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이의 할머니가 파출소를 다녀간 후 난 혼란스러웠다. 미정이가 핸드폰에 남겨 놓은 사진들... 성수형님의 이야기... 그 애가 할머니에게 전화로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한 것... 죽기 전에 나에게 보여줬던 태도들...
나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다방으로 취직을 했던 스무 살의 젊은 아가씨, 나를 애인으로 생각했던 미정이는 갑자기 돌변한 나의 냉정함에 자살을 했다.
그렇게 여린 아이였구나...
그럼 난 뭐지?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미정이는 나를 그냥 스쳐가는 인연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애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의 아내가 되어 자신을 키우느라 고생하신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손주도 빨리 보여 드리고 싶었을 것이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늘씬한 젊은 여인을 안고 싶어서, 그 욕정을 참지 못해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누리는 대학교도 가지 못하고 남들이 천하게 생각하는 곳으로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던 미정이가 남자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 차 스스로 세상을 져버리게 된 건 내 책임이었다. 모든 게 너무 선명해졌다.
그 날 이후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시간동안 난 말없이 직원들의 시선을 피하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소내 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주변을 돌아 본다며 혼자서 순찰차를 끌고 나와 강가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앉아 있다가 들어가곤 했다.
내 안에 무언가가 꽉 들어차서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아슬아슬한 시간들이 며칠 흘러가는 동안 문득 여고생 현주가 떠올랐다.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로 인해 현주의 삶도 달라졌을까?
다음 날 근무 때 난 현주를 처음 보았던 면소재지 버스 정류장 근처에 가서 여고생들이 집에 갈 시간 즈음에 그 애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담을 넘은 지 열흘 쯤 흘렀으니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3~4일 정도 흘렀지만 현주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 주 비번 날 난 사복으로 갈아입고 내 차를 끌고 현주네 집이 있는 동네로 갔다. 현주네 집근처 까지 걸어 올라갔을 때 멀리서도 그 애 방 창문에 새로 달린 방범창을 볼 수 있었다. 난 걸음을 멈추고 다시 내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 갔다.
아마 현주는 부모님에게 그 사실을 말했을 테고 그래서 바깥에서 들어올 수 없도록 방범창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한테 중요한 건 그 애였다. 난 그 애가 별 탈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어차피 학교에 다닐 터이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쯤에 동네 어귀에서 지키고 있다면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긴 나는 차를 몰고 면소재지 근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은 후 PC방에서 시간을 때우다 늦은 오후 다시 현주네 동네로 향했다.
도착해서 그 애의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어귀에 차를 세우고 30분쯤 흘렀을까? 파란색 화물차(포터)의 조수석에 타고 있는 현주를 보았다. 내 차 앞을 지나는 그 2~3초 사이에 난 입을 꼭 다문 채로 눈에 초점을 잃고 조수석 창밖을 휑하니 바라보고 있는 그 애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 애가 만약 날 봤다면 나 역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을까?
그 포터는 내 차 앞을 지나 현주 네 집 앞에 멈춰 섰고 아빠로 보이는 남자와 교복을 입은 현주가 차에서 내리더니 집안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난 밤새도록 한숨도 자지 못했다. 새벽녘에 잠깐 잠이 들었으나 미정이가 꿈에 나타나서 깼고 이후 다시 잠들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새운 이후에 아침에 소장님을 만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당분간 휴직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나서 경찰서 경무계에 들려 6개월간 휴직원을 제출하고 성수형님께 미정이 할머니의 연락처와 주소를 받아 남해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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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단발머리는 내 단조로운 움직임에 약간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찌푸리며 살며시 눈을 떴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고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난 허리를 세게 튕기며 구멍 깊숙한 곳을 가르고 들어갔다.
‘스으윽’
‘하아앙~’
그녀의 눈동자가 커졌다. 난 불과 1~2시간 전에 김유미와 정사를 치뤘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엄청난 흥분감에 도취 되어 단발머리를 유린해 갔다. 그리고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다해 그녀의 자궁벽을 빠른 속도로 때렸다.
