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부
화려한 외관의 고풍스러운 중세 분위기 예식장.
바짝 얼어있는 현준이- 당찬 걸음걸이의 영애를 따라 들어선다.
도회적이고 약간 이지적인 마스크부터가
어느 자리에 나타나도 빛이 나고 자연스럽게 이목을 끄는... 그 모습이 눈부시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외모가 볼품없다고 느끼고 자신이 없는 현준이라서
그런 누나의 옆에 서서 공공장소에 나타날 때면 자주 위축이 된다.
현준의 섬세한 마음을 늘 신경쓰는 영애...
일부러 차에서 내리기전, 트렁크에 준비해놨던 깜짝 선물을 주었다.
“갑자기... 저 놀래키려고 깜짝쇼 하시는 거예요??”
“어때서? 후훗-
예의를 갖춰야하는 장소니까 신경써서 나쁠 건 없잖아”
“그게 아니고... 그냥 봐도 제법 값나가 보이는데요...”
“괜찮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 입히는 건데 호호. 여기서 입긴 좀 그러겠지?”
“하하... 저쪽에 화장실 가서 갈아입고 올게요. 누나 고마워요...”
시원한 고급 무지 슬림핏의 반팔 남방과, 그에 잘 어울리는 검은색 스판덱스 일자바지.
구두까지 검은색 유광 나는 수제화로 통일시켜 주었고
마지막으로, 프레피룩을 연상시키는 아가일 패턴의 양말이 은근 지적인 느낌을 준다.
현준은 생전 처음 접해보는 패션 아이템들을 어안 벙벙한 눈으로 구경하다가,
구겨지지 않게 주섬 주섬 눈치를 보며 잘 맞춰 입었다.
잘 모르긴 몰라도 일단 구두에서 십 오륙만원 깨지게 생겼고, 다해서 가볍게 4~50은 넘는 것 아니야?
아무 말도 없이 비밀로 사온 영애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엄청난 감동과 감사를 느꼈다.
“입었어? 잘 어울리네? 역시..
크크. 키가 크고 어깨가 넓으니까 듬직하고 멋지구나 야”
“고맙습니다. 누님... 정말 감동이에요. 일부러 제가 죄송해할까봐 말도 안하시고...”
“쿡쿡. 낯뜨거운 인사는 생략하자 쭌아. 너무 겸손해하지 않아도 돼. 자 가자”
“...... 넵. 헤헤... 핸드백은 저 주세요. 무거워보이는데 잠깐 들게요”
“싫어. 남자가 이런걸 왜드니? ㅋㅋ 누가 볼까봐 겁난다 얘”
일단 신경을 써준 것에 대해 자질구레한 감사는 뒤로 미룰 수 밖에 없는 것이-
예식장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나름 붐비는 사람들의 물결에 현준은 긴장한다.
간편복장들도 많지만... 신경써서 말쑥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을 보면 기가 죽었다.
신랑 신부 지인들이 제법 많다.
영애와 현준은 우두커니 로비 가운데 멈춰서서 내부를 구경중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자답고 훤칠한 체격의 현준을 힐끔거리는 여성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홀로 ‘여배우 포스’를 강하게 내뿜는 영애의 매혹적인 자태에-
손님으로 찾아온 사람들도, 접객중이던 직원들과 양가 관계자들도
뚫어져라... 입을 벌리고 시선을 그녀에게서 거두지 못했다.
옅은 갈색 상하의 간결한 투피스 패션에- 이채로운 빛깔의 푸른빛 티셔츠.
아주 어울리는 커피색 스타킹이 아름다운 긴 각선미를 아찔하게 돋보여준다.
다리는 얼마나 길고 예쁜지... 그 멋진 하체를 고스란히 감싸주는 스타킹의 숨막히는 유혹이란...
요염하고 세련된 미모를 빛내주는 검정 하이힐까지-
오늘도 언제나처럼, 눈부신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서 있는 영애의 자태였다.
보이지 않게 휙휙- 눈 돌아가는 소리, 빠르게 위아래로 더듬는 짙은 시선들이 느껴진다.
현준도 사람들의 그 수많은 시선을 느꼈다.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자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끈적거리는 남자들의 눈빛인데...
멀찌감치 서서 계속 영애를 힐끔대던 한 남자가 이쪽을 향해 처벅처벅 다가온다.
“저어, 실례합니다. 신랑 신부 어느측 하객으로 오셨습니까?
“앗 안녕하세요. 신부 김xx양 쪽 하객으로 왔는데요...”
“그러시군요. 저는 오늘 오게 된 신랑 사촌되는 사람입니다. 이쪽 분은 일행이시죠?
괜찮으시면 잠깐만 시간좀 빌릴수 있겠습니까?”
“네 괜찮아요.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실실 웃으며 영애에게 미소를 잃지않는 젠틀한 남자.
현준은 그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작업걸 수작으로 영애에게 온 걸 알고 있었다.
조금 여인의 비위를 맞춰주며 자신도 배려해주는 멘트를 하나 싶더니-
이놈 봐라.
잠깐만 빌리겠다며 닿을 듯 말 듯- 영애의 작은 어깨를 감싸며 데려가는 게 아닌가.
어차피 넓은 로비 한켠에서 이야기하는 거라 딱히 제지하기도 뻘쭘하고 내비두었다.
영애는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남자의 이끌림에 어색하게 웃으며, 현준쪽을 힐끗거린다.
현준은 애써 웃어주며 슬쩍 손을 흔들어준다.
괜찮으니까 잠시 나누고 오라고.
살포시 웃으며 현준에게 눈웃음을 짓는 영애...
남자에게 경계를 풀지 않지만, 대화를 능청스레 잘 유도하는 그의 화술에
얼마 안가 쿡쿡- 조금씩 웃음을 터뜨리며 그런대로 호응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니 현준은 슬슬- 가슴 깊은 곳에서 불이 솟는다.
잠깐만 빌리겠다더니, 벌써 7분이 넘게 누나를 데려가서 놔주지 않는다.
영애는 계속해서 현준쪽을 미안하여 곁눈질하는데,
신랑측 안내처에서 부르는 소리에 남자가 짙은 아쉬움의 눈길로...
머뭇 머뭇 거리더니 어렵게 입을 뗀다.
슬쩍 핸드폰을 꺼내어 영애의 연락처를 따려는 눈치다.
그 모습을 보니 현준은 주먹에 힘이 꽈악 들어갔고, 영애는 구슬땀을 흘리며 현준의 눈치만 살핀다.
“휴우~ 미안해 쭌아...
너무 오래 붙잡혀 있었지 나... 잠깐 설명할 이야기가 있대서...”
“괜찮아요. 폰 번호를 따려고 저녀석이 수작걸던데, 번호는 주셨어요...?”
“역쉬~ 눈썰미가 호호. 어떻게 했을거 같아. 내가 줬을 것 같니?”
“... 아뇨. 안주셨을 거라고 믿어요. 헤헤”
“안줬어. 호호. 근데 둘러대느라 애를 먹었단다”
“뭐라고 진땀을 흘렸는데요? 말해봐요 어서- 흐흐”
믿는 누나에게 안도하며, 피식 웃는 현준.
영애는 현준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남자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보기에- 현준은 추정 나이 27세에서 29세 가량의 20대 후반으로 보였고
심지어 영애는 그보다도 더 어리게 읽었다는 것이다.
외모의 공통점이 없는 두 사람이라 애인으로 봐도 무방한 사이인데,
현준이 들으면 폭발할 얘기지만,
남자는 영애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현준을 보고
설마 애인은 아니겠죠. 라고 실실 웃어가며 영애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이다.
“악의는 전혀 없는 사람이니까...
뭘 모르고 자기 눈에 비친대로 말한거야.
그러니까, 화내지 말고 제발. 알았지? 호호... 인상~ 인상 펴 쭌아~”
“...... 알겠어요. 그래도 화가 나는건 어쩔 수 없잖아요
--... 저 자식을 콱”
“ㅋㅋㅋ 지금은 식이 시작도 안했으니까 소란 피우면 곤란하고,
이따가아~ 식사할 때나 한가해질 때... 저 사람 우연히 만나면 한소리좀 해줘”
“으응? 누나는... 내가 따끔하게, 아니 작게라도 뭐라해주길 바라는 말투네요”
“그취... 나도 자존심 상할 수 밖에.
