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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0:26 1,288회 0건
동네 여자들은 모두가 나의 여자들



6부



당일에 3000평이나 되는 공장 부지를 계약하고 난 박신혜는 갑자기 철민이를 보고 저번 날 저녁에 자기에게 행패를 부린 젊은 애들이 입원을 하고 있는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자고 했다.

“아니? 그 놈의 자식들을 왜 병문안 가야 합니까?”

내심 내키지를 않는 발걸음이라 철민이가 박신혜에 말에 반문을 했다.

“그 애들의 행패가 별로 좋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입이 무겁고 지금까지 경찰에 자기들의 당한 형편을 고발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의리는 있는 애들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그 애들을 철민씨의 보디가드로 쓰고 싶어요.”

박신혜가 철민이의 말에 차근하게 설명을 해 주듯이 말했다.

“네엣? 아니 그 놈의 새끼들을 내 보디가드로 쓰겠다는 말입니까?”

“그래요 앞으로 철민씨가 큰 꿈을 이루려면 혼자서 뛰어다니는 것 보다 그 애들이 철민씨의 손발이 되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펄쩍 뛰는 철민이의 말에 박신혜는 훤히 앞을 내다보는 듯이 말했다.

그리하여 못내 내키는 마음이었지만 철민이는 박신혜를 따라서 젊은 애 녀석들의 병문안을 갔다.

병원에 도착하여 얼마 전 119 구급차에 실려 와서 입원 중인 젊은 애들을 찾으니 안내 직원이 자세하게 이들이 입원을 하고 있는 병실을 가르쳐 주었다.
병실 문을 열고 박신혜와 철민이가 들어서자 녀석들은 깜짝 놀라며 어쩔 줄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심부름을 하고 있는 처음으로 보는 두 녀석도 눈에 띄었다.

“그래 모두들 몸이 많이 좋아진 것 같네요”

“.................”

박신혜의 미소 띤 말에 녀석들은 이게 무슨 하늘에 조화인지 영문을 몰라 박신혜와 철민이를 잠시 동안 말없이 쳐다보다가 이내 정신이 드는지 자기들의 뒷수발을 들고 있는 두 녀석을 향해 말했다.

“야 근석이 너는 얼른 우리 형님과 형수님이 앉으실 수 있도록 저기 있는 의자를 가져오고 재철이 너는 냉장고 안에 있는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서 대접해 드려라!”

그러자 두 녀석이 재빨리 한쪽 구석에 있는 의자를 가져오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늘 우리가 여기 온 것은 너희들의 잘못을 따지러 온 것이 아니고 오직 순수 그 자체인 그냥 병문안 왔다. 그러니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앞으로 너희들이 퇴원을 하면 우리 사장님을 잘 도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탁을 하러 온 거야”

“네? 저희들이 사장님을 도와서 준다고요?”

박신혜의 말에 녀석들은 좀처럼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는 투로 되물었다.

“그래 이제 얼마 있으면 모두 퇴원을 할 것 같은데 너희들의 생각을 물어보고 우리가 결정을 할 생각이야”

철민이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있고 녀석들과의 대화는 오직 박신혜 혼자서 주고받고 하였다.

“우리들이야 참 좋지만 저 형 아니 저 사장님이 우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들 모두 형수님의 말씀에 따르고 싶지만 저 형 아니 저 사장님이 우리를 정말 받아 주실 건가요?”

“그래요 우리 모두 형수님의 말씀은 충분히 따르겠습니다만 저 사장님이 우리를 용서하고 받아서 주실지 그 확답을 듣고 싶습니다.”

하도 철민이에게 혼쭐이 난 지라 모두들 그의 태도만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 그거야 우리 사장님도 너희들을 좋아하시지 그러니 아무 염려 말고 어서 들 빨리 건강을 회복하도록 해요 그리고 철민씨도 애들에게 허락을 한다고 약속을 해 주세요”

박신혜가 철민이를 보고 이 애들을 믿을 수가 있을 것 같다고 하는 눈치를 하면서 말했다.

“아 그래 나도 너희들이 나를 좀 도와주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철민이도 이왕 이렇게 된 상황에 박신혜의 말대로 그대로 좋다고 말했다.