‘탁 탁 탁 타악 타악 탁 탁 탁 탁 ’
‘헉 허엉 헉 허엉 헉 헉 허엉 하아아 하앙’
‘쑤걱 탁 탁 타악 탁 타악 탁 탁 탁 탁’
‘하아 하아앙 하앙 항 앙 앙 허엉 하아아’
상체를 살짝 일으켜 왼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오른 손을 뻗어 그녀의 입안으로 쳐 넣었다.
“빨아”
언젠가 보았던 일본 영화의 여주인공을 닮은, 어디서 만나도 말 한마디 걸기 힘들만큼 빈틈이 없어 보이고 화장실도 안갈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진 기품 있고 도도한 그녀가 소리를 내며 내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내가 피스톤 질을 세게 하자 입을 떼고 신음 소리를 질러 댄다.
“탁 탁 탁 탁 탁 타악 탁 탁 탁 탁 타악”
“쪽 쯔읍. 쪼옥 쪽 하아앙. 아아아앙 하앙 아앙 하아앙”
그 때 내 머릿속에는 조금이라도 더 그녀를 수치스럽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이 여자는 더 자극적인 자세를 좋아할 지도... 시험해 보자.
보지에서 흘러내린 물로 흠뻑 젖은 내 물건을 구멍에서 뺀 후 그녀의 허리를 잡고 돌려서 엉덩이를 쳐들게 했다. 그리고 아직도 빳빳하게 힘을 잃지 않고 서 있는 좇으로 그녀의 구멍 주변을 찔러 댔다. 흥건하게 젖어 있는 구멍을 찾아 들어가는 건 쉽지만 난 단발머리를 약 올리고 있었다.
마치 사춘기 소년이 구멍을 못 찾고 있는 것처럼 내가 구멍 주변만 자극하며 헤메고 있자 그녀가 맞춰주려는 듯이 슬며시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뺨을 때리던 여자가 개처럼 엉덩이를 뒤로 쳐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좇이 안 들어오는 게 애가 타서 어쩔줄 몰라 하다니...
내가 단발머리의 작고 주름진 항문 주변을 자꾸 찔러대자 그녀는 더 고개를 앞으로 쳐박으면서 엉덩이를 더 높이 들었는데 그건 내가 원하고 있는 자세였다. 난 세웠던 무릎을 살짝 구부린 후에 좇을 그녀의 구멍 안에 끼워 넣고 밑에서 위로 쳐 올리며 박아대기 시작했다.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
‘하앙 헝 헝 하앙 하앙 헝 헝 헝 하아앙’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허엉 헝 하앙 아아아앙 아앙 하아아앙 헝 헝’
그녀의 신음소리가 아까 보다 훨씬 커졌다. 어찌 보면 난 필사적으로 단발머리를 몰아 부치고 있었고 아까 김유미에게 한 번 사정을 한 터라 내 정액들을 끌어내기 위해 엄청나게 수축하는 그녀의 구멍 속의 압력을 잘 견디고 있었다.
오늘 니가 임자를 잘못 만났다. 아니 제대로 만났다.
좁은 자동차 안은 우리가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 찼고 유리창에는 성에가 끼어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안에서 밖을 볼 수도 없었지만 난 며칠을 굶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잡은 먹잇감의 목을 필사적으로 물고 있었다. 이빨에 힘을 조금이라도 늦추면 벌떡 일어나 초원의 저쪽으로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럼 난 다리에 힘이 빠져 보고만 있어야 할지도...
십 여분의 시간이 더 흘렀고 난 단발머리의 가슴에 내 정액들을 뿌렸다. 그리고 한참의 숨을 몰아쉰 후에 눈을 감은 채 그대로 누워 있는 그녀에게 앞좌석에 있던 물티슈를 건네고 창문을 조금 열었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여 물었다. 그 사이 단발머리는 몇 장의 물티슈를 꺼내 몸을 닦은 후에 속옷을 챙겨 입고 스웨터와 바지를 입은 후에 부츠를 다시 신었다.
내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한 번의 섹스를 더 했다는 사실보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여기서 무언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난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담배 줄까?”
“......”
