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피곤함과 격정의 여울에 지친 그들은 이내 서로를 껴안고 잠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새벽녘에 또 한 차례 육체관계로 서로를 확인했다. 그들은 더 이상 서로를 탐색하는 남녀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부부였다. 아니 그들은 오히려 타인들에게 자랑스러웠다.
일요일 아침을 맞이하여 그들은 애정이 깃든 눈빛으로 호텔을 나왔다. 서로를 배려하며 아침 식사를 마친 그들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사진 촬영도 하면서 설악산을 관광하였다. 그들이 서울로 돌아온 시각은 늦은 밤이었다. 민기가 자신의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웠다.
승용차에서 내린 난정은 주춤거렸다. 민기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거실로 들어선 그녀는 생각보다 넓은 공간의 집안을 둘러보며 잠시 어색한 표정을 하다가 주방으로 들어갔다. 늦었지만 그녀는 저녁 식사 준비를 했다. 쌀을 씻어 밥을 안친 그녀는 싱크대 문들을 열어서 살림살이들을 살폈다. 그녀는 자신의 살림이 될 물건들을 익히고 있었다.
다음날 난정은 자신의 집으로 가서 정리해 놓은 짐들을 민기의 아파트로 옮겼다. 쓰고 있던 낡은 가구와 전자제품들을 처분하고 남은 짐이라고 고작해야 옷가지와 화장품, 그리고 소모품들이었다. 그녀는 정신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완벽한 아내가 된 것에 햅복함을 느꼈다. 송 민기라는 남자는 그녀가 영원히 의지해야할 남편이었다.
아침에 남편 식사 시중을 들고 낮에는 새로운 살림을 익숙해지려는 난정의 생활은 활기를 띠었다. 그녀는 저녁시간이 되면 자신의 모습에 더욱 신경을 썼다. 마음이 편안해진 난정은 남편의 가슴에 안기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육체관계를 할수록 그녀의 몸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길이 치솟았다.
난정 스스로 남편의 가슴에 매달리기도 했다. 그녀는 정신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여자였다. 그녀의 하루, 하루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나고 있었다. 새로운 살림에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 그녀가 살던 집 주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른 사람이 이사 오기로 했으니 보증금을 찾아 가라는 것이었다.
난정은 보증금을 찾아서 부채 일부를 정리했다. 그리고 그녀는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채무조정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자는 감면하고 원금만 분할 상환하라는 통보였다. 그녀는 살던 집의 보증금을 받았다는 것과 채무조정 통보를 남편에게 말 할 수 없었다. 인간적인 도리와 체면상 더 이상 그에게 도움을 청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민기는 자진해서 난정과의 혼인신고를 마쳤다. 민기는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이상 더 이상 과거를 묻고 싶지 않았고 현실과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살던 집의 보증금을 받았으리라고 짐작하지만 그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가끔은 그녀의 과거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녀가 남자와 긴 세월동안 살림이나 육체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유별나게 부부관계를 밝히는 것 같아서였다.
살림을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이 된 민기도 새로운 아내의 육체에 빠져 들었다. 장소와 시간에 구속 받지 않고 그는 성적인 욕구에 휘말렸다. 그녀가 식사준비를 하는 주방과 점심시간에 집에 들렀다가 소파에서, 같이 샤워를 하다가 욕실에서, 때로는 드라이브를 하다가 승용차 안에서 뜨거운 희열에 휘말렸다.
그리고 민기는 다양한 성교의 체위로 아내의 몸을 탐닉했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놀람이 없이 그의 리드를 받아주며 격정의 몸부림을 하였다. 노골적으로 섹스를 밝히는 그녀의 신음소리도 요란했다. 이웃 아파트까지 그녀의 신음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 그는 신경이 쓰였다. 그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내에 대한 의혹을 떨쳐 버리려고 노력했다.
세월이라는 시간은 붙잡을 수도 없으며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무덥던 여름이 가고 새살림에 익숙해진 난정의 생활은 평온과 행복의 연속이었다. 다만 그녀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신용회복 채무조정의 할부금을 남편 모르게 상환하는 것이었다. 생활하는데 부족하지 않은 생활비를 남편에게 받지만 할부금을 상환하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다.
난정이 신경 써야할 것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따금 은주가 유학비 외에 요구하는 용돈의 액수가 점차 늘어가고 있었다. 그 문제로 가끔 그녀는 남편 몰래 은주와 전화 통화로 다투기도 했다. 그런데 이틀 전에 그녀는 은주가 급한 목소리로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요금을 갚지 못해서 독촉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액수가 이백만원이나 넘었다.
이해할 수 없는 휴대폰 요금이기에 난정은 죽은 남편의 시아주버니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녀의 아주버니가 전화를 받고 역정을 냈다. 밤새도록 게임을 하고 휴대폰으로 결제를 해서 그렇다면서 방도 치우지 않아 쓰레기장이라면서 은주를 기숙사에 넣든지 데리고 가라고 아우성쳤다.
난정은 몸까지 유린했던 아주버니가 야속하지만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밤늦게 돌아온 남편에게 털어 놓을 수도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민기가 그녀의 평소와 다르게 우울한 안색을 보고 물었다.
“어디........ 아파?”
“아뇨! 괜찮아요.”
“몸이 안 좋으면 내일 병원을 가보지?”
“아녜요.......! 머리가 좀 아픈데, 괜찮을 거예요.”
민기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난정은 아무리 미안해도 의논할 사람이 남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집안일을 마친 그녀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침대로 들어갔다. 그녀는 습관처럼 남편의 팔을 끌어 당겨 베고 누웠다. 그리고 남편의 손을 당겨 젖가슴을 만지게 했다. 민기는 피곤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젖꼭지를 장난감처럼 주물렀다.
젖꼭지가 민기의 손가락 사이에서 돌기를 일으키고 난정의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은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의 눈치를 살피던 그녀가 마른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자기야! 어떡하지?”
“뭐가......!”
“은주가....... 문제 많은 모양예요.”
“한창 젊은 나이니, 그렇기도 하겠지
민기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난정은 너그럽게 이해하는 그의 마음이 고맙기는 하지만, 어떤 조치든 취해야 했기에 답답했다.