버젓이 내 남자친구라고 말을 하는데도 아랑곳 안하고 자기 할말만 하는데
얼마나 얄미운지.. 그리고 널 은근히 무시하는데 기분 나쁘더라”
“하하하하... 알았어요. 기회가 되면 잠깐만 손좀 봐주죠 뭐”
“호호. 아 배고프다. 나도 아까 너처럼 뭐라도 대충 먹어둘걸... 응??”
현준이 영애의 달래주는 애교에 실실 웃으며 말을 이어나가려는데,
어라. 아까 뱀눈을 한 실실 웃는 남자말고, 또 다른 남자 둘이서 쭈빗쭈빗하며 다가왔다.
역시 큰 덩치의 현준을 의식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더니-
둘다 얼굴이 제법 빨개져서 스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영애에게 말을 건다.
또 안봐도 비디오다... 영애의 수려한 미모에 넋을 잃고 접근해온다.
젠장. 나는 투명인간이냐?
이 녀석들아. 내가 지키고 서있는데 수작을 걸어? --
영애의 온화한 부탁에 차마 눈에 힘은 못주고 어색하게 웃는 현준이지만
그 어거지로 실실 웃는 눈매가 츠르르 떨리는 것이 당연할지 모른다.
여튼 두명의 남자들은 끝없이 영애의 아리따움을 칭찬하며 환심을 사느라 바빴다.
가만히 지켜보던 현준도...
예쁜 자기 여자를 감탄하는 말을 듣다보니 기분이 나쁘진 않다.
어딜 가도 저렇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사람을 홀리게 하는 매력의 누나...
틀림없이 나만을 좋아해주고- 자기는 입을 열어 내 여자라고 떳떳하게 말해주는 사람이지만
이럴때를 맞으면, 금방이라도 누가 낚아채갈 것만 같고...
내게서 순식간에 멀어질 것 같아서 겁나고 가슴이 떨린다.
정상적인 연애 관계라도 떨리는 마음이 드는 법인데,
그렇지 못한 불륜 연인이라서...
그런 조급한 압박감이 더 드는 모양이다..
현준은 초조한 마음을 다스리려고 수차례 심호흡을 하였다.
쓸데없는 생각말자구.
“갔어... 휴, 두명 보내고 나니까 또 두명이 번갈아서 온다. 미치겠네 정말...
지금 온 사람들은 둘씩 둘씩이라서 그런지, 아까 남자보다 더 끈질겨”
“그래도 금방 보냈네요. 연락처 달라거나 헛소리 안하던가요?”
“응... 내가 아주 그런 말은 입도 뻥긋 못하도록 단호하게 대했어. 호호~ 나 잘했지~”
“잘했어요. 하하 귀여워... 이쁜 누나 헤헤.
그럼, 아까 그 능글맞은 녀석은 연락처를 따려는 시늉을 했잖아요?
그놈 아니 그남자한테는 약간이라도 빈틈을 준거네요?”
“그, 그건... 그 남자가 워낙 말을 잘해서...
어쩌다보니 그렇게 분위기가 히히~ 미안해”
“쳇- 거절했으니까 됐어요. 누나도 얼마나 난처했겠어요... 고생하셨어요”
“히히- 이리와 쭌아~
여기 로비 가운데 죽치고 있으니까 자꾸 사람들에 채인다.
이제 접수처에서 방명록 작성하고.. 우리 슬슬 이제 들어가자”
영애는 현준의 뺨을 살며시 손등으로 쓰다듬으며, 그의 다부진 팔근육도 만져주었다.
그 찌릿한 감촉이 아주 기분 좋아서- 인상을 풀고 헤헤 웃는 현준이다.
기분 상하지 말라고 살살 애교를 부리며, 현준의 팔을 꼭 잡고 데려간다.
아직 청년의 머릿속은...
무려 다섯명이나 되는 남자들이 번갈아가며 작업하던 그 광경으로 차있다.
그런데 그 신경을 쓸 수가 없다.
바짝 붙은 영애의 향긋한 살내음과 달콤한 향수에 정신이 몽롱해지기 때문이다...
현준은 꿈꾸는 듯한 영애의 체취에 마음을 전부 빼앗기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에 잠긴다.
평소에도 지나가며 종종 헌팅을 당하는 누나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장소가 장소라, 예쁘게 신경을 쓴 옷차림과
결혼식장의 샹들리에와 각종 따듯한 색감의 조명이 누나의 의상과
멋지게 시너지효과를 일으켜서, 더욱 많은 파리떼들이 꼬이는 것이 아닐까.
오늘따라 빈번하게 작업당하는 누나의 난처한 모습을 보며 그 생각을 떠올린다.
쾌적한 식장에 나란히 앉아, 마치 작은 공연이라도 보이듯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예식.
하객들도 훈훈한 분위기에서 정담을 나누고- 시간은 금방 흘러 식이 끝난다.
불필요한 실수를 할까봐 긴장해서 각잡고 앉아 있던 현준도,
사회자의 능청스런 개그 멘트에 일단 터지고
축가를 불러주러 우루루 몰려온 사람들의 노래를 들을때는 완전히 긴장이 풀렸다.
그러면서 상상한다.
이렇게 편안하고 달콤한 분위기에서- 행복을 느끼며 누나와 함께 서고 싶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는 청년이다.
허기진 배를 참으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
정성이 깃든 다양한 뷔페들을 헤~~ 이성을 잃고 침흘리더니,
멀쩡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후다닥 빠르게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이상하게 보일까봐...
슬쩍 슬쩍 영애가 쿡쿡- 현준의 옆구리를 가볍게 찔러 눈치를 줬다.
현준도 피시식 웃으며, 너무 걸신들려 보이지 않도록 템포를 조절한다.
“후아아..... 번개같이 먹어치웠당 그취~
히히히- 배부르게 먹으니까 기분 좋아~♡”
“어린 애 같다구요. 하하. 잘 먹고 나면 행복하게 웃는 표정이 진짜 귀여워요”
“아무렴 어때? 배가 부른데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있을라구. 히잇~
쭌아. 나 커피타줘잉. 히힛. 쪼기~ 저기에 커피믹스 있쪄. 언농~~ 웅웅”
“큭- 여기 사람들 다녀요 누나~
너무 혀가 막 짧아지는데요? 키키”
“훗... 누가 듣겠어. 얼른~ㅎㅎ 이리와. 커피만 마시고 얼른 가자 우리”
어린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는 해맑은 영애.
기껏 옷은 도도하고 섹시한 느낌으로 멋부려 놓고, 하는 행동은 아주 애기같다.
다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슬쩍 흐트러진 그녀의 인간적인 모습.
현준은 미소가 떠나지 않으며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영애와 몇가지 후식까지 야무지게 챙겨먹은 뒤에야, 두 사람은 식장 입구를 나선다.
근데... 아놔...
아까 맨처음 영애를 보고 반해서-
현준이 있는데도 멀리 그녀를 데려갔던 남자가 마침 주차장 근처에서 시동을 켜고 있다.
영애는 휙- 빠르게 지나갔는데, 현준의 큰 덩치는 눈에 확 들어오다보니...
남자는 부리나케 차문을 열고, 헐레벌떡 숨을 헐떡이며 다가온다.
“잠깐만요! ...... 하아, 하아. 여기서 또 뵙는군요. 이제 출발하시는 건가요?”
“네. 여기서 뵙게 되네요... 호호, 저희 이제 가려구요. 무슨 일로 또 오셨어요?”
“하하- 그 웃으시는 미소가 제 지친 가슴을 위로해주네요...
너무나 아름다우신 분을 오랜만에 뵈서,
제 주책맞은 심장이 조금도 가만 못있나 봅니다. 하하하!
죄송합니다. 음, 거듭 아까에 이어 결례인 줄은 알지만...