“형님! 형수님! 이제 이 동생들을 잘 돌보아 주십시오!”

“형님! 형수님만 믿겠습니다.”

“이제 온 힘을 다 바쳐서 형님과 형수님을 따르겠습니다.”

이리하여 이날 철민이는 자기가 쥐어박고 패던 어린 녀석들을 모두 자기의 수하에 거두어들였다.

철민이는 요즘 세상에 어린 녀석들이 한편으로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리 자기들이 잘못을 했다고는 하나 심하게 상처를 입고 다쳐서 병원으로 실려와 치료를 이렇게 받고 있는데도 경찰에 고발을 하지를 않고 조용히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요즘 싸가지가 없는 놈들은 자기가 잘못을 해 놓고도 몇 대 쥐어 터지면 당장에 고소를 해서 엄청나게 많은 치료비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기에 인간망종인 그 놈들의 부모들마저 가세를 해서 엄청나게 많은 치료비와 보상을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그 뿐만이 아니다. 재수가 없으면 경찰서와 검찰에서도 불러다 놓고 무슨 폭력을 행사했느니 어쩌니 하면서 재판까지 받아야 한다.

박신혜는 젊은 애들의 모든 치료비를 자기가 모두 부담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자기의 핸드백에서 5만 원 권 지폐 50장을 꺼내 근석이에게 주면서 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모두 사 주라고 말했다.

“형수님께서 이렇게 신경을 써 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모두들 박신혜의 행동에 감탄을 하며 엄청난 존경의 표시를 나타냈다.

병원을 나서며 박신혜가 철민이를 보고 깨우치듯이 말했다.

“앞으로 우리의 성공은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얻느냐에 따라서 그 승패가 좌우됩니다. 이제 젊은 애들 열 명을 얻었으니 앞으로의 일은 한결 수월할 것 같네요. 오늘 보니까 애들이 환경이 열악하고 그래서 저렇게 되었지 앞으로 우리 에게 오면 정말 필요한 존재들이 될 것 같아요”

“아 그렇습니까? 저는 신혜씨의 그 놀라운 예지에 그저 탄복할 뿐입니다. 참 저희 할머니께서 천수보살님을 만나면 내 앞날이 만사형통하게 된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천수보살님과 여자 제갈공명이신 신혜씨를 제가 만났으니 세상에 나 같은 행운아도 없을 것 같습니다”

박신혜의 말에 철민이는 엄청나게 놀라면서도 자기에게 뜻밖에 찾아 온 행운에 대하여 너무나 놀라워하는 감탄의 말을 했다.

그렇다

그날 밤

천수보살님이 자기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러 보내지 않았다면 결코 박신혜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 이런 행운이........

철민이는 자기 곁에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박신혜를 보면서 가슴 뿌듯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얼마 뒤에 16억의 잔금을 다 치르고 철민이 앞으로 이전 등기 된 그 3000평의 공장 부지에 회사의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회사의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병원에서 퇴원을 한 젊은 애들 열 명이 철민이를 찾아서 왔다.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이들의 서열을 정하고 보니 맨 첫째가 김수혁이고 둘째가 박재만 그리고 셋째가 이승엽 넷째가 심해성 다섯째가 최영호 여섯째가 정성호 일곱째가 조승우 여덟째가 진동민 아홉째가 강근석 열 번째가 한재철 이었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놀던 처지인지라 모두들 조아라하고 철민이 곁에 그림자처럼 붙어서 다녔다. 앞으로 이들의 군복무 문제는 철민이가 군복무를 했던 해병대에 모두다 지원을 해서 보낼 생각이다.

“앞으로 건설 현장에서 일군들의 통솔할 사람을 구해야 되는데 혹시 철민씨가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데려 오세요”

건설회사의 설립을 추진해 나가는 박신혜가 철민이를 보고 말했다.