“그게 아니라,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좋아하는데. 게임비로 휴대폰 요금 연체된 금액이 이백만원이 넘는데요.”
“그러면 안 되지, 유학비용이 한두 푼인가!”
“내가 독일 가서 은주를 돌봐줄까요?”
“뭐라고.......!?”
민기가 상체를 벌떡 일으켜 난정을 바라봤다. 순간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놀란 그가 젖꼭지를 움켜쥐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눈을 흘겼다.
“아파요. 살살 만져요.”
“당신이 가면 어떻게 하라고! 차라리........ 귀국시키는 게 어때?”
“일학년만 마치면, 독일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데요.”
“특별한 전공과목도 아니고, 그럴 필요 뭐 있나! 검정고시 봐서 국내 대학에 들어가지. 제 하기 나름인 거 아닌가.”
“지금까지 들어간 돈도 아깝고, 휴대폰 연체료도 만만치 않은데.........”
“돈은 걱정 말고, 더 고생하기 전에 들어오라고 그래.”
남편의 배려와 이해심에 난정은 고맙기만 하였다. 독일에 적응을 못하겠다던 은주의 말도 떠올랐다. 그러나 살던 집을 처분했기에 은주가 돌아와서 머물 곳이 문제였다.
“그래도 되요! 당신이 은주를 받아 줄 거예요?”
“당신 딸이 내 딸인걸 뭐.”
“고마워요!”
난정의 젖가슴과 젖꼭지는 여전히 민기의 손에 휘말리고 있었다. 그의 말에 감동한 그녀의 몸속에서 피어오르던 열기가 불꽃이 되어 피어올랐다. 그녀는 눈웃음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남편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발기도 되지 않은 페니스이지만 그녀의 손아귀를 가득 채웠다.
민기는 성적인 욕구로 아내의 젖가슴을 만지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와 생활하면서 습관이 된 것이었다. 피곤하기도 했던 그는 페니스를 움켜쥐는 아내가 탐탁지는 않았다. 오히려 섹스를 밝히는 아내에 대해 거부감마저 느꼈다. 그러나 아내의 손아귀에서 그의 페니스는 본능적으로 발기되기 시작했다.
난정은 남편의 페니스가 손에 쥘 수 없도록 기둥처럼 발기되자 더욱 흥분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팬티를 벗고 젖꼭지의 돌기를 돌돌 굴리는 그의 손을 잡아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는 그녀 스스로 보지를 만지게 하는 것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손끝에는 촉촉하게 젖은 보지가 어루만져졌다. 몽롱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그녀의 입에서 습한 열기가 흘러 나왔다.
“여보.......! 해 줘.”
“...........”
민기는 반복되는 욕구와 남편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심정이었다. 그는 아내의 발가벗은 몸 위로 올라갔다. 아내의 허벅지를 벌리고 보지를 더듬었다. 그는 흥건하게 젖은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입술을 깨무는 아내의 다리가 그의 허리를 휘감았다. 그가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진퇴시키고 발가벗은 몸이 흔들리는 그녀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흘렸다.
“하 으! 여, 여보! 으 읍! 사, 사랑해..........”
인간에게 사랑이란 정신적인 감정에서 울어나는 표현이다. 그러나 때로는 육체적인 쾌락이 정신을 지배하기도 한다. 모든 남자들은 실제로 여성의 실상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정욕으로 말미암아 자기기만을 끊임없이 하고 있을 뿐이다. 아내의 의부증에 시달려 고독한 생활을 선택했던 민기는 또 다른 선택에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난정은 결국 딸의 유학을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은주가 귀국하는 날이었다. 가게 일에 바쁜 민기는 그녀에게 승용차 키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서툰 운전으로 공항에 나갔다. 그녀는 출구에 나타난 은주를 보고 반가우면서도 화가 치밀었다. 딸만이라도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은주가 몰라주기 때문이었다.
은주 또한 오래간만에 난정을 보고도 무표정하였다. 은주는 미안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은주는 엄마를 무시하고 여행 가방을 끌고 앞서서 공항을 빠져나갔다. 화가 치민 난정이 소리를 질렀다.
“너, 애가 왜 그러니!?”
“뭐........!? 소리 지르고 난리야!”
은주가 돌아서서 독기어린 눈빛을 했다. 은주는 독일 가기전보다 무척 성숙했고 짙은 화장까지 하고 있었다. 난정은 딸이 유학 생활을 하느라고 고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은주는 통통하게 살이 올랐고 예전보다 볼륨감이 있는 성숙한 몸매였다. 난정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도리어 화를 내는 딸의 태도에 기가 막혔다.
“넌.......,! 돈만 처들이고. 도대체, 독일 왜갔니?”
“엄마가 가라고 했잖아!”
“얘가 말하는 것 좀 봐. 엄마가 너를 유학 보내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뭐가 힘들어! 난 외로웠는데, 엄마는 아저씨 만나서 편하잖아?”
“너, 이젠 몇 살인데, 그렇게 말하니?”
“말하기 싫어! 엄마가 내 인생 망쳤잖아!”
한마디를 내뱉은 은주가 획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난정은 어의가 없고 야속했지만 딸에게는 항상 주눅이 들었다. 딸이 순결을 잃은 것은 그녀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딸의 성격이 안하무인이면서 인내력도 없어진 것도 그녀는 자신 탓이라는 자괴감을 느꼈다. 그녀는 순간의 감정에 빠져드는 딸을 탓할 수 없었다.
집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그녀들은 침묵을 지켰다. 딸을 원망하는 난정은 서툰 운전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녀가 운전하는 옆으로 차량들이 질주했다. 그녀는 갑자기 차선을 바꿔 들어오는 차량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앞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은 은주가 꽥! 소리를 질렀다.
“엄마~! 뭐하는 거야!”
“...........”
은주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난정을 흘겨보았다. 난정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놀람에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는 위로하지 못할망정 소리를 지르는 딸을 흘겨보았다. 아무튼 그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집에 도착했다. 집안을 둘러본 은주는 찌푸렸던 미간을 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생각보다 널찍한 공간에 고가의 가구들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난정은 운주가 왔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은주는 엄마가 통화하는 남자가 어떤 모습일가 궁금했다. 난정 또한 남편이 화장을 짙게 한 은주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염려스러웠다. 말없이 소파에 앉아 TV 화면을 주시하던 그녀들은 현관 벨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났다.