연락처를 주실 수 없을까요? 아, 오해는 마세요. 다른 의도가 아니에요.
참 여기는 제 명함... 아까 드린다는 것을~
저희 일가친척들, 이제 곧 피로연 장소로 이동할 겁니다.
영애씨도 xx 누님과 가족 되시는 분이니까 꼭 오셔야해요”
“저기, 거기까지 하고 이제 그만하시죠. 저도 참을만큼 참았는데요”
“...... 옆에 분은 왜 흥분을 하십니까?
저는 불순한 뜻 없이 그저 모임을 알려드리러 온건데요”
“우리 오빠 말이 맞아요. 그만해주세요. 저희 따로 움직일 일이 있어서요”
“그, 그게..... 저어- 두분은 실례지만~ 정말, 교제하는 사이가 맞으십니까?
뭐 나쁜 뜻은 아니고 제가 보기에는... 헉!”
“좋게 말로 그정도 했으면 됐잖아.
당신도 상대를 존중할 줄 알아야지. 내가 그럼 무슨 사이로 보여??”
“컥, 컥... 이 이거 놓고 말하자. 숨막혀”
“앗차- 미안합니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서... 괜찮아요?”
“이 사람 이거... 하아, 하아
금방 한 대라도 칠 기세네요... 무서워서 말을 못꺼내겠구만...”
“......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언능~ 가시죠”
“꾸울꺽... 정말, 저 여자분이 애인 맞는거죠?”
“그런건 왜 자꾸 묻냐구요? 진짜 한대 줘터져야 정신차리겠네. 이 자식이”
“그게 아니~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니라 저희랑 볼일이.. 헉”
이 씨발 새끼가 진짜...
집요하게 미련이 남는지, 괜히 시덥잖은 꼬투릴 잡으며 깐죽거리던 남자,
현준의 매서운 안광을 보자 찔끔- 오줌이 지리도록 모골이 송연해진다.
오싹한 한기를 느끼며 비굴한 녀석은 서둘러 물러섰다.
그리 좋은 인상은 아니지만, 가만히 있으면 그래도 너그러운 얼굴인데
현준이 힘주어 눈을 째리자 순간의 공포에 견딜 수 없던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영애는 먼저 운전석에 타서 해맑게 웃고만 있다.
“어서 타. 저런 괴상한 사람 상대할 필요없어. 고생했다 얘... 에어컨 틀어놨어”
“그냥 툭 터놓고 말해도 되죠 누나, 저 새끼가... 죄송해요, 저 자식이
누나랑 저랑 사귀는 사이는 말도 안된다는 얼굴로 말하잖아요...”
“또 그랬니?
아까 나한테도 드러나게 말은 안했지만 그런 뉘앙스로 얘기하길래...
들으면서 기분이 상했는데, 너한테도 그런 말을 했어?”
“네... 쫌... 그렇게 보일 수 있는건 아는데... 그래서 겁좀 살짝 줬어요.
그랬더니 꽁무니 빠지게 따다다 쫓아가네요 하하”
“잘했어♡~ ㅎㅎ
그럴때는 무시하는게 상책이야. 너무 마음에 두지 말고 기분 풀어 쭌아.
시원한 바람쐬면서 우리 얼릉 드라이브 하자 히히~”
“하하하. 귀여워... 이제 어디로 갈거에요, 진짜 온양인가~ 그쪽으로 온천하러 가요?”
“아! 맞아. 그 말한줄 나도 까먹고 있었네.
에헤헤... 내가 정신이 없다 야. 갈까?”
“가고 안가고는 누나 마음이지만... 기대를 했죠 저는 은근히 흐흐...”
“ㅋㅋ 뭐야~ 말을 똑바로 하셔요. 가기를 바라는 얼굴이야?
어디보자 시간이 벌써 네시 반 가까이 됐네.
가는데 30분... 온천갔다가 목욕하고 쉬고..
서울 가면~ 에공..
줄잡아도 여덟시쯤은 되야 서울 도착하겠네.. 괜찮을까 모르겠다”
“오늘 스케줄 별일 없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또 어디 가셔야 하나요?”
“아니야. 아직 정해진 일정 아무것도 없어. 우리 남편이 불시에 연락오지 않으면...”
“그 유난떠는 귀여운 아드님 있잖아요 ㅎㅎ”
“호호. 지우? 지우도 지우지만 선우도 토요일 같은 휴일은 같이 놀자고 난리긴 해..
근데 오늘은 미리 말을 해뒀으니까, 엄마 종일 바쁘다고..
아! 맞아. 생각난게 하나 있다.
저기 현준아... 우리 미안한데, 온천 목욕은 담에 가자”
“에구~ 또 뭐예요...?? 스케줄 생각난거 있어서 서울 가야된다구요?”
“ㅋㅋ 인상쓰지말아요. 미간에 주름생겨♡ 히히~ 나쁜 소식이 아니야.
스케줄은 있는데, 너한테도 좋은 소식일걸?
누구 만날 사람이 있어, 물론 여자야!”
“여자라구요? 여자라도.. 우리 둘만의 시간인데..”
“응. 그게. 그럴말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거든..”
영애의 이야기를 듣는 현준은 그야말로 놀랄 노짜로 눈이 둥그래졌다.
만날 사람이 유명 영화배우 정유미라니?
그것도 누나의 오랜 친구라고...
놀라움의 연속인 이야기가 이어진다.
오늘 결혼식 끝나면 천안서 서울 올라오는 길목에
오산에서 촬영을 마치고 짬이 나는 유미가 얼굴 보자고 했던 기억이다.
이 생각이 왜 이제야 났지?? 이놈의 건망증은 -.-
영애는 불가피하게 말을 바꾸게 돼서 무척 미안하지만, 덕분에 유미 이야기를 털어놓게된다.
“......... 정말이에요? 정유미가 누나 친구예요?
앗, 죄송해요. 정유미 씨가 친구분이라니 정말예요?”
“그렇다니까 키키- 진짜 마니 놀란다... ㅎㅎㅎ
나같은 서민하고는 클래스가 다르긴 하지?
오산에 세트장이 있어서, 오늘 천안 간댔더니 중간에서 만나쟤. 차 끌고 온다구...”
“...... 안될... 이유는 없어요.
저도 탑 탤런트 본다는데 싫지 않죠...”
“.... 싫지는 않아도, 긴장되고 떨려서 그런 거지? 부끄럽기도 하고~”
“뭐야 왜 직접 누나가 말해요. ㅋㅋ 맞아요 그런거”
“호호- 척이지~♡
쭌아! 괜찮아. 평소의 너답게 넓~게 가슴에 팍! 자신을 가지렴.
전혀 겁낼 필요가 없는 아이야. 그리고.... 일부러 너를 만나게 해줄 이유가 또 있어”
“일부러 만날 이유라구요? 그건 또 뭐에요.
점점 미궁으로 빠지네. 궁금하게스리”
“호홋... 가면서 얘기해줄게. 음악이라도 듣자~♪”
가면서 말해준다던 것도 잠시, 영애는 좋아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라디오를 틀어놓고
현준과 함께 카펜터스의 yesterday once more를 따라 부르면서 즐거운 분위기다.
오늘 마침 잔잔한 음악만 선곡해서 귀가 편안하고 차분하니 좋다.
철수 아저씨의 걸쭉한 말을 듣던 영애, 사연에 킥킥 웃음을 터뜨린다.
유미를 만나게 해주는 이유가 궁금해 죽겠는 현준...
음악과 사연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지만, 좋은 음악을 들으며
기막힌 사연 내용에 영애와 배꼽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차는 금방~ 번개같이 달려 오산 근경에 도착한다.
현준의 눈치를 살피는 영애. 유미에게 전화를 건다.
뚜르르르- 아까 출발할 때 잠깐 통화하고 다시 거니 안받는다.
세 번째 시도만에 전화를 받았다.
영애는 현준의 눈치를 보며 피식 피식 웃는다. 현준도 누나가 무슨 얘기를 하나-
궁금해서 가볍게 귀를 들이대고 침을 삼키고 있다.