말이 없다. 난 담배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 역시 아무 말 없이 받는 걸 보고 입에 물기를 기다려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고 그 쪽 창문을 약간 내려 주었다.
내 앞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니 약간은 더 가까워진 듯 한데... 지금 내가 그녀에게 먼저 털어 놓아야 하는 건 김유미와의 관계였다. 그녀가 묵인할 수 있을 정도의 이유를 붙여 이야기를 한 후에 단발머리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이대로 헤어진다면 난 김유미와의 관계를 지속하기도 껄끄러워 질 수 있었다. 불과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내 이름과 주소마저 알아내는 여자를 가까운 곳에 두고 내연의 관계를 지속하는 건 위험하다. 거기다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는 단발머리를 볼 때 김유미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터...
무언가 빌미를 잡아 협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이런 자존심이 센 여자에게 그런 방식은 역효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 욕정에 끌려 몸은 허락했다고 다른 것을 강제하려 하다가 그녀의 뒤에 있는 것들과 만나는 건 달갑지 않았다.
슬며시 이야기를 꺼냈다.
“내 아내는 섹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내가 담배 피우는 것도 싫어하고... 아마 잠자리는 두 달이나 세 달에 한번 할까 말까.. 그마저도 아주 수동적이고 짧게 끝내주기를 원해. 난 그런 게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부부사이라는 게 섹스만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고 그 것 외에는 내조도 잘하고 아이도 잘 챙기는 아내에게 별다르게 무어라고 타박해 본적은 없어...
물론 남들처럼 재주가 있어서 애인을 만든다든지 아니면 다른 방식.. 음 이를 테면 돈을 주고 해결하는 것도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고 그것 마저 어색해 하는 평범한 가장이야.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중년들도 나처럼 삶을 유지해간다고 생각하고 살아왔고...
난 아직도 니 이름도 모르고 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지만 그날 밤은 내겐 충격이었어. 니가 가고 난 후에 무인텔을 나오면서 꿈을 꾼게 아닌 지 볼을 꼬집어 볼 정도 였으니까... 물론 넌 술김에 다시 안볼 사람에게 적선하는 식으로 내게 안겼겠지만...
다음 날부터 난 꿈속을 헤메고 다녔어.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온통 그날 밤 니 모습만 머릿속에서 맴돌아서 아무 것도 집중할 수 없었고. 너와 만난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매일 너를 처음 보았던 그 오피스텔 앞에서 몇 시간을 멍하니 기다리다 집으로 가곤 했으니까..
그러면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너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을 그 남자와 김유미와의 관계가 그리 떳떳한 사이는 아닐 거라는... 김유미가 모든 수업을 끝내고 혼자 있을 때 빈 속에 소주 1명을 먹고 가서 그녀를 협박했어. 나와 관계를 갖지 않으면 그녀의 딸과 남편에게 모든 걸 털어 놓겠다고.
우리 아이의 선생에게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한 걸 보면 난 완전히 이성을 잃었었던 거야. 어쨌든 김유미 선생은 처음에 완강히 거부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내게 안겼어. 그녀는 가정을 지키길 원했으니까...
물론 내가 나쁘다는 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나는 너의 몸을 안고 나서야 깨달았어. 여자의 몸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어거지를 써서 김유미 선생을 안고 나서야 뜨겁게 달아올라 있던 마음이 진정되던군."
잠시 말을 끊고 단발머리의 표정을 살폈다. 약간 고개를 숙인 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무심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반응이 없다면 살짝 건드려 볼 수 밖에...
“부탁이 있어. 너에 대해 더 알려고 하지 않을게. 그리고 그 젊은 남자에 대해서도... 어차피 넌 내게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 널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넌 니 삶의 어떤 부분에서도 날 제외하고 싶겠지만 하나만 눈감아 주었으면 해.
가끔 김유미 선생과 관계를 가지고 싶어. 나도 회사 생활이 있고 가정에서의 역할이 있으니 모든 걸 내던지고 그녀에게 집착하지는 않을 거야. 그냥 한 달에 한두 번쯤...
김유미 그녀에게는 내가 시한폭탄 같은 존재겠지만 그녀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생각도 없어. 누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나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그녀를 만날 생각이야. 맹세해...”