“여보! 점심식사 안했지요?”
눈웃음을 지은 난정이 현관으로 들어오는 남편에게 다가갔다. 은주는 갑자기 변하는 엄마의 모습이 간사스러워 보였다. 엄마가 새살림을 시작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떤 남자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던 그녀였다. 현관으로 시선을 향한 은주는 눈동자를 크게 떴다. 민기를 쳐다본 은주는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다.
은주는 종우 오빠가 살아 돌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남자가 종우 오빠와 너무나 흡사하게 보였던 것이었다. 나이보다 젊은 반듯한 외모와 훤칠한 키에 균형 잡힌 체격의 남자! 그녀는 그의 서글서글한 눈빛에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넋을 놓고 서 있는 은주에게 난정이 말했다.
“은주야! 네 유학비 보내주던 아저씨한테 인사해.”
“안녕.......하세요!”
뒤늦게 미소를 띤 은주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민기는 아내의 손에 이끌려 거실로 들어온 은주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은주가 아내보다 예쁘기도 하지만 깜찍하게 생겼다고 느꼈다. 아내가 동안이었기에 은주는 딸이라기보다는 자매처럼 보였다.
민기는 은주의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와 통통한 볼 살에 보조개를 드리운 미소가 인상 깊게 느껴졌다. 그러나 인형 같은 얼굴에 비해 그녀의 몸매는 무척 성숙하게 보였다. 그는 잔잔한 미소를 짓고 바라보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아! 은주구나! 잘 왔다. 고생했으니 편히 쉬도록 해라.”
“여보! 식사 안했지요. 금방 차릴게요.”
난정이 남편의 허리에 팔을 감고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남편이 은주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했다. 그러나 은주를 바라보는 남편의 온화한 눈빛에 그녀는 안심을 했다. 그녀는 멈칫거리는 은주에게 건넌방을 쓰라고 했다. 은주는 민기를 힐끗거리며 쳐다보고 여행 가방을 끌고 건넌방으로 들어가 짐을 풀기 시작했다. 식탁에는 새로운 식구가 같이 둘러앉았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은주가 귀국하고 한 달가량 지나면서 난정은 걱정꺼리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공부해야할 은주가 예전의 친구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이삼일씩 은주가 집에 들어오지 않아 난정은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은주는 검정고시 준비하는 책값을 받아서 유흥비로 탕진하기도 했다.
걱정스러운 난정이 잔소리를 하면 은주는 걱정 말라고 톡 쏘아 붙였다. 더욱이나 은주는 집안 살림을 도와주기는커녕 자신의 방을 치우지 않아 쓰레기통으로 만들었다. 그녀가 정리하지 않으면 이불과 요는 그대로 깔려 있고, 먼지와 머리카락이 수북했다. 더욱이나 벗어놓은 옷들만 아니라, 팬티까지 처박혀 있었다. 난정은 남편이 볼 것이 두려워 수시로 은주의 방부터 치웠다.
민기도 이따금 열려있는 은주의 방을 들여다보고 이맛살을 찡그렸다. 아내에게 은주가 속을 썩인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가 참견할 수도 없고 걱정스럽기만 했다. 더욱이나 그는 이삼일씩 밖에서 자고 들어오는 은주의 생활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친자식이 아니기에 아내나 은주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은주로 인하여 민기와 난정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기 시작했다. 난정은 남편의 눈치를 살필수록 오히려 더욱 은주에게 집착하였다. 그녀는 은주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더 많은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남편에게 요구할 염치가 없었다. 대출을 해서 융통을 하려고 해도 신용불량자이어서 불가능했다.
난정은 아무리 궁리를 해도 채무 잔액도 빨리 상환하여 신용회복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다. 더욱이나 남편이 피시방도 현상 유지밖에 안되지만, 가구점을 정리해야겠다는 말을 했었다. 가구공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상점이 늘어 손해 보기 전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다시 간병인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며칠 궁리를 하던 그녀는 잠자리에 들어가서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일 하고 싶어요.”
“갑자기, 왜!?”
“심심하고, 당신도 힘든데, 더 늙기 전에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잖아요.”
“걱정 마! 가구점 문 닫아도 먹고는 살고, 다른 사업을 할 테니까.”
민기는 아내의 말을 일축했다. 그녀는 이유를 밝힐 수 없어 답답했다. 그녀는 남편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더듬었다. 그가 페니스를 움켜쥐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눈웃음을 살살치며 애교를 부렸다.
“아 잉! 여보! 집에만 있기 당신한테 미안하고, 일하면 건강에도 좋단 말이야.”
“무슨 일.......!?”
“전에 하던 간병인 일을 할까 봐요.”
“며칠씩 집을 비운단 말이야!”
“일주일에 한번은 집에 올게......”
난정은 손에 쥐고 있는 남편의 페니스가 우람하게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남편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젖가슴을 만지게 했다. 민기는 곰곰이 생각을 했다. 아내가 집에만 있으니 섹스만 밝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내가 용돈이라도 버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난정은 생각하는 남편의 표정을 살피며 자신의 팬티를 벗고 남편의 팬티도 벗겼다. 생각에 잠긴 민기는 아내의 행동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의 몸 위에 올라간 그녀가 애교 넘치는 눈빛으로 눈을 흘겼다. 그녀는 남편의 페니스를 쥐고 촉촉하게 젖은 보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몸속을 치밀고 들어오는 쾌감에 입술을 벌렸다가 다문 그녀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여보~! 일해도 되지?”
“집안 살림은 어쩌고!”
“아 읍! 내, 내가 파출부를 둘게요.”
“그, 그래! 파출부는 필요 없어. 대신 주말에는........집에 와야 돼.”
“알았어요. 아 읍! 사랑해.”
민기의 허벅지를 타고 앉은 난정의 발가벗은 몸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는 아내의 둔부를 들어 올렸다가 끌어내기를 반복했다. 머리카락을 흔들며 추락을 거듭하던 그녀는 허리를 굽혀 자신의 젖꼭지를 남편의 입에 물려주었다. 엑스터시에 빠져든 그녀는 둔부를 흔들며 신음을 터트렸다.