“오겠대! 이쪽으로 지금. 내가 네비 찍고 가겠다고 했더니-
그럴 필요없다고~ 자기 오늘 촬영분 끝나서 여유만땅이라고... 한사코 일루 오겠다네”
“짱이다...
그 대단한 여배우가 친구 만나러 일부러 차를 끌고..”
“하하~ 배우도 사람이야 얘, 막상 만나보면 별다른 것도 없다고 너도 느낄걸? ㅋㅋ~
얘 엄청 소탈한 애거든... 권위 의식 이딴거 하나도 없는 애야. 진짜로”
이윽고 영애가 잠시 뜸을 두더니, 배시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긴장한 기색으로... 어렵게 입을 열어 한 이야기는 현준을 한층 더 놀라게 했다.
그 내용은???
놀랍게도, 유미가 영애와 현준의 관계를 낌새를 채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니 정확히는- 그 대상은 누군지 당연히 알리 없지만...
적어도 영애가 누군가와 연애중이라는 사실은 눈치를 채고 있었단다.
그 이야기는 지난번 애슐리에서 지우, 나은을 데리고 만났던 그 날 오갔었다.
유미는 그전까지 익히 알고 지내던 영애 분위기의 흐름과-
아주 미묘하지만...
요 근래 들어 뭔가 뒤바뀐 영애의 느낌 변화를, 귀신같이 감지해낸 것이다.
너, 요즘 연애하니?
아니 연애하는 거 맞지? 라고 대놓고 묻는다.
워낙 친한 사이이고 거의 숨기는 것이 없이 소탈한 친구간이라 그런지,
급 당황한 영애는 차를 마시다 반 뿜을 수 밖에 없었고...
그 동요하는 모습에- 심증을 굳힌 유미는 씨익~ 웃으며 짖궂게 채근하였다.
그리고 영애도...
마침내 사근 사근 웃으며, 조심스럽게 썸남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말했어요?!!?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응, 걔는 눈치가 백단이라-
한번 수상하게 여기기 시작하면 무슨 탐정처럼 계속 물어봐.
그리고 자기 덫에 걸려들었다~ 싶으면 포기도 안하는 애고 ㅠㅠ
나쁜 의미가 아니고. 호호, 나랑만 있으면~ 굉장히 짖궂게 변해서..”
“그게.. 문제가 아니구요.
아휴... 제 이야기는 거기까지만 하셨어요?”
“어떤 대상이 있다~ 라고 이야기했고..
나보다 많이.. 젊다.. 라는 이야기까지 했어”
“헉... 그런 얘기도 해도 되겠어요? 누나.. 무려 아들뻘인데..”
“큭큭, 현준아 진짜 미안해. 저기 그.....
너 가끔 나한테 자폭개그 하잖아..”
“...??
아~ 내가 얼굴이 많이 삭았다는 개그요~
ㅋㅋㅋ~ 괜찮아요, 저도 재밌거든요.
상대적으로 훨씬 동안인 누나랑 있으면 어차피 비슷해보인다는 말... 이거요?”
“응 히히.. 나는 물론 그렇게 생각은 안하지.
현준이 넌 그래도 어린 앤데 어떻게 나랑..
그건 너무 과장이 심하고, 나도 나이든 아줌만데 히히-
아무튼 그래서.. 미리 사과를 할게. 미안한데, 우리 유미한테 너 나이를 올려 말하자”
“무슨 말하시나 했더니, 그 얘기 할려고 돌아오셨네.
하하하 좋아요~ 까짓거, 몇 살 올릴까요 우리? ㅋㅋ
저, 한 서른 둘까지 들어봤어요 -.- X”
“아휴... 키득 키득~ 얘 너무 멀리갔다.... 그 정도는 아닌데! ㅋㅋ”
“말하는 자기도 웃으면서......
ㅎㅎ 삭은건 삭은거에요. 뭐 사실인데~
그럼 누나가 나이대를 골라봐요. 아님 우리가 열여덟살 차이니까~
음... 플러스 마이너스 9 해서,
스물 여덟로 하는게 무난하지 않을까요? ㅋㅋㅋ”
“너... 진짜 괜찮은 거니? 이상하게 신나보여 지금... 기분 안 나빠...?”
“기분이 왜 나빠요?
모처럼 장난치고 같이 속이는건데, 재밌으면 재밌죠 카카~
해봐요, 어떻게 나오나 반응도 궁금한데...”
“흠~~ 스물 여덟이라, 그렇게 많이 들어보이진 않는데...”
“그렇게 해요. 온천 못간 대신에 제가 시키는대로 흐흐흐”
“킥... 알겠어요♡ 현준씨 시키는대로 하죠. 힛- 아, 또 전화왔다”
겉으로 태연하게 웃었지만, 현준은 엄청 떨렸다.
당연한 일이다.
모니터와 커다란 영화관을 통해서만 보던 얼굴인데...
대단한 명성의 배우를 직접 만난다니??
태어나서 연예인 얼굴 본적이 거의 없는 그에게-
특히나 아름다운 미모의 여배우는 가슴 쿵쿵 뛰는 체험이다.
그런데... 이 떨리는 와중에도 욕망에 아주 충실한 청년은-
가만, 친구분 오면, 지금부터 또 당분간 스킨쉽이고 뭐고 없는 거잖아?
그 생각에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
젠장- 아까 차타고 오면서 손이랑 팔 어깨만 만졌는데...
입술이라도 맛 보고 싶은 욕심에, 영애의 뺨과 볼을 살짝 더듬는다.
영애도 현준의 눈빛을 보고 수줍게 미소짓는다.
귀엽게 눈웃음 짓는 그 얼굴에- 욕정이 스르르 차오르는 현준.
참지 못하고 영애를 와락, 껴안으며 입술과 입술을 포갰다.
영애는 난감하지만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현준의 뜨거운 입술을 받아들인다.
두 사람의 끈적거리는 혀와 입술이.. 금방 하나로 이어지며-
쪽... 쪽...♥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입술의 흐느낌이 귓가를 적신다.
영애의 작은 머리를 소중하게 안아주며 그녀를 향해 허리를 구부렸다.
후끈- 금방 차 안이 열기로 가득 차서...
그나마 선선한 날씨였는데, 금새 더위를 느끼게 되었다.
하아... 하아... 두 연인은 어느새 미지근한 땀방울을 흘리며, 서로의 입술을 정신없이 탐한다.
지금은 현준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혀가
영애의 주름 하나 없이 깨끗한 하얀 목을 쭉쭉 핥고 있다.
턱 아래로 음푹 들어간 연약한 부분의 살갗이- 혀 끝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목과 목덜미는 이렇게 제대로 핥고 맛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누나의 깨끗하고 은은한 향이 나는 목덜미를
신선한 과일 깨무듯, 슬쩍 물고 혀를 대어본다.
아... 안되는데...
이러다가 유미가 곧 오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운을 느끼며 영애가 힘없이 상체를 맡긴다.
간신히 버티고 현준의 몸을 껴안은채 끈적거리는 애무를 받더니
이제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상체를 모두 안긴 자세로 고개를 뒤로 젖힌 모습이다.
무저항 상태의 그녀를 보고
더 맛있게 잡아먹을 야심으로 불타는 현준의 눈빛..
수학여행 다녀오고 나서- 라고 했었지만..
오늘 유독 민감한 누나인데, 그냥 이대로?
자기 혼자만의 행복한 환타지에 젖으며, 청년의 손이 오랜만에~
여인의 아랫도리로 스슥~ 팬티 스타킹의 조그만 둔덕을 쓰다듬는다.
영애는 현준이 뭘 하는지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달콤한 애무에 기분이 좋았다.
그의 큼직한 손이 자신의 매끄러운 허벅지 사이를 은밀하게 어루만지며
살짝 젖어있는 가운데 핵심 부분을...
두 손가락으로 솜씨좋게 자극하는 것도 모르나보다.
어, 저항 안하는데~??
설마 못 느끼고 있을 리가...
용기가 생긴 현준은, 손끝으로 분명히 전해지는 영애의 젖은 속옷을 느낄 수 있었다.
