.”
“하하하!”
잡고 있던 강희 누나의 손을 살포기 놓고 나를 향해 서 있는 수정이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었다.
“어머, 왜 이래?”
“고마워서, 우리 누나... 이렇게 지켜주고.”
“예의상 하는 말이지?”
“아니, 진심인데.”
“그럼... 서비스 한 번 해줄래?”
“서비스?”
“너, 저번에 여기 왔다가 6개월 만에 오는 거거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거미줄 생기겠어.”
“그래? 그럼 내가 그 거미줄 제거해 줘야겠네? 누나 회진은 언제와?”
“아직 멀었지, 한 두 시간 후?”
“그럼... 문 잠그고 와.”
“콜!”
수정이는 병실 문을 잠그고 나에게 걸어오며 입고 있던 바지의 단추를 푸르며 지퍼를 내렸다. 나는 그런 수정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입고 있는 양복 외투를 벗어던지고 넥타이를 풀며 수정이를 안고 찐한 키스를 해주었다. 수정이의 손은 내 양복 바지 벨트 사이로 들어와 나의 물건을 잡으며 내 입에 자신의 혀를 밀어 넣는다.
“쭙쭙... 나 정말... 당신이 오기를 기다렸어.”
“영혼일 때보다 더 야해졌네, 우리 수정이.”
“언니가 깨어나기 전까지 만이야. 언니와 약속했어.”
“좋아, 신나게 해볼까?”
“얼마든지... 아...”
침대에 누워 있는 누나의 병실에 나와 수정이는 뜨거운 신음 소리와 박음질로 서로의 욕망을 채워주고 있었다. 수정이를 벽에 붙이고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발목까지 끌어 내린 뒤 통통한 엉덩이 사이로 나의 물건을 삽입을 한 뒤 최대한 즐기며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주오... 사랑해... 아아...”
“나도... 사랑해.”
우리가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이는 동안, 침대에 누워 있던 누나의 손가락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나와 수정이는 이를 모른 채 서로의 몸을 갈망하고 있었다. 내가 이 여자들을 만난 것은 예전 강희 누나가 수정이에게 했던 말처럼 늪에 빠진 것 같다. 내 평생 동안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이고 앞으로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여자들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이라는 늪에 빠진 사람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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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올려드릴까 생각하다 질질끄는 것 같아 오늘 올려드립니다. 그동안 늪에 빠진 여인을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 한 작품 끝이네요~^^
* 카페주소 : cafe.soraFLOW.info/rememberme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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