“하 윽! 미, 미치겠어! 아 항, 여, 여보~~~~~”
“헉, 헉, 헉.........”
그들의 신음소리와 습한 열기가 방안에 가득해졌다. 그때 방문 틈이 벌어졌다. 그들은 모르고 있지만 방문 틈에 나타난 눈빛이 있었다. 어제 밤을 친구 집에서 자고 들어온 은주였다. 은주는 모두 잠든 것 같아서 발소리를 죽이고 들어오다가 안방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자신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은주는 엄마의 방문 앞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무슨 말인지 오순도순 얘기하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은주의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그녀는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들여다보고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발가벗고 등을 보인 엄마가 남자의 몸 위에 올라 앉아 있었다.
“..........!?”
은주는 자신의 숨소리가 들릴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엉덩이가 치솟았다가 추락하기를 거듭하는 엄마의 신음소리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남자의 페니스가 엄마의 보지 속을 드나들었다. 그 광경을 보는 은주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보지 속에서 빠져나오는 남자의 페니스에 은주는 놀랬다. 남자의 페니스를 바라 본 그녀는 성희를 알게 해준 종우 오빠를 떠올렸다.
소리 없이 방문을 닫은 은주는 이십 여분을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어쩌면 아저씨의 페니스가 종우오빠보다 남성미가 넘친다고 느낀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실 그녀가 독일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독일 아저씨가 은연중에 그녀의 몸을 만지며 스킨십을 했다. 그녀는 할아버지 같은 남자가 치근대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도 독일 아저씨가 그녀의 방으로 들어와 세 번이나 성추행하려고 했었다.
묘한 흥분에 넋을 놓고 있던 은주는 방에서 누군가 나오려는 기척을 느꼈다. 그녀는 재빨리 발돋움으로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그는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방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민기였다. 화장실을 가려던 그는 은주의 방문이 닫히는 것을 느꼈다. 현관으로 간 그는 은주의 구두를 발견했다. 은주의 방문 앞으로 다가간 그가 물렀다.
“은주, 들어왔니?”
“네. 아저씨!”
고개를 갸웃거린 민기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을 나온 그는 안방으로 들어가 축 늘어져 있는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침대로 들어간 그는 은주가 들어왔다고 아내에게 알려 주었다. 그녀는 잠꼬대처럼 은주를 욕하면서도 그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이틀 후에 난정은 간병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일을 하려니 힘들고 고달팠지만 돈을 벌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주말에는 약속대로 집안 살림을 살폈다. 집안 살림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녀는 다시 불붙은 성적인 욕구로 남편이 그리웠다. 일주일 만에 들렸지만 혼자 생활을 했던 남편이기에 집안은 깔끔했다. 그러나 은주의 방안은 난장판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며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었다. 난정은 환자가 잠들고 휴게실에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돌보고 있는 환자는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는 78세 남자노인이었다. 환자 가족들이 면회를 와서 그녀에게 미모가 아름답다면서 간병인을 할 사람 같지 않다고 했다.
보호자 가족들이 이따금 간병인을 위로하느라고 나정에게 수고비를 주고 가기도 했다. 환자의 친척이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묻는 말에 난정은 수고비라도 받을 생각으로 딸과 힘들게 산다고 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친척 한명이 힘들게 살지 말고 재혼을 하라고 했다. 그리고 같이 온 남자를 소개했다. 남자는 건축업을 하는데 한 달에 천만 원가량을 번다면서 같이 살자고 했다.
남자는 한 달 생활비로 오백만원씩 준다면서 적극적이었다. 남자의 집이 충주인데 내려가지 않고 여관에서 자면서 난정을 찾아왔다. 남자가 제시한 조건은 그녀를 혼란하게 하는 유혹이었다. 그녀는 몇 달만 간병인을 하는 셈치고 남자의 집에 가서 있으면서 돈을 받고 싶은 욕구에 휘말리고 있었다.
밤새도록 난정은 고민을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녀에게 구혼을 청하는 남자, 곽 태식에게서 전화가 왔다. 커피숍에서 기다리니 잠간만 시간을 내 달라고 했다. 주춤거리던 그녀는 커피숍으로 나갔다. 키가 작은 그는 항상 점퍼를 걸쳤으나 단정하게 보이려는지 넥타이에 양복 걸치고 있었다.
난정은 왠지 양복이 어색한 곽 태식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대뜸 차비를 하라면서 오십만 원이 든 봉투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내일이라도 같이 충주에 내려가면 생활비를 선불로 주겠다고 했다. 난정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만 가면 남편에게 의심받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망설이던 그녀가 대답을 했다.
“생활비 약속은 지켜 주셔야 되요. 그리고 딸 때문에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야 되요.”
“........그, 그러지요. 난정 씨만 옆에 있으면 어떤 요구도 받아 드리겠습니다.”
난정은 곽 태식에게 월요일에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와 약속은 했으나 그녀는 남편을 마주할 것이 두려웠다. 그녀는 간병인 센터에 전화를 했다. 당분간 집에 일이 있어서 일을 못하니 다른 간병인을 보내달라고 했다.
주말에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남편의 관심을 끌려고 다른 날보다 정성껏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식사 후에 그녀는 샤워를 하고 속살이 들어나 보이는 네글리제를 걸쳤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남편에게 스킨십을 하며 유혹하였다. 의도적인 행동을 하는 그녀 스스로가 뜨거워졌다. 한차례 격정의 열기가 지나고 남편의 눈치를 살핀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여보! 나, 대전 병원에 가서 일하게 됐어요.”
“그렇게 멀리.........!?”
“보수를 더 받으니 어쩔 수 없어요.”
“하여튼 주말에는 집에 꼭 와야 돼.”
“알았어요.”
".........."
민기는 아내의 말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난정은 남편이 별다르게 의심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난정은 항상 딸이 걱정되었다. 다욱이나 그녀는 자신이 없는 동안 딸이 남편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여 미움을 받을 것이 걱정스러웠다.------------------------------------------------
일요일 아침을 맞이하여 그들은 애정이 깃든 눈빛으로 호텔을 나왔다. 서로를 배려하며 아침 식사를 마친 그들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사진 촬영도 하면서 설악산을 관광하였다. 그들이 서울로 돌아온 시각은 늦은 밤이었다. 민기가 자신의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웠다.