젖어 있어! 누나도 흥분한 것이 확실하다.
그동안은 이 금단의 성지(聖地)를 만져볼 기회가 없었는데..
아니 만지려고 수작만 부려도 불같이 화내며, 거기만은 건드리지 말랬는데..
지금은 저항을 안한다.
아마 엉겁결에 뭐가 어딜 건드리는지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생각같아서는... 스타킹 한가운데를 찌이익~! 그대로 찢어버리고 싶다.
그리고 바로, 젖어 있는게 확실한 조갯입 사이로,
불같은 분신을 쑤욱- 넣어서 생살을 뚫어버리고 싶다.
현준은 군침을 흘리며- 이글 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지금의 생각을 실행에 옮길 기세다.
그러다가도 침을 꼴깍 넘기며..
영애가 이러다가 금방 정신 차리고, 따귀를 맞을까봐..
젖은 사타구니만 가볍게 손가락으로 비비면서 강도를 높여간다.
누나의 따듯한 아래 골짜기의 짜릿한 그 둔덕에 손바닥을 밀착하여 기분 좋게 음미하였다.
진짜 따듯하다. 온기가 장난 아니야.. 손만 닿아도 이렇게 좋다니..
넣고 싶어 미치겠다. 그래도 참아야지. 다음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까!
어렵게 어렵게 이성의 힘으로, 찢고 싶은 스타킹을 만지작거리며
달콤한 하체의 온기를... 손등과 손 전체로만 편안하게 즐긴다.
오른 손에 이어 감격적인 그 환희를 왼손에게도 전해주고 싶어,
손을 바꿔 누나의 거기를 만지기 시작했다.
영애도 분명히 알고 있다.
현준이 자신의 중요부위를 은밀하게 자극하고 싶어하며
금방이라도 허락만 내리면, 저 스타킹을 사악- 벗겨내리고 바로 삽입할 것을..
그래도 지금 허락해줄 순 없었다.
흥분한 그녀로서도 아쉬운 마음이 진하지만..
다른 이유로는 현재가 "위험한 시기"라서 절대 현준을 받아들여서는 안되었다.
두 남녀는 각자 이런 생각들을 몰래 떠올리며-
아무 대화없이 고요한 차안을, 그저 뜨겁고 습한 수증기와 호흡의 뒤섞임으로 채워간다.
“아앗.... 흐읏, 간지러워. 손가락으로 너무 그렇게 찌르지 말아요...”
“이 정도에서 멈추는 걸 다행으로 아세요...
스타킹 찢고 싶은걸 참느라 돌 것 같아요”
“아잉 그러지마~ 미안해..
조금만 참으면 우리 행복하게 보낼 수 있잖아.. 오늘은, 응~?”
“흐흐. 걱정마요. 설마 스타킹 찢어버리고 안에다 막 할까봐서요?
마음만, 있는 마음만.. 미치겠지만, 애써 참을 거예요”
“...... 언제나 미안해, 현준씨, 늘 괴롭게 해서..”
정말 미안한 감정을 담아서 다소곳한 태도로 청순한 얼굴을 하며,
속삭이듯 달래주는 사랑스러운 여인.
다시 서로를 소중히 끌어안고 육신이 찌리릿- 타오르는 행복한 입맞춤을 즐긴다.
침을 입가에 가득 묻히고 흐르든 말든 개의치 않고 동물적으로 서로 입술을 부비는 두 사람.
끈적거리는 침과 타액이 주르륵..♥ 입가를 적시며 흘러내리고 있다.
그 물기 가득 흐르는 여운도 이제는 기분이 좋다.
촉촉히 쾌락에 젖은 달콤한 샘물을 흘리고 있는데
그 순간, 영애의 시야에 익숙한 차량이 쏙- 들어온다.
“...... 아, 왔다! 저 차야~ 이제 그만하자..
후훗♡ 용감하게 매니저 없이 혼자 온 모양이네..”
“쭈우웁, 쪼옵.... 후우, 아쉬워요.
조금 더 먹고 싶은데 흐흐..
휴, 우와~ 선글라스 끼고 있네요.. 와.. 진짜 늘씬하다......”
“후후, 장난인데, 너무 촌티내고 그러지마? ㅋㅋ 허둥지둥 막~”
“알았어요 하하.. 오시는 거 보니까 떨리네요...”
“기다렸지? 호호- 나 그냥 타도 돼?”
“안,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타~ 뭐 어때 호호. 여기서 인사하면 되지!”
“응~ 후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유미예요. 저 아시죠?”
“넵, 당연히 알죠..!
정유미님을 모르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어디있겠어요.. 헤헤”
현준은 실물로 유미를 눈 앞에 두자, TV에서의 모습과 사뭇 다른 그 모습에-
그만 정신이 쏘옥~ 빨려들어갈 것 같았다.
이래서.. 연예인은 다르다고 하는구나...
그냥 간단히 표현해서, 그의 눈에 비친 유미는 후광이 번쩍- 번쩍- 난다.
한낱 가벼운 필설(筆舌)로는 형용하기조차 버거운, 대단한 기세의 아우라가..
가만히 앉아서 사근 사근 웃고 있는데도, 그 전신에서 뿜어 나오는게 느껴진다.
겉으로는 예의를 잃지 않으며 웃으며 응대하지만,
감히 함부로 대할 수도 없고 쉽게 말을 꺼내선 안될 것 같은.. 강한 포스가 느껴졌다.
그래도 현준은 정신을 차리며 용기내서 말을 꺼내는 편이다.
떨리는 티를 지우며-
어느새 금방 현준은 그녀에게 익숙해지고 있었다.
유미도 몇마디 안나눠봤지만, 현준이 썩 마음에 드는 눈빛이다.
“멋지네요.
영애에게 듣기로는 듬직하면서 과묵한 느낌이라고 들었는데..
그러면서도 은근히 센스있고 재밌다고- 호호, 그렇지?”
“기억력 짱이야 역시~ 키키. 대본 외우니 지금?”
“니가 말해준대로 술술 읊었어 나 잘했지 ㅎㅎㅎ-
암튼 그래요. 그랬는데, 직접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아주 늠름하고 남자답게 생기셨네요”
“헤헤.. 그렇.. 가,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쭌아 너 얼굴 새빨개졌어..♡ 많이 긴장했나보다..”
“킥킥, 긴장되지..
내가 잘난척 하는게 아니라, 나같아도 입장 바꾸고 생각하면 떨리는걸.
조용필 선배님이나 나훈아 선배님 같은 분을 실제로 만난다고 생각하면 휴..”
“맞아! 니가 그렇게 말하니까 확~ 그냥 와닿는다 얘. ㅋㅋ...”
“하하. 두분이 진짜 사이 좋으시네요. 대화도 잘 맞으시구요”
“호호. 그렇게 보여요? 그냥 푼수떼기 철없는 아줌마들인데요..
암튼 긴장할 것 없구요. 저 아주 재밌는 사람이에요..
곧 알게 되겠지만~ 친해지면 잘 망가지구요 키키키”
“야아~ 아직은 그래도 적당히 신비주의 유지 좀 해~
너무 한순간에 망가지지말고. 쿡쿡”
“쿄쿄. 알았어.. 영애님 말대로 할게.
음~ 멋있는 우리 동생분은 이름이 뭐예요?”
“최현준입니다. 그냥 편하게.. 현준아 라고 불러주세요”
“호호. 봐서요. 아직은.. 현준 씨구나. 이름도 왠지 잘 어울려서 멋있다♡~”
“감사합니다.... 히히히”
영애도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현준이 정말 쩔쩔 맸고-
떨리는 심경으로 아주 극진한 예의를 갖춘 기억이 난다.
지금의 유미에게도 마찬가지다.
아니 영애보다 더욱 공손한 자세를 갖추는게 당연하다.
지금 잘 보일수록, 영애와의 사이에 든든한 멘토 역할을 해줄 조언자가 될 것이니까...
그 생각에 두뇌회전이 빠른 현준은-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생각이다.