“마침 우리 동네에 석이 아버지라고 오랫동안 공사장에서 인부들을 데리고 다니며 일을 해 온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럼 잘 되었네요. 그 분을 꼭 데려 오세요”

철민이의 선뜻 하는 말에 박신혜는 잘 되었다는 듯이 말했다. 철민이와 박신혜가 새로 설립한 회사는 그 동안 별로 공사실적도 없고 간판만 걸어놓고 있던 부도가 난 대진건설을 인수하여 만든 회사이다. 박신혜가 자기 남편이 경영하는 회사의 법인 회계사를 통하여 이 회사를 인수했다. 그러다보니 변변한 공사 장비 하나 제대로 없고 시내 복판에 있는 조그만 회사 건물 하나가 전부였다. 박신혜는 대진건설을 자기가 인수를 하면서 시내 복판에 있는 작은 건물은 매각을 해 버리고 회사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기 위하여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다.

다음날

석이 아버지를 자기 회사로 영입하기 위하여 미리 전화 연락을 해 놓고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철민이가 석이네 집으로 찾아가자 그를 보고 깜짝 놀라는 사람이 바로 석이 엄마였다. 저번에 술이 취해 얼떨결에 철민이에게 당하고 난 뒤로 그 좋아하던 술을 끊었다. 남편과 자식이 있는 유부녀가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는 하지만 대낮에 그 꼴을 당하고 나니 자기 자신이 원망스럽고 엄청난 후회가 몰려와 한 동안 바깥출입을 안 하고 두문불출 하던 그녀였다.

“석이 아버지와 의논을 좀 하려고 왔습니다.”

철민이의 말에 석이 엄마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요즘 젊은 놈들이 카바레나 술집 같은데서 여자에게 술을 먹이고는 모텔이나 여관으로 데려가 강제로 성관계를 맺고서 그것을 빌미로 계속 돈을 뜯어내다가 여자가 태도를 달리하면 자기 남편에게 알린다고 협박을 한다는 이야기가 자기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 후에 자기 앞에 서 있는 철민이를 보는 순간 그런 생각은 순식간에 다 사라졌다. 철민이는 자기하고 같은 동네에 오랫동안 살아온 처지이고 그리고 한 번도 자기에게 돈을 요구한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최근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철민이가 건설회사에 사장님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렸는데 자기 같은 여자에게 무슨 미련이 있어서 그런 짓을 하겠느냐? 하는 강한 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장님이 오셨는가?”

밖에서 석이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을 본 석이 아버지가 방문을 열며 말했다.
“아 네 제가 조금 전에 석이 아버지를 만나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석이 아버지의 말에 철민이도 반갑게 대답을 했다.

석이네 집 방안에 함께 앉은 철민이는 망설임이 없이 말했다.

“이번에 제가 대진건설 회사를 인수하고 새롭게 출발을 하려고 합니다. 혹시 소문을 들으셨는지는 몰라도 대진건설이 그 동안 부실하여 제대로 경영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부탁을 드리는 것인데 석이 아버지께서 저희 회사에 오셔서 공사장 감독관으로 일을 해 주셨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응 그래? 나 같은 사람이 그런 큰 중책을 맡아서 잘 할 수가 있을 런지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이웃으로 살아 온 정이 있어서 차마 거절도 못하고 참으로 난처하기만 하네 그려”

“아닙니다. 석이 아버지시라면 우리 회사 공사장 감독관의 일을 잘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서 저에게 약속을 해 주십시오”

“그래 자네가 나를 그렇게나 믿고 찾아왔는데 거절을 한다면 그건 도리에 벗어난 일이 되겠지 그럼 자네 말대로 내가 따르도록 하겠네.”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여 대진건설 공사장에 인부들을 데려오는 문제와 감독관의 직무는 수월하게 해결이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철민이를 보고 석이 엄마는 급하게 다시 앉힌 후에 부엌으로 가서 간단한 술상을 차려서 왔다. 이리하여 석이 아버지와 철민이는 가볍게 술을 한잔씩 마시며 화기애애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철민이가 집으로 돌아오자 천수보살 무당여자가 물었다.

“요즘 많이 바쁜가 보지?”

“얼마 전에 대진건설 회사를 인수하여 회사 건물을 지금 짓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일에 매달려 시간에 쫓겨 이렇게 천수보살님을 가까이에서 보필을 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수보살 무당여자의 말에 철민이는 사실대로 그대로 말을 하였다.