승용차에서 내린 난정은 주춤거렸다. 민기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거실로 들어선 그녀는 생각보다 넓은 공간의 집안을 둘러보며 잠시 어색한 표정을 하다가 주방으로 들어갔다. 늦었지만 그녀는 저녁 식사 준비를 했다. 쌀을 씻어 밥을 안친 그녀는 싱크대 문들을 열어서 살림살이들을 살폈다. 그녀는 자신의 살림이 될 물건들을 익히고 있었다.
다음날 난정은 자신의 집으로 가서 정리해 놓은 짐들을 민기의 아파트로 옮겼다. 쓰고 있던 낡은 가구와 전자제품들을 처분하고 남은 짐이라고 고작해야 옷가지와 화장품, 그리고 소모품들이었다. 그녀는 정신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완벽한 아내가 된 것에 햅복함을 느꼈다. 송 민기라는 남자는 그녀가 영원히 의지해야할 남편이었다.
아침에 남편 식사 시중을 들고 낮에는 새로운 살림을 익숙해지려는 난정의 생활은 활기를 띠었다. 그녀는 저녁시간이 되면 자신의 모습에 더욱 신경을 썼다. 마음이 편안해진 난정은 남편의 가슴에 안기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육체관계를 할수록 그녀의 몸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길이 치솟았다.
난정 스스로 남편의 가슴에 매달리기도 했다. 그녀는 정신적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여자였다. 그녀의 하루, 하루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나고 있었다. 새로운 살림에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 그녀가 살던 집 주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다른 사람이 이사 오기로 했으니 보증금을 찾아 가라는 것이었다.
난정은 보증금을 찾아서 부채 일부를 정리했다. 그리고 그녀는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채무조정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자는 감면하고 원금만 분할 상환하라는 통보였다. 그녀는 살던 집의 보증금을 받았다는 것과 채무조정 통보를 남편에게 말 할 수 없었다. 인간적인 도리와 체면상 더 이상 그에게 도움을 청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민기는 자진해서 난정과의 혼인신고를 마쳤다. 민기는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이상 더 이상 과거를 묻고 싶지 않았고 현실과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살던 집의 보증금을 받았으리라고 짐작하지만 그는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이기에 가끔은 그녀의 과거가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녀가 남자와 긴 세월동안 살림이나 육체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유별나게 부부관계를 밝히는 것 같아서였다.
살림을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이 된 민기도 새로운 아내의 육체에 빠져 들었다. 장소와 시간에 구속 받지 않고 그는 성적인 욕구에 휘말렸다. 그녀가 식사준비를 하는 주방과 점심시간에 집에 들렀다가 소파에서, 같이 샤워를 하다가 욕실에서, 때로는 드라이브를 하다가 승용차 안에서 뜨거운 희열에 휘말렸다.
그리고 민기는 다양한 성교의 체위로 아내의 몸을 탐닉했다. 그런데 그녀는 전혀 놀람이 없이 그의 리드를 받아주며 격정의 몸부림을 하였다. 노골적으로 섹스를 밝히는 그녀의 신음소리도 요란했다. 이웃 아파트까지 그녀의 신음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 그는 신경이 쓰였다. 그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내에 대한 의혹을 떨쳐 버리려고 노력했다.
세월이라는 시간은 붙잡을 수도 없으며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무덥던 여름이 가고 새살림에 익숙해진 난정의 생활은 평온과 행복의 연속이었다. 다만 그녀가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신용회복 채무조정의 할부금을 남편 모르게 상환하는 것이었다. 생활하는데 부족하지 않은 생활비를 남편에게 받지만 할부금을 상환하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다.
난정이 신경 써야할 것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따금 은주가 유학비 외에 요구하는 용돈의 액수가 점차 늘어가고 있었다. 그 문제로 가끔 그녀는 남편 몰래 은주와 전화 통화로 다투기도 했다. 그런데 이틀 전에 그녀는 은주가 급한 목소리로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요금을 갚지 못해서 독촉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액수가 이백만원이나 넘었다.
이해할 수 없는 휴대폰 요금이기에 난정은 죽은 남편의 시아주버니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녀의 아주버니가 전화를 받고 역정을 냈다. 밤새도록 게임을 하고 휴대폰으로 결제를 해서 그렇다면서 방도 치우지 않아 쓰레기장이라면서 은주를 기숙사에 넣든지 데리고 가라고 아우성쳤다.
난정은 몸까지 유린했던 아주버니가 야속하지만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소파에 쭈그리고 앉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밤늦게 돌아온 남편에게 털어 놓을 수도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민기가 그녀의 평소와 다르게 우울한 안색을 보고 물었다.
“어디........ 아파?”
“아뇨! 괜찮아요.”
“몸이 안 좋으면 내일 병원을 가보지?”
“아녜요.......! 머리가 좀 아픈데, 괜찮을 거예요.”
민기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난정은 아무리 미안해도 의논할 사람이 남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집안일을 마친 그녀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침대로 들어갔다. 그녀는 습관처럼 남편의 팔을 끌어 당겨 베고 누웠다. 그리고 남편의 손을 당겨 젖가슴을 만지게 했다. 민기는 피곤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젖꼭지를 장난감처럼 주물렀다.
젖꼭지가 민기의 손가락 사이에서 돌기를 일으키고 난정의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은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의 눈치를 살피던 그녀가 마른 침을 삼키며 입을 열었다.
“자기야! 어떡하지?”
“뭐가......!”
“은주가....... 문제 많은 모양예요.”
“한창 젊은 나이니, 그렇기도 하겠지
민기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난정은 너그럽게 이해하는 그의 마음이 고맙기는 하지만, 어떤 조치든 취해야 했기에 답답했다.
“그게 아니라,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좋아하는데. 게임비로 휴대폰 요금 연체된 금액이 이백만원이 넘는데요.”
“그러면 안 되지, 유학비용이 한두 푼인가!”
“내가 독일 가서 은주를 돌봐줄까요?”