드디어 단발머리의 입이 열렸다.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왜 여자를 협박해서 가지려고 하지? 김유미 선생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 그런 관계를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 있겠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줄은 알았다. 그리고 난 너까지 같이 엮어 가려고 생각 중이고...
“하지만... 김유미 선생이 나와의 관계를 좋아하지야 않겠지만... 넌 나이 사십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에게 열병을 앓게 만들었어. 오늘 니가 내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나면 난 또다시 너와의 하룻 밤을 생각하며 낮에는 몽유병 환자처럼 넋을 놓은 채 돌아다니고 밤에는 잠못 이루며 뒤척이겠지.
난 모든 걸 포기해야만 하는 거야? 왜? 너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품은 댓가치고는 너무 잔인하지 않니?
차라리 모르고 살아다면 좋았을 텐데...”
“포기해. 아저씨가 포기하는 게 순리에 맞아.”
난 담배를 하나 더 꺼내 물고 불을 붙인 후에 창문 밖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포기.. 그래 말이 쉽지. 그래 나도 포기하려고 안해본 줄 알아? 그게 그렇게 쉬운 거 였으면 그런 말도 안되는 협박을 하면서 까지 김유미 선생을 안으려고 했겠어? 나도 미치는 줄 알았다고..."
그 말을 하며 난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 하는 척을 했다.
단발머리의 차 번호를 알고 있으니 그녀의 이름과 주소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내 카드는 완성되지 않았다. 김유미에게는 우연히 보게된 이유성과의 정사라는 카드와 내 아내의 불륜을 엮어서 김유미가 나에 대해 품을 반감을 줄이고 어렵지 않게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단발머리에게 들이밀 카드는 아직 미완성이다. 그녀의 나체 사진을 찍는다든지 하는 것은 너무 수준이 낮아서 고려해 볼 가치도 없었다.
그건 한 두번의 만남을 가져올 수야 있을지 몰라도 너무 하책이다. 어떤 여자도 그런 걸 들이미는 남자에게 지속적으로 허물어 지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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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다방으로 취직을 했던 스무 살의 젊은 아가씨, 나를 애인으로 생각했던 미정이는 갑자기 돌변한 나의 냉정함에 자살을 했다.
그렇게 여린 아이였구나...
그럼 난 뭐지?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미정이는 나를 그냥 스쳐가는 인연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애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의 아내가 되어 자신을 키우느라 고생하신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손주도 빨리 보여 드리고 싶었을 것이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늘씬한 젊은 여인을 안고 싶어서, 그 욕정을 참지 못해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누리는 대학교도 가지 못하고 남들이 천하게 생각하는 곳으로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섰던 미정이가 남자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 차 스스로 세상을 져버리게 된 건 내 책임이었다. 모든 게 너무 선명해졌다.
그 날 이후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시간동안 난 말없이 직원들의 시선을 피하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소내 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주변을 돌아 본다며 혼자서 순찰차를 끌고 나와 강가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앉아 있다가 들어가곤 했다.
내 안에 무언가가 꽉 들어차서 다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아슬아슬한 시간들이 며칠 흘러가는 동안 문득 여고생 현주가 떠올랐다.
그날 밤에 벌어진 일들로 인해 현주의 삶도 달라졌을까?
다음 날 근무 때 난 현주를 처음 보았던 면소재지 버스 정류장 근처에 가서 여고생들이 집에 갈 시간 즈음에 그 애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담을 넘은 지 열흘 쯤 흘렀으니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3~4일 정도 흘렀지만 현주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 주 비번 날 난 사복으로 갈아입고 내 차를 끌고 현주네 집이 있는 동네로 갔다. 현주네 집근처 까지 걸어 올라갔을 때 멀리서도 그 애 방 창문에 새로 달린 방범창을 볼 수 있었다. 난 걸음을 멈추고 다시 내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 갔다.