“응 그래 이미 다 알고 있어! 먼저 번 그 회사 사장은 부실 경영으로 모두 재산을 다 말아 먹었지만 이제 철민이 네가 하면 크게 성공할 거야!”

“정말요? 정말 그렇게 되겠습니까?”

천수보살의 말에 철민이는 깜짝 놀란 듯이 물었다.

“어허! 철민이 너는 어찌 그리 내 말에 의심을 하고 그래?”

“아닙니다. 제가 천수보살님의 말씀에 너무 좋아서 그만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 틀림이 없이 너는 성공을 할 테니까 그리 알고 열심히 잘 해 봐!”

“아 네”

천수보살 무당여자의 말에 비로소 철민이는 대진건설이 크게 번창하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다음날부터 석이 아버지는 늘 자기가 데리고 다니던 일군들을 데리고 대진건설 현장에 가서 일을 했다. 거의 몇 개월을 일거리가 없어 쉬고 있다가 이제 철민이 회사에 공사장 감독관이 되고 보니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임시로 차린 컨테이너 사무실에는 여자 사무원으로 철민이 밑에서 심부름을 하고 있는 영호의 막내 이모인 정미희가 와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정미희는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호주로 유학을 가려고 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만두고 자기 언니의 아들인 영호가 권하는 바람에 철민이를 만나보고 그 자리에서 단번에 이 회사의 사무원을 하겠다고 허락을 했다.

컨테이너 사무실에는 수시로 박신혜가 드나들었기 때문에 철민이와 정미희는 서로 마주앉아 대화를 할 시간이 없었다.

이러는 가운데 박신혜는 여자 사무원이 한 사람만 있는 것이 어색하다며 역시 철민이의 심부름꾼으로 있는 진동민의 누나인 진옥경이를 데려와 사무원으로 앉혔다. 두 여자가 함께 사무원으로 채용이 되어 근무를 하게 되자 회사의 분위기도 많이 밝아지고 좋아졌다.

철민이가 중요한 일로 출타를 할 때는 자기의 손발이 된 10명의 젊은 애들을 데리고 나갔다. 처음에는 이들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다니니 마치 자기가 무슨 엄청난 조직의 두목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영 이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편안하고 일을 하기가 훨씬 수월하였다.

하루는 회사의 모든 업무를 끝내고 차를 타고 골목길을 올라가는데 저만치 골목어귀에서 한 소녀가 자기 엄마와 서로 부둥켜안은 채 울고 있었다.

“애 너 무슨 일로 그렇게 울고 있니?”

이런 광경을 보고서는 절대로 그냥 지나쳐 가지를 못하는 철민이가 차를 잠시 골목길에 세워 놓고 울고 있는 소녀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러자 한참을 울먹이며 울고 있던 소녀는 그냥 이대로 자기 엄마를 버려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느꼈는지 울음을 멈추더니 철민이를 보고 하소연을 하며 말했다.

“아저씨! 지금 우리 엄마가 너무 많이 아파요”

“뭐? 그런데 여기서 울고 있으면 어떡하니? 빨리 병원에 가야지”

소녀의 말에 철민이는 골목길 담벼락에 몸을 기대고 있는 소녀의 엄마를 부축하여 자기의 차에 태웠다. 그러자 소녀도 자기 엄마의 곁에 올라탔다. 여자는 몸이 무척이나 안 좋은지 급한 숨을 계속 내어 쉬고 있었다. 비좁은 골목길을 조심스럽게 후진하여 한길 가로 내려 온 철민이는 차를 빠르게 운전하여 강남성모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하여 여자를 등에 들쳐 업고 급하게 병원 응급실로 들어가니 그곳에 있던 간호사와 의사가 급하게 환자용 침대를 밀고 와서 여자를 그 위에 눕혔다. 잠시 후에 응급실 담당 의사가 여자의 병세를 살피더니 간호사에게 급하게 영양제 주사를 놓으라고 지시를 했다.

“혹시 저 환자분의 남편 되십니까?”

“아닙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입니다.”

의사의 급하게 묻는 질문에 철민은 그냥 사실대로 대답했다.