“뭐라고.......!?”
민기가 상체를 벌떡 일으켜 난정을 바라봤다. 순간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 다물지 못했다. 놀란 그가 젖꼭지를 움켜쥐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눈을 흘겼다.
“아파요. 살살 만져요.”
“당신이 가면 어떻게 하라고! 차라리........ 귀국시키는 게 어때?”
“일학년만 마치면, 독일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데요.”
“특별한 전공과목도 아니고, 그럴 필요 뭐 있나! 검정고시 봐서 국내 대학에 들어가지. 제 하기 나름인 거 아닌가.”
“지금까지 들어간 돈도 아깝고, 휴대폰 연체료도 만만치 않은데.........”
“돈은 걱정 말고, 더 고생하기 전에 들어오라고 그래.”
남편의 배려와 이해심에 난정은 고맙기만 하였다. 독일에 적응을 못하겠다던 은주의 말도 떠올랐다. 그러나 살던 집을 처분했기에 은주가 돌아와서 머물 곳이 문제였다.
“그래도 되요! 당신이 은주를 받아 줄 거예요?”
“당신 딸이 내 딸인걸 뭐.”
“고마워요!”
난정의 젖가슴과 젖꼭지는 여전히 민기의 손에 휘말리고 있었다. 그의 말에 감동한 그녀의 몸속에서 피어오르던 열기가 불꽃이 되어 피어올랐다. 그녀는 눈웃음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남편의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발기도 되지 않은 페니스이지만 그녀의 손아귀를 가득 채웠다.
민기는 성적인 욕구로 아내의 젖가슴을 만지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와 생활하면서 습관이 된 것이었다. 피곤하기도 했던 그는 페니스를 움켜쥐는 아내가 탐탁지는 않았다. 오히려 섹스를 밝히는 아내에 대해 거부감마저 느꼈다. 그러나 아내의 손아귀에서 그의 페니스는 본능적으로 발기되기 시작했다.
난정은 남편의 페니스가 손에 쥘 수 없도록 기둥처럼 발기되자 더욱 흥분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팬티를 벗고 젖꼭지의 돌기를 돌돌 굴리는 그의 손을 잡아 밑으로 끌어내렸다. 그는 그녀 스스로 보지를 만지게 하는 것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손끝에는 촉촉하게 젖은 보지가 어루만져졌다. 몽롱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그녀의 입에서 습한 열기가 흘러 나왔다.
“여보.......! 해 줘.”
“...........”
민기는 반복되는 욕구와 남편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심정이었다. 그는 아내의 발가벗은 몸 위로 올라갔다. 아내의 허벅지를 벌리고 보지를 더듬었다. 그는 흥건하게 젖은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입술을 깨무는 아내의 다리가 그의 허리를 휘감았다. 그가 보지 속으로 페니스를 진퇴시키고 발가벗은 몸이 흔들리는 그녀는 자지러지는 신음을 흘렸다.
“하 으! 여, 여보! 으 읍! 사, 사랑해..........”
인간에게 사랑이란 정신적인 감정에서 울어나는 표현이다. 그러나 때로는 육체적인 쾌락이 정신을 지배하기도 한다. 모든 남자들은 실제로 여성의 실상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정욕으로 말미암아 자기기만을 끊임없이 하고 있을 뿐이다. 아내의 의부증에 시달려 고독한 생활을 선택했던 민기는 또 다른 선택에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난정은 결국 딸의 유학을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은주가 귀국하는 날이었다. 가게 일에 바쁜 민기는 그녀에게 승용차 키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서툰 운전으로 공항에 나갔다. 그녀는 출구에 나타난 은주를 보고 반가우면서도 화가 치밀었다. 딸만이라도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은주가 몰라주기 때문이었다.
은주 또한 오래간만에 난정을 보고도 무표정하였다. 은주는 미안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은주는 엄마를 무시하고 여행 가방을 끌고 앞서서 공항을 빠져나갔다. 화가 치민 난정이 소리를 질렀다.
“너, 애가 왜 그러니!?”
“뭐........!? 소리 지르고 난리야!”
은주가 돌아서서 독기어린 눈빛을 했다. 은주는 독일 가기전보다 무척 성숙했고 짙은 화장까지 하고 있었다. 난정은 딸이 유학 생활을 하느라고 고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은주는 통통하게 살이 올랐고 예전보다 볼륨감이 있는 성숙한 몸매였다. 난정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도리어 화를 내는 딸의 태도에 기가 막혔다.
“넌.......,! 돈만 처들이고. 도대체, 독일 왜갔니?”
“엄마가 가라고 했잖아!”
“얘가 말하는 것 좀 봐. 엄마가 너를 유학 보내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뭐가 힘들어! 난 외로웠는데, 엄마는 아저씨 만나서 편하잖아?”
“너, 이젠 몇 살인데, 그렇게 말하니?”
“말하기 싫어! 엄마가 내 인생 망쳤잖아!”
한마디를 내뱉은 은주가 획 돌아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난정은 어의가 없고 야속했지만 딸에게는 항상 주눅이 들었다. 딸이 순결을 잃은 것은 그녀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딸의 성격이 안하무인이면서 인내력도 없어진 것도 그녀는 자신 탓이라는 자괴감을 느꼈다. 그녀는 순간의 감정에 빠져드는 딸을 탓할 수 없었다.
집으로 향하는 승용차 안에서 그녀들은 침묵을 지켰다. 딸을 원망하는 난정은 서툰 운전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녀가 운전하는 옆으로 차량들이 질주했다. 그녀는 갑자기 차선을 바꿔 들어오는 차량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앞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은 은주가 꽥! 소리를 질렀다.
“엄마~! 뭐하는 거야!”
“...........”
은주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난정을 흘겨보았다. 난정은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놀람에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는 위로하지 못할망정 소리를 지르는 딸을 흘겨보았다. 아무튼 그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집에 도착했다. 집안을 둘러본 은주는 찌푸렸던 미간을 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생각보다 널찍한 공간에 고가의 가구들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난정은 운주가 왔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은주는 엄마가 통화하는 남자가 어떤 모습일가 궁금했다. 난정 또한 남편이 화장을 짙게 한 은주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염려스러웠다. 말없이 소파에 앉아 TV 화면을 주시하던 그녀들은 현관 벨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났다.