세사람은 각자의 차를 타고 화성에 접어들더니, 동탄 신도시의 도심을 달린다.
자칭 타칭 촌놈 현준은..
앞서 천안 시내의 현란한 위용에도 입을 쩍 벌렸었는데-
그보다 한층 더 잘 정비된 신도시의 깔끔하고 드넓은 공간을 보며 혀를 내두른다.
내가 너무 뭘 몰라도 모르긴 하지. 이렇게 서울 근교의 도시들이 시설이 좋다니..
빽빽하게 들어선 고층 아파트 숲을 지나-
신도시 외곽의 한적한 문화센터 근처에 다다랐다.
분위기 괜찮고, 인적이 드물어 조용한 까페다.
“여기가 좋겠지. 내가 자주 오는 곳이야. 영애야 기억나지 않니?”
“왔었어. 언젠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ㅋㅋ- 너 여기 살 때 몇 번 한나랑 놀러왔지”
“그랬나~~? 나는 기억이 안나 흠냥... 너 기억력 디게 좋다? ㅎㅎ
현준씨! 이쪽으로 오세요”
현준은 차에서 내려 유미를 서서 보자, 다시 한번 그 기백에 압도되었다.
TV에서 볼때보다 더 체격이 작은 사람도 있고- 큰 사람도 있고 case by case라고 들었는데
이 사람은 모니터로 볼때, 적당히 살이 있어서 볼륨감이 꽤 풍만하다고 봤는데...
직접 보니 의외로 늘씬하고 여리여리한 체형이다.
키는 화면에서 볼 때보다도 크고 라인이 이쁜데다..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풍기고 있었다.
"별 꼴같잖은.. 연예인이라고 다를바 있냐?"라고 평소에 생각해왔던 현준은
우물 밖 개구리로 거듭나는 놀라운 체험을 하고 있었다.
적당하게 균형잡힌 잘빠진 몸매와 청초한 그 느낌까지...
야 진짜......
영애 누나도 몸매 환상인데, 이 사람은 그 이상, 아니.. 어쨌든 비슷하네..
경탄을 연발하며- 현준은 영애와 나란히 걸어가는 유미의 숨막히는 뒷태를 바라본다.
그 매혹적인 S라인과 고고한 자태가 자못 아름다워
정신을 차리지 않고 멍때리고 쫓아가다가는 금방이라도 이성을 잃을 것 같다.
얼마나 관리를 잘 했는지, 37살은 무슨...? 훗~
20대 초반 여대생이 무색해질 정도로,
근사한 자태에 아주 요염한 매력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그 옆에 걸어가는 영애의 단아한 뒷태 역시도 용호쌍박이다.
저렇게 대단한 맵시의 배우와 같이 있는데도,
전혀 꿀리지 않는... 아니 더욱 근사하고- 가슴을 뒤흔드는 매력이 있다.
그렇게 두 여인의 흡사 자웅을 겨루는 듯한 카리스마를 생생히 느끼며..
행복에 젖은 청년은- 절로 푸근한 미소를 가득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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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과 지우가 짜릿한 행복의 절정을 맛보았던 밤.
그 찬란하고 너무나 달콤했던 지난 밤의 여운을..
이제 추억삼아 흘려 보내며..
두 사랑하는 소년과 소녀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잠깐의 작별을 고했다.
수경도 물론 몸이 성치 않을 것이고
지우도 숨막히게 뜨거운 정사를 세 번이나 벌이고 난 뒤라..
아름다운 수경의 몸을 즐길 때는 몰랐는데.. 수경이 돌아가고 나니 온 몸이 쑤셨다.
궁금함을 못 이기는 우현과 기태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산더미였지만
졸지에 나란히- 침대에 누운 지우 옆에 붙어 앉아, 사이 좋게 안마부터 해주고 있었다.
지우의 요청에 못이겨 어깨와 등을 주물러주면서
두 소년은 씨익 웃으며, 뻗은 지우에게 질문 세례를 계속 던진다.
그럴거라 익히 예상했던 지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골이 너무 땡기는 중인데..
그런 고민을 알고 있던 건지, 기태가 실실 웃으며- 바로 정곡을 찔러왔다.
(기태) “솔직히 말해라.... 했지??”
(지우) “뭐.....??”
(우현) “너 수경이랑... 섹스한 거 맞아 지우야??! 크크크. 말해봐”
(지우) “..........
니들 도대체 넷이서 뭔 얘기를 한거야...”
(우현) “어~ 그런거 없었어. 이건 우리끼리만 한 얘기야.
여자들 앞에서 이런 말을 왜하냐. 큰일나게...”
(기태) “맞아. 희연이 지혜 있을때는 니들, 이짓했을 거라고 말 안했지
당근~~ㅋㅋ 근데 걔들도 바보도 아니고...
눈치는 까고 있을 거라는 내 생각~”
(지우) “끙.... 뭐 둘러댈 말이 없다 내가 생각해도..
그래, 맞아. 속시원하게 까자. 우리 잤다. 됐냐!?”
(우현) “어 씨발?.....
진..짜냐.... 너 수경이랑.... 했다구????”
듣고 싶어서 재촉한 대답이면서, 두 놈에게 영 탐탁치 않은 반응이 돌아온다.
기태도 지우를 그동안 엄청나게- 대박중의 대박女를 건졌다며 부러워했다.
뭇 남학생들처럼 기태 역시도, 수경의 황홀한 미모와 싹싹한 성격에 마음이 동했으니까.
그게 사실이긴 한데 재밌게도 기태는 평소에 공언했듯이...
영애에게 그 이상의 큰 동경을 표해왔기 때문에,
우현이 지금 받는 충격에 비해서는 상당히 가벼운 쇼크였다.
저 굉장한~ 우리 영애 누님에 비하면야 수경 쯤은 후후... 하는 느낌?
수경을 열렬히 지지하는 열성팬들이 들으면 열 터질 말이지만 기태는 확고히 영애뿐이다.
아무튼 지우는, 시원하게 어깨를 주물러주는 두 녀석에게 순순히 털어놓았다.
특히나- 우현은 믿기 어려웠던 사실을 접하자.. 상당히 충격먹은 얼굴이다.
쓰리는 속을 달래며...
눈을 반짝 빛내면서 더 질문 세례를 토한다.
얼굴이 벌개지며 대단한 호기심 반, 부러움 반 섞인 반응에 기태도 동참하고 있었다.
으.... 이 징글 징글한 놈들 -.-
안마를 어째 먼저 와서 해주는가 했더니..
(우현) “시밤, 그랬구나... 갈데까지 간 사이였어...
아~~ 윤지우, 니가 미치도록.... 존나게 부럽다.....”
(기태) “인정하기 싫고 괴롭지만, 우리 담담히 받아들이자 우현아.
지우 이새끼 수경이랑 학기 초부터 되게 친했었잖아.. 에휴~~ㅋㅋ”
(우현) “그건 알고 있지..
그래서 할 말이 없는 것도 있고.. 아쉬워서 그러지..”
(지우) “........
내가 뭔가 니들한테 큰 죄를 지은 것 같은 분위기다 야..
이 숨막히는 분위기는 뭐다냐.. 으으.. 야, 건 그렇고 어깨 왜 안 주물러?”
(기태) “이 자식은 숨막힌다고 드립 치면서 어깨는 계속 만져달래네..
너 솔직히 말해! 몇 번 했어~ 수경이하고? ㅋㅋㅋ”
(우현) “기태야 그런 질문까지 해도...
그래, 지우야! 몇 번.. 이나 했냐??? ㅎㅎ..”
(지우) “이 새끼들 뭐지? -.-
조금 전까지 아주 조심하던 놈들이..
그런 걸 너무 묻는거 실례 아니냐.. 프라이버신데 이것도”
(기태) “지랄하지 말고~ 프라이버시는 프라이팬에나 튀겨 드셔.
뭐 어때?? 아니면~~ 하기 전에.. 흐으읏! 어떤 느낌부터 들었는지..