“오랫동안 영향실조로 건강이 말이 아닙니다. 그 바람에 폐도 많이 약해져 있습니다. 당분간 저희 병원에 입원을 해야만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 주십시오”

의사의 처방에 철민이는 그렇게 해 달라고 하면서 부탁을 했다. 이리하여 병원 입원서류에 철민이가 보호자가 되어서 서명을 하고 입원절차 수속을 하느라 기본적인 검사를 하는 곳으로 병원 휠체어에 여자를 앉혀서 밀고 다녔다. 복잡한 병원 입원 절차가 끝나고 7동3호 독실에 여자를 입원을 시켰다. 이렇게 골목에서 처음 만난 소녀의 엄마를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나니 저녁 6시가 넘어 있었다. 소녀 혼자 자기 엄마 곁에 있으라고 차마 말을 못하고는 난생 처음만난 소녀와 그녀의 엄마 곁에서 하루 밤을 보냈다.

물론 밤새도록 이름 모를 소녀와 그녀의 엄마를 위하여 병실에서 간호를 해야 한다는 그 난처한 상황을 박신혜와 천수보살 무당여자에게 일일이 휴대폰으로 다 보고를 해야만 했다.

“여자의 딸도 곁에 있고 간호사들도 밤에 살피고 하니 이제 그만 집으로 들어 가세요!”

박신혜의 깔끔한 마무리를 하라는 말에 그대로 행동을 하려는데 뜻밖에 천수보살 무당여자는 반대로 철민이의 이런 살신성인의 헌신이 좋은 결실의 열매가 있을 것이라며 아픈 여자를 정성껏 돌보아 주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그래 좋은 인연인 것 같으니 철민이 너는 그 여자를 끝까지 잘 돌보아 주고 오면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야!”
다음날

여자의 병세를 자세하게 진찰한 의사는 여자가 그 동안 워낙 못 먹고 굶주려서 극한 영향실조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철민이에게 했다. 그래도 그녀의 딸은 엄마가 안 먹고 아끼고 남겨 둔 음식으로 잘 먹어서 그런지 다행히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 입원을 하고 있는 동안 영양제 주사를 계속 맞고 식사도 처음에는 죽으로 시작하여 나중에는 밥도 잘 먹을 수 있게 되자 여자는 하루가 다르게 몸 건강이 좋아졌다.

그런데 여자의 남편이란 작자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인간인지 자기 아내가 이런 지경이 되어 있어도 한 번도 병원에 나타나지를 않았다. 소녀의 말을 들어보면 여자의 남편은 노름 도박에 미친 중독자로 일 년에 몇 번 정도 밖에 집에 안 들어온다는 떠돌이 인생이었다.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공사판에서 일품을 팔아 그것으로 도박을 하며 지낸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 집에는 일 년이 다가도록 생활비 한 푼 보내주지를 않는 정말 무능력한 남편의 대명사였다.

한 달을 병원에 입원을 하여 있는 동안 여자는 정상적으로 건강을 회복하여 퇴원을 하게 되었다. 병원을 퇴원하면서 많은 입원 진료비를 철민이가 부담하여 대신 지불을 하자 여자와 그녀의 딸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했다. 다닥다닥 붙은 셋방으로 다시 돌아온 여자와 그녀의 딸을 위해 철민이는 그 동안 형편이 어려워 내지를 못하고 있던 밀린 방세를 깨끗이 다 갚아 주었다. 이렇게 하면 모든 것이 다 끝난 줄로 알았는데 뜻밖에도 천수보살 무당여자는 철민이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그 모녀를 자기에게로 데려오라고 했다.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철민이는 다시 가까운 곳에 있는 셋방으로 가서 두 모녀를 데리고 왔다.

“앞으로 이 두 사람은 내가 데리고 있을 것이니 철민이 너는 그리 알고 있어라!”

천수보살 무당여자는 철민이를 보고 이 말만 하고는 자세한 내용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를 않았다.
이렇게 하여 한 집에서 함께 살게 된 여자의 이름은 이숙희로 나이가 35세 이었고 그녀의 딸 이름은 정혜영이었다. 혜영이는 올해 12세로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이렇게 이숙희와 정혜영은 참으로 묘한 인연으로 철민이와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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