“여보! 점심식사 안했지요?”
눈웃음을 지은 난정이 현관으로 들어오는 남편에게 다가갔다. 은주는 갑자기 변하는 엄마의 모습이 간사스러워 보였다. 엄마가 새살림을 시작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어떤 남자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던 그녀였다. 현관으로 시선을 향한 은주는 눈동자를 크게 떴다. 민기를 쳐다본 은주는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다.
은주는 종우 오빠가 살아 돌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남자가 종우 오빠와 너무나 흡사하게 보였던 것이었다. 나이보다 젊은 반듯한 외모와 훤칠한 키에 균형 잡힌 체격의 남자! 그녀는 그의 서글서글한 눈빛에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넋을 놓고 서 있는 은주에게 난정이 말했다.
“은주야! 네 유학비 보내주던 아저씨한테 인사해.”
“안녕.......하세요!”
뒤늦게 미소를 띤 은주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민기는 아내의 손에 이끌려 거실로 들어온 은주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은주가 아내보다 예쁘기도 하지만 깜찍하게 생겼다고 느꼈다. 아내가 동안이었기에 은주는 딸이라기보다는 자매처럼 보였다.
민기는 은주의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와 통통한 볼 살에 보조개를 드리운 미소가 인상 깊게 느껴졌다. 그러나 인형 같은 얼굴에 비해 그녀의 몸매는 무척 성숙하게 보였다. 그는 잔잔한 미소를 짓고 바라보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아! 은주구나! 잘 왔다. 고생했으니 편히 쉬도록 해라.”
“여보! 식사 안했지요. 금방 차릴게요.”
난정이 남편의 허리에 팔을 감고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남편이 은주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했다. 그러나 은주를 바라보는 남편의 온화한 눈빛에 그녀는 안심을 했다. 그녀는 멈칫거리는 은주에게 건넌방을 쓰라고 했다. 은주는 민기를 힐끗거리며 쳐다보고 여행 가방을 끌고 건넌방으로 들어가 짐을 풀기 시작했다. 식탁에는 새로운 식구가 같이 둘러앉았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은주가 귀국하고 한 달가량 지나면서 난정은 걱정꺼리가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공부해야할 은주가 예전의 친구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이삼일씩 은주가 집에 들어오지 않아 난정은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은주는 검정고시 준비하는 책값을 받아서 유흥비로 탕진하기도 했다.
걱정스러운 난정이 잔소리를 하면 은주는 걱정 말라고 톡 쏘아 붙였다. 더욱이나 은주는 집안 살림을 도와주기는커녕 자신의 방을 치우지 않아 쓰레기통으로 만들었다. 그녀가 정리하지 않으면 이불과 요는 그대로 깔려 있고, 먼지와 머리카락이 수북했다. 더욱이나 벗어놓은 옷들만 아니라, 팬티까지 처박혀 있었다. 난정은 남편이 볼 것이 두려워 수시로 은주의 방부터 치웠다.
민기도 이따금 열려있는 은주의 방을 들여다보고 이맛살을 찡그렸다. 아내에게 은주가 속을 썩인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가 참견할 수도 없고 걱정스럽기만 했다. 더욱이나 그는 이삼일씩 밖에서 자고 들어오는 은주의 생활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친자식이 아니기에 아내나 은주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은주로 인하여 민기와 난정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기 시작했다. 난정은 남편의 눈치를 살필수록 오히려 더욱 은주에게 집착하였다. 그녀는 은주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더 많은 생활비가 필요하지만 남편에게 요구할 염치가 없었다. 대출을 해서 융통을 하려고 해도 신용불량자이어서 불가능했다.
난정은 아무리 궁리를 해도 채무 잔액도 빨리 상환하여 신용회복을 해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다. 더욱이나 남편이 피시방도 현상 유지밖에 안되지만, 가구점을 정리해야겠다는 말을 했었다. 가구공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상점이 늘어 손해 보기 전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다시 간병인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며칠 궁리를 하던 그녀는 잠자리에 들어가서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일 하고 싶어요.”
“갑자기, 왜!?”
“심심하고, 당신도 힘든데, 더 늙기 전에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잖아요.”
“걱정 마! 가구점 문 닫아도 먹고는 살고, 다른 사업을 할 테니까.”
민기는 아내의 말을 일축했다. 그녀는 이유를 밝힐 수 없어 답답했다. 그녀는 남편의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더듬었다. 그가 페니스를 움켜쥐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눈웃음을 살살치며 애교를 부렸다.
“아 잉! 여보! 집에만 있기 당신한테 미안하고, 일하면 건강에도 좋단 말이야.”
“무슨 일.......!?”
“전에 하던 간병인 일을 할까 봐요.”
“며칠씩 집을 비운단 말이야!”
“일주일에 한번은 집에 올게......”
난정은 손에 쥐고 있는 남편의 페니스가 우람하게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남편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젖가슴을 만지게 했다. 민기는 곰곰이 생각을 했다. 아내가 집에만 있으니 섹스만 밝힌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내가 용돈이라도 버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난정은 생각하는 남편의 표정을 살피며 자신의 팬티를 벗고 남편의 팬티도 벗겼다. 생각에 잠긴 민기는 아내의 행동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의 몸 위에 올라간 그녀가 애교 넘치는 눈빛으로 눈을 흘겼다. 그녀는 남편의 페니스를 쥐고 촉촉하게 젖은 보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몸속을 치밀고 들어오는 쾌감에 입술을 벌렸다가 다문 그녀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여보~! 일해도 되지?”
“집안 살림은 어쩌고!”
“아 읍! 내, 내가 파출부를 둘게요.”
“그, 그래! 파출부는 필요 없어. 대신 주말에는........집에 와야 돼.”
“알았어요. 아 읍! 사랑해.”
민기의 허벅지를 타고 앉은 난정의 발가벗은 몸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는 아내의 둔부를 들어 올렸다가 끌어내기를 반복했다. 머리카락을 흔들며 추락을 거듭하던 그녀는 허리를 굽혀 자신의 젖꼭지를 남편의 입에 물려주었다. 엑스터시에 빠져든 그녀는 둔부를 흔들며 신음을 터트렸다.