아마 현주는 부모님에게 그 사실을 말했을 테고 그래서 바깥에서 들어올 수 없도록 방범창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한테 중요한 건 그 애였다. 난 그 애가 별 탈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어차피 학교에 다닐 터이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쯤에 동네 어귀에서 지키고 있다면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여긴 나는 차를 몰고 면소재지 근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은 후 PC방에서 시간을 때우다 늦은 오후 다시 현주네 동네로 향했다.
도착해서 그 애의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어귀에 차를 세우고 30분쯤 흘렀을까? 파란색 화물차(포터)의 조수석에 타고 있는 현주를 보았다. 내 차 앞을 지나는 그 2~3초 사이에 난 입을 꼭 다문 채로 눈에 초점을 잃고 조수석 창밖을 휑하니 바라보고 있는 그 애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 애가 만약 날 봤다면 나 역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을까?
그 포터는 내 차 앞을 지나 현주 네 집 앞에 멈춰 섰고 아빠로 보이는 남자와 교복을 입은 현주가 차에서 내리더니 집안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난 밤새도록 한숨도 자지 못했다. 새벽녘에 잠깐 잠이 들었으나 미정이가 꿈에 나타나서 깼고 이후 다시 잠들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새운 이후에 아침에 소장님을 만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당분간 휴직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나서 경찰서 경무계에 들려 6개월간 휴직원을 제출하고 성수형님께 미정이 할머니의 연락처와 주소를 받아 남해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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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단발머리는 내 단조로운 움직임에 약간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찌푸리며 살며시 눈을 떴다. 그녀의 커다란 눈망울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고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난 허리를 세게 튕기며 구멍 깊숙한 곳을 가르고 들어갔다.
‘스으윽’
‘하아앙~’
그녀의 눈동자가 커졌다. 난 불과 1~2시간 전에 김유미와 정사를 치뤘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엄청난 흥분감에 도취 되어 단발머리를 유린해 갔다. 그리고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다해 그녀의 자궁벽을 빠른 속도로 때렸다.
‘탁 탁 탁 타악 타악 탁 탁 탁 탁 ’
‘헉 허엉 헉 허엉 헉 헉 허엉 하아아 하앙’
‘쑤걱 탁 탁 타악 탁 타악 탁 탁 탁 탁’
‘하아 하아앙 하앙 항 앙 앙 허엉 하아아’
상체를 살짝 일으켜 왼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오른 손을 뻗어 그녀의 입안으로 쳐 넣었다.
“빨아”
언젠가 보았던 일본 영화의 여주인공을 닮은, 어디서 만나도 말 한마디 걸기 힘들만큼 빈틈이 없어 보이고 화장실도 안갈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진 기품 있고 도도한 그녀가 소리를 내며 내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내가 피스톤 질을 세게 하자 입을 떼고 신음 소리를 질러 댄다.
“탁 탁 탁 탁 탁 타악 탁 탁 탁 탁 타악”
“쪽 쯔읍. 쪼옥 쪽 하아앙. 아아아앙 하앙 아앙 하아앙”
그 때 내 머릿속에는 조금이라도 더 그녀를 수치스럽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이 여자는 더 자극적인 자세를 좋아할 지도... 시험해 보자.
보지에서 흘러내린 물로 흠뻑 젖은 내 물건을 구멍에서 뺀 후 그녀의 허리를 잡고 돌려서 엉덩이를 쳐들게 했다. 그리고 아직도 빳빳하게 힘을 잃지 않고 서 있는 좇으로 그녀의 구멍 주변을 찔러 댔다. 흥건하게 젖어 있는 구멍을 찾아 들어가는 건 쉽지만 난 단발머리를 약 올리고 있었다.
마치 사춘기 소년이 구멍을 못 찾고 있는 것처럼 내가 구멍 주변만 자극하며 헤메고 있자 그녀가 맞춰주려는 듯이 슬며시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뺨을 때리던 여자가 개처럼 엉덩이를 뒤로 쳐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좇이 안 들어오는 게 애가 타서 어쩔줄 몰라 하다니...