그.. 아흐 말만 해도 몸이 녹는다 크아악~”
지우는 지금 꼼짝없이 둘에게 둘러싸여 청문회라도 하는 이 상황이 너무 웃겼다.
걱정해주는 마음 보다는- 부러움과 질시가 섞인 놀림이 확연한데도,
그 아우성치는 두 소년의 짖궂은 괴롭힘이 전혀 싫지 않다.
오히려 뿌듯하고, 내가 승리자구나!
위너야~~ 하는 쾌감에 짜릿한 기분이다.
흐흐... 요 처절한 놈들. 엄청나게 부러운 것이 당연하지... 이해한다.
대충 한번만 하고 피곤해서 헤어졌다고 둘러댔지만
두 번의 몸이 녹아내리듯 아찔했던... 질내사정을 즐긴 후에-
마지막 한번은, 수경의 애원에 못이기는 척~
지우는 소녀의 앳된 입술에 듬뿍 우유를 묻혀 주었다.
세 번도 우스웠고 아직 두 세 번은 더 할 기력이 남아 있었지만..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하자..
이제 곧 점호 시간이야.. 라는 수경의 간곡한 부탁에 아쉬운 눈물을 뒤로 하고
둘은 서로의 몸을 기분 좋게 샤워하며 씻겨주었다.
한번 더 따듯한 질에 담그고 싶었는데... 으흐흐.
내일 자고 일어나면 또 기회가 오겠지-
자꾸 귀찮게 진드기처럼 들러붙는 두 놈에게 대충 둘러대고는 서둘러 잠을 청한다.
그리고 밝아오는 아침..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다행이 몸 상태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맛있는 아침 식사 시간.
넉넉하고 시설 좋은 고급 식당의 테이블에 나란히 둘러 앉은 아이들.
대외활동 시간에만 교복 착용이 의무이고
숙소에서 쉴때나 허용된 레저 타임에는 자유복장이기 때문에
지우의 복장은 간편한 카키색 반바지에 옅은 하늘색 라운드 반팔이다.
수경은 귀여운 노란색 병아리 같은 반바지에 주황색 반팔티를 걸쳤는데
본의 아니게.. 탐스러운 모양새의 크고 예쁜 가슴 때문에 몸에 꼭 끼는 느낌이다.
입는 당사자는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그 느낌이 괴롭지만
보는 지우와 남학생들의 눈에는- 볼때마다 입맛을 돋구는 섹시한 광경이다.
새하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그 모습..
지우는 어젯밤에 나랑 같이 뜨겁게 뒹굴었던 그 애가 맞나..
싶을 만큼, 아침에 또다른 큰 매력을 뿜어내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친을 보고- 쿵쿵쿵쿵 뛰는 가슴이 잦아들 줄 모른다.
멀리서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간헐적으로 뛴다.
아 진짜 이쁘네 가시나가..
꿀꺽..... 용기를 내어, 밥을 먼저 먹은 지우가 수경에게 다가간다.
다행이 아침의 수경은 얼굴빛이 화사하다.
아픈 기운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밝고 경쾌한 기운을 주변에 잔잔하게 흩뿌려주는 방향제처럼 달콤한 그녀..
다가온 남친을 보고 환한 미소를 감추지 않는다.
양 옆에 앉아서 웃으며 재잘대던 지혜와 희연은, 지우를 보자 야릇한 눈웃음을 짓는다.
“천천히 먹어 수경아. 꼭꼭 씹어서.. 탈나지 않게”
“응~♡ 우리 지우씨가 시키는대로 할게. 히힛.. 어제 잘 잤어?”
“잠은 잘 잤지..
아침에 인나니까 어깨가 아직 뻐근하고 좀 쑤셔. 너는 어떠니?”
“그래? 이따가 내가 우리 서방님 어깨좀 만져드려야겠다.. 호호-
나는~ 보다시피 말짱해~ 후훗~
언제 아팠나 싶을 정도로.. 개운한 기분야~”
“하하. 다행이다.. 니가 만져주면 나 좋아서 날아갈지도 몰라”
(지혜) “아휴, 저기 미안한데, 두 사람!
밥 다먹고 쩌어기~ 멀리 가서 둘이서 닭살 떨면 안될까??”
(희연) “그래 얘들아. 애정행각은 우리들 안보는 곳에서 좀 해줘 ㅋㅋ”
(지혜) “솔로들 서러운데..
굳이 다 보는데서 마음 아프게 이러면 안되는 고야 흑흑..”
(수경) “호호. 염장 질렀나보구나 우리가.. 에공 미안해 얘들아 힛~”
(희연) “질러도 되긴 되는데~
밥먹는 자리에서까지 그러니까 먹은게.. 넘어올 거 같아 쿡쿡”
두 소녀의 재치있는 놀림에 괜시리 얼굴이 빨개진 수경과 지우.
서둘러 밥을 먹고 로비를 거닐며 겨우 둘만의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수경의 상큼함이 넘실거리는 오렌지 느낌이
마치 친숙한 비타민 음료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다.
수경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지우의 손목을 살며시 붙잡는다.
지우도~ 이쯤되면 누가 보더라도 뭐~ 별수 없나.. 하고 웃으며 그냥 두었다.
“오늘의 일정은~~ 오전에 섭지코지와 성산 일출봉을 둘러보게 되고
외부식당에서 중식 먹고~ 산방산 용머리해안을 둘러볼 거야. 그 다음은 너도 알지? 히히”
“알아. 해수욕장 갈 생각하니까 기분 좋아? 크크. 너 무지 들뜨나봐”
“응♡ 작년에는 여름에 실내 수영장도 안 갔었어..
그래서 너무 오랜만이라 두근거려”
“저기.. 아가야. 그것 때문에 할 말이 좀 있는데, 수영복 얘기야..
너 어제- 나한테 가져온 두벌 밖에 없지? 빨간 거랑 소라색 끈 비키니만~”
예쁜 수영복을 걸치고 선탠할 생각에 기분 좋아보이는 수경에게
지우는 엉큼한 웃음을 지으며- 기분 나쁘지 않도록 말했다.
오늘 수영하러 가기전에 꼭 말해야했던 것이라,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다.
“...... 맞아. 달랑 그것뿐인데, 왜?”
“요점만 말할게.. 너무 야하다. 디자인이..
순 끈으로만 돼 있고 가릴 용도가 아닌 것 같아”
“그으래애..? 조금 야시시하기는 하지. 나도 그 생각은 했어.
그래도 어떡해~! 그것밖에 없는데..ㅜㅠ”
“하하하- 이것만 사왔는데 이제와서 어쩌냐구? ㅋ 걱정마. 이리와봐”
“어딜가??”
“따라와. 수영복 매장이 이 호텔 안에 있어. 내가 어제 사전 답사를 해뒀지”
수경도 충동적으로 언니랑 샀던 것이라 가져오긴 했지만-
상당 부분은 좋아하는 남친에게 보여줄 목적이 컸고, 입고 나갈 생각을 하니 걱정되던 참이었다.
그런 와중에 지우가 알아서 미리 봐뒀다고 하니..
튕기는 기색없이 반기는 얼굴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성격 자체가 긍정적이고 나긋 나긋한 면도 있지만
어제의 행복했던 밤을 맞이한 뒤부터, 남친의 말에 더 온순하게 변한 느낌도 든다.
“아가씨가 입을 거예요?
어디~ 후후. 이쪽에 이런 비키니들은 어때요?”
“저 아주머니 저희는 비키니 쪽 말고 원피스 위주로 볼 생각인데요..”
“아 그래요? 원피스 수영복은 너무 심심하지 않나..
무엇보다~~ 이 예쁜 아가씨 몸매가 너무 좋은데,
펑퍼짐한 수영복으로 다 가리면 아쉽잖아요 호호호”
“그런가요? 저도 그 생각은 하는데요.. 남친이 야하다고 못 입게 해요 흑흑”
“윽...... 비키니 자체는 안 야해..
끈으로 돼서 너무 노출이 심하니까 그러지”
“어? 뭐야 말이 왜 달라! 비키니도 입기 그렇다며..”