“하 윽! 미, 미치겠어! 아 항, 여, 여보~~~~~”
“헉, 헉, 헉.........”
그들의 신음소리와 습한 열기가 방안에 가득해졌다. 그때 방문 틈이 벌어졌다. 그들은 모르고 있지만 방문 틈에 나타난 눈빛이 있었다. 어제 밤을 친구 집에서 자고 들어온 은주였다. 은주는 모두 잠든 것 같아서 발소리를 죽이고 들어오다가 안방에서 들리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자신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던 은주는 엄마의 방문 앞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무슨 말인지 오순도순 얘기하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은주의 호기심을 유발시켰다. 그녀는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들여다보고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발가벗고 등을 보인 엄마가 남자의 몸 위에 올라 앉아 있었다.
“..........!?”
은주는 자신의 숨소리가 들릴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 엉덩이가 치솟았다가 추락하기를 거듭하는 엄마의 신음소리가 이어졌다. 그때마다 남자의 페니스가 엄마의 보지 속을 드나들었다. 그 광경을 보는 은주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보지 속에서 빠져나오는 남자의 페니스에 은주는 놀랬다. 남자의 페니스를 바라 본 그녀는 성희를 알게 해준 종우 오빠를 떠올렸다.
소리 없이 방문을 닫은 은주는 이십 여분을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어쩌면 아저씨의 페니스가 종우오빠보다 남성미가 넘친다고 느낀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실 그녀가 독일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독일 아저씨가 은연중에 그녀의 몸을 만지며 스킨십을 했다. 그녀는 할아버지 같은 남자가 치근대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도 독일 아저씨가 그녀의 방으로 들어와 세 번이나 성추행하려고 했었다.
묘한 흥분에 넋을 놓고 있던 은주는 방에서 누군가 나오려는 기척을 느꼈다. 그녀는 재빨리 발돋움으로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그는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방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민기였다. 화장실을 가려던 그는 은주의 방문이 닫히는 것을 느꼈다. 현관으로 간 그는 은주의 구두를 발견했다. 은주의 방문 앞으로 다가간 그가 물렀다.
“은주, 들어왔니?”
“네. 아저씨!”
고개를 갸웃거린 민기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을 나온 그는 안방으로 들어가 축 늘어져 있는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침대로 들어간 그는 은주가 들어왔다고 아내에게 알려 주었다. 그녀는 잠꼬대처럼 은주를 욕하면서도 그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이틀 후에 난정은 간병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일을 하려니 힘들고 고달팠지만 돈을 벌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주말에는 약속대로 집안 살림을 살폈다. 집안 살림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녀는 다시 불붙은 성적인 욕구로 남편이 그리웠다. 일주일 만에 들렸지만 혼자 생활을 했던 남편이기에 집안은 깔끔했다. 그러나 은주의 방안은 난장판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며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었다. 난정은 환자가 잠들고 휴게실에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돌보고 있는 환자는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는 78세 남자노인이었다. 환자 가족들이 면회를 와서 그녀에게 미모가 아름답다면서 간병인을 할 사람 같지 않다고 했다.
보호자 가족들이 이따금 간병인을 위로하느라고 나정에게 수고비를 주고 가기도 했다. 환자의 친척이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묻는 말에 난정은 수고비라도 받을 생각으로 딸과 힘들게 산다고 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친척 한명이 힘들게 살지 말고 재혼을 하라고 했다. 그리고 같이 온 남자를 소개했다. 남자는 건축업을 하는데 한 달에 천만 원가량을 번다면서 같이 살자고 했다.
남자는 한 달 생활비로 오백만원씩 준다면서 적극적이었다. 남자의 집이 충주인데 내려가지 않고 여관에서 자면서 난정을 찾아왔다. 남자가 제시한 조건은 그녀를 혼란하게 하는 유혹이었다. 그녀는 몇 달만 간병인을 하는 셈치고 남자의 집에 가서 있으면서 돈을 받고 싶은 욕구에 휘말리고 있었다.
밤새도록 난정은 고민을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녀에게 구혼을 청하는 남자, 곽 태식에게서 전화가 왔다. 커피숍에서 기다리니 잠간만 시간을 내 달라고 했다. 주춤거리던 그녀는 커피숍으로 나갔다. 키가 작은 그는 항상 점퍼를 걸쳤으나 단정하게 보이려는지 넥타이에 양복 걸치고 있었다.
난정은 왠지 양복이 어색한 곽 태식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대뜸 차비를 하라면서 오십만 원이 든 봉투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내일이라도 같이 충주에 내려가면 생활비를 선불로 주겠다고 했다. 난정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만 가면 남편에게 의심받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망설이던 그녀가 대답을 했다.
“생활비 약속은 지켜 주셔야 되요. 그리고 딸 때문에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야 되요.”
“........그, 그러지요. 난정 씨만 옆에 있으면 어떤 요구도 받아 드리겠습니다.”
난정은 곽 태식에게 월요일에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와 약속은 했으나 그녀는 남편을 마주할 것이 두려웠다. 그녀는 간병인 센터에 전화를 했다. 당분간 집에 일이 있어서 일을 못하니 다른 간병인을 보내달라고 했다.
주말에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남편의 관심을 끌려고 다른 날보다 정성껏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식사 후에 그녀는 샤워를 하고 속살이 들어나 보이는 네글리제를 걸쳤다. 그녀는 적극적으로 남편에게 스킨십을 하며 유혹하였다. 의도적인 행동을 하는 그녀 스스로가 뜨거워졌다. 한차례 격정의 열기가 지나고 남편의 눈치를 살핀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여보! 나, 대전 병원에 가서 일하게 됐어요.”
“그렇게 멀리.........!?”
“보수를 더 받으니 어쩔 수 없어요.”
“하여튼 주말에는 집에 꼭 와야 돼.”
“알았어요.”
".........."
민기는 아내의 말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난정은 남편이 별다르게 의심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난정은 항상 딸이 걱정되었다. 다욱이나 그녀는 자신이 없는 동안 딸이 남편 눈 밖에 나는 행동을 하여 미움을 받을 것이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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