내가 단발머리의 작고 주름진 항문 주변을 자꾸 찔러대자 그녀는 더 고개를 앞으로 쳐박으면서 엉덩이를 더 높이 들었는데 그건 내가 원하고 있는 자세였다. 난 세웠던 무릎을 살짝 구부린 후에 좇을 그녀의 구멍 안에 끼워 넣고 밑에서 위로 쳐 올리며 박아대기 시작했다.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
‘하앙 헝 헝 하앙 하앙 헝 헝 헝 하아앙’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허엉 헝 하앙 아아아앙 아앙 하아아앙 헝 헝’
그녀의 신음소리가 아까 보다 훨씬 커졌다. 어찌 보면 난 필사적으로 단발머리를 몰아 부치고 있었고 아까 김유미에게 한 번 사정을 한 터라 내 정액들을 끌어내기 위해 엄청나게 수축하는 그녀의 구멍 속의 압력을 잘 견디고 있었다.
오늘 니가 임자를 잘못 만났다. 아니 제대로 만났다.
좁은 자동차 안은 우리가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 찼고 유리창에는 성에가 끼어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안에서 밖을 볼 수도 없었지만 난 며칠을 굶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잡은 먹잇감의 목을 필사적으로 물고 있었다. 이빨에 힘을 조금이라도 늦추면 벌떡 일어나 초원의 저쪽으로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럼 난 다리에 힘이 빠져 보고만 있어야 할지도...
십 여분의 시간이 더 흘렀고 난 단발머리의 가슴에 내 정액들을 뿌렸다. 그리고 한참의 숨을 몰아쉰 후에 눈을 감은 채 그대로 누워 있는 그녀에게 앞좌석에 있던 물티슈를 건네고 창문을 조금 열었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여 물었다. 그 사이 단발머리는 몇 장의 물티슈를 꺼내 몸을 닦은 후에 속옷을 챙겨 입고 스웨터와 바지를 입은 후에 부츠를 다시 신었다.
내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어쩌면 한 번의 섹스를 더 했다는 사실보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여기서 무언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난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담배 줄까?”
“......”
말이 없다. 난 담배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 역시 아무 말 없이 받는 걸 보고 입에 물기를 기다려 라이터로 불을 붙여 주고 그 쪽 창문을 약간 내려 주었다.
내 앞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니 약간은 더 가까워진 듯 한데... 지금 내가 그녀에게 먼저 털어 놓아야 하는 건 김유미와의 관계였다. 그녀가 묵인할 수 있을 정도의 이유를 붙여 이야기를 한 후에 단발머리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이대로 헤어진다면 난 김유미와의 관계를 지속하기도 껄끄러워 질 수 있었다. 불과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내 이름과 주소마저 알아내는 여자를 가까운 곳에 두고 내연의 관계를 지속하는 건 위험하다. 거기다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는 단발머리를 볼 때 김유미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터...
무언가 빌미를 잡아 협박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이런 자존심이 센 여자에게 그런 방식은 역효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 욕정에 끌려 몸은 허락했다고 다른 것을 강제하려 하다가 그녀의 뒤에 있는 것들과 만나는 건 달갑지 않았다.
슬며시 이야기를 꺼냈다.
“내 아내는 섹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내가 담배 피우는 것도 싫어하고... 아마 잠자리는 두 달이나 세 달에 한번 할까 말까.. 그마저도 아주 수동적이고 짧게 끝내주기를 원해. 난 그런 게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부부사이라는 게 섹스만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고 그 것 외에는 내조도 잘하고 아이도 잘 챙기는 아내에게 별다르게 무어라고 타박해 본적은 없어...
물론 남들처럼 재주가 있어서 애인을 만든다든지 아니면 다른 방식.. 음 이를 테면 돈을 주고 해결하는 것도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고 그것 마저 어색해 하는 평범한 가장이야.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중년들도 나처럼 삶을 유지해간다고 생각하고 살아왔고...
난 아직도 니 이름도 모르고 너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지만 그날 밤은 내겐 충격이었어. 니가 가고 난 후에 무인텔을 나오면서 꿈을 꾼게 아닌 지 볼을 꼬집어 볼 정도 였으니까... 물론 넌 술김에 다시 안볼 사람에게 적선하는 식으로 내게 안겼겠지만...