“호호. 지금이 찬스에요! 남친이 슬쩍 약해졌을 때, 후딱 사버려욧 쿠쿠”
“그럴까요? 키키. 아줌마 감사합니닷-
호호, 지우야. 너무 야하지 않고 좀 단정한 비키니는 봐줘, 응?”
“...... 그정도면 타협할 수 있지. 끙~~
근데 아줌마 저희 고등학생인데 이런걸 파세요? --..
에고.. 너가 알아서 해... 모르겠다”
“아유 손님~ 말도 마요. 고딩들이 더해 요즘은! 어디~ 이거?”
“우왓! 고마워 남친님 호호~! 역시 착해.
네네. 아줌마 아줌마, 아까 그거 다시 보여주세용”
사실 가져온 끈 비키니를 입지 못하게 했던 이유는-
풍만한 유방의 유륜부분만 간신히 가리고
하반신도 둔부를 얇디 얇은 새끼끈으로만 해놔서.. 였다.
아무리 보여주기 위한 용도라도 그렇지, 여고생이 중요한 아랫도리를..
남자 손바닥만한 삼각형으로... 아찔하게 겨우 가리는 건 아니잖아.
그래서 만류했는데
비키니 중에서도 상식적인 레벨이면 눈감아주자 생각한다.
“쨘! 득템~~♡ 히히~! 이것봐봐.
끈으로 풀 수 있는 방식이 아니고, 고리에 거는 손잡이라서
물에 쓸려서 막 벗겨지지 않을 거야. 안전하다고 아줌마가 추천해주셨어 히힛”
“오 그건 진짜 좋은 아이디어다. 좋은 분이셔 하하. 안심이 된다~
연한 살구색? 또 오렌지 계열이야~?
너 이런 색감을 진짜 좋아하는구나. 하하하 귀여워”
“쿄쿄♡ 응~ 나는 비타민 소녀! 후후-
지금 입은 옷이랑 너무 겹치니까.. 이따 수영하러 갈때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거야.”
“그렇게 해. 알아서 말을 잘 들어주니까 너무 고맙다 애기야. 헤헤”
“히힛.. 난 이제 남친이 하라고 하는대로~ 무조건 말 듣기로 했쪄”
“어이구 기특해라 우리 애기.. 토닥 토닥”
“킥킥, 사랑할 때만..이 아니고 아무 때나 애기야?
자꾸 그러니까~
나도 왠지 주인님이라고 또 부르고 싶어져♡.. 호홋”
“불러!? 나야 듣기 좋고 고맙지~ 하하. 우리 둘만 있을때는 얼마든지~”
생각보다 수경이 너무나 자신에게 순종적이고 잘 따라오는 분위기를 보여주자
지우는 기분이 날아갈 듯 즐겁고 기뻤다.
역시 한번 품에 제대로 안아주니까.. 더욱 잘 따라주는구나.
예쁘게 웃는 상큼한 그 미소를 보니 행복이 넘쳐올라, 꽉 안아주고 싶어 못 참겠다.
꿀꺽..... 또 꼴리네. 어디 좋은 곳 없나?
지우는 빳빳해지는 하반신을 주체하지 못해
두근 두근거리는 박동을 쥐며, 서둘러 수경의 손을 잡고 복도를 배회한다.
오!
마침 사람이 오가지 않는 탕비실을 발견하고 후다닥 들어가 문을 잠갔다.
수경은 놀라서 가슴이 콩콩 뛰며, 남친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다.
“여기.. 왜 데리고 들어왔어?..
사람들 자주 지나가고 들르는 곳 아닐까..?”
“잠깐이면 돼. 지금 방에는 보나마나 애들 다 있을거고. 도저히 못 참겠더라”
“무, 무슨?? 너 설마.. 지금 여기서? 꺄앗?!?”
“조금만 만지자. 으흐흐흐....”
가볍게 터치부터 얼른 시작해서, 내친김에 짜릿한 섹스까지 즐길 심산이었다.
밀폐된 공간이지만 누구든 들어올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인데-
지우는 지금 눈에 뵈는 게 없는 상태다..
완강히 저항하는 수경의 힘찬 몸부림이 무색하게
그보다 더 힘센 지우의 손과 발이 소녀의 몸을 강하게 에워싸며-
넓은 직사각형의 원목 탁자위에 드러눕힌다.
불필요한 말을 못하게 입술을 덮치고, 손은 소녀의 몸 여기저기를 마구 더듬었다.
??♥
달라붙는 흡착음을 내며 빠르게 혀와 혀가 녹아내릴 듯이 뒤엉킨다.
저항하던 수경도, 지우의 따듯한 입술이 자신을 덮치며-
촉촉한 혀가 속살을 헤집고 들어오자 달콤한 기분에 그만..
안돼... 이제 가야하는데..
버텨야한다는 작은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어떻게 되더라도 얘가 알아서 책임을 지든 하겠지..
소녀의 두 예쁜 팔도 소년의 머리를 꼬옥- 끌어안으며, 뜨거운 키스행렬에 동참한다.
황홀한 딥키스를 나누기만 하면 의식이 몽롱해져서-
약에 홀린 듯 힘을 쓸 수 없어지는 수경..
지우는 수경의 그런 약점과 일부 성감대를-
이미 여러번의 터치와 어젯밤의 귀중한 체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굴복시키게끔 재빠르게 여러곳을 건드렸다.
봉긋 솟아오른 커다란 젖가슴은 이미 완전히 들춰 올려져 있다.
지우의 두 손아귀에 잡힌 아름다운 흰 유방이..
뭉클~ 뭉클~ 거리는 환상적인 촉감이 제대로 느껴진다.
실컷 만지작거리며 짜릿한 손맛을 만끽하는 소년.
빳빳하게 곤두선 젖꼭지도 입과 혀를 총동원해, 마구 희롱하고 맛본다.
수경의 미끌 미끌거리는 혀를 맛있게 훑고 요리하는 지우,
키스하고 싶어 환장할 것 같더니.. 조금은 그 갈증을 푼 것 같다.
음욕으로 젖은 눈을 반짝거리며
붉게 물든 수경의 뺨을 톡톡.. 사랑스럽게 만져주고
새색시의 홀랑~ 벗겨놓은 수밀도를 향해, 바로 입을 옮긴다.
가볍게 베어물면서
쪽쪽♥ 맛있게 입안에 찰싹.. 쫄깃 쫄깃-
찰지게 달라붙는 살결을 음미한다.
따스하고 편안한 소녀의 살내음 체취가..
소년의 후각과 입맛을 시원하게 만족시켜주었다.
아, 역시 맛있고 따듯해서 끝내줘. 이 가슴....
이따 비키니 입을건데 너무 정신없이 깨물고 상처입히면 겉으로 드러날까봐
무식하게 깨물지 않고-
혀로 쪽쪽 소리나게 빨고 핥는 애무위주로 가슴을 즐긴다.
그런데도 수경은 절로 터져나오는 가쁜 숨을 참지 못해서
"끄윽... 끄윽..."
어쩔 줄 모르고 몸을 배배꼬았다.
소리를 냈다간 지나가는 누가 들으니까, 최대한 몸을 뒤틀면서 미약하게 신음을 흘린다.
그 안타까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친의 손은 이윽고 노란 반바지를 슬쩍 끌어내렸다.
섹스까지 여기서 하려고???
놀란 수경, 동그란 토끼모양의 눈을 치켜뜨고
경악이 섞인 눈빛으로 남친을 쏘아보는데..
이미 알아서 그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는 지우다.
눈을 보면 마음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영악한 녀석, 스르르- 슬쩍 슬쩍 조금씩 내리던 소녀의 하의를 이미 무릎까지 끌어내렸다.
이 자식 봐~ 흐흐흐..
안에 속옷 대신 빨간 비키니를 입고 왔었네. 귀여운 녀석.. 크크.
수경의 젖은 검은 빛깔 이파리가-
강렬한 레드로 불타는 작은 천조각 너머로 은근하게 비친다.
우음.. 섹스하고 나서, 나가기 전에 면도를 좀 해줘야겠는걸?
그 생각까지 하면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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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6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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