다음 날부터 난 꿈속을 헤메고 다녔어.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온통 그날 밤 니 모습만 머릿속에서 맴돌아서 아무 것도 집중할 수 없었고. 너와 만난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매일 너를 처음 보았던 그 오피스텔 앞에서 몇 시간을 멍하니 기다리다 집으로 가곤 했으니까..
그러면서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너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을 그 남자와 김유미와의 관계가 그리 떳떳한 사이는 아닐 거라는... 김유미가 모든 수업을 끝내고 혼자 있을 때 빈 속에 소주 1명을 먹고 가서 그녀를 협박했어. 나와 관계를 갖지 않으면 그녀의 딸과 남편에게 모든 걸 털어 놓겠다고.
우리 아이의 선생에게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한 걸 보면 난 완전히 이성을 잃었었던 거야. 어쨌든 김유미 선생은 처음에 완강히 거부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내게 안겼어. 그녀는 가정을 지키길 원했으니까...
물론 내가 나쁘다는 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나는 너의 몸을 안고 나서야 깨달았어. 여자의 몸이 얼마나 유혹적인지...
어거지를 써서 김유미 선생을 안고 나서야 뜨겁게 달아올라 있던 마음이 진정되던군."
잠시 말을 끊고 단발머리의 표정을 살폈다. 약간 고개를 숙인 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무심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반응이 없다면 살짝 건드려 볼 수 밖에...
“부탁이 있어. 너에 대해 더 알려고 하지 않을게. 그리고 그 젊은 남자에 대해서도... 어차피 넌 내게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 널 처음 봤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넌 니 삶의 어떤 부분에서도 날 제외하고 싶겠지만 하나만 눈감아 주었으면 해.
가끔 김유미 선생과 관계를 가지고 싶어. 나도 회사 생활이 있고 가정에서의 역할이 있으니 모든 걸 내던지고 그녀에게 집착하지는 않을 거야. 그냥 한 달에 한두 번쯤...
김유미 그녀에게는 내가 시한폭탄 같은 존재겠지만 그녀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생각도 없어. 누구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나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그녀를 만날 생각이야. 맹세해...”
드디어 단발머리의 입이 열렸다.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왜 여자를 협박해서 가지려고 하지? 김유미 선생 입장에서 생각해 봤어? 그런 관계를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 있겠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줄은 알았다. 그리고 난 너까지 같이 엮어 가려고 생각 중이고...
“하지만... 김유미 선생이 나와의 관계를 좋아하지야 않겠지만... 넌 나이 사십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에게 열병을 앓게 만들었어. 오늘 니가 내 앞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나면 난 또다시 너와의 하룻 밤을 생각하며 낮에는 몽유병 환자처럼 넋을 놓은 채 돌아다니고 밤에는 잠못 이루며 뒤척이겠지.
난 모든 걸 포기해야만 하는 거야? 왜? 너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품은 댓가치고는 너무 잔인하지 않니?
차라리 모르고 살아다면 좋았을 텐데...”
“포기해. 아저씨가 포기하는 게 순리에 맞아.”
난 담배를 하나 더 꺼내 물고 불을 붙인 후에 창문 밖으로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포기.. 그래 말이 쉽지. 그래 나도 포기하려고 안해본 줄 알아? 그게 그렇게 쉬운 거 였으면 그런 말도 안되는 협박을 하면서 까지 김유미 선생을 안으려고 했겠어? 나도 미치는 줄 알았다고..."
그 말을 하며 난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 하는 척을 했다.
단발머리의 차 번호를 알고 있으니 그녀의 이름과 주소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내 카드는 완성되지 않았다. 김유미에게는 우연히 보게된 이유성과의 정사라는 카드와 내 아내의 불륜을 엮어서 김유미가 나에 대해 품을 반감을 줄이고 어렵지 않게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단발머리에게 들이밀 카드는 아직 미완성이다. 그녀의 나체 사진을 찍는다든지 하는 것은 너무 수준이 낮아서 고려해 볼 가치도 없었다.
그건 한 두번의 만남을 가져올 수야 있을지 몰라도 너무 하책이다. 어떤 여자도 그런 걸 들이미는 남자에게 지속적으로 허물어